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의 중요성과 "젊은 두뇌"

"벤처에서는 무엇을 만들어서 세상에 내보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이다" 라는 말은 너무도 평범한 말이지만, 이 말이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느끼고 의식뿐 아니라 무의식의 방향까지도 이 말에 맞추는 데까지는 꽤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요즘 그래서 말 수와 글 수가 적어진다. 자신이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인 양 말하면서 "거봐, 내가 그렇게 이야기 했었잖아. 내가 말한 방향대로 업계가 움직이고 있잖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는 것만큼 내지는 그 이상을 미리 알고 이미 묵묵히 실행 과정에 들어선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작게 보일 따름이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페이스북과 ConnectU 간의 싸움에서는 무조건 뒤도 안돌아보고 페이스북의 편을 들게 된다. 아이디어라는 것은 1% 도 안 되는 것이고, 이를 하나의 성공적인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현실의 무수한 지뢰밭을 피해 나가는 것이 나머지 99% 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을 이처럼 확고히 갖게 된 지는 얼마 안 되지만.

그런 의미에서 더블트랙이 미투데이에 이어 푸른 리더를 내놓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푸른 리더에 대해서는 영문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다.) 가볍게 만든 것 같고, 소위 "웹 2.0 스러운 사이트" - 즉 화려한 그래픽과 플래시보다는 시원시원한 크기의 폰트를 사용한 텍스트 데이터 중심의 사이트 - 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허전해 보이지 않도록 미려한 사이트를 만든 것 같다. (한글 폰트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주위의 아시는 분들은 얼추 아시지만, 상반기 동안은 해외 고객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바빴다. 이제 무언가를 또 만들어 볼 요량인데, 요번에는 생각의 방향성을 조금은 바꾸어 보기로 했다. 그 방향성이란 젊은 두뇌들을 더 믿어보려는 것이다.

사실 뭐 내 나이가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얼마전 로저 클레멘스와 훌리오 프랑코 (삼성 라이온스에서도 뛴 경력이 있는) 가 투수와 타자로 만난 적이 있다. 로저 클레멘스는 44세, 프랑코는 48세다. (이들은 만 나이로 계산하니, 얼추 45세와 50세다.) 합해서 95세에 이르는 분들도 메이저리그에서 현역 선수로 뛰고 있는데, 내 나이가 많은건 아닐 것이다.

(말해놓고 보니, 전 회사에서 상무님이 얼추 50이셨고 부장님이 얼추 45세셨다. 부장님이 투수로 공 던지고, 상무님께서 타석에서 공을 친다고 생각하니... 이런 기분을 뭐라고 하지? 안습인데 싫기도 한거 ㅠ)

나이가 많진 않지만 요새 들어 자꾸 과거에 했던 말들을 하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Not a good sign. 더우기 실리콘밸리의 많은 변혁들이 20대의 젊은이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감안할때 (물론 20대가 아닌 사람들에 의한 변혁들도 많겠지만),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고등학교 한자시간에 나왔던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라는 말을 빌리자면, 이런 것이다. "젊은 두뇌들을 활용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니, 이 또한 즐겁지 않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