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소셜과 Joe Kraus

요며칠사이 페이스북의 어플리케이션 API 정책에 맞서기 위해서 구글등 몇개 회사가 모여서 만든 "오픈소셜" 표준이 회자되고 있다. 오픈소셜이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와 여기에 위젯형태로 들어가는 어플리케이션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데이터 입출력 규약을 표준화시킨 것이다. 이를테면 (싸이월드가 오픈소셜 표준을 채택하였다는 가정하에) 싸이월드 사용자들에게 음악 서비스를 모듈 형태로 제공하고 싶다고 하면, 오픈소셜 API에서 규정하는 데이터 셋과 문법만 따르면 외부의 음악 서비스 업체가 제공한 모듈에서도 "내 싸이 친구가 듣는 음악 리스트" 라든지, "이 음악을 듣고있는 다른 싸이월드 사용자" 등이 제공될 수 있다. 그리고 내 싸이 친구들이 오늘 하루동안 들었던 음악의 리스트가 내게 피드형태로 제공될 수도 있다. 아무튼 오픈소셜의 내용에 대해서는 외부자료가 많을테니 검색하면 될 듯하다. 실은 별 내용도 없다. 적용 단계에서의 자유도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common API는 매우 간단하다.

누가 오픈소셜에 관여했는가? 뉴욕타임즈를 보니 Joe Kraus가 프로덕트 매니저였던 것 같다. 조 크라우스는 최근에 Jotspot을 구글에 매각한 사람이다. 똑똑한 것 외에도 "윤리적인 면"을 다분히 갖추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드는 친구였다. (세상에 똑똑한 사람은 많다. 마인드를 갖춘 사람도 많다. 그러나 똑똑하면서 마인드를 갖춘 사람은 매우 찾기 힘들다.) 오픈소셜을 이끌어냈다면 또 하나의 단절적인 일을 해낸 것 같다. 작년 언젠가 이친구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어서 찾아보니, 딱 1년전 오늘이었다.

애고 깜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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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자명이 있었군. (아는 사람만 안다는...^^)

FF도 지원해야 하는 이유 - 플랫폼은 "웹 자체"이기 때문

최근에 한 블로거분께서 네오위즈 대문페이지가 파이어폭스를 지원하지 않는 것을 비판한 내 영문 블로그의 (이 글의 연속에서 씌여진 글) 을 질타하는 글을 써 주셨다. 한 명의 블로거로써 건설적인 비판은 무척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되는 문제에 대해서 제기해 주셨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나는 우리나라에서 IE 밖에 사용할 수 없는 사이트들이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결국 개별 사이트 단위가 아닌, 웹 자체가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웹에서는 누구도 독자적인 플랫폼 사업을 장기적으로 하기 어렵다. 처음에 각광을 받던 Facebook의 플랫폼 전략도, 시간이 지나면서 단기적인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모바일 웹을 독자 플랫폼으로 삼으려는 이통사들에게서 이노베이션이 나오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이다.

만일 웹 자체가 궁극적인 플랫폼이라고 규정한다면, 이러한 웹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어떠한 경로에서도 문제없이 지원될 수 있도록 서비스 업체에서 한걸음 더 노력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라고 본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 회사의 디자이너들과 웹 개발자들은 크로스 브라우징을 지원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른다. 스킨 하나를 만들더라도 IE, 파폭, 사파리... 에서 다 맞추어 보면서 미세한 부분들을 수정해 나가는 것은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정말로 큰 수고다. 때론 이것때문에 일정이 딜레이 되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서비스 사이트, 심지어 어쩌면 공공 서비스 부문에 속하는 금융거래나 정부기관 사이트 접속에 있어서도 IE만 지원되고 있다. 물론, 개별 기업이나 사이트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IE만 지원하는 것이 개별 사기업 또는 개별 단체의 선택이므로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 게임 회사가 IE만 지원하는 것 역시 개별 기업의 선택이라면 사실 할 말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애플과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자발적 소수자들이라고 규정한다면, 그들은 스스로 자발적 소수자의 길을 택할 때 어느정도의 불편도 감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다. 그냥 컴퓨터마다 다 깔려있는 IE 쓰면 되는건데 굳이 몇 가지가 지원되지 않는 걸 알면서도 FF를 선택해 놓고서, 거기에 따른 불편을 토로한다는 것은 일견 앞뒤가 안맞는 행동일 수도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피망에 접속해서 게임하러 오는 사람중에 IE 안 쓰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네오위즈에서 FF나 사파리를 맞추는 게 오히려 낭비적인 행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나 내게는 이 모든 것이 "웹이라는 전체 플랫폼을 인정할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라는 가치의 차이로 귀결하는 문제이다.

만일 웹이라는 전체 플랫폼을 인식한다면, 마치 모든 제조업 공장이 자사만 생각하고 그 공장들을 수용하고 있는 기본적 플랫폼인 자연과 환경에 대해서 무시했을 때 재앙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듯이, 인터넷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개별 사기업 또는 단체라고 하더라도 한번쯤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담겨있는 보다 큰 그릇과 생태계, 즉 웹이라는 플랫폼을 돌아보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일 거라고 본다. 쉽게 말해서 웹으로 밥먹고 사는 사람들, 웹 전체적인 생태계적 발전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지 않냐는 것이다.

더우기 나는 이 글을 보고 정말 놀랐다. 이미 리눅스, 맥OS용 공인증소프트웨어가 있는데 배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웹, IE 종속 [폐쇄형 공인인증서 한몫]
금결원은 이미 리눅스, 맥OS용 공인인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놓고도 배포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오픈웹 진영에서 자바 애플릿 형태의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거부했다. 기술적 다양성에 대해 완벽하게 무시로 일관해오고 있는 셈이다.
금결원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결국 이노베이션은 늘 민간 서비스에서 나오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의 인기있는 서비스 업체들이 파이어폭스나 사파리, 맥 OS 등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석찬님이 다음 포털을 웹표준 준수 포털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나, 태우님이 파이어폭스에서 싸이 뮤직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기뻐하는 일들이 의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오위즈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인기있는 서비스 업체인데, 파이어폭스에서 대문 페이지에 아무런 내용이 뜨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분발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역시나, 눈길을 "우리 회사의 서비스"정도에만 두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눈길을 좀더 위에서 바라보는 넓은 시각, 즉 "플랫폼으로써의 웹"에 두면 여러가지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네이버에서 정보를 크롤링 해가기만 하고 외부에 절대로 주지 않는 것도 사실 개별 기업의 선택이고 경쟁력 강화 전략이므로 무어라 할 수 없지만, 역시나 좀더 "위에서" 보면 머리를 긁적거리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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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우리의 이런 얘기들을 우리나라 서비스를 해외에 알리고자 하는 영문 서비스에 게재를 했어야 하는가?

웹 2.0 아시아 블로그를 쓰기 위해서 때로는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날 때도 있다. 돈나오는 것도 아니고 우리 회사에 도움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야 하나? 비전 때문이다. 내 젊은 시절의 비전은 우리나라의 앞선 서비스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러한 서비스를 우리 회사를 통해서 만들어서 해외에 가지고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도 지식경제의 한 축으로 인정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비전을 규정한 이후, 그대로 살고 있다. 나는 비전에 대해서 투명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 비전을 알리고 다닌다. 그리고 그 비전대로 행동한다. 웹 2.0 아시아는 그런 비전이 투영된 것이기에 자랑스럽고, 한 1년반 열심히 썼더니 새로 알게된 사람들, 연락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잘 하지도 못하는 영어로 1년 반 넘게 꾸준히 블로깅 하는 것, 무언가 비전에 이끌리지 않는다면 그다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국의 모든 것을 장미빛으로 표현하는 것과 동일하지는 않다. 얼마전에 CNN 인터뷰가 그랬다. CNN에서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IT 선진국이라는 취재를 나왔던 것이고, 나는 최대한 한국이 IT에서 저만치 앞서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말과 글로 했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가? 인프라는 앞서있을지 모를지언정, 나와 우리회사가 속해있는 "서비스 섹터"에서 세계의 패러다임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있는가? 다이얼패드와 싸이월드를 배출해낸 게 우리 벤처 1세대 선배들이다. 그때 26살정도였던 내게, 이찬진과 이민화 등의 벤처 우상들은 새로운 꿈을 가져다주었었다. 더이상 그러한 순수한 창업의 열정들이 많이 안 보여서 너무 안타깝다. 한국의 새로운 웹서비스가 나오면 Web 2.0 Asia에서 신나게 리뷰하고 싶지만, 요새 리뷰할 서비스가 도무지 없다.

인터뷰를 마치고 비가 오는 연세대 길을 태우님과 내려오면서, 내내 속으로 스쳐지나간 생각은 바로 그거였다. 우리, 진짜 인터넷 서비스 강국 맞나? 내 생각엔 아닌데.. 가슴속에 열정과 확신이 없으면서 입만 나불대는 건, 나도 꼴에 지식인인지라, 참 하기 싫은 일이다. 혹시 나 CNN에서 입만 나불댄거 아닌가? 그래서 그날 바로 쓴 글이 "한국에서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가 나오진 않을 것이다 (The next big internet service won't come from Korea)"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물론 제목에 이어지는 본문 첫 줄은 "앞으로 젊은 기업가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는다면 말이다 (That is, unless there are more # of young entrepreneurs.)" 였다. 당연히 한국에 대한 체념이 아닌 사랑에서 나온 말이었고, 핵심 주제는 한국에서 창업 열풍이 없어서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나는 비록 저널리스트는 아니지만, "개별 블로거가 일개 언론사 사주들"이라는 블로터닷넷 김상범 대표님의 표현에 기대어서 감히 "저널리스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그대로 블로그를 써야 한다고 본다. 내가 보고 저건 아니다 싶은 것은 저건 아니다고 쓰는 것이고, 내가 보고 저건 정말 감동적이라면 감동적으로 써야 한다는 거다. 그게 블로그의 매력 중의 하나가 아니겠나. 일례로 얼마전에 큐박스에 대해서 대단히 좋은 리뷰를 썼는데, 그건 진짜 마음에 들어서이다. 큐박스 분들을 아는 친분이 있지만 만일 큐박스의 서비스가 형편없었다면 그렇게 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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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나는 네오위즈와 같은 한국의 대형 서비스 업체들이 플랫폼으로써의 웹이라는 존재를 인지하고, 더 나은 접근성을 제공했으면 한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맥에서도 금융 거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블로깅을 하려고 한다.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하다. 가차없는 비판도 고마울 것이다.

루엘 출연 단상

루엘이라는 남성잡지에 최근 체스터님과 함께 한컷을 찍었다. "비즈니스 버디"라는 기획코너에 나왔다. 막상 실제로 인쇄된 프린트물 잡지에 내 모습이 나온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

촬영장에 갔더니 컨셉이 술잔을 기울이는 컨셉이란다. 장인어른이 목사님이고 나 자신도 모태신앙인 사람에게 술 컨셉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어쩌랴, 사진작가가 의도한 컨셉을 바꿀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술잔을 서로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의 연출에 적극 협조를 했다. 아니, 협조하려고 하는데 잘 안되더라. 둘이서 친밀한 이야기를 하면서 쾌활하게 웃으라는데, 일 이야기를 빼니 별로 할 말이 없고 웃음도 3초이상 웃기가 힘든거다. 나중엔 사진작가가 (과장 좀 보태서) 거의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의 조재진 입모양을 그리려고 하는것 같았다. 그런데 어찌 우리뿐이랴.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남자들 두 명을 데려다놓고, 자 지금부터 둘이서 쾌활하게 계속 웃어 보세요~ 라고 말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유재석과 노홍철이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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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GQ나 루엘같은 남성잡지를 가끔 볼때마다, 이런 류의 잡지는 좀 피상적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이런 남성잡지는 주로 벤틀리와 렉서스 이야기, 애플과 소니의 전자제품 이야기, 셔츠 하나에 수십만원씩 하는 명품 브랜드 옷 이야기 등 "형이하학적"인 것들이 대부분의 컨텐츠를 차지하는 것 같다. ("형이하학적"의 정의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여기서는 일단 "돈 주고 살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해 보자. 그렇다면 많은 남성잡지, 아마 예상컨대 여성잡지 역시 매우 "형이하학적"이리라.)

결국 우짜든지 성공해서 돈 많이 벌고, 쿨한 제품 많이 소비하는 쿨한 사람이 되어라, 이런 메시지가 담긴거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성공이 아닌, 성공의 이미지를 파는 것 같아서 좀 씁쓸했었다. "이거 완전히 허영심 부추기자는 거구만..." 뭐 이런 생각 말이다. 조금은 빗나간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나는 꼬날님같이 정말 실력을 갖추고 열심히 사는 사람을 커리어 우먼이라고 생각하지, 일에 대한 노력과 자기개발은 하나도 안 하면서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옷과 핸드백에 신경쓰는 사람을 커리어우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커리어우먼과 커리어우먼 이미지가 다르듯, 성공과 성공의 이미지는 분명 다른 거다.

그러나 막상 남성지의 중간에 비록 매우 짧은 한토막이지만 끼어있는 내 모습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시간적, 물질적 여유없음으로 인해 잡지에 나오는 컷처럼 완존 스타일리시하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스타일리시한 삶에 대한 동경마저 완전히 놓아버리지는 말자는 생각. 그러한 일종의 (좋은 의미의) "긴장감"을 놓아버리는 순간, 나는 뱃살에도 신경쓰지 않을 거고, 옷도 아저씨처럼 추레하게 입고 다닐 것이며, 비즈니스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고 깔끔하게 보이려는 노력 자체를 놓아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언젠가 동창회에 만나서 이성의 동창들을 만날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사회적 위치나 외모를 다잡아 가면서 살라고. 즉 긴장 완전히 풀고 살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남 눈치보며 사는 인생은 자기 인생이 아닌 거고, 자기 인생이 아닌 남의 인생을 사는 것만큼 불행한 것은 없다. 그리고 결혼까지 한 마당에 뭐 초등학교 동창회 나가서 불륜이라도 저지를 거란 말인가?^^ 그러나 위의 이야기는 그런 차원이라기보다는 "긴장풀지 말고 배에 힘주고 다녀~ 안그러면 배나와.."쯤으로 받아들이면, 적어도 내게 해가 되진 않을 만한 이야기인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일을 일깨워주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스타일리시한 삶에 대해서 완전히 담쌓고 살진 말자"는 걸 일깨워주는 잡지는 효용이 없지 않다고 본다. 어쨌든 모든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다. 어떤 이는 매끈한 스포츠카를 보고 "내가 무슨짓을 해서라도 저 차 사고야 만다. 옆에 이쁜여자 태우고 룸싸롱 다녀야지" 라는, 지극히 "벨트 아래적인" 생각을 할 것이고, 어떤 이는 동일한 스포츠카를 보고도 "내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큰 일을 해야 저정도 차를 굴릴 자격이 주어질까?" 라는 "벨트 윗적인" 생각을 할 것이다. 형이하학적인 컨텐츠로 가득찬 잡지라도, 나름대로 형이상학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여지가 전혀 없진 않다.

영문 블로그 불끈

왕쩬슈오 (Wang Jian Shuo) 라는 중국 블로거가 영문 블로깅에 대해서 압박을 준다. 상해에 사는 이 사람은 영어권에서 교육받은 적이 한번도 없고, 심지어 최근까지 영어권 국가에 여행가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002년 9월부터 거의 하루도 안 빼고 영문으로 블로그를 써 왔다. 영어도 얼핏 보기에 수준급이다. 그는 영문 블로그와 중국어 블로그를 하나씩 쓴다. 그의 영문 블로그는 중국 전체 블로그 (중국어 블로그까지 통틀어서) 순위 10위안에 든다고 한다.

그는 식스어파트의 무버블 타입에서 블로그를 쓴다. 식스어파트는 그의 블로그 5주년을 맞아 그를 위한 조촐한 기념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우리도 몇년정도 꾸준히 블로그하신 분들을 발굴해서 기념파티 해주는 것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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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도 영어를 그다지 잘 하는 건 아니지만, 미국에서 몇년, 영국에서 몇개월을 실제로 산 적이 있고, 직장에서도 해외쪽 관련된 일을 많이 해온지라, 적어도 최근까지 미국에 가본적도 없다는 왕쩬슈오씨보다는 영어 글쓰기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eb 2.0 Asia 블로그를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빼먹을 때가 많았다. 좀더 분발해야겠다는 도전을 준다. 더불어 중국어는 기본이고 영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중국의 인재들에 대해서 두려운 마음도 조금 든다.

극한의 다림질

왜 이런 일들을 하는지 모르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다림질" 컨셉을 취하는 사진을 올리는 Extreme Ironing 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물속 다림질, 절벽 다림질 등등 소재가 다양하다. 사이트는 여기에.



애플의 지나친 유머..

이 글에 따르면, 애플의 새로나온 운영체제인 레오파드에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 검색을 할 때, 윈도우 OS 기반 기기가 검색될 경우 구형 모니터에 블루스크린이 떠 있는 이미지를 띄운다고 한다. (아래 그림처럼 - 사진소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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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레오파드를 써보지 않아서 실제로 이런 이미지가 모든 경우에 뜨는지는 모르지만, 만일 그렇다고 하면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다... 유머스러운 제스처는 광고에서 마음껏 끼를 발산하고, 운영체제는 좀 점잖고 중립적으로 놓아두는 건 어땠을까.

기획자와 개발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37,856 번째 글

그렇다, 아마 그럴 거다.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정말 쓰여진 글이 많을 거라서, 거기에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거다. 게다가 이 문제에 대한 내 관점은 기획자 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개발자로써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개발도 해 보시고 기획도 해 보시는 분들이 더 나은 관점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본다.그럼에도불구하고 그냥 단순히, 개발자들과의 협업을 위해서 기획자가 어떻게 더 노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위주로, 내 나름의 깜냥을 적어 보기로 한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이런 경우가 많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가계부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다고 하자.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즈니스 기획을 하는 사람이 서비스 기획까지 이어서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기획자의 80%의 관심은 세상을 바꾸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계부 프로그램일지 아닐지를 검증하는데에 가 있을 것이다. 즉 좀더 비즈니스/마케팅적인 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비즈니스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없는 서비스라면 애시당초 기를 써서 만들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 정작 가계부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기획은 "상위기획 워드문서" + "파워포인트로 만든 스토리보드" 정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획자의 머릿속에는 좀더 많은 것들이 있을지언정, 이를 다양한 유저 케이스별로 검토하고 제 3자가 이를 알 수 있도록 문서화하는 작업이 없으면 "상위기획 워드문서"+"파워포인트로 만든 스토리보드" 만 가지고는 아무리 기획자적 소양을 가진 개발자라도 실제로 개발을 시작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실제로 가계부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이러한 다양한 것들이 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상위기획 워드문서"+"파워포인트로 만든 스토리보드" 정도의 문서에는 아마도 나와 있지 않을 것이다.

- 이 가계부를 누가 쓰는 것인가? 남편과 아내만 쓰나, 아니면 회원 가입을 받아서 철수엄마랑 똘이아빠도 쓰게 할 것인가?
- 남편과 아내는 각각 동일한 사용 권한을 가지는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 아내가 쓴 컨텐츠에 대해서 남편은 고치거나 삭제할 수 있는가? 반대의 경우는?
- 가계부의 항목난에는 현재 있는 항목들 외에 향후 어떤 항목들이 추가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지금은 신용카드로 지불한 내용과 현금으로 지불한 내용을 따로 구분해서 계산하지 않지만, 향후 그럴 니즈가 발생할 가능성이 50% 이상 되는가? 그처럼 향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50% 이상 되어서, 마치 도로를 미리 깔듯 인프라를 설계할 때 미리 고려되어야 할 것은 또 뭐가 있는가?
- 가계부의 금액난은 원화만 입력받을 것인가, 외화도 수용할 것인가?
- 가계부의 월별 사용내역 보기는, 매달 1일부터 말일까지를 보여주는 것인가 아니면 검색일 기준으로 그 앞 한 달치를 보여주는 것인가? 매월 사용내역을 다 archive로 기록할 것인가, 아니면 최근 몇달치만 갖고있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찾자면 한 20개는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지극히 간단한 가계부 프로그램도 이러할진대, 복잡한 웹 서비스는 얼마나 고려 요소가 많겠나.

이러한 다양한 유저 행동에 따라서 예측 가능한 결과치들과 이에 수반되는 데이터 입출력 시나리오가 촘촘히 결정이 되어야 비로소 개발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겉에 보이는 모습만을 규정하면 이를 만들어 낼 수가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2명 이상의 기획자들이 롤 플레잉을 계속 하면서 다양한 유저 행동을 시뮬레이션 하고, 정책이 부딪힐 때는 서로 싸워 나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게 필요하다. 제대로 된 용어인지 콩글리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아이디어 바운싱" 이라고 해야 할까? (콩글리시 맞는 듯하다 ㅠ)

기획자는 물이 안 나올때까지 우물을 파는 사람처럼, 하나라도 디자이너와 개발자에게 더 정의해 주고 모호성을 줄여줄 수 있는게 없는지 계속 찾아보고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의 근저에는 동료 의식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기획안을 들고 실제로 밤을 새고 땀을 흘려가며 속된말로 "노가다"를 뛸 사람들은 바로 다름아닌 당신의 동료들인 것이다. 이걸 늘 기억하면, 대강대강 기획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방점을 찍어주어야 한다. 100개의 기능이 있다면, 개발자는 100개의 기능을 다 공들여서 개발해야 한다. 왜냐하면 중요하지 않은 기능이더라도 적어도 버그는 나면 안되니까. 따라서 사실 100개의 기능이 아닌, 중요하고 핵심적인 20개의 기능을 주는 게 더 낫다. 그러나 서비스를 하다보면 사실 주변부 기능이 전혀 없을 순 없다. 이럴 경우, 어떤 기능이 핵심인지를 분명하게 명시해 주어야 하고 (이는 비즈니스 목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에 노력의 초점이 맞추어 지도록 해야 한다.

항상 기억해야 할 점은, 어떤 서비스이든지 간에 가장 핵심이 되고, 80%의 유저가 80%의 경우에 수행하는 행동은, 결국 두세개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당신이 워드를 쓸 때, 위키를 쓸 때, 아이튠스를 쓸 때, 온라인 캘린더 프로그램을 쓸 때, 블로그를 쓸 때... 주로 쓰는 기능은 무엇인가? 아마 몇 가지 기능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여기에 핵심을 맞추어야 한다. 이러한 핵심 기능은 강력하고 스케일러블하게 만들고, 나머지 주변부 기능들은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러한 핵심적인 기능은 어떤 것인지를 정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기획은 연필로만 그렸지, 컬러를 입히지 않은 그림과 같다. "결국 우리가 하려는 게 뭔가? 어디를 바라보고 나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강력한 비전 제시가 있어야 한다. 어떤 공간의 청소를 하는데 "여기는 세번 쓸고, 저기는 네번 닦아야 한다"는 자세한 지침도 도움 되지만, 그 이전에 "우리는 여기를 깨끗이 꾸며서, 청소년들을 위한 독서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는 미션을 부여하면 일을 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맞추어서 자기들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도 내면서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하는 동물이므로...

기획자들은 모호하게 아는 상태에서 어설프게 말하지 말자. 사실 기술의 세세한 부분은 몰라도, 해당 기술에 대해서 어느정도의 컨셉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게 기획자의 몫이다. 대기업에 있었을 때, 주로 외주업체 써서 일을 진행하다 보니 서비스 기획자들이 기술의 개념에 대해서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가끔 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다보니 R&D 팀과 이야기가 진행될 수가 없다.

예를 들어서 이런 거다.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을 웹으로 올리려는 서비스가 있다고 치자. 이러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적지않은 기술적 장벽들이 존재한다. 어플리케이션을 기존 폰 사용자에게 배포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경우) 자바로 구현해야 하는 게 맞는데, 자바의 경우 기존에 J2ME에서 정의한 스펙 그대로 개발할 경우 해당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휴대폰의 멀티미디어 파일 시스템에 액세스할 수 없어서, 위에서 말한 어플리이션을 구현할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자바 익스텐션을 폰 개발시 구현시켜 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해당 조직과 협의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다음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어플리케이션에서 보여줄 썸네일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폰더러 썸네일 이미지로 만들라고 하면, 폰의 빈약한 CPU와 비디오 메모리가 버벅댈 것이다. 따라서 JPEG 헤더에 들어있는 EXIF 썸네일 이미지를 추출해 오는 편이 더 나은 유저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풀고 나면 다음 문제가 또 나타날 것이다.

이는 그냥 머리속에서 떠오른 예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기획자가 면밀하고 정확히 알아야, 일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뭔가 "매조지"를 지을 수가 있다. 그러나 내가 보았던 대부분의 기획자들은 자바 익스텐션이 뭔지, Exif 섬네일이 뭔지를 모른다. 모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다. 나도 모르고, 실은 그런거 모르는 개발자들도 많으니까. 그러나 찾아보아야 한다. 썬의 J2ME 화이트페이퍼라도, 아니 위키 페이지라도 한번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JSR-75 라는건 어디서 많이 들어서 아는데, 그 단어를 감싸고 있는 더 큰 맥락은 모르는 분들도 많이 보았다.

물론 세세한 기획적인 요소들은 어느정도 시니어 레벨이 되면 일일이 본인이 기획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시니어 포지션에서는 어쩌면 "가계부 프로그램이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프로그램이 맞는가?"에 신경이 가 있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를 들어 집을 짓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실제로 집을 짓는 과정에 처음부터 참가해서 바닥부터 벽돌을 쌓아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속칭 "십장"이 되었을 때 집을 더 잘 지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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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개발자들에게도 첫번째로 갖추어야 할 덕목은 동료의식과 협력의식이다. 일이 되게끔 하는게 목적이지, 자신의 인텔리전트를 과시하거나 남의 헛점을 짚어내는 게 목적이 아닌 것이다. 적은 외부에 있는 경쟁자지 내부의 동료가 아니다. 따라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조직적인 시각에서 보았을 때는 사실 마이너스 요소일 수 있다. 내가 인터랙션하는 사람이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나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짚어주어야만 한다. 어차피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는 서로 다른 면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와 완벽히 동일한 관점에서 생각하기를 기대한다면 그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잘못된 거다. 따라서 다들 조금씩 희생해야 한다. 과정 가운데에서 서로 맞추어 가는 노력을 모두가 조금씩은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건 검증된 것도 아니고, 예외의 경우도 존재하겠지만,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실패한 서비스의 A급 인재보다 성공한 서비스에 관여한 B급 인재가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을 종종 보았다. 우리 사회도 트랙 레코드라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는 세상이 된 것같다. 당신이 리니지를 개발한 핵심 인력이라면 평생 밥 먹고 살 걱정을 하겠는가? 그러나 당신은 스스로를 정말 머리좋은 사람이라고 규정짓지만, 그게 하나의 서비스나 제품으로 나타난 결과치가 없을때 스스로를 잡 마켓에서 포지셔닝하는데 크든 적든 애로를 겪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획자와 개발자가 한 프로젝트에서 날카롭게 각 세울 생각을 하는 건 넌센스다. 어떻게 해서든 서로 도와서 다같이 걸작 서비스를 만들어낼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획자든, 개발자든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한다. 70~80%의 대부분의 문제는 서로 비슷하거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 같다. 참 불행히도, 세상을 움직여 가는 사람들 중에는 말 잘 하고 글 잘 쓰는 사람이 꽤나 많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공통점을 따지고 보면 결국 무엇이겠나.. 게다가 여러 사람들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프로젝트에서 커뮤니케이션만큼 중요한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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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마치 우리 회사의 경우에 비추어 글을 쓴게 아니가 하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다.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고, 실은 대기업에서의 경험을 염두에 둔 부분이 많다. (이게 우리 회사 이야기라면 메일로 썼지, 왜 블로그로 쓰겠나.) 물론 우리 회사에서도 개발자와 기획자 간의 트러블이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우리회사만큼 공동의 미션에 강력히 참여하면서 성공적으로 협업해 나가는 회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은 회사라서 모두가 한 공간에 모여있는 게 큰 도움이 되는 듯하다.

기본적으로, 이 긴 글의 요약은 우리 모두 더 나은 기획자가 되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겨울껜가 유노님이 CSS와 웹표준에 대해서 공부하는 모습을 너무 멋지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Dash - 무선인터넷 네비게이션

인터넷 기반의 자동차 내비게이션인 "Dash"가 화제다. 기존에 GPS 만 내장하고 있던 내비게이션에 비해서, 무선인터넷에 연결됨으로써 지역정보가 제공되기도 하고 현재 어느 길의 소통이 원활한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된다. 리눅스 OS 기반의 Dash는 웹 매시업을 지향해서, 오픈 API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API를 이용하면 이올린 지역정보윙버스 맛집 리스트가 해당 지역을 지나갈 때 자동차 내비게이션에서 표현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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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이런게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이내 들었던 생각은 왜 우리나라에서 이게 먼저 나오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PMP나 내비게이션들은 거의 다 와이브로나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것 같은데... 오픈 API를 활용한 지역정보 매시업이나, 다른 사용자들과의 IP기반 인터랙션 등으로 아이디어가 확대되지 못한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니즈도 그렇게 크진 않았던 것 같다. 내비게이션에서 주로 찾는 부가기능은 DMB나 P2P로 받은 동영상 파일을 USB로 전송해서 감상할 수 있는 PMP기능이 대부분인 것 같다.

Dash 회사의 주요 멤버 리스트를 보니 모두 다 자신들의 자동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게 재밌다. 참고로 우리 회사에도 자동차 배경 사진이 매우 어울리는 분이 한분 있다.^^ 아무튼, 회사 멤버들의 진용이 매우 화려하고, 투자가 리스트에는 바로 아랫글에서 언급한 클라이너 퍼킨스와 시쿠아가 나란히 1, 2선발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회사들은 큰 실수만 저지르지 않으면 어느정도 가 주는 곳이 실리콘밸리다.

Dash의 선전을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제품이 먼저 웹 2.0 입소문 (hype) 을 타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우리나라가 큰 경쟁력을 갖춘 분야가 하이테크 제조업임을 생각해 볼때 더욱 그렇다.  

실리콘밸리 VC가 중국에서는 오프라인 산업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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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서적을 읽기 좋아하는데, 요즘 읽는 책은 친디아(Chindia)라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이미 "게임 끝"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30년 뒤의 세계 1위 경제는 중국이 될 것으로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쩌면 중국은 이미 미국과 어느정도 대등한 위치에 올라섰는지도 모른다. 오늘 테크크런치에도 나왔지만 1989년에 세계에서 가장 시장가치가 높던 20대 기업의 73%는 일본기업이었고, 1999년에는 그 리스트의 77%가 미국 회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20대 시장가치 기업의 41%가 중국 기업이고, 미국 기업은 중국에 뒤진 38%라고 한다. 50년대에 옥스포드 대학에 유학을 갔던 사람이 지금은 하버드에 갔었으면 하고 후회하는 것처럼, 어쩌면 요새 미국 사립학교에 가는 것보다 중국의 북경대에 유학가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현명한 선택으로 인정받을 지도 모른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 중국이 미국에 미친듯이 공산품을 수출하는 만큼, 미국도 중국에 무언가를 수출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제품중에 중국에서 경쟁력 갖춘 공산품이 뭐가 있겠나. 그래서 미국이 중국에 수출해서 재미를 보는 제품들이 전투기와 무기라고 한다. 이러한 것들은 아마 중국을 미국이 여차하더라도 침공할 수 없을 나라로 키우는 데 일조할 것이고, 미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더 좁게 만들 것이다. 또한 미국이 침공할 수 없으므로, 중국은 마음놓고 경제규모가 우리와 필적하는 대만을 완전히 합병할 것이다.

아무는 이렇게 중국이 급성장하다보니 "차로 10분거리에 있는 회사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극도로 자신들의 편의에 맞춘 원칙을 가지고 있던 미국의 VC들마저 돈을 싸들고 중국으로 가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VC들, 특히나 유명한 VC들의 경우 얼마나 오만할 정도로 자신감에 찬 사람들인가? 얼마전에 만났던 실리콘밸리의 한 사업가는 이런 일화를 전한다. 한 저명한 실리콘밸리 VC가 말하길, 자기는 "주로 다섯글자로 이루어진 회사 - Yahoo, Cisco 등등 - 에 투자하길 좋아한다" 라고 했다는 거다. OTL...그야말로 투자받으러 간 사람들을 벙찌게 만드는 얘기다. 그럼 회사 글자를 다섯글자로 바꾸고 오라는 이야긴가?

그중에서도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와 시쿠아(Sequoia)는 가장 저명한 VC회사들이다. 그런데 이게 왠걸, 이들이 중국에 가서 투자하는 회사들을 살펴보니... 완전 전통산업들이 포함되어 있더라는 기사가 Venturebeat에 나왔다. 그 유명한 클라이너 퍼킨스는 셔츠 제조공장에 투자했고, 시쿠아의 경우는 한층 더 안습으로 고급 채소를 생산하는 "농장"에 투자했다고 한다.

클라이너 퍼킨스나 시쿠아가 셔츠공장이나 농장에 투자한다? 실리콘밸리 기준으로는 정말 말도안 되는 이야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시장이 바로 이런 곳 - 즉 가오잡고 멋있게 들어간 실리콘밸리 VC들이 자금 수익율을 내기 위해서 셔츠공장과 농장에라도 투자를 해야 하는 곳- 이라는 걸 의미하는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중국에서조차 IT 버블의 징조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이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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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너가 투자한 중국 셔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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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쿠아가 투자한 중국 농장

세상은 추천과 개인화로 이루어져 있을까?

웹 3.0 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몇 가지 정도가 되는 것 같다. 대부분 (아마도 80% 이상) 은 당장에 용어의 피로감을 토로한다. 웹 3.0 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다. "아니 웹 2.0도 버블이네 마네 하고, 실체가 뭔지도 모르겠는 마당에 왠 웹 3.0? 너 지금 한번 떠볼라고 하는거지?" 속된말로 "짱난다"는 거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얼굴에 철판깔고 웹 3.0 을 언급하는 제이슨 캘리캐니스같은 사람들은 저마다 "웹 3.0은 이것이다" 라고 주장하는데, 여기엔 대략 시맨틱 웹, 개인화된 웹 등이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

웹 1.0 이 컴퓨터(인터넷, 모바일등을 포괄하는 큰 단어)와 사람간의 인터랙션이었고, 웹 2.0이 사람과 사람간의 인터랙션이었다면, 이제 웹 3.0 은 컴퓨터와 컴퓨터 간에 지들끼리 알아서 인터랙션하고나서 가장 좋은 결과를 사람에게 충실히 가져다준다는 개념인 듯하다.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다 알고, 가장 그 상황에 맞는 결과치를 알아서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음.. 근데 다 좋은데, 그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일까?

편할 수도 있겠고,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인생은 어떤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나에게 무언가를 추천해 주고, 나는 그것을 넙죽넙죽 받아먹는 것으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기존 행동에 기반해서 다음 액션이 예측되고 추천되는 인생은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 가끔 우리 모두는 되바라진 일을 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전에 전혀 관심이 없던 무언가를 다른 사람이 너무도 멋지게 하는 걸 보고 (예를 들어 윈드서핑이나 MTB자전거등) 나도 그걸 하고 싶어하게 되는 경우도 자주 있지 않은가? 가끔은 "우연한 발견 (세렌디피티 또는 stumble upon)"이나 "즐거운 놀라움 (pleasant surprise)" 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게 사람이라고 본다. 나는 레드삭스의 골수팬이지만, 최근의 콜로라도 로키스를 보면 팬이 되고 싶어진다.

내가 아는 교수님 (미국 분) 은 자신의 친구 교수가 게이인데, 그 사람의 생일 선물에 맞추어서 게이들이 좋아할 만한 패셔너블한 옷을 사서 선물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이 교수님에게 끊임없이 추천되는 상품은 게이 상품이다. 이분은 게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게 개인화와 추천의 맹점이 아닌가 싶다.

실은 어떤 사람이 좋아할 만한 추천과 개인화를 제공해 주면서, 동시에 그 사람에게 "즐거운 놀라움"을 선사할 수도 있는 유일한 존재는 다른 사람들이 아닐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야 너 이거 좋아할 것 같애" 라고 나에게 맞는 것을 추천해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야 이거 한번 해봐봐.. 장난아냐" 라면서 기존의 내 행동에 기반해 있진 않지만 내가 좋아할 만한 "즐거운 놀라움" 을 선사해 주기도 하지 않는가. 그래서 수많은 웹 3.0 에 대한 예측중에 가장 내게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소셜 웹인것 같다.

소셜 웹이 적절하게 개인화와 추천 등과 섞일 때, 매우 쓸모있는 가치가 제공되리라 본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서 유저가 새로 데이터를 생산하게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고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우리 모두는 다 게으르기 때문에, 귀찮은 것을 주면 안 된다.) 유저가 이미 하고 있는 행동에 기반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음악만 듣기만 하면 다른 사람들을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Last.fm 등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아니면 최근에 나온 xobni (inbox를 거꾸로 읽은) 처럼, 기존에 이메일 쓰는 것에 더이상 아무것도 할 것이 없어도 당신과 이메일을 가장 많이 주고받은 사람을 기반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해 주는 서비스도 그 예다. 이처럼 intrinsic한 방법으로, 유저가 신규 데이터를 제작하지 않고서도 기존의 행동만 해도 부가적인 가치가 부여되도록 하는 서비스가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웹 서비스 피쳐중의 하나는 아마존의 "이 책을 산 사람들이 구매한 다른 책 리스트" 이다.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해주는, 흔히 말하는 "크로스-셀링"을 가능하게 해 주면서도, 사람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피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화된 웹과 소셜 웹이 절묘하게 결합된 예가 아닐까 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확대?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잘 되는 기작을 이해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었던 것 같다. 자본주의 세상의 만트라는 "당신의 모든 행동이 다 금전적 이익으로 연결되도록 하라"는 게 아닌가. 심지어 대기업에 있을 때 한 간부께서는 "니가 하는 행동 다 적어보고, 그게 회사에 얼마만큼의 수익을 가져다주는지 한번 따져 보라"고 하시기까지 했다.

아무런 금전적 이익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새벽 2시에 어떤 이가 게시판에 버그를 포스팅하면 새벽 2시 5분에 누군가가 커밋을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할까?

결국, 자신이 생산한 지식과 컨텐츠가 주변 커뮤니티로부터 강력하게 인정되고 박수받는 기제가 성립되기만 하면, 인간은 자신이 가진 지혜와 지식을 다른 사람과 기꺼이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기꺼이 나서서 해결해 주는 것 같다. 즉 쉽게 말하면 인간은 충분히 이타적이고 공유하기를 좋아하는 존재지만, 단 이는 자신을 누군가가 알아준다는 전제 하에서만 성립한다.

이런 심리적인 기작을 아주 잘 살린 서비스가 우리가 흔히 쓰는 지식인인 것 같다. 그리고 예쁜 여자가 길을 물어보거나 "어떤 컴퓨터를 사야 돼요?"라고 물어올 때, 일생일대의 사명감을 가지고 길을 가르쳐 주는 것, 혹은 재미있는 링크를 친구들에게 메신저나 메일로 보내는 것도 실은 이런 심리적 배경에 기인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잘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사회의 일반적인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Back to Korea - 일본 소고

일본에서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를 포함한 프로젝트 수행팀은 일단 한국으로 귀국했다. TNC가 일본에서 구축한 서비스는 기술적으로는 모두 완성되었지만, 컨텐츠를 더 확보해야 하는 관계로 11월 경에 오픈할 예정이다. 우리 구성원들의 땀이 들어간 프로젝트라서 애정이 많다. 오픈하면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 (하더라도 아마 일본어의 압박때문에 감흥이 바로 오진 않을 수도 있겠다.)

이 프로젝트를 레퍼런스로 해서, 일본 기업들의 문의가 들어오면 선별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지난주에 일본 최대 전시회인 CEATEC 기간에 동시에 열렸던 "Jetro Bizmatch" (일종의 "외국 기업과 일본 기업간의 만남의 장" 행사) 에서 TNC는 히타치 등 일본 업체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했던 기업이었다. 꼬날님이 아주 인기가 많았다는 후문. 아울러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Textcube 내려받기 사이트도 조만간 일본에 런칭할 예정이다.

아무튼 일본에서의 수개월을 보내고 우리나라에 다시 오니, 인사드릴 분들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것 같다. 특히나 결혼식에 와 주셨던 분들... 결혼 하자마자 일본에 가느라고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다.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고, 사람만큼 소중한 게 없는데, 너무 무성의했다는 반성이 든다. 반대로 일본에서 만났던 분들께도 한국에 다소 빨리 넘어오면서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다. 살면서 일본이야 자주 갈 일이 있을 테니, 다음번에 뒤늦지만 제대로 인사를 드려야겠다.

뭐 수년 산 사람도 아니고 해서 "일본 다녀온 소감" 을 밝히긴 우습지만, 몇가지 나만의 관점에서 느낀 점을 두서없이 써보면 이렇다.

- 사람들이 창의성은 크지 않지만 죽어라 일한다. 이들에게는 머리띠 하나 질끈 동여매고,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일해내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DNA가 존재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20대들도 이러한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리고, 책임을 잘 지지 않으려는 경향은 가끔 사람을 미치게 한다. 일본인들과 창의적으로 일하기는 매우 힘들다. 속이 곪아 터지려는 한국인 매니저들도 꽤 보았다. 그러나 권위를 갖춘 사람이 명확하게 짚어주면서 시키는 일은, 밤 11시까지 일하면서 어느정도 해 내는 것 같다. 일본말을 유창하게 하고, 얼굴이 매우 두꺼운 한국인 사장이 일본인 현지 매니저들을 통해서 공격적으로 사업하는 것은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듣던것보다 더 보수적이고 에너지 레벨이 낮은, 안정된 사회다. 일본은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핵폭탄 2발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침략받지 않은 나라라고 한다.  반면, 한국은 역사의 거의 매 순간 침략을 경험했으며, 1950년대에 완전히 붕괴된 상태에서 새 출발한 나라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이 좋게 말하면 빠릿빠릿하고, 나쁘게 말하면 살기어린(!) 데는 이런 배경이 있는 듯하다. 줄 잘못 서면 바로 죽으니깐, 정신 똑바로 차릴 수밖에 없다. 반면 일본사람들은 눈이 마주치면 바로 "눈 까는" 경향이 있다. 간혹 피가 뜨거운 일본인들 중에는 일본을 답답해하고, 훨씬 vibrant한 한국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가 안정되다 보니, 경제에서도 변혁보다는 진화가 이루어지는 듯하다. 상품의 세분화는 상상을 초월해서, 롱테일이 아니라 롱, 롱, 롱테일이다.

- 배울 점이 손으로 셀 수 없이 많다. 물론 다 좋은 건 아니다. 사람 사는 동네에 그런게 어디있겠나. 그러나 진짜 배울 점들이 "널려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고, 뭐 하나를 해도 끝까지 야무지게 한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뭔가를 잘못하면, 좀 심하게 말하면 싹싹 빌 정도로 사과한다. 한번은 NHK 앞에서 유명 가수의 공연이 끝나고 밖에 무리지어 있던, 우리로 따지면 "빠순이들" 이 빼곡한 곳을 자전거로 지나갈 일이 있었다. 급하게 어딜 가던 중이어서 자전거 경적을 울리자, "날라리"라는 말로 도무지 표현이 안되는 기막힌 의상을 입은 빠순이들이 다들 "스미마셍" 이러면서 길을 터준다. 동방신기 공연 끝나고 잠실 체육관 앞에서 한번 이렇게 해 보라. 어떤 반응이 나오나. "이런 삑~ 을 봤나 니가 삑 ~ 비켜가 이 삑~ 아." 이럴 거다 ("삑~"은 공중파 TV에서 욕설에 덧입혀지는 그 효과음...) 대상을 속칭 "빠순이"들로 국한시키면 안되겠지만, 하여간 전반적으로 한국인들이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잘 안하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건드리면 폭발할 정도로 공격적이 되어버린 것은 사실인 듯하다.

- 우리보다 대국이다. 국토는 남한기준 4배, 인구는 3배 많다. 우리는 일본에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데, 일본에서는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여러모로 한국은 대만과 유사한 레벨의 존재로 인식되는 듯하고, 라이벌 의식은 중국에 느끼는 듯하다. 우익 단체들이 중국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여기저기 붙이고 다니며, 2차대전때 일본이 중국의 상당 부분을 지배했었다는 사실에 노스탤지아를 느끼는 것 같다.

- 누구나 자기만의 독특한 "그 무언가"를 하나씩 갖고 있다. 어떤 이는 철도 바퀴에 달린 스프링에 집착하고, 어떤 이는 계란말이 제조법에 집착한다. 일본인들은 누구나 오타쿠이다. 아키하바라의 애니메이션 오타쿠는 "애니메이션" 이라는 분야에 대한 오타쿠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위키피디아는 정말 잘 된다. 전철역 하나하나마다 위키 페이지가 존재하는데, 거의 역사실록이다. 그러나 이처럼 모든 이들이 개인적인 세계에 몰두하고, 다른 사람들은 이를 터치하지 않는 경향은, 가끔 이해하기 힘든 엽기적인 범죄를 낳기도 한단다. 일본인들 100명중 한명이 정신이상자이고,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 그러고 보니, 자기만의 특별한 그 무언가를 갖고 있는 것을 넘어서, 어쩌면 모두가 다들 배역을 하나씩 맡고 역할극을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하나씩의 아이덴티티를 고르고, 그에 충실하는 것일까? LA 뒷골목 라이프스타일, 즉 Hummer 를 타면서 대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근육을 키우는 일본인들이 있는 반면, 베컴과 거의 똑같은 컨셉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알고 있던 생각들은 실은 한국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다. 여자들이 모두 천편일률적인 루이비통 핸드백을 들고 다니고, 성이 문란하며, 학교에서 왕따가 만연된 나라는, 실은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다.

-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들의 지역개발 방법론은 배울 점이 있다고 보여진다. 사철을 활용해서 도심 곳곳에 주거지와 부도심을 형성해 놓았다. 동경 근처는 왠만한 데를 가도 번화가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세계 최대의 도시인 인구 2,600만의 동경은, 희안하게도 서울만큼 차가 막히고 복잡하지 않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에 "지역"이나 "내 고장" 이라는 개념은 매우 희미해져 있다. 그러나 일본은 내고장 축제도 여전히 열리고, 동네의 조그만 샵들도 다 먹고 산다.

- 마지막으로 일본 여자들은, 우리나라 여자들에 비해서 호리호리하고 멋 내는데 훨씬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러나 타고난 원판은 그다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자신들의 단점을 감추는 화장술 만큼은 정말 세계 최고인 듯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나만 알고 있는 일들도 아닐 테고 해서 여기까지. 일본에서 같이 있었던 다른 분들의 블로그에 훨씬 더 재미있는 내용이 많을 것 같다.

미국도 남자는 돈, 여자는 외모?

우연히 마주친 이 글의 내용은 간단히 옮기자면 이렇다.

뉴욕에 거주하는 어떤 25살의 아름다운 싱글 미녀가 이러한 푸념을 한다.

"25살의 아름다운 미녀인 나는, 1년에 50만불 (약 5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 나를 물질주의적이라고 욕하기 전에, 뉴욕에서 제대로 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연 수입이 백만불 (약 10억원) 은 되어야 한다는 걸 기억하라. 뉴욕의 부촌에서 부자와 결혼해서 사는 젊은 여자들을 보게 되는데, 그냥 평범한 여자들이 많다. 반면 나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데다가 지적이기까지 한 여자는 혼자 바에서 외로이 앉아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부자인 싱글 남자들이 어디서 주로 노는지를 이야기 해주었으면 좋겠다."

여기에 대해서 한 남자는 이러한 답변을 한다.

"우선 나는 1년에 50만불 이상을 벌므로, 당신이 원하는 남자의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그러나 나는 당신과의 결혼은 별로 관심이 없다. 경제학적 관심에서 말하자면, 내 수입은 앞으로 증가할 것이지만, 그에 비해 당신이 주장하는 주된 가치인 당신의 외모는 앞으로 계속 하락할 것이다. 당신이 35살이 될 때를 생각해 보라... 따라서, 주식으로 따지면 당신은 "보유 유망주"가 아니라 "가치 하락주" 이고, 따라서 나는 당신을 "소유" 하는 대신, "리스" 하고 싶다. 즉 결혼이 아닌 데이팅 상대로 생각하고 싶다는 뜻이다."

느낀점:

1) 미국도 남자는 돈, 여자는 외모인가보다.

2) 당신이 예쁜 여자라면 조심해야 할 듯하다. 혹시 당신의 인생이 자칫 "소유" 대신 "리스" 를 선호하는 남자들로 인해 불행해 질지도 모르니. 그렇다고 복수를 위해 순진한 남자들을 리스하는 일은 하지 마시길...

모바일 LBS 드디어 오려나

잘 아는 상무님 한분은 10년전부터 "e-대동여지도" 라는 말을 외치고 다니신다. 현실 세계와 온라인 세계의 브릿지 역할을 하는 온라인+모바일 지역정보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그분 나름의 용어다.

모바일과 결합된 로케이션 기반 서비스 (LBS) 에 대한 환상은 10년,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무성하게 존재했었다. 휴대폰에서 "이탤리언 레스토랑"만 입력하면 가장 가까운 이탤리언 레스토랑에 자동으로 예약이 된다든지 하는 "꿈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킬러 앱"이라고 부를 만한 모바일 LBS 서비스는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할 터이고, 이의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그러한 킬러 앱을 자신들이 만들 때까지 다른 서비스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지역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통사의 정책일 것이다.

노키아가 지도 및 지역정보 공급 서비스인 내브텍을 약 7조원 이상의 가격에 매입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한다. 10년전부터 이야기되던 모바일 LBS가 슬슬 모양새를 갖추어 가려나? 그러나, 7조가 넘어가는 가격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뭐 노키아 돈 많은 회사니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