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졌다. 계절의 변화는 시간이 빠른데,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지를 한번쯤 돌아보게 해 준다. 그래서 계절 변화는 실은 매우 고맙다.
 
작년에 여름 지나고 선선한 바람 불 때쯤 나는 뭘 했었나? 문득 궁금해진다. 이러한 "돌아보기"를 위해서 한 가지 좋은 방법을 추천하자면, 이메일의 서치 기능을 활용하여 작년 이맘때, 재작년 이맘때쯤 뭐하고 있었나를 체크해 보는 것이다. Gmail 에서 Sep 2006 을 검색어로 치고 나오는 검색 결과를 보면, 작년 이맘때쯤 내가 뭘 고민하면서 살았었나를 엿볼 수 있다. 내 경우 대략 이올린 오픈 이야기가 나오고 (그때 정식 TNC 구성원은 아니었지만 한발쯤 담그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때 처음으로 오마이뉴스에서 만나뵈었던 분들은 지금 우리 회사에서 찐하게 블로그 미디어 사업을 추진하고 계시다. 10월 1일 대통령 후보를 모시고 간담회도 연다.
 
음.. 대략 이런 서비스 없나? 매일 아침 뉴스에 나오는 "오늘의 소사" 와 비슷한데, 세상 역사가 아니라 나와 내 지인들의 인생 역사를 트래킹해서 알려주는 서비스...

"2004년 오늘, 지인 abc 님은 새로운 회사인 한국물산에 취직했었습니다."
"2005년 오늘, 당시 당신의 여자친구였던 bcd 님은 당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어떻게, 좀 잊으셨나요?"
"2006년 오늘, 당신은 새로운 서비스 오픈에 들떠서 밤늦게까지 개념 놔두고 놀았었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트래킹되고, 트래킹된 데이터 안에서 시맨틱하게 의미가 추출될 수 있으면, 이런 일들도 가능해 질 지 모른다. 쩝. 아니면 친구들끼리 이런 poking을 하거나...
 
누군가 젊은이와 노인의 구분 방법은, 그가 미래를 꿈꾸는 일과 과거를 추억하는 일 사이에서 어떤 일을 더 많이 하는가 라는 말을 했었던가. 나는 아직 젊고, 미래를 더욱 꿈꾸어야 하건만, 요즘 들어서 과거를 추억하는 일이 더 많아지려고 한다. 늙은 건가?

볕이 좋았던 주일 오후

지난 주일 예배 후, 볕이 좋아서 나간 오다에바. 해가 지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음.
덧. 소위 "고기굽는 불판"(반사판)을 쓰지 않는 이상, 역광에서 흑인으로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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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더 행복해야지...

뉴욕타임즈의 이 글에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헤지펀드나 프라이빗 에쿼티에서 일하면서 7자리 이상 (즉 백만불 이상) 의 연봉을 어렵지 않게 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기사에 따르면 1조에서 3조원 규모의 펀드를 굴리는 회사에서 몇년만 경험을 쌓아도 평균 33만불 (약 3억원) 의 연 소득을 올린다고 한다. 이들은 20대에는 밀리어네어를, 30대에는 빌리어네어를 꿈꾸고, 실제로 그러한 꿈을 이루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MBA 공부를 하러 가는게 도무지 말이 안되는 이야기로 들린다고 한다. MBA 졸업한 사람들이 결국 자기들이 있는 직장으로 취직하러 오는 건데, 이미 그러한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큰 돈을 벌고 있는 마당에 왜 수억원을 까먹어 가면서 MBA 공부를 해야 하냐는 것이다.

스티브(뉴시스) 군의 친구이자 나의 먼 병특 후배이기도 한 앤디라는 친구는, "프로그래머들이 자신이 잘 하는 프로그래밍을 더 잘 하기 위해서 코딩 공부를 하거나 야구선수들이 공을 잘 치기 위해서 배팅 연습을 하는 것처럼, 나는 돈 버는 걸 가장 잘 할 수 있도록 돈 버는 공부를 하고 돈 버는 연습을 할 것이다" 라고 말했던 게 생각난다. 누가 와튼 출신 아니랄까봐.. :)

그러고 보니 나도 나름대로 공부하는 걸 좋아하지만, 돈 버는 공부는 따로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돈이 많지 않은가보다. -_-;;; 하지만 한편으로는, 돈보다 먼저 가치를 창출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보는 것에 더 관심을 갖는 우리네 IT 벤처인들이 더 값진 인생을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만일 돈만으로 인생이 행복해 지는 거라면, 위의 뉴욕타임즈에서 소개된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야 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한번 추적해 봐야겠다. (근데 어떻게? ㅋㅋ)

200억을 벌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구글이 X-Prize Foundation을 스폰서함으로써, 2012년까지 달에 가장 먼저 무인비행기를 착륙시키고 영상을 전송하는 팀에게 2천만불 즉 약 200억을 준다고 한다.

200억 벌기, 참 쉽지 않은가?^^

이소룡의 오디션 필름

이소룡이 오디션을 볼 때의 필름이라고 한다. 한 시대를 불꽃처럼 살다 간 그이건만, 그도 시작은 이처럼 "미약" 하였다. 용쟁호투같은 영화에서 말도 몇마디 안하고 매정하게 사람들을 후려패던 모습만 보던 우리로써는, 머리를 곱게 넘긴 풋풋한 청년의 모습으로 스탭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하는 "순한" 이소룡의 모습이 퍽 이채롭다. 그러나 그러한 풋풋함과 나긋나긋함 사이로 언뜻언뜻 내비치는, 저 거대한 자신감이 보이는가? 지금이야 실리콘 밸리에서 탄생된 IC가 "인디언+차이니즈"의 준말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국에 동양인이 많지만, 길거리에 동양인이 한 명 지나가면 빤히 쳐다보던 그 시절, 작은 체구의 홀홀 단신으로 와서 "내가 헐리웃을 정복하러 왔다"고 외치는 듯한... 저 자신감 말이다. 낡은 사진과 영화를 꺼내보는 것은, 언제나 시간의 유한성을 느끼게 해 주고, 생의 짧음과 내가 지금 사는 이 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오늘 우리의 삶은 찬란한 불꽃의 완전 연소인가, 아니면 아주 느린 죽음인가?

점과 선

구글 리더(reader) 팀이 이야기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블로고스피어에 새나왔다고 해서 화제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구글이 전사적으로 추진중인 "Mocha-Mocha" 라는 소셜 인터랙션 플랫폼 계획이다. Gmail과 Orkut, Google Reader등을 연결하고, Facebook News Feed처럼 "액티비티 스트리밍" 을 해주겠다는 계획인 듯하다. 이를테면 내 Gmail 컨택 리스트에 있는 누군가가 Orkut에서 새로운 친구를 추가했고, 또 다른 누군가가 구글 리더에서 어떤 아이템을 Share 또는 Star 했는지를 스트리밍 형태로 알려주려는 모양이다. 검색에서 출발해서, 수백개의 웹 애플리케이션들을 개발해 나가면서 "바둑돌" 또는 "점"을 놓아두더니, 이제는 그러한 것들을 "선"으로 연결하려는 듯하다. 당장 Gmail과 Orkut이 연결되어도, 파급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Orkut의 로그인이 구글 아이디로 가능하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그동안 구글을 경탄했고 두려워 해왔던 사람들은 어쩌면 그동안 구글의 진짜 파워를 보지 못한 것일수도 있다. 개별 어플리케이션들도 파급 효과가 큰데, 그들이 단순히 구글 아이디 연계 차원이 아닌, 보다 깊은 레벨에서의 deep-level integration을 거친다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가장 큰 변화

지난 6개월간 가장 큰 변화중 하나.
남수님이 맨 윗 단추를 풀르고 다니는 것. 소스라치게 놀랐다.
한편으론, 소년의 순수함을 잃어가시는 건가 하는 걱정도...

캡 제미나이의 구글 오피스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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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컨설팅 회사인 캡 제미나이가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구글 오피스를 배포하겠다는 뉴스를 보았다. 보통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들은 앞단에서 컨설팅만 하고 빠지지만 캡 제미나이나 IBM 글로벌컨설팅 같은 경우는 솔루션도 들고가서 구축까지 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루트는 IT 솔루션들이 기업에서 팔리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초대형 컨설팅 펌인 캡 제미나이가 구글 오피스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그리 작은 뉴스는 아닌 듯하다. 온라인 오피스 솔루션이 Fortune 500 기업에서도 쓰일 수 있는 정도로 안정화 되었다는 게 공식화된 셈이니... 분수령이 되는 사건은 작아 보이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그것이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음을 보게 될 때가 자주 있다.

기업에서의 웹기반 collaboration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보인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아직도 누구 한명이 문서를 작성하고 그것을 메일로 회람 시키면 그걸 보면서 회의를 하고 커멘트를 남겨서 문서가 revision 된다. 메일로 오간 내용들이나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 그리고 문서의 리비전 이력 등은 거의 증발해 버린다. 문제는 지식이나 노하우 중 많은 부분이 그러한 "과정" 속에 녹아 있다는 점, 그리고 여러 사람들 간에 메일이 오가면서 작업이 parallel하지 않고 serial하게 이루어짐으로써 collaboration 과정의 코스트가 커지는 점 등이다. 위키를 한번 써보고 효용가치를 발견한 사람은 위키를 계속 쓸 수밖에 없다.

이메일과 메신저가 그랬듯, 웹에서의 이노베이션은 B2C 분야에서 시작되고 B2B 분야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 Facebook을 즐겨쓰던 대학생들이 회사에 입사해서도 Facebook을 회사 내부의 네트워킹 용으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듯이 말이다. 앞으로 블로그도, 마이크로블로그도, 네이버 지식인도 모두 사내 생산성을 높이는 B2B 적인 용도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기업의 HR 부서에서는 초기에 이러한 도구들이 사람들을 "놀게 만드는" 도구라고 인식할 것이고, 저항을 할 가능성이 있다. 초기에 전화가 사람들의 책상마다 놓였을 때, 기업의 인사부서는 저걸 통해서 사람들이 수다만 떨고 일은 안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도 메신저는 막혀있는 회사들이 많다. 파일 주고받는 용도로 메신저만큼 편한게 없건만... 게다가 메일 한도는 5MB 인데... 그러나 "개인들의 사용 욕구 + 업무편의성 증대"가 "HR 부서의 concern + 데이터 보안부서의 concerrn"을 넘어설 때, 기업내 웹기반 협업툴 사용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뒤 가장 유효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이라는 주제로 미국의 한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1. HTML/CSS 7.6
2. Javascript 7.3
3. Ajax 7.2
4. Python 6.9
5. Java 6.7
6. C# 6.7
7. Ruby 6.2
8. .Net 6.0
9. C++ 5.4
10. C 5.1

구글에서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알려진 파이썬의 약진이 돋보인다. 반면, 2001년에 가장 회사들이 많이 필요로 했던 프로그래밍 언어는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9위에 코볼이 들어있다.

1. C++
2. Windows NT4
3. Oracle
4. Java
5. HTML
6. ASP
7. Visual Basic 6
8. DB2
9. Cobol
10. ANSI-C

* HTML/CSS 는 마크업 랭귀지고, Oracle 은 DBMS이고, Windows NT는 운영체계고... 그렇지만 그냥 넓은 의미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로 본 것인 듯하다.  

Facebook 수업

스탠포드 대학의 컴공과 과목중 하나에서는, 커리큘럼이 Facebook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자세한 기사는 여기를 참조.

보통 컴공과에서는 알고리즘 같은것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API 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보게끔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혹시 또 아는가? 수업시간에 숙제로 만들었던 Facebook 어플리케이션이 대히트를 쳐서 수백만불을 벌 지도.

우리나라 공과대학에서도 "프로그래밍 (3): 네이버 API 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 제작하기" 라는 과목이 등장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듯.

Saudi Arabia of Sun

특히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핵심을 짚어서 짧게, 그러나 듣는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주게 단어를 선정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어느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아래의 그림을 봤는데, 나같았으면 "일조량이 풍부하여 태양에너지를 얻기 좋은 미국의 지역들" 쯤으로 타이틀을 지었을 지 모른다. 그런데 이 슬라이드의 제목은 "태양[에너지]의 사우디 아라비아"다. 딱 보고, 척 알아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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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i by Nokia

노키아가 인터넷 컨텐츠 서비스 전용 포털인 "Ovi"의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한건 벌써 며칠 전인데.. 블로그할 시간이 없어서 ㅠ) 관련 기사는 여기 , 사이트는 여기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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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런칭한 노키아 뮤직과, 몇년전에 게임 전용폰과 더불어 출시했지만 그다지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던 엔게이지 게임 등, 몇 가지 멀티미디어 서비스들을 통합적으로 묶어내는 브랜드를 만든 것 같다. Ovi 는 핀란드어로 "문" 이라고 한다.
 
노키아가 최근 수년간 인터넷 멀티미디어쪽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음악 서비스인 라우드아이를 6천만불에 인수했고, 폰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회사인 gate5도 인수했다. 올해 7월에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공유서비스인 Twango를 인수했다.
 
올해 7월의 비즈니스위크 기사에 따르면 노키아는 현금만 9조 5천억원을 쌓아두고 있다고 한다.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데다, 스마트한 생산과 유통을 통해 어마어마한 순이익을 거두어 가고 있다. 이제 이러한 "총알"을 컨텐츠 서비스에 쏟아 부으면, 이미 확보한 컨텐츠와 브랜드를 바탕으로 모바일 쪽으로 넘어오고 있는 애플과 구글에 대항하여 한번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퍼블릭하게 알려진 이야기고... 한 한달쯤 전에 노키아에 계시는 분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노키아 내부에서 "우리는 너무 하드웨어 중심 회사다", "소프트웨어와 컨텐츠를 강화해야 한다" 라는 말이 계속 나와서, 조만간 조직도 정비하고 컨텐츠/소프트웨어쪽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한다.
 
모바일 쪽에서 나와서 웹쪽으로 온 지도 꽤 되지만, 스크린을 점하고 있고, 컨텐츠를 갖고 있는 자가 결국 이긴다는 사실은 모바일에서나 웹에서나 동일하게 유효한 것 같다.

물론 휴대폰 스크린은 제조사와 이통사가 둘 다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성공의 또 한가지 키워드인 컨텐츠를 갖기 위해서 지난 수년간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 다녔지만, 컨텐츠 장사로 3G 주파수 확보에 쏟아부은 수조~수십조원의 비용 (예를 들어 보다폰의 경우 40조원) 을 상쇄할 정도의 재미를 보진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스펙트럼 비용을 상쇄할 정도의 컨텐츠 매출을 올리진 못할 것이다. 별도로 분리된 closed-circuit 망의 조합이 아닌, "One 인터넷" 이라는 유비쿼터스한 환경으로 유무선이 통합되어 갈수록, 이통사는 결국 기존의 ISP 같은 dumb pipe 회사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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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만 좋았어도 더 잘 찍을 수 있었을 텐데.. 똑딱이 카메라로 찍으려니 ISO값을 "Auto-high"로 주고, 빛 민감도를 최대로 높인 다음, 셔터 누르고 숨도 안쉬고 가만히 있어야 겨우 이정도 사진이라도 나온다. 그래도 노이즈가 많이 낀다.

야경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왠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아프간 단상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사람들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네티즌들은 이제 할말 제대로 해보자, 라면서, 분명히 니들 살릴라고 국가가 탈레반에 돈을 건네주었을 것이고, 따라서 너네들이 쓸데없이 국가 돈 낭비하고 온 것을 끝까지 정의의 이름으로 추궁하겠다고 한다. 그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국가 편을 들어왔고 국가 재정의 사용에 신경을 써 왔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제 제대로 비난의 화살을 꽂아볼 태세다. 언론에 나온 한두꼭지의 테마들, 이를테면 "소송하겠다" 라든가 "항공료는 교회에서 대겠다" 라는 말들에 극도로 격분하는 듯하다. 사실 여부는 확인해 보아야 하겠으나, 우리는 이천수 인터뷰가 왜곡되듯이 언론에 나온 한두꼭지의 테마 뒤에는 더 많은 컨텍스트가 종종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한두마디 말을 보고 흥분할 필요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안다.

논리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은 현재 오가는 논쟁속에서 이슈가 발라내어지지 못한 것을 보고 불편함을 느낀다. 한쪽에선 기독교 = 샘물교회 = 아프간 봉사단이라고 보고, 다른 쪽에서는 건전한 비판정신을 가진 네티즌과 소위 "개티즌"을 싸잡아서 말한다. 이는 둘 다 잘못된 거다. 기독교의 교리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무턱대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전세계 수십억명이 다 자기보다 못난 바보들이라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 다들 못난 바보들이라서 수천년동안 목숨을 걸어가면서 믿음을 지켜왔고, 우리나라 지도층들 중에도 상당수가 기독교 신자인가? 그러나 '교회'는 사람들의 집단이기 때문에 잘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비판을 하는 자는 종교 자체가 아닌 "교회"에, 혹은 애당초 비판하려고 했던 대상이 그보다 더 적은 범위의 주체인 "샘물교회" 또는 "봉사단"이었다면 그들에게 비판의 범위를 국한시켜야 한다. 반대로 비판받는 교회 입장에서는 왜 우리나라에 반 교회 정서가 이렇게 심한지를 한번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반 교회 정서도, 논리에서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인 "부분의 전체화"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뻔뻔한 범죄를 행한 일부 몰지각한 성직자들이나,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싫어하는 "전철에서 정신나간사람처럼 소리지르는 사람" 을 전체적인 교회, 기독교와 동일시 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도 교회가 잘못하는 부분도 분명 있을 수 있다. 온누리 교회의 이촌동 주차문제가 그러한 예다. 이렇게 서로가 명확한 바운더리를 설정하고 비판이 오가고 고칠게 있으면 고치고, 이런게 건전한 토론 아닌가.

그러나 어쩌면 네티즌들에게는 "기독교"라는 대상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 그 대상은 노무현으로, 디워로, 그리고 또 다른 무엇으로 계속 옮겨 다닌다. 네티즌들은, 아니 대한민국 사회는 "한번 걸려봐라 제대로 조져주마" 라는 분노의 멘탈리티를 애써 감추고 살아가는 폭발 직전의 사회다. 그러기에 이종격투기에서 실신장면이 안나오면 아쉬워 하고, 어두운 밤거리에는 번뜩이는 청소년들의 눈동자와 그들을 총으로 쏴버리고 싶어하는 주변 상인들의 심정적 대치상태가 이어지며,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비행기 안에서 전날 KBS 뉴스를 보면 "아, 한국 가는구나, 정신 바짝 차려야지" 하는 생각이 퍼뜩 든다.

다들 삶이 "짜쳐서" 그렇다. 피곤해 죽겠는데 야근과 회식의 압박에 시달려서 들어가다보면 길거리에 왜이리 사람도 많고 차도 막히고 지하철도 북적대는지... 내일도 일찍 나가야 하는데 집에 들어가면 애가 울어대고... 애 한명 키우기가 왜이리 돈도 많이 들고 힘든지. 그래서 왠만큼 먹고살 정도만 되면 한적한 시골로 내려가서 살고 싶지만, 자녀가 8학군도 아니고 학원도 못다니고 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뭐 이런 것 아니겠나.

우리나라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환경의 사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불쾌지수를 자신의 안에서 어느정도는 녹여내고, 어쨌든 우리 나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부터 건설적인 방법으로 고쳐나가자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우리나라는 너무 분노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