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창업 생태계 스코어는?

미국에서 유학중이신 안철수 의장께서, 우리나라에서 미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 벤처가 없고, 덩치가 커진 벤처들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셨다고 한다.
특히 그는 최근 들어 일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벤처 산업 구조는 오히려 이전보다 더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5년 전을 보세요. 그래도 NHN·다음 등 희망을 걸어볼 ‘씨앗’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업조차 없어요.” 그는 더 나아가 “덩치가 커진 벤처기업들이 새 씨앗을 밟으며 기업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같은 미국 기업은 적어도 자신과 협력업체들이 함께 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듭니다. 하지만 한국의 큰 기업들은 단기적인 목표에만 너무 충실한 것 같아요.”
그런가 하면,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류한석 소장께서는 최근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 투자할 벤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온라인 기사에는 삭제가 된 모양인데, 어제 종이 신문으로 보니 서울대 대학생 벤처팀이 학내 게시판에 벤처 창업에 동참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올려놨더니 누군가 댓글로 "지금 시대가 어느땐데 아직까지 정신 못차리고 쓸데없는 걸로 사람 현혹하려고 하느냐"는 투의 말을 했다고 한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려고 한국에 들어왔는데 요즘에는 투자하고 싶어도 투자할 만한 벤처가 없다"며 "키워서라도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해 리트머스라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류 소장은 "요즘 한국에서 웹2.0(사용자가 참여하고 공유하는 인터넷)과 관련된 창업은 거의 없다"면서 "이렇게 심각한 적이 없었다"고 우려했다.
한편 최근 코리안클릭 유도현 대표께서는 한 세미나에서 "과거 3년간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았다"고 발표하셨다.
“1위(네이버)와 2위(다음)를 더하면 61%이고, 3위까지 더하면 80%에 육박합니다. 신규 진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서비스의 선호도에 따라 움직이는 과거와 달리 최근 3년 동안은 경쟁의 틀을 바꿀 수 있는 혁신 서비스들이 목격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쪽 실리콘밸리쪽에서 나오는 뉴스에선 "버블"이라는 말의 빈도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버블은 커녕 창업기업이 너무 없어서 문제인 것 같다. 여기에는 그리 크지않은 규모의 시장이 상위사에 의해 강력히 과점되고 있는 게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게 위의 첫번째와 세번째 글의 지적이다.

그만큼 사업을 잘 하고 계시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 큰 나무로 성장하는데만 신경을 쓰는 나머지 자칫 묘목들이 자라지 못하고, 이로 인해 숲의 힘 ('지기") 자체가 약해지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공룡 기업" 이면서도, 동시에 IT 전공자들의 "제일 재미있는 샌드박스"가 되기도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이율배반적인, 그래서 불가능한 일일까? 중소기업과 대학교 연구소라는 든든한 숲을 바탕으로 공생하면서, 날로 더욱 무섭게 성장해 나가는 노키아같은 회사를 보면, 위의 명제는 완전히 이율배반적인 것만은 아닌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