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와 브랜드

그만님이 "블로거는 무엇을 원할까" 라는 글을 쓰셨는데, 그 글 중에서 내게 다가왔던 것은 "브랜드" 였다.
 
한 주제에 대해서 오롯이 자신의 지식과 생각과 통찰을 퍼부은 다음, 이것이 인정되면 "브랜드"를 획득하고, 이렇게 획득된 브랜드는 더 나은 직장, 더 높은 페이, 더 높은 트래픽으로 인한 더 많은 애드센스 수입, 강연과 고료 등의 가외수입.. 등으로 전환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마치 상품권이 다양한 용처에서 사용되어서 금액적 가치로 전환되듯이 말이다.
 
그래서 블로거들은 URL로 표현되는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오늘도 더 나은 컨텐츠 생산을 위해서 고민하고 노력한다. 이런 의미에서 일찍부터 회사의 비전으로 "Brand Yourself", 회사의 모토로 개인들의 브랜드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선포한 체스터님의 통찰력과 비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역시 비전이란 건 간단해야 하고, 줄창 반복해야 한다.

(이거 두사람 서로 뭐하는 거얌.. ㅠ 이라면서 눈쌀을 찌푸리실 진 몰라도, 위의 말은 그냥 한 명의 블로거로써 순수히 개인적으로 한 말이다.)

깨가 쏟아지다

도시락을 먹는데, 노트북 키보드 위로 깨가 한 두톨 쏟아졌다.
아무리 깨가 쏟아지는 신혼이라지만, 키보드 사이로 깨가 들어가니 빼내기가 무지 어려웠다..

"깨가 쏟아진다" 를 가지고 언어유희를 하다 보니 생각나는 이야기. (난 머리속에 왜 이런게 가득.. ㅠ)
몇년전에 친구집에 갔는데 우리는 순대를 사오고, 그집에선 배를 깎아왔다.
그런데 깎아놓은 배를 올려놓을 데가 없어서 순대 접시 위에다가 놓았는데, 누가 포크질을 잘못해서 순대에 섞여있던 간이 툭 튀어나오는 거였다.
과묵한 친구 하나가 그걸 보더니 하는 말, "어,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왔네."
 
아무튼 요점은, 요새 깨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Mahalo와 네이버

Mahalo냐 구글이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서 재미있다. 잘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이 주제에 대해서 어떤 지식이 유용한가?"를 판단하는 것은 기계보다 사람이 낫다는 것이다.

즉 예를 들어서 "박지성"이라는 키워드가 있을 때 사람들이 흔히 관심을 갖는 것은 "박지성 지난 경기 결과는 뭐야?" 라든가, "박지성 내년 연봉협상이 어떻대?" 등이다. 따라서 이러한 "키워드별 사람들의 관심포인트" 위주로 지식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이, "박지성"이라는 키워드가 들어있는 웹 페이지를 인바운드 링크 순으로 (물론 이보다 훨씬 더 고도화된 알고리즘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냥 단순히 표현해서...) 나열해서 보여주는 것보다 유저입장에서는 더 도움된다고 느끼는 것이다. 범용적인 키워드에 대해서 네이버는 참 적절한 결과들을 가져다 준다.

즉 관건은 어떤 키워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포인트" - 위의 예에서 "박지성 지난 경기결과" 같은것 - 를 잘 정의하고, 이를 중심으로 의미있는 결과들을 모아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심 포인트는 아직까지는 기계보다 사람이 더 잘 잡아내는 것 같다. 대학교때 교수님들이 말씀하시듯, 답을 잘 찾으려면 질문을 잘 해야 한다. 여기서 "질문을 잘 해야 한다"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토픽별 관심 포인트를 잘 정의하는 것"이다. 위키피디아가 깔끔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처럼 토픽별 관심 포인트를 잘 잡아 놓았기 때문인 것도 있다고 본다.

박지성이라는 키워드를 쳤을 때, 네이버가 더 만족스러운 결과처럼 느껴지는 것은 검색결과 맨 위에 박지성 다음 경기 중계는 토요일 밤 9시 50분 MBC-ESPN 이라는 내용이 친절하게 나오기 때문이라고 본다. 역시, 사람이 작업한 결과이다.

문제는 위의 "사람"이, "네이버 사람"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한국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과 정보"를 찾으려 할 때, 검색 결과치에 네이버 사람들이 작성했거나 "한번 만진" 결과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모든 검색 결과가 네이버에 의해 손봐진 것이라는 주장 역시 잘못된 것이다. 웹검색을 해보면 네이버도 열려가고 있다는 걸 알수 있다.)

지식인은 나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건 지식인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내가 찾으려는 주제들이 온통 평균에서 벗어난 이상한 것들이라서라고 본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스팸성, 상업성 글도 많은 건 사실인 것 같다.

어쨌든 앞으로의 웹은 더욱 소셜화 할것이고, 더욱 사람을 중심에 내세울 것이다. 큰 맥락에서 보면 검색이라는 것도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먼 훗날 요즘을 뒤돌아보면 "글쎄 예전에는 웹 검색이라는게 있었는데 말야, 글쎄 정보를 의미있게 재해석 하지도 않고 그저 연관도 순으로 쭉~ 다 나열해 주었대"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말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인터넷의 큰 역사를 보면 AOL이 웹을 접속시켜 주었고, 넷스케이프가 웹을 브라우징 시켜주었고, 야후가 웹을 디렉토리화 했으며, 구글이 웹을 검색시켜 주고 있다고 한다. 이제 이 다음의 무언가가 나올 차례인데,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사람" 내지는 "소셜" 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대해서 나름 생각해 본것도 있는데 아직은 keep it to myself^^ 뭐 내용도 없지만 별로)

그래서 네이버가 스마트했다고 칭찬을 받는다. 일찍부터 사람에 집중 했다는 것. 딱 한가지 작은 문제는, 그러한 "사람"이 "네이버 사람" 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역시 대부분의 경우는 크게 문제되지 않고, 오히려 고마울 때도 있다. 내가 해야 할 수고를 대신해 주니까. 그러나 블로거들은 적어도 네이버 입장에서는 까탈스럽게도(!), "네이버 사람들" - 내지는 다른 종류의 "회사 사람들" - 이 개입하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대한민국 사회는 정말 참 나쁜 사회다

저랬던 사람을, 지금의 그지경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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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골프장

2003년에 영국에서 2개월정도 머무르면서 골프를 배운 적이 있다. 영국은 골프가 거의 국민 스포츠 수준이다. 골프연습장에 나가서 한 두시간정도 공을 쳐도 몇천원 정도 하고, 필드에 나가도 회원권 있는 사람과 가면 한 2만원 정도 내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오히려 영국 출신의 세계적 골퍼가 없다나? 우리나라처럼 목숨 걸고 이 악물고 훈련해가면서 쳐야 하는데 그냥 재미로 치고, 누구나 치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골프연습장에서 어느덧 주위를 둘러보면 다 한국사람밖에 없던 진풍경도 자주 연출되었던 듯. 한국식당에서 주방일 보는 듯한 아주머니께서 "밤색 누비옷 조끼"와 몸빼바지 비슷한걸 입고 치고 계시는 것도 보았으니, 이쯤되면 말 다한거다. (혹시 또 아나, 주재원 사모님일지도.. 사람은 외모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법.) 가끔 휴일에 프로젝트 같이 하던 분들과 골프장에 갈 때, 정말 그림같이 아름다운 영국의 시골길을 지나가면서 그 풍경에 감탄하던 기억이 난다.

어떤 블로그에서 발견한 이 사진을 보니 갑자기 2003년 그때 생각이 나서 그냥 몇마디 적었다. 헉. 캐디들이 입은 옷의 - 인텔 인사이드와 파워레인저를 섞은듯한 - 칼라매치가 주는 시각적 압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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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서 계신 세 분의 파워레인저들

현대가 렉서스를 누르다

아직도 해외에서는 현대차라면 농담의 재료로 삼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대차는 그동안 장족의 발전을 거듭, 급기야는 미국의 모터 트렌드가 실시하는 비교 테스트에서 현대차가 렉서스를 누른 일까지 일어나고야 말았다. 현대의 베라크루즈가 렉서스 RX 350 과 일대일로 맞붙어서 이긴 것. 물론 여기에 등장하는 베라크루즈는 3.8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은, 국내의 디젤엔진 모델과는 다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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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트렌드는 "친 현대" 적인 컨텐츠를 실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 모터트렌드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현대의 배너광고가 눈에 띄게 또렷이 있기도 하지만, 돈먹었네 등의 음모이론을 펼치고 싶지는 않다. 현대차 이제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 아닌가. 현대차가 렉서스를 이겼다는 사실을 정주영 회장이 들었다면 참으로 감격스러워했을 것 같다.

Pigeon hole

43 Things와 다른 몇 개의 서비스들을 운영하고 있는 Robot Co-op의 블로그, "Petri Project" 에서 발견한 책장. 재미있다.

아주아주 예전에 디스트릭트 김준한 대표께 들었던 말... (아마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정작 본인은 기억 못하실 듯.) 디자이너이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 도전해 보는 과제중 하나가 "의자 프로젝트"라고 한다. 가끔 거장 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에 "의자"가 나오는 게 그런 이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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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촬

시애틀에 있는 친구랑 스카이프로 전화를 하는데, 인터넷 전화용 헤드셋을 집에 두고온지라 할수없이 맥북의 내장 마이크를 이용해서 통화를 해야만 했다.

주변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마이크에 가깝게 대고 말했는데, 옆에 있던 사람에게는 내가 더운 날씨에 정신이 이상해져서 컴퓨터랑 대화하는 것처럼 보였나보다. 걱정 마시라. 날씨가 "훈제 바베큐가 되는것마냥" 덥지만, 아직까진 컴퓨터와 직접 대화하려 하거나, 배구공을 윌슨씨라 부를 정도는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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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분야를 HCI, 즉 Human-Computer Interaction이라고 한다.

덧. 시애틀에 있는 친구에게 근황을 전하기 위해서 내 일련의 블로그 주소들을 보내줬는데 (결혼 블로그 포함), 그 친구가 Web 2.0 Asia 블로그를 보고 있을때 지나가던 시애틀 사람 한명이 글쎄 Web 2.0 Asia 블로그를 즐겨 읽는다면서, 이 사람이 너 친구냐, 안부 전해달라고 하더란다. 내용도 없는 블로그인데 멀리 시애틀에서도 읽는 분이 계시다니...! 부족하고 능력은 안되지만 더 노력해야겠다.

나에게 킬러앱은 Gmail

Gmail 은 내가 컴퓨터를 켜자마자 접속하는 내 start page 이다. 보통 윈도우 실행시 자동 실행으로 설정해 놓은 구글 토크에서 아이콘을 통해서 들어간다. 즉 "컴퓨터 켜자마자 원클릭"이다.
 
내겐 chang1.myid.net 이라는 오픈아이디가 있지만, 내가 주로 쓰는 어플리케이션이 구글 기반인지라 (Gmail, Google Talk, Google Reader) 불행히도 내게 있어서 오픈아이디는 거의 구글 아이디인 경우가 많다.
 
구글 메신저와 연동되는 트위터는 사용할 용의가 있지만, 새 창을 띄우고 로그인을 해야 하는 스프링노트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한지라, 문서 drafting을 해야 할 때가 있으면 스프링노트가 더 예쁘고 강력한데도 불구하고 Gmail 에서 초안을 작성하고 Draft 함에 넣어둔다.  
 
이제 유저들은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너무도 귀찮아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기존의 로그인 인프라에서 접근되는 것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Gmail 에서 특정 주소로 글 쓰거나 구글토크의 특정 친구에게 말 걸면 그대로 포스팅 되고, Gmail 컨택 리스트에서 자동으로 친구리스트를 import 해오고 (Facebook 처럼) 등등..

그래서, 내게 최고의 킬러앱은 블로그와 (또 속보이나?^^) Gmail 이다.

Zyb.com

Zyb.com은 원래 휴대폰 백업 서비스로 출발했는데, 휴대폰에 있는 전화번호 리스트를 가지고 인맥 형성까지도 해주는 서비스다. 친구이든 직장 동료이든 간에 내게 중요한 사람의 컨택 리스트는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듯하다.
 
이를테면 내 전화기의 컨택 리스트에 김철수: 011-222-3333 이라고 되어있고, 노무현 대통령의 전화번호부에도 김철수: 011-222-3333 라는 정보가 들어있는데, 나와 노무현 대통령이 모두 이 정보를 퍼블릭하게 저장하면 나-김철수-노무현대통령 이렇게 2촌의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김철수씨를 우리 둘다 아네요" 라고 말을 걸어서 새로운 친구가 될 수도 있고,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비디오 클립을 공유할 수도 있다. 예전에 싸이월드 창업자이신 형용준 대표께서도 이러한 컨셉을 생각하신 적이 있다고 하는데, 글쎄... 관건은 우연한 인맥이 형성되려면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가 쌓여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자신의 전화번호부를 웹에 동기화 시키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 아닐까 한다. 물론 "백업"이라는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 zyb.com의 동기부여 요소인 듯하다. 사이트도 깔끔하다 (유럽 업체들이 사이트는 더 깔끔하게 만드는 것 같다.)

덧. 한가지 단점으로, zyb이라는 단어가 아랍어로 "남성 성기" 를 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짬지닷컴" 정도 되는건가?^^ 이렇게 "뜻하지 않은 이유로 특정 언어에서 이상하게 들리는 브랜드나 용어" 시리즈가 제법 형성되었다.

개짓
애널
갈보
SIP

부산여자, 대구여자

어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최근 염장질에 대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날님의 여친소 포스트 이야기가 나왔다.

CK: "경상도 여자들은 참 애교있던데... 한날님 좋겠어"

BKlove: "음.. 부산여자들은 실제로 안그런데요. 서울사람들만 그렇게 (애교있다고) 생각하는 듯.. 서울 여자가 대구에 가서 경상도 사투리를 배우는 경우가 제일 사근사근해요."

CK: "아 맞어요... 부산여자들은 쫌 억세고, 대구여자들은 사근사근하지요... 근데 한날님 여친은 대구여자라서.. ^^"

한날: "아, 실은 부산에서 태어나서 대구로 갔습니다."

이렇게 좁은 나라인데다 부산이랑 대구랑 먼것도 아닌데, 뭐가 이리 복잡한지...

태터앤미디어

영문 블로그에서도 방금 소개했지만 태터앤미디어 사이트가 리뉴얼 오픈했다. (잠 안자고 뭐하나...ㅠ)

블로거는 극명하게 미디어적 가치를 지닌 컨텐츠의 생산자와 그렇지 않은 캐주얼 유저로 나뉘며, 쓰고 있는 생산의 도구가 같다고 해서 컨텐츠의 질도 같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블로그 글이 RSS와 XML이라는 동질화된 표현 규격을 따라 표현되는 나머지, 내 피드 목록에 "찌질이가 휘갈겨댄 두줄짜리 블로그 글"과 "방금 아프가니스탄에 목숨을 걸고 다녀온 저널리스트가 쓴 A4 세장짜리 현장 리포트"가 아무런 외견적 차이가 없이 너무도 나란히 자리잡게 되고, 그래서 자칫 그 아프가니스탄 현장 리포트가 지나쳐질 수도 있는 현상이 있는 한, 서비스 사업자가 미디어적 가치가 있는 컨텐츠와 미디어 생산자로써의 소수 블로거들에게 더 큰 어텐션을 몰아 주는 것은 더욱더 큰 유의미성을 띌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라이프 리믹스같은, 편집자가 추린 블로그에 찬성한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블로그를 우리가 뽑아서 보여줄테니, 우리를 한번 믿어봐라. 당신 모든 블로그 다 들여다볼 시간이 없지 않느냐.. 라는 거다.

올해 1월달쯤에 블로그의 방향성은 뭔가에 대해서 나름 깊이있는 고민을 하다가, 150년전쯤에 잡지가 처음 생겨날 때로 돌아가보자는 나름의 ephiphany에서 "블로그는 잡지다" 라는 뜬금없는(-_-;) 이야기를 하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하나의 vertical interest 에 대해서 할 얘기가 있는 사람과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이 만나면, 오지 말라고 해도 그 vertical industry에서 광고가 오며, 그게 150년전의 잡지였다고 생각했다. 지금이야 잡지가 흔한 것이지만, 잡지가 처음 생길 때를 생각해 보자. 마치 "바퀴" 같은 새로운 개념 아니었을까? 블로그 - 다이아몬드처럼 보여지는 각도에 따라 수없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 다면체같은 블로그지만, 적어도 "미디어로써의 블로그"만을 골라낸다고 치면 - 가 지향해야 할 방향도 이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블로그는 잡지다"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누구의 말에 따르면 태터앤미디어가 왠만한 잡지보다 볼게 많단다. 이정도면 일단 시작으로써는 미션 성취 아닐지. 나는 한창 이런 고민을 하다가 3월에 갑자기 일본으로 오게 되어 손을 떼었지만, 줄창 노력한 결과로 태터앤미디어가 세상에 나왔다. 여담이지만 나도 태터앤 미디어 블로거로 끼고 싶은데, 나는 너무 이너 써클인 것 같아서 안끼워줄 것 같다. ㅠ.ㅠ

사람들은 추억 갈무리를 여전히 원한다

나는 인간은 무언가를 갈무리 하려는 습성을 타고 났다고 믿는다. 그래서 일기도 쓰고 우표도 모으고 싸이와 블로그도 쓰는 것일 테다.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자신의 추억과 기억은 갈무리 하고 싶어 한다.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본성이 있는 듯하고 특히나 일본사람들은 이런 습성이 지나칠 정도다.

Goodhyun님의 "여행의 또 다른 기록"이라는 글은 이런 믿음을 더욱 강화시켜 주었다.

이 말은 곧 제대로 된 라이프로깅 서비스는 그것 자체로써의 일정한 가치를 띄기 때문에, 별다른 외부적 이득을 주지 않더라도 높은 내재적 서비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외부적 이득은 "소셜"이라는 물꼬만 살짝 터주면 될 것이다.

반면 아직까지 나의 인생을 제대로 갈무리 해주는, 내 손과 입맛에 딱 들러붙는 라이프로깅 플랫폼을 발견하진 못했다. 그건 미투데이도 아니고 싸이도 아니고, 블로그가 실은 가장 가깝지만 (아 이 속보이는 멘트^^) "딱"은 아닌 것 같다.

뜬구름 잡는 소리 하자면, 시네마천국에서 어른이 된 토토가 예전 필름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을 누구에게나 줄 수 있는 그런 서비스, 운이 좋아서 오거스타 골프장에서 골프를 칠 때가 있기라도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10년전에 처음 메이저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타이거 우즈의 인터뷰와 그 완벽한 스윙폼을 받아볼 수 있는 그런 서비스...뭐 이런 것일까?

여전히 난 뜬구름 잡는소리만 하고 대책이 없다. 가업을 이어서 대학교수를 했어야 하나.. 아참, 교수가 되는데 아주 작은 걸림돌이 있었다.. 나는 박사학위가 없었지?^^

덧. Goodhyun님의 글을 보고 일본이 40.9도까지 갔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네 목욕탕 열탕 온도가 40도인데... -_-;

미국과 중국, 누가누가 이길까

미국의 유명한 래스터 서로우 MIT 교수가 "중국은 금세기 내에 절대로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국의 급부상을 확실히 믿는 사람중의 하나다. 중국의 저력은 역설적으로 중국의 곁에 있는 강소국들인 싱가폴, 홍콩, 대만을 가보면 더 분명히 다가오는 것 같다. 소위 "아시아의 네마리 용" 중에서 한국을 뺀 나머지 국가들인 이 세 나라가 갖는 공통점은 중화권 경제가 지배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홍콩이야 당연히 이제 중국의 일부고, 대만은 겉으로는 중국과 으르렁대지만 속으로는 중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다. 싱가폴 역시 표면적으로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다민족 도시국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가보면 "여기도 실은 중국이구나"라는걸 알게 된다. 싱가폴 국민의 70%는 중국인이고 남이 있으면 영어로 말하다가도 자기들끼리 있으면 중국어로 이야기한다.

중국의 주변부 역량이 이러할진대, 중국 본토가 완연히 서고 주변부 역량마저 흡수하게 되면 어떨까. 중국이 대만 경제를 흡수하고, 싱가폴이나 홍콩같은 도시를 한 100개쯤 갖게 된다면.. 우리나라로써는 가히 두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이미 상하이 같은데는 싱가폴을 능가한지 오래이며,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본사를 유치해서 짭짤한 재미를 보던 싱가폴이 가장 미워하는 경쟁상대가 되어 버렸다.

중국이 대만 경제를 흡수한다는 것은 상당히 말이 된다고 본다. 토머스 프리드만의 "세계는 평평하다"에서는 다국적 회사들간의 교류가 끈끈하게 퍼져있는 나라들끼리는 전쟁을 할 확률이 적어진다는, 소위 "맥도날드가 들어가 있는 나라들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남북통일을 위한 가장 확실한 시나리오는 북한의 경제적 역량이 우리만큼 향상되서 자연스레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한 국가간 M&A"를 이루는 것이라고 들었다.

이러한 논리로 볼때, 두 나라간에 화교 자본이 완전히 하나로 섞이는 순간 중국+대만=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나아가, 중국+대만+홍콩+싱가폴=중국이 될 지도 모른다.

이러한 중국인지라, 크나큰 위기만 겪지 않는다면 미국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시간동안에는 중국이 전세계 최강대국이었는데 요 근래 일이백년만 잠시 중국이 공산주의라는 뻘짓을 하느라 자리를 잠시 내주었고, 이제 제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미국이 영국을 추월하는데 100년이 걸렸다고 하지만, 세계가 변하는 속도는 더욱더 빨라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 옥스포드/캠브리지가 좋은 학교임에는 틀림없지만 하버드/스탠포드 앞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것처럼, 북경대와 칭화대 동문들이 하버드 졸업생보다 더 인정받게 될 지도 모른다.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이 "TOCFL"점수를 높이기 위해서 개인 중국어 교습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될 지도 모르는 것이다.

에이, 설마? 하겠지만, 생각해 보면 지금으로부터 한두세대 전만 하더라도 철도 운전사는 최고의 직업중 하나였고 철도대학도 유망한 대학이었지만, 지금 공부잘하는 애가 "엄마, 나 서울대 말고 철도대학에 유학갈래요"라고 하면 아마 어디선가 골프채 들고 얼굴 벌개져서 나타난 아버지의 팔을 엄마가 울며불며 부여잡는 드라마같은 광경이 연출될 것이다. 미래는 그야말로 모르는 것이다.

미국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고, 군사력에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는 미국은 어쩌면 제대로 써먹지도 못할 군사력에 힘을 너무 빼느라고 경제가 약해져서 힘의 균형에서 밀릴지도 모른다. 달러만이 유일한 가치였을 때에는 나라빚이 많으면 달러화 약세기조를 용인해서 만원짜리 빚을 8천원으로 줄이고 100원 하던 미국제품을 80원으로 만들어서 더 많이 팔고, 나라를 담보로 국채 발행해서 돈 끌어오고.. 뭐 이런 각종 트릭을 써서 요리조리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 갔지만, 앞으로 그런 트릭을 발휘하기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 3년전에 모든걸 다 뒤로 하고 북경대로 유학갔던 - 그것도 하드하게 부딪히려고 일부러 외국학생반이 아닌 중국학생 반으로 들어갔던 - 지인 A모씨가 대단해 보이는 요즘이다. 중국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시려는 모양인데 잘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나 아직까지는 멀쩡한 사람 코베가는 중국인지라, 어려움 안 겪으셨으면 한다.

A day in the life

8월 15일
 
06:00 PM
 
기획자들의 결과물이 성에 차지 않는다. 그래서 일장 연설을 한다. "좋은 기획의 기준이 뭔지 아나? 만일 여러분들이 로또에 당첨되어서 15억의 돈을 탔다고 해 보자. 정말 이건 된다는 확신이 있는 기획이라면, 당신이 로또에서 얻은 돈 반 정도는 투자할 것 아닌가? 지금 여러분들이 내놓은 기획 결과물에 로또 당첨금의 반을 투자 하겠는가? 다음부터 그걸 좋은 기획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바로미터로 삼도록 하자.."
 
말은 좋다. 그렇게 말하는 나 자신은 매사에 그렇게 확신을 가지고 사나?
 
가정에서든, 회사에서든 자신의 사람들을 남들과 비교하면 절대로 안 된다. 독일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차범근 감독이 선수들에게 했던 말 중에서 선수들이 가장 듣기 싫어했던 말이 이거라고 한다. "얌마, 독일서는 공 그렇게 안 차." 나같아도 이런 말 들으면 "Ssyang 그럼 니가 차" 그러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내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대기업의 기억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옆에 있는 우리 구성원이 회사 컴퓨터에 음료수를 쏟아서 고치러 가야 한다는 말을 듣는 도중, 나도 모르게 움찔한다. "조....좀... 태연한데?" 사실 생각해 보면 사람이 살다보면 컴퓨터에 음료수가 쏟아질 수도 있는 법인데, 회사 컴퓨터 (기계 자체보다는 데이터)를 훼손시키는 사람의 경우 가차없이 시말서를 쓰고 큰 벌을 받았던 대기업의 기억이 은근히 나도 모르게 작용하는 모양이다. 사람의 생각은 과거 경험에 의해 상당부분 지배를 받는 법임을 스스로 깨닫고, 내 생각의 배경을 모르는 사람들이 자칫 내 뜬금없는 말때문에 당황하지 않도록 스스로 한번 더 조심하게 된다.  
 
08:30 PM
 
개인 생활을 제쳐두고 열심히 일에 매달리는 고마운 디자이너. 그러나 그에게 때로는 일들을 제때 매조지 하는게 효과적이라는 말을 해주기 위해서 예전에 들은 말을 건넨다. 지식 노동자에게 있어서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천은 "끝내지 않은 일을 남겨두는 것" (having some unfinished job left) 이라는 말.
 
육체 노동자는 주어진 양만큼의, 그것도 눈에 매우 선명히 보이는 일을 끝내면 그날의 과업이 성취되므로, 몸은 피곤할지언정 그날의 과업을 깔끔히 마무리하고 집에 가서 부인과 저녁먹으면서 TV를 보는 시간이 그렇게 달콤할 수밖에 없지만, 지식노동자는 일의 시작과 끝이 불분명하므로 집에가서 쉬어도 쉬는게 아닌 찜찜한 기분이 들고, 잠도 쉽게 자기 힘들다는 말. 그래서 지식노동자는 자신 스스로 그날의 과업을 명확히 정하고 하나씩 그어나가는 기분을 느껴야 한다는 것...
 
열심히 일하는 그가, 그러한 습관을 길렀으면 하고 바란다. 그래서 잠을 더 달콤히 잘 수 있도록.
(잠은... 이미 잘 자고 있는거 아닌가?^^)
 
09:20 PM
 
결혼한지 며칠 되었다고, 아내가 친정에 간 관계로 불이 꺼진 아파트를 혼자 들어가는 기분이 묘하다.

결혼한 상태에서 아내가 친정에 갔을 때 집에 혼자 남겨진 남편들의 최고의 친구가 누구인지도 알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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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PM
 
오늘 하루도 주변 사람들에게 잘 대했나 한번 돌아보게 된다. 내가 하루 성찰록을 썼던 프랭클린 같은 위인이란 말은 아니다. 그냥 샤워할 때 뜬금없이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란게 있지 않나.
 
유능한 정치인에게 누가 물었다고 한다.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의 비결이 뭐냐고. 그랬더니 그가 대답하길, 나는 수백만명의 사람에게 인정받기 이전에 실은 주변의 서너 사람에게 뜨겁게 지지받았었다, 라고 대답했단다. 나는 주변의 서너 사람에게 뜨겁게 인정받고 있나?

Insight은...

Insight은 마치 돌 사이에 박힌 사금처럼, 보일듯 말듯 하다.
그것은 우리가 매일 보고있는 신문과 웹사이트와 블로그의 행간에, 그리고 우리가 흔히 나누는 대화에 마치 사금처럼 보일듯 말듯 붙어있다.
정신일도해서 보지 않으면, 절대로 남이 보는 것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마치 야구선수들이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타격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순간 야구공이 수박만큼 커보인다는 이야기처럼,
어느 한쪽으로 깊은 고민을 계속 하다 보면, 통찰력이 생기고 안보이는 게 보인다.
 
그러나 당신이 대학 교수가 아닌 이상, 문제의 시작은 거기서부터다. 그걸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디자인의 중요성

비즈니스위크에서 크라이슬러의 새로운 CEO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크라이슬러 사이트에 따라가서 요즈음 내놓은 모델들을 보게 되었다.

음.. 역시나 상당히 힘들었다.

역시, 디자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듯하다. 다시한번, 아래는 모두 2008년형 최신 모델들의 사진이다. (주의: 디자인에 대해서 민감하며, 동시에 심장이 약한 분들은 시청을 삼가할 것을 권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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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아구창을 하도 맞아서 부어오른 게 연상된다" 라는 표현을 쓰면 너무 격한 것일까? 방향지시등은 디자이너가 퇴근하고 나서 견습생이 장난으로 그려넣었는데 생산까지 이어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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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 근처에 보이는 잔챙이 선들만 세어봐도 한 10개 나온다. 매우 갑갑함을 억누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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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과도한 청색은 제발 포토샵으로 입힌것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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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납작한 시트 디자인은 뭐지? 장수 옥돌침대 컨셉인가? -_-;


경영난을 겪은게 이 때문인지, 경영난 때문에 이리 된 것인지...
한때 이런 근사한 차도 만들던 회사였는데... (요 모델은 지금도 만들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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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Gangsta-wannabe들이 가장 로망으로 삼는 차

Erehwon님의 블로그에서

Via: http://erehwon.egloos.com/1619001

아마존
이나 구글이 대단한 이유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구현해내기 위한 노력을 끝없이 기울이고 이루어 낸다는 것. 하나 새길 것은 사람들은 완벽한 것을 원하는게 아니라 보다 나은 것을 원한다는 거.

(이상적 아이디어 말고 현실에 존재할 수 있도록 구현에 몰두할 것)

일본인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

상대방이 영어로 이야기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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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크런치, 버그, 그리고 꿈

나를 포함해서, 한국의 웹 업계에 있는 왠만한 분들은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미국의 웹 소식을 열심히 읽는다. 구글에서 영어단어 "Web 2.0" 이라는 쿼리를 가장 많이 검색하는 게 한국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을 정도로, 우리나라 분들은 해외 미디어를 많이 접한다. 반면 테크크런치가 소개하는 한국 웹회사는 거의 없다.

나는 이런 현실이 싫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이 싫다고 앉아서 말만 하고 있는 내 자신은 더 싫다.

순수히 취미 차원에서 아침 출근전 영문 블로그를 쓰고 있다. 그런데 때론 할 얘기가 없다. 전세계를 향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우리나라 웹 서비스가 별로 없는것 같다. 우리나라 웹서비스라면 거의 다 포털인데, 포털들의 서비스는 메일이든 검색이든 거의다 해외에 있는것의 한국 버전 아닌가.

이러다보니 한국이 (웹 인프라 말고) 웹 서비스로써 세계에서 알아줄 만큼 유명한 것 같진 않다. 작년에 서울에서 열린 웹 2.0 컨퍼런스에서 해외 스피커라는 인간이 와서는 "너네들 플리커가 뭔지 아니?" 이러고 있질 않나, 작년 여름에 야후에 갔을 때 "여기 실리콘밸리에는 웹 2.0 이라는 트렌드가 있는데 말이야" 이러질 않나... 한대 휘갈기고 싶었지만 맞은사람이 아플까봐 때리지 않았다 (무슨 소리?^^)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인들이 식당에서 자랑삼아 테이블 위에 꺼내어 놓고 식사를 한다는 명품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에 있을때,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글로벌한 성공 확률이 높은 산업은 "하이테크 제조업" 이라고 생각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빠르고, 손재주가 좋으며, 열심히 일한다. "제품"의 경우 "서비스"에 비해 문화의 영향을 덜 탄다. 핀란드같은 나라에서도 글로벌하게 먹히는건 역시 국가의 지원과 산학 클러스터를 깔고앉아 있는 하이테크 제조업 회사다. 이러한 사실들에 근거해서 우리나라는 하이테크 제조업이 살 길이라고 나름대로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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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glabs.net

그러나 제조업 역시 창의성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점점 힘들어질 것이고, 반대로 이야기해서 창의성을 가진 자들에게로 하이테크 제조업의 이니셔티브가 점점 넘어갈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아시아의 전자제품 회사들이 아무리 규모가 커봤자 창의성은 자기들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이노베이션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로 확장되고 있다. 재생 에너지? 바이오? 고품질 오디오? 웹 2.0과 오픈소스를 하드웨어에 적용한다는 기막힌 발상? 실리콘밸리가 이노베이션의 주역이다.

즉, 그것이 하이테크 제조업이든 소프트웨어든 웹서비스든, 결국 점점 "창의성"이 너무도 결정적인 성패의 요건이 된다. 그러한지라, 내게 아직은 얼마간 남아있는 창의성의 모조(mojo)가 모두 없어지기 전에, 아니 그보다 먼저 세상에 맞장뜨고 맨바닥에 헤딩하는 것이 점점 두려워지기 전에 (= "애가 생기기 전에"?^^) 꿈을 향해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조바심으로 다가오는 요즘이다.

내겐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고, 그다지 변하지도 않아왔으며, 기회가 있는대로 주위 사람들과 나누어 왔던 꿈이 있다. 그 꿈은 너무도 강렬해서 때로 내 마음 한구석을 아릿하게 짓누를 때도 있다. 그건 실리콘 밸리다. 가고 싶고, 갈 것이다. 그러나 때를 봐야겠고 무기를 갖추어야겠다. 등소평이 미국에 버금가기 전까지는 미국 몰래 달빛 아래서 숨어서 무검을 익혀야 한다고 했던가? 그들은 30년간 달빛 아래서 무검을 익혀서 이제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참이다. 나도 무검을 익힐 것이다.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폰에 *을 박지?

SIP 기반의 VoIP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라엘의 Fring 이라는 회사가 1,200만불 투자를 받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를 보니 추억이 아롱아롱...

SIP 는 VoIP 에서 사용하는 프로토콜이다. Session Initiation Protocol 의 준말인데, 에스 아이 피 라고 읽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으나 SIP를 소리나는 대로 "씨입" (붙여서 쓰면 욕이 되어서...) 이라고 읽으면 우리말 기준으로 말이 좀 사나와지는게 게 문제다.

싱가폴의 한 기술 업체와 미팅을 하던 때의 일이다. 그 업체의 기술은 SIP 프로토콜에 기반해서 고품질 VoIP 서비스를 하나의 단일 칩으로 구현해 놓았다는 게 핵심이었다.

프리젠테이션을 다 듣고 나신 상무님 왈 (매우 점잖고 젠틀하신 분이셨다), "음... 그럼 아예 폰에 씹을 박는게 어때? 씹을 박자구." 이게 욕인지 뭔지... 웃지 않으려고 아랫 입술을 피날때까지 깨물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이대목에서 약간은 진지해지자면, 지금도 왜 다이얼패드가 Skype가 되지 못했는지 정말 모르겠다. 외국인들이 브로드밴드를 늦게 갖춘 게 문제겠지만, 조금 더 "버텼다면" 다이얼패드가 스카이프의 자리에 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덧. 이 글의 태그는 "씹" 이라고 달아야 하나? --;

아버지와 아들

이 기사에 따르면, 초대형 글로벌 컨텐츠 회사인 비아콤은 구글에 유튜브 컨텐츠 저작권과 관련하여 10억불 (약 1조원) 가까운 대형 소송을 진행중인데, 이 와중에 비아콤 CEO인 필립 다우먼의 아들 필립 다우먼 주니어가 최근 구글에 입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같으면 아들놈 다리몽댕이를 분지를 일이지만, 필립 다우먼씨는 자신의 아들이 구글에 들어가는 것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오히려 권장했다고 한다.

필립 다우먼 주니어는 자신의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거의 똑같이 걸어왔다고 한다. 학교도 아버지와 아들이 똑같이 학부는 예일대, 법과대학은 콜럼비아를 나왔다. 이름도 "필립 다우먼" 으로 똑같다. 이로 판단컨대 어쩌면 아버지가 아들을 구글에 첩자로 보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

블로그에서도, 아니 심지어 현실세계에서도 모종의 독기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된다. "나 꽤 성질있는 사람이다, 나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마..." 이런 류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실은 매우 딱한 사람들이다. 앞에서는 사람들이 그 사람 성질 돋구지 않으려고 살살 피해다닐지는 모르지만, 뒤에서는 혀를 끌끌 차는 법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정말 살갑게 다가오거나 자신의 고민을 툭 털어놓는 친구들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열등감을 하나씩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더이상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자선과 포용과 여유다.

이런 "독기품은 사람들"은 제일 불쌍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어차피 몇십년 뒤면 우리중 대부분이 이 세상에 없을텐데. 도대체 자신의 어떤 잘남을 증명하지 못해서 저렇게들 독기를 품고 살아갈꼬.. 내가 가장 재미있는 일만을 찾아서, 남들 도와주고 사랑하고 살기에도 시간이 없어서 죽을 지경 아니던가? 겨우 몇정거장 뒤면 내려야 하는 관광열차 안에서 꽃 구경 하나라도 더 해야지, 왜 초등학교 학생마냥 얼굴 벌개져서 토라져 있는가.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대학교때까지 농구광이었었다. 근데 농구 시합을 많이 하다보면, 꼭 그 사람이 있으면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화려한 개인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꼭 그 사람이 껴 있으면 시합이 지게 되는 사람이 있다.

정확히 딱 찝어서 어떤 부분때문에 그 사람이 있으면 이기는지는 도통 모른다. 점수도 뭐 한 4점 넣으면 많이 넣는 거고, X-맨도 아닌데 손톱으로 남의 뺨 할퀴어가면서까지 독기를 품고 수비를 하지도 않는다. (동네 게임에 이렇게 임하는 분들을 보면 매우 부담스럽기가 참으로 서울역에 그지없다.) 내지는 박스아웃을 한다면서 리바운드 위치에 미리 서있던 사람 앞으로 굳이 가서는 엉덩이를 쭉 힘차게 뺌으로써, 뒤에 서있던 사람과 "같은 남자들끼리 매우 불쾌한 종류의 밀착경험"을 야기시키지도 않는다. 그냥 패스 많이 하는 정도? 그런거 말고는 별로 눈에 띄는게 없는데, 그 사람이 팀에 있으면 꼭 이긴다.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사람들에게 내 존재감에 대해서 부담스럽게 인지시키지도 않고, 여러모로 잘 해주면서도 "지금 잘해주고 있는 중"이라고 굳이 알려주지도 말아야 하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나라는 존재가 있어서 조직이 잘 굴러가고, 재미있으면서도 창의적인 챌런지를 느끼면서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러고 싶고, 말은 쉬운데, 잘 안 된다. 계속 "저인간은 나를 혹시나 만만하게 보는거 아냐?" 라든가, "나름 잘해주는데 그것도 모르고 말이지" 등의 못난 생각들을 하게 될 때가 많다.

"그냥 있음으로 인해서, 우리가 잘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쨌든 목적은 농구 경기에서 우리가 이기는 거니깐. 키가 큰 사람은 발돋움을 할 필요가 없는 법이라는데. 나는 아직 키가 매우 작은 모양이다.

Kaboodle - 한손잡이 CTO

Kaboodle이라는 소셜 쇼핑 회사가 각종 잡지와 신문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형 미디어 회사 Hearst에 300억원 이상의 가격에 팔렸다.

작년 여름에 포레스트 리서치의 Charlene Li 라는 애널리스트가 한국에 왔을 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Kaboodle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Charlene이 가장 좋아하는 웹 2.0 기업중의 하나라고 하던데 그 이유는 서비스 컨셉도 잘 구현해 놓았거니와, 자신의 친구인 Jeff Clavier가 투자한 회사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 그 기억이 난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오늘 우연히 발견한 이 기사다. Kaboodle의 공동 창업자이자 CTO가 남미에서 작년에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고압선에 걸려서 한쪽 손을 절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투자자 미팅에도 들어와서 350만불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일조했고, 지금은 자동차 번호판도 "1HANDED"로 바꾸고, 네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치면서 "One handed blogger"라는 블로그도 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10년내에 바이오테크를 활용하여 자신의 손을 재생시킬 꿈마저 꾸고 있다고 한다. (Kaboodle을 매각했으니, 자신의 손을 재생시킬 수 있는 바이오테크 쪽 사업을 시작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이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이라는 원칙에 이보다 충실한 예도 드물 것이다.)

삶의 모든 도전을 기회로 본다는 것은 말하기는 쉽지만 행동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일 내 손이 하나 잘렸다면, 나는 그처럼 강인하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집단적 자기중심적 사고

LA 한인가에 살고 있는 백인들이나, 신오쿠보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쟤들은 왜 여기 살고 있지? 한국인도 아닌데..."
 
허긴 LA 에서 미국:멕시코 축구경기가 열리면 멕시코 홈경기라고 한다.
 
이런걸 보고 집단적 자기 중심적 사고라고 하나?

한국말도 때로는 해석이 필요하다

내가 우연히 본 글:
접해서 말 한마디 쓸려니까 팅.. 곰에코노가다좀 해볼려고 곰나오는데 가면팅 돈이나 모아보자 켈테릴호수가서 몹잡다가도 팅...
다시접하면 마을... 하도열받다보니 웃음이 나오네요.. 지금 블코다닌다는 사람 만나면 살인저지를지도 모를만큼 열받아있어요
무슨말인지 하나도 몰라서 루나모스님께 해석을 부탁드렸다.
lunamoth: 접속해서 채팅창에 말한마디 쓰려다 접속이 끊겨서 튕겼고, 레벨을 올리기 위한 몬스터 반복 사냥 노가다를 하려다 튕겼고
게임에서의 특정 지역 가서도 튕겼다는 얘기 인것 같네요.. 블코는 블리자드 코리아를 말하고요
블코는 블로그 코리아인줄 알았다는... -_-;;

일찍 불꺼진 NTT 본사

8시가 조금 넘었는데 벌써 거의 다 불이 꺼진 NTT 본사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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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섀끼덜 이거 일 안해 이거.

노트북 어디께 제일 좋아요?

내가 노트북 박사도 아니건만, 지인이 메신저로 내게 묻는다. 노트북 어디께 제일 좋냐고..

뒤늦은 정보지만 맥북과 맥북프로의 인기에 힘입어 애플이 노트북 시장 시장점유율 14.3%로 4위에 올랐다고 한다. (아마 미국시장만을 대상으로 한 듯하다.) 1년여간 써본 결과, 정말 키감 하나만큼은 맥북프로를 따라갈 제품이 없는 것 같다. Bootcamp를 활용한 듀얼 부팅도 마음에 쏙 드는 부분. 물론, 우리나라 인터넷 뱅킹에서 설치하는 키보드 해킹방지 프로그램에 대응하지 못해서, 결국 윈도 전용 컴퓨터를 하나 더 사야 했다.

그러나 맥북프로는 뜨겁다. 아까 메일 하나 읽다가 피식 웃느라 침방울이 노트북에 조금 튀겼는데 (손바닥 놓는 부분) 부글부글 끓더니 증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겁다.

현재 집에서 쓰는 윈도우 전용 노트북은 도시바 제품이다. 예전에 언제인지, 어디서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노트북은 도시바가 제일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아마 누군가에게 세뇌를 당한듯... 왜 그런사람 있지 않나? 차는 현대차가 제일 좋다 뭐 이런 이야기를 영원히 하는 사람들.. 처음에는 짜증나는데 나중에 보면 딴사람에게 내가 현대차 제일 좋다고 우기는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게 된다.

지난번에 한국나갔을 때 용산가서 노트북을 사기 위해서 우선 삼성 매장에 들렀었다. 삼성 매장에서는 정말 친절한 분이 나오셨다 (서비스의 삼성!). 그분은 거의 노트북 개론을 펼치시는 분이었다. CPU, 메모리.. 자세하고 자상한 설명.

그런데 "혹시 어떤 회사 제품을 찾고 계세요?" 라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도시바요. 도시바가 제일좋잖아요 노트북은" 이랬다. (참 나도 진짜 센스 좋다. -_-;;;)

이때부터 이분의 태도는 살짝 돌변...입가의 웃음은 약 2mm/sec 의 속도로 사라져 간다.
"아.. 도시바요? 음.. 정확히... 어떤.. 근거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죠?"
 
이쯤에서 봄쯤에 있었던 "손님, 맞을래요?" 사건과, 기억은 안나지만 실실 쪼개면서 사람 죽이던 갱 영화 ("흐흐. 이제 죽으실래요, ㅆㅂㄹㅁ?") 가 생각나서 배시시 삼성만만세로 급선회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도시바 제품은 역시 명불허전 - 2개월정도 썼는데 아직까지 대만족이다. 내장된 Harman/Kardon 스피커도 소리가 너무 커서 항상 줄여야 할 정도고, glossy 처리된 LCD나 키감도 좋고... 메모리 2기가로 했더니 비스타도 잘 돌아간다.

그래서 내 개인적 의견은... 애플과 도시바다. :) 여기에 하나를 더 꼽으라면 Thinkpad 정도?

만들기의 중요성과 "젊은 두뇌"

"벤처에서는 무엇을 만들어서 세상에 내보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이다" 라는 말은 너무도 평범한 말이지만, 이 말이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느끼고 의식뿐 아니라 무의식의 방향까지도 이 말에 맞추는 데까지는 꽤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요즘 그래서 말 수와 글 수가 적어진다. 자신이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인 양 말하면서 "거봐, 내가 그렇게 이야기 했었잖아. 내가 말한 방향대로 업계가 움직이고 있잖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는 것만큼 내지는 그 이상을 미리 알고 이미 묵묵히 실행 과정에 들어선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작게 보일 따름이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페이스북과 ConnectU 간의 싸움에서는 무조건 뒤도 안돌아보고 페이스북의 편을 들게 된다. 아이디어라는 것은 1% 도 안 되는 것이고, 이를 하나의 성공적인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현실의 무수한 지뢰밭을 피해 나가는 것이 나머지 99% 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을 이처럼 확고히 갖게 된 지는 얼마 안 되지만.

그런 의미에서 더블트랙이 미투데이에 이어 푸른 리더를 내놓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푸른 리더에 대해서는 영문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다.) 가볍게 만든 것 같고, 소위 "웹 2.0 스러운 사이트" - 즉 화려한 그래픽과 플래시보다는 시원시원한 크기의 폰트를 사용한 텍스트 데이터 중심의 사이트 - 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허전해 보이지 않도록 미려한 사이트를 만든 것 같다. (한글 폰트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주위의 아시는 분들은 얼추 아시지만, 상반기 동안은 해외 고객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바빴다. 이제 무언가를 또 만들어 볼 요량인데, 요번에는 생각의 방향성을 조금은 바꾸어 보기로 했다. 그 방향성이란 젊은 두뇌들을 더 믿어보려는 것이다.

사실 뭐 내 나이가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얼마전 로저 클레멘스와 훌리오 프랑코 (삼성 라이온스에서도 뛴 경력이 있는) 가 투수와 타자로 만난 적이 있다. 로저 클레멘스는 44세, 프랑코는 48세다. (이들은 만 나이로 계산하니, 얼추 45세와 50세다.) 합해서 95세에 이르는 분들도 메이저리그에서 현역 선수로 뛰고 있는데, 내 나이가 많은건 아닐 것이다.

(말해놓고 보니, 전 회사에서 상무님이 얼추 50이셨고 부장님이 얼추 45세셨다. 부장님이 투수로 공 던지고, 상무님께서 타석에서 공을 친다고 생각하니... 이런 기분을 뭐라고 하지? 안습인데 싫기도 한거 ㅠ)

나이가 많진 않지만 요새 들어 자꾸 과거에 했던 말들을 하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Not a good sign. 더우기 실리콘밸리의 많은 변혁들이 20대의 젊은이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감안할때 (물론 20대가 아닌 사람들에 의한 변혁들도 많겠지만),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고등학교 한자시간에 나왔던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라는 말을 빌리자면, 이런 것이다. "젊은 두뇌들을 활용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니, 이 또한 즐겁지 않으리오."

한글 폰트에 관한 그라피티에님의 글

한글 폰트와 관련된 글에 대해서 graphittie님이 답글로 남겨주신 내용이다. (에공.. 그라피티에님은 링크를 걸 수가 없네...) 이슈에 대한 명확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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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상에서 똑같은 레이아웃을 한글 버전으로 봤을 때 라틴어권 보다 디자인이 허접해 보이는 것은 흔한 일이지요... 그런데,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한글의 문제라기보다 폰트 디자인의 문제입니다. 아시겠지만 라틴어권 폰트는 그 자체가 크기나 모양이 변동적이어서 타이포그라피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폰트 자체에 디자인이 포함되기 쉽습니다. 그에 비해 한글은 네모꼴 고정이기 때문에 디자인의 아기자기함을 살리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요. 폰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어린 학생들이 이런 상황을 수동적으로 접하고 한글이 알파벳권 언어보다 덜 떨어진다고 판단하는데요, 같은 페이지이지만 맥에서 보는 것은 전혀 느낌이 다릅니다(맥이 있으시니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둘의 차이는 폰트가 안티앨리어싱이 적용되어 있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인데, 보통 IE에서는 기본폰트로 비트맵 굴림체를 사용하는 반면, 맥에서는 안티앨리어싱 애플고딕이나 애플명조를 사용합니다. 저의 취향 문제이기도 하게습니다만, 저는 Safari의 기본 폰트로 애플 명조를 사용하면서 그 어떤 한글 사이트에서도 '한글 때문에 디자인이 떨어져...'라는 불만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한글 자체가 타이포그라피 면에서 라틴어권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글을 미려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일부 OS나 브라우저의 문제라는 것입니다(MacOS X가 얼마나 한글을 잘 지원해주는가는 별개 문제). 따라서, 국내 한글 폰트 개발이 지지부진하여 타이포그라피를 살린 한글 폰트가 풍족하지 못한 것을 두고 한글 자체가 타이포그라피를 살리기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어져야 하겠습니다. Windows XP의 경우, 영문 폰트는 전부 cleartype이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바이트 언어권 폰트에만 비트맵을 적용하는 잘못된 정책을 세우는 바람에 기술적용의 갭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비스타에서는 하나로 통일했지요). Windows 진영에서는 궁극적으로 동서양에서 일관된 폰트 처리 정책을 세우지 못한 것이 한글 폰트를 살리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