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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국에 아주 잠깐 갔더니 내 블로그를 언급해 주시는 분이 많았다. 내가 글을 잘 써서는 절대로 아닐 것이고, 아마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평소에 어떤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인지를 어렴풋이 아는 상태에서 나를 만나서 그런 것일테다. 반대로 나도 블로그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래서 누구랑 이야기할때 “그때 블로그에서 쓰셨다시피 이런이런거 있다고 하셨는데..” 이러면 곧바로 그와 나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처럼 블로그는 페이스북에 비해서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검색에 나오는, 어느정도 수명 있는 (”Shelf life”가 있는), 또 어느정도 특정 토픽과 테마의 일관성을 띈 컨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자신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수 있는 것이다.

근데 내가 주변 지인들에게 블로깅을 권장하는 데에는 다분히 이기적인 이유도 있는 듯하다. 2010년에 미국에 넘어오고 나서, 나는 지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고, 따라서 온라인 상에서 그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근데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너무 힘들었다.

우선 컨텐츠가 너무 많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은 아이들 사진도 올릴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친구 신청하시는 분들중에 잘 아는 분이 아니면 안 받고 있는데, 그래도 친구가 750명 가까이 되다 보니 매일 750명이 생산하는 컨텐츠가 내 피드에 쌓이게 된다. 미국시간으로 아침에 페이스북을 열면 시차 때문에 한국에 있는 피드 중에서 “잠못 이루는 밤”, “아직도 대박불금 노는중” 이런 소위 “심야 포스팅”이 눈에 많이 띄었다. 어차피 페이스북 들어가서는 잠깐 위에 있는것만 훑어보고 나가기 때문에, 어떤 날은 그런 심야 포스팅만 보다가 나가는 때도 많았다. 이게 굳이 정신적으로 좋은 건 아니었던것 같다 :) 이 외에는 페이스북이 트렌딩 알고리즘에 의해 위로 올려주는 컨텐츠가 상위에 많이 보이는데, 이런 컨텐츠 중에는 (상당수 내가 이미 봤던) 뉴스링크 공유나 웃긴사진 공유 등이 많았다.

물론 페이스북에도 좋은 글, 생각깊은 글 많다. 근데 그런 글 하나를 발견하려면 헤치고 나가야 하는 적들(?)이 너무 많다. 이미 본 기사/비디오 공유, 별 의미없는 인천공항 체크인 (큼지막한 지도와 함께), 중간중간 뜨는 브랜드 피드들, 큰 의미없는 상태 업데이트 (”나른한 오후 - 빨리 주말이 왔으면 - at OOO coffee” 류의..) 페이스북 피드는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소리들이 다 뒤섞여 나오는 장터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업데이트를 컨텐츠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가끔은 내 Friends 리스트에 들어가서 거기 나오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새 탭으로 열고 그들의 피드를 보고 나오는 나름 창의적인 페이스북 이용행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당연히 편리한 이용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진지하고 긴 글이 가끔 페이스북에 공유되어서 깨알같은 텍스트로 보이는게 똑같은 글이라도 감성을 자극하지 못한다. 멋진 잡지를 읽는 느낌과 메모장에 8포인트 폰트로 빼곡히 적은걸 읽는 느낌은 분명히 다르지 않나? 그리고 페이스북에 쓴 좋은 글은 어느정도 널리 퍼지긴 하겠지만, 다음날이면 잊혀질 가능성이 많다.

아무튼. 말로 설명하기는 꽤나 힘든데... 아직도 나는 주변 사람들의 진솔한 생각의 스트림을, 나머지 오만 잡다한 소리들과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읽고 싶다. 뭔가, 카페에 앉아서 한 10-20분 쓸데없는 chit chat 하고 나서 그제서야 나올수 있는 “요즘 뭔생각 하고 사는지", 그런 "사는 얘기들” 말이다.

그래서 Medium 같은 서비스도 나오나보다. 암튼 현재로써는 블로그가 가장 좋은 툴중의 하나인것 같다. 지인들이 가끔 그들의 진솔한 생각들과 좋은 정보들을 자기 블로그에 정제된 좋은 글로 올려줬으면 좋겠다. 그보다 더 나은 서비스가 나올때까지 말이다. :)

종말론

이 세상에 종말은 100%의 확률로 온다.

행성이 부딪히거나 3차 세계 핵전쟁이 일어나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다. 우리 모두는 죽는다는 얘기.

해 자체가 빛을 잃어 깜깜해 지는거나,
내 앞에 누군가가 나타나서 해를 가리우는 것이나,
어쨌든 “내 입장”에서 보면 해가 어두워지는 것은 마찬가지.

비슷하게, 지극히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이 끝나는 거나 내가 죽어서 세상을 떠나는 거나 “내 입장”에서 보면 세상의 종말이 오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구 종말은 우리 개개인에들에게 100%의 확정변수로 다가온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말은... 그냥 앞의 부분 과감히 생략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로 바꾸면 된다.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
그러면서도 정말 동시대인에게 가치있는 일.
(가치라는게 시대에 따라 상대적인 거라고는 하지만, 동시대인에게 가치있는 일은 그자체로써 우주적인 가치를 띈다고 친애하는 안모 의원께서 일찌기 얘기하셨음)

오늘도 그런일 하자고 다짐.

덧1. 단 이러려면 먹고 사는 문제가 우아하게 저절로 해결되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게 함정.

덧2. 근데 또 먹고 사는문제 해결 다 된 사람은 자기인생 자기 뜻대로 사는가 하면 대부분 그렇지도 않다는게 또다른 함정.

비타민 vs 페인킬러: 외부 메시지?


이 글 보고 퀵하게 공유.

서비스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비타민보다는 페인킬러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알고, 또 그렇게 서비스를 곧잘 구상하지만, 정작 서비스를 외부에 소개하는 데 있어서는 의외로 “페인”과 “킬링”을 확실하고 심플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서비스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서비스이고, 어떤 문제를 푸는 서비스인가? 이게 웹이나 앱의 첫 화면에서 서비스를 처음 보는 사용자에게 0.1초 안에 인지되는가? 중요하면서도 놓치기 쉬운 포인트인듯.

그래서 글에서 소개된 서비스가 택한 방법은? 그냥 과감히 밑에 너저분한 부분을 확 잘라낸 것. :) 그랬더니 오히려 사용자들이 더 잘 반응하더란다.


풀고자 하는 문제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또 반대로 “이런 기능은 왜 안되요?” 라는 무수한 질문에 꿋꿋이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응, 우린 그건 안돼. 그거 말고도 안되는거 많아. 근데 대신 이건 확실하게 돼. 이게 만일 너한테 큰 문제라면 우리꺼 쓰면 그거 해결할 수 있어.”

만일 당신이 정의하고 풀고자 하는 문제가 정말 확실한 문제라면 사람들은 안되는거 투성이라고 해도, 돈을 내고서라도 그걸 쓸 것이다. 물론 그러려면 그게 어떤 문제인지를 확실히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첫걸음일 것이다.

넓지만 좁은 실리콘밸리


버섯돌이님이 쓰신 “미디엄(Medium)..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시대 열까?“ 라는 글을 보고 머리속에 지나갔던 생각 하나. 미디엄을 창업한 사람은 잘 알려진대로 블로거를 만든 에반 윌리엄스다. 그런데 얼마전 블로거 팀에서 디자인을 리드하던, 디자인 실력 정말 좋은 스탠포드 출신 친구가 구글을 나와서 다른데로 옮겼다길래 어디로 갔는지 알아보니 다름아닌 미디엄으로 갔다고. 몇년전에 블로거팀에 있었던 실력좋은 테크 리드가 어느날 갑자기 트위터(역시 에반 윌리엄스가 만든 서비스)로 옮겼던 일도 생각났다.

실리콘밸리는 넓기도 하지만 좁기도 하다. “마피아”로 불리는 그룹이 존재하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맥스 레브친 같은 사람들은 대놓고 창업 코어팀은 여러가지 배경을 공유할 수 있는 그룹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구글에 있었을 때 세르게이와 잘 붙여 다녔었다. 둘다 구 소련 출신 유태인이라는 배경을 공유하고 있음) 실리콘밸리를 규정짓는 특성중 하나는 다양성이지만, 그 다양성을 잘 들여다보면 개인보다는 두세명의 개인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개별 노드를 형성하고, 그러한 노드들이 어떠한 공유 접점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성향을 볼수 있다. 물론 그런 접점을 통해서 같이 팀으로 일한 사람들끼리는 다음번에 1차 팀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어떤 핫한 회사가 나올지를 알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A급 인재들이 어디로 옮겨가는지를 잘 지켜보면 된다. 좋은 인재는 좋은 인재를 당기게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런 회사는 강력한 팀을 이루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속된말로 구글의 실력좋은 "백인 개발자들"이 어디로 옮겨가는지 보면 된다고 하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어느정도 맞기도 한 현실이다. 물론 Color의 예처럼 똑똑한 사람들만 죄다 모아놓고 만들고 싶은거 만들라고 한다고 해서 일이 되는건 아니겠지만.. (Color 역시 블로거팀 사람들이 초기 멤버로 많이 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들은 이야기가 많음)

기술 중심 스타트업


BeLaunch 2013에서, 류중희 박사와 김진형 교수께서 (서로 다른 세션에서 공교롭게도 공통적으로) 했던 이야기. 요새 너무 서비스/어플리케이션 레벨의 창업이 많고, 좀더 원천 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

기술 중심 스타트업은 여러가지 강점이 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다음에도 경쟁자가 곧바로 나타나기 힘들다. 심지어 일부 기술을 공개하고 나서도 남들이 쉽게 따라하기 힘들다.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이 일부 공개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내일 당장 구글을 능가하는 검색 서비스를 만들기는 쉽지 않듯.) 반면 서비스 기반 회사들은 브랜딩 효과, 초기 유저확보를 통한 수확체증 법칙 등 그나름대로의 진입장벽 구축 전략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누가 금방 똑같은거 따라하면 어떻게 할건가” 라는 외부의 질문과 싸워야 한다.

진입장벽 외에 기술 중심 스타트업이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기술 자체의 밸류와 그로 인한 회가 가치에 대한 인정이다. 데모 한번으로 VC나 바이어들을 금방 convince 시킬수 있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회사의 경우 종종 뛰어난 엔지니어링 팀을 가지고 있으니, 혹시 비즈니스가 잘 안되더라도 뛰어난 팀을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있으니 팀 단위로 acqu-hire 되기도 쉽다.

여기서 생각나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연구 결과, 가장 퍼포먼스가 뛰어난 조합은 인간 팀, 컴퓨터 팀도 아니고 인간과 컴퓨터가 같이 협력하는 팀이라는 실험 결과가 있다고 한다. 100%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도 있지만, 기술과 인력을 적절히 조합한 비즈니스도 있다. 우리같은 컨텐츠 플랫폼 비즈니스가 대표적인 예. 어차피 사람이 가장 잘 할수 있는 일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며, 이렇게 사람들이 하는 일을 클라우드와 모바일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으로 할수 있게 해주는 비즈니스에도 기회가 많을것 같다.

어떤 분에 대한 부고

문규학 대표님을 따르는 이들이 많은 것은 비단 그분이 우리나라 벤처투자계의 대부여서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분의 글을 읽고 있으면, 기본적으로 그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알수 있다. 우연히 타임라인을 보다가 본 글, 바쁜 하루중에 스쳐가듯 본 글이지만 먹먹하게 생각에 남았고, 그래서 감히 허락도 안 받고 여기에 무단 전재한다. 이 글 역시 누군가 바쁜 삶 속에 스쳐가듯 보더라도, 오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게 무언지 생각해 볼수도 있기에. 참고로 고인은 전혀 모르는 분이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주 먼 남의 일같지가 않다.


사실 어제 밤에는 잠을 잘 잘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의 부고를 접하고 나서.
조금 전에 조문을 하고 왔다.
영정 속의 그 친구는 너무나도 젊어 보였다.
참아보려 했지만 나도 몰래 눈물이 나왔다.
예전에 함께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동료의 영정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떠났다.
그의 아내를 잘 안다.
함께 같은 회사에 있었던 또 다른 동료였기에.
그의 아내가 울먹이며 말했다.
'규형씨 아직 할 일이 많은 친군데...'라고.
하던 사업이 있었지만 의욕이 넘쳤던 그는 일년 넘게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하였다.
그리고 그 사업을 시작하면 나를 찾아 오려고 했었단다.
나를 찾아 와야 할 사람이 본인의 부고를 전해 왔다.
참 무심한 친구다.
올초에 제법 오랜 만에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었을 때 그의 또릿한 눈빛과 음성을 기억한다.
정말로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주 단단하고 야무진 친구였다.
그를 지금 이렇게 보내는 건 정말로 너무 허무하다.
고인의 명목을 빈다.
부디 잘 가시게나.
[고] 조규형님을 추모하며...

모바일 소셜 인트라넷


스탠포드 교수 Monica Lam의 이야기. “인터넷”에 비견되는 개념으로 어떤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만 사용되는 네트워크인 “인트라넷”이 있는데, 현재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는 인터넷이 아닌 인트라넷의 모양새를 띈다는 것.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인것 같다.

모바일에서 사람들이 주로 커뮤니케이션 하던 방법은 전화, 문자, 이메일 등이었는데, 이건 전세계 모든 사업자,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던 “인터넷” 같은 프로토콜이다. 이를테면 어떤 사용자가 메일 사업자를 핫메일에서 야후 메일로 바꾼다고 해서, 그 사용자에게 핫메일 유저가 이메일을 못 보내는건 아니다. 내지는 이통사를 SK 텔레콤에서 LG로 바꾸었다고 해도, SKT 사용자에게 전화를 더이상 못 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자리잡은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은 이와는 달리 거의 “인트라넷” 같은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테면 카카오톡 유저가 라인 유저나 페이스북 유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도, 아이템을 공유할 수도 없다. 물론 카카오톡 같은 경우 한국 내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쓰기 때문에 마치 “인터넷” 같은 공용 프로토콜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는 갇힌 서비스 내에서의 유저들만 사용할수 있기 때문에 “인트라넷” 같은 개념이다. 물론 어떤 독자적인 (proprietary) 서비스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써서, 그것이 사실상의 (de facto) 표준으로 자리잡아 버리면 그것 자체가 “인터넷” 같은 존재가 되기는 하겠다. 아마 페이스북같은 서비스는 바로 그걸 목표로 하는것 같다.

결국에 “노드”가 되는건 사람이지 서비스가 아니고, 따라서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는 “사람” 중심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언젠가 이런 서비스가 나올수 있을까? 내가 아는 “홍길동”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페이스북이든 카카오톡이든 라인이든 상관하지 않고 그냥 “홍길동에게 메시지 보내기” 이렇게 하면, 스마트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알아서 홍길동에게 시간과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서비스. 결국 나에게 의미를 갖는 노드는 “홍길동”이지 "카카오"나 “라인”이 아니니까.

내지는 홍길동이 요새 어떤 일을 겪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우리의 관계치에 따라 적절히” 알려주는 서비스, 또는 베이 지역에 있는 네살 정도의 아이들을 둔 부모들 중에서 이번주 토요일에 뭐 할지 찾고있는 사람들끼리 프라이버시 이슈 없이 1회성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이런것들 말이다. 어쩌면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가 레드 오션이라고 해도, 생각해 보면 좀 말이 안되는 부분들이 있는거고, 그런 부분들을 풀어주는 서비스에 대한 기회가 아직도 존재할 지도 모른다. 우리는 타파스틱때문에 정신없으니 누군가 이런 문제를 풀어줬으면 좋겠다. :)

코넬대와 뉴욕시의 거대한 실험

작년에 발표되서 화제가 되었던 코넬-테크니온 뉴욕 캠퍼스가, 퀄컴 창업자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기부를 추가로 받았다고 한다. 코넬-테크니온 뉴욕 캠퍼스는 뉴욕의 하이테크 창업 생태계를 실리콘밸리 못지 않게 키우려는 야심찬 계획의 정점이라고 할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실리콘밸리의 태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스탠포드 대학이고, 그의 대척점에 서는, 미국 동부의 뉴욕 지역에서 창업의 중심지 역할을 할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자는게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궁극적으로 스탠포드와 코넬이 치열한 경쟁을 했고,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코넬 (및 코넬과 협력관계를 맺은 이스라엘의 테크니온 공대) 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이 되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서부의 스탠포드 대학의 영향력이 동부 뉴욕까지 미치는 걸 경계하고, 이왕이면 같은 뉴욕주 안에 있는 학교를 키우자는 입김도 작용했을 지도 모르겠다.

학교가 들어설 곳은 맨하탄 옆에 있는 루즈벨트 아일랜드. 뉴욕에 자주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센트럴파크 옆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브루클린/퀸즈쪽으로 넘어가는 쪽에 걸쳐져 있는 여의도같은 섬이다. 뉴욕시는 상당한 크기의 땅과 기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메인 캠퍼스는 2037년까지 계속해서 지어 나갈 계획이라고 하는데, 완공이 되면 정말 뉴욕의 새로운 명물중 하나가 될 지도 모를 정도.


이 학교가 발표한 향후 전략은 하이테크, 산학협력, 스타트업 창업 이런 키워드들로 점철되어 있다. 한마디로 동부의 스탠포드, 그리고 이걸 통해서 동부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자, 이런 생각인것 같다. 임시 캠퍼스가 구글 뉴욕 오피스 내에 있다는 것 자체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테크니온 대학이 파트너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는 것은 곧 이스라엘 인재들이 이 프로그램을 직간접적으로 통해서 미국으로 많이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하여간 이 유태인들 참 못말린다. 블룸버그 시장도 이름으로 볼때 유태인이고, 구글 창업자들도 유태인이고, 이스라엘 테크니온은 말할것도 없고.. )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장본인은 바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다. 요새 미국에서는 이렇게 시장들이 나서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Ed Lee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요새 들어서 전설적인 VC인 론 콘웨이와 너무 친하게 붙어다닌다는 소문까지 자아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뭔가 밀실 거래가 있는게 아니라, 바라보고 있는 비전이 같아서 너무 잘 통하는 것이다.) 문서와 말뿐 아니라 정말 시장이 발로 뛰면서 창업 생태계 조성에 뛰어다니는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다. 물론 블룸버그 시장의 경우 그 자신이 성공한 기업가이기에 아마 남다를 수도 있다. (참고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고 지나간 뉴스였지만, 블룸버그 시장은 올해 초에 모교 존스홉킨스에 3500억 규모의 기부를 해서, 지금까지 한 대학에 개인 자격으로 1조원이 넘는 기부를 한 최초의 개인이 되었다. 즉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대학교 한곳에 기부 제일 많이 한 사람인 것이다. 정말 여러모로 "난 사람" 임에 분명하다.)

이런 거대한 학교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는 전시 행정이 아니라, 결국 실리콘밸리같은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만들수 있는 핵심 요인중 하나가 바로 하이테크 중심의 강력한 리서치 대학, 그리고 그 대학과 주변 산업간의 유기적인 교류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산학 협력은 오픈된 생태계 창출보다는 특정 기업의 고정적인 채용 루트로 사용되는 사례가 자주 보이는것 같다.

최근 들어서 우리나라 정부 창업 지원금액이 늘어날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무조건 단기적인 창업 증가에만 신경쓸게 아니라 좀더 장기적인 "생태계 조성"에 신경을 써야 할것 같다. 단순히 보고서 상에 "OO조원 기금 조성, OO% 사용" 이런것을 염두에 두는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숲을 가꾸려면 종자만 수백만게 뿌린다고 되는게 아니라 밭을 갈고 물을 대주는 등, 종자가 싹을 틔우고 싹이 묘목이 되서 언젠가 뿌리를 내리고 큰 나무가 될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하는데, "창업지원금 OO조원 통한 1인기업 OO만개 창출" 이런 것은, 거기서 그친다면, 마치 황량한 벌판에 "씨앗 OO만개 뿌림" 이런것과 비슷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반적인 생태계 조성중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스탠포드+실리콘밸리식" 산학 협력이라는 것을, 코넬 테크니온 뉴욕 캠퍼스 프로젝트가 보여주고 있다. 

보스턴의 끈질김

이번의 끔찍한 사태가 나고 나서, "건드릴 도시를 건드렸어야지" (wrong city to mess with), "보스턴 사람들이 얼마나 위기를 잘 견뎌내는 끈질긴 (resilient) 사람들인데", 이런 멘션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보스턴에 몇번 구경삼아 가보기만 했지 살아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이러한 보스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문화나 근성이라는게 어떤 건지 100% 알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흥미롭게 들었던 얘기중 하나. 벌써부터 소셜 미디어에서는 내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사상 최대의 사람들이 참가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마라톤을 안 뛰던 사람들까지도 내년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해서, (이번에 폭탄이 터진) 바로 그 결승점 부근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한명한명 모두 환호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봤다. 암만 내년에는 철통 경계를 설 것이 분명하다고 하더라도, 사람이란게 왠지 모르게 꺼림직한게 인지상정일텐데..

이런게 그들이 말하는 소위 "resilience"의 뜻일까? 악착같고 끈질기다는건 백배 천배로 자손의 3대까지 앙갚음해주고야 말겠다는 것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일상은 흘러간다는 "life goes on"을 기필코 보여주겠다는 것에 더 가까운 것일지 모른다. 우리 개인들의 삶에서도 괴롭히는 사람,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큰 나무같은 삶을 살아내는게 어쩌면 최고의 복수일 지도 모르고. 

피드주소 변경

구글이 리더를 셧다운한데 이어서, 피드버너를 셧다운 시킬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최근 들어서 피드 관련된 오류가 많았는데 알고 보니 피드버너 문제. (어느날 구독자수가 3000에서 0으로 줄기도.. ㅠㅠ).. 피드버너 서비스를 구글에서 관리하고 있는 사람이 더이상 있는지조차 의문. 따라서, 피드버너에서 기존 /rss로 주소 재변경. (오른쪽 사이드바에 있는 구독 링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