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폰트에 관한 그라피티에님의 글

한글 폰트와 관련된 글에 대해서 graphittie님이 답글로 남겨주신 내용이다. (에공.. 그라피티에님은 링크를 걸 수가 없네...) 이슈에 대한 명확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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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상에서 똑같은 레이아웃을 한글 버전으로 봤을 때 라틴어권 보다 디자인이 허접해 보이는 것은 흔한 일이지요... 그런데,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한글의 문제라기보다 폰트 디자인의 문제입니다. 아시겠지만 라틴어권 폰트는 그 자체가 크기나 모양이 변동적이어서 타이포그라피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폰트 자체에 디자인이 포함되기 쉽습니다. 그에 비해 한글은 네모꼴 고정이기 때문에 디자인의 아기자기함을 살리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요. 폰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어린 학생들이 이런 상황을 수동적으로 접하고 한글이 알파벳권 언어보다 덜 떨어진다고 판단하는데요, 같은 페이지이지만 맥에서 보는 것은 전혀 느낌이 다릅니다(맥이 있으시니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둘의 차이는 폰트가 안티앨리어싱이 적용되어 있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인데, 보통 IE에서는 기본폰트로 비트맵 굴림체를 사용하는 반면, 맥에서는 안티앨리어싱 애플고딕이나 애플명조를 사용합니다. 저의 취향 문제이기도 하게습니다만, 저는 Safari의 기본 폰트로 애플 명조를 사용하면서 그 어떤 한글 사이트에서도 '한글 때문에 디자인이 떨어져...'라는 불만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한글 자체가 타이포그라피 면에서 라틴어권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글을 미려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일부 OS나 브라우저의 문제라는 것입니다(MacOS X가 얼마나 한글을 잘 지원해주는가는 별개 문제). 따라서, 국내 한글 폰트 개발이 지지부진하여 타이포그라피를 살린 한글 폰트가 풍족하지 못한 것을 두고 한글 자체가 타이포그라피를 살리기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어져야 하겠습니다. Windows XP의 경우, 영문 폰트는 전부 cleartype이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바이트 언어권 폰트에만 비트맵을 적용하는 잘못된 정책을 세우는 바람에 기술적용의 갭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비스타에서는 하나로 통일했지요). Windows 진영에서는 궁극적으로 동서양에서 일관된 폰트 처리 정책을 세우지 못한 것이 한글 폰트를 살리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