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e Mighty Things" vs. "Start Small"

오늘 Y 모님과 가졌던 미팅 결과가 마음 한켠에 걸린다. 완성도 높은 기획이었지만, 나는 '우리는 시간과 사람이 부족하다, 웹 2.0 시대인 만큼 방망이 짧게 잡고 단타들을 쳐 나가자' 라는 예의 그 논지를 펴며, 기획의 스케일 다운을 요구했다.

저녁 약속이 있었던지라 내 할말 위주로 하고서는 부랴부랴 미팅을 끝내고 회사를 나서는데, 문득 그친구가 이 기획안을 내기 위해서 며칠동안 밤잠을 아껴가며 일했다는 사실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그닥 편치 않았다. 사흘 전쯤엔가는 어찌하다 보니 너무 늦게까지 일해서 여관에서 잤다고 하던가?

동시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사이트 대문에 작년까지 떠 있던 "Dare Mighty Things", 즉 "큰 일을 꿈꾸라" 라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말이 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왜 많은 것을 포기하고 벤처로 왔는가?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의미있게 바꾸는 일의 중심에 서보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 때문이 아니었던가? 이처럼 "Dare Mighty Things" 해야 할진대, 너무 리소스 얼로케이션과 프로젝트 스케일 다운에만 날카롭게 신경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허나 그렇다고 현실적인 리소스를 감안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프로젝트 스케일 최적화를 해야 하는 건 맞을 것이다. 즉 "Dare Mighty Things" 하더라도, "Start Small"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촌철살인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비유를 하자면 이런 상황이랄까? 저 멀리서 커다란 물소가 전속력으로 나를 향해 달려오는데, 내 손에는 그다지 크지 않은 나이프 한 자루만 쥐어져 있다.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소의 급소를 찾아서 정확히 칼을 꽂는 일일 테다. 우리회사 기획을 총괄해야 하는 나로써는, 이처럼 "소의 급소를 찾아내는 일"이 매일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만 한다.

"Dare Mighty Things" 라는 말과 "Start Small" 이라는 말, 두 가지 모두 인터넷 스타트업에 동시에 필요한 말인 것 같다. Y님, 기억해 주기 바래요. 내가 Start small 을 주문했다고 해서, 결코 나의 그리고 우리의 꿈의 크기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