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벤처창업을 안하냐고?

한창 버블때 IT 회사를 팔아서 억수로 돈을 벌고 나서, 이제 Y 컴비네이터라는 얼리스테이지 벤처캐피털을 운영하고 있는 폴 그래엄은 "도대체 사람들은 왜 벤처 창업을 안 하냐?" 라고 말한다. 그가 2005년에 투자했던 8개 업체중에서 4개는 매우 성공했고, 나머지 중에서도 가장 안좋았던 결과가 나온 Kiko 마저도 참혹하게 인생 망친 경우도 아닌데, 왜 사람들 특히나 젊은사람들이 벤처창업을 아직도 안 하냐는 것이다. 물론 미국, 그중에서도 실리콘 밸리에서, 그 중에서도 벤처 경기가 좋을 때의 이야기다.

"가장 결과가 안좋게 나왔다"는 업체인 KIko 는 작년말에 회사를 e베이에 경매로 내놓으면서 유명해졌다. 그 결과 26만불에 낙찰되었고, 창업자 두 명은 비용을 제외하고 둘이서 남은 돈을 나누어 보니 1년간 회사다니면서 벌 수 있었던 연봉만큼은 가져갔다고 한다. 회사를 e베이에 파는 거나, 망한 회산데도 26만불에 사가는 사람이 있는 거나.. 이런 것들 역시 미국, 그중에서도 실리콘 밸리에서만 통하는 이야기일 테다.

Kiko 의 창업자들은 Kiko를 접자마자 Justin.tv 라는 벤처를 새로 시작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기반의 커뮤니티 사이트라는데, 창업자인 Justin 이 하루종일 자신의 모습을 인터넷에 생중계로 보내면서 (잠자는 장면 포함) 유명해졌다. (Justin 은 짐작컨데 한국계인 것 같다.) 솔직히 이런게 서비스라고 할 만한 걸까? 라는 생각도 든다..

Y 컴비네이터는 투자를 어떻게 하는가? 분기별로 한번씩 사업계획서를 모아서 투자 대상을 결정한다. 마치 대학원에 어플라이 하듯, 지정된 데드라인까지 사업계획서를 보내면 심사해서 투자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2007년 여름학기(?)" 에 해당하는 투자모집은 여기를 참조하면 된다. 딱 보면 대학원 어플라이 안내와 유사하다.

사업계획서 심사 후 1차로 선정된 팀에게는 500불의 여행경비를 대주고 캘리포니아로 초대해서 토요일에 인터뷰를 하고, 일요일에 바로 결정해서 전화를 준다. 선정된 팀은 창업자 명수당 5,000불씩 (즉 창업자가 두명이면 10,000불, 세명이면 15,000불 - 창업자 수가 많을수록 유리?^^) 투자금액이 지급되고, 반대로 Y 컴비네이터는 1~10%의 지분을 가져간다. 창업자들은 해당 금액에서 자기가 지금 원하는 액수를 말하면, 그자리에서 수표를 받아갈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 금액이 지급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재미있다. 보스턴 지역으로 이사를 오는 것이다. 아마 실리콘밸리에 대응해서 동부의 벤처 파워(?) 를 키우자는 생각인 것 같다.

"망하지 않을 가능성도 꽤 되고, 망해도 Kiko 처럼 재기하면 되지 않느냐, 근데 왜 창업을 안 하냐.." 라는 폴 그래엄의 항변이나, Y 컴비네이터의 대학교 어플라이 과정같은 재미있는 벤처 투자방식이나, 우리나라 사정과는 거리가 있어서 별로 와닿지는 않는다. 그냥 딴동네 얘기인 셈 치고 재미있게 느껴질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