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웹 업계에서 듣고싶은 희망뉴스

2008년이 시작한지 시간이 꽤 지났건만, 남들 다하는 "연초 포스팅"을 하나 해보려 한다. 다름아닌 2008년에 들을수 있었으면 하는 웹 업계 뉴스들...

1. 국내 인터넷 포털, 벤처 10개사 인수 -
"2008년 한해동안 국내의 주요 인터넷 포털이 인수한 국내 벤처는 약 10여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석 결과 주요 포털들의 이러한 인수합병은 경쟁력 확보에 매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에서처럼 인수합병을 통한 빠른 경쟁력 확보 및 벤처 생태계 활성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희망이 강력히 있지만... 2008년도에도 포털들은 인수합병보다는 자사 내부에서의 역량개발이라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앞선 기업이 후발 기업을 인수해야만 하는 의무는 없다. 자사 리소스를 투입하여 직접 해당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과 인수합병을 통해 타사의 경쟁력을 흡수하는 두 가지 전략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고, 개별 기업 입장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하는지는 해당 기업의 자유이며,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업계의 M&A 분위기 미정착을 탓하기보다는, 포털 입장에서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인수하는 것이 훨씬 나은, 아니 인수하지 않으면 해당 가치를 포털이 도저히 직접 만들어내지 못하는 독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에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반대로 포털 입장에서는 "살 회사가 없는"것도 엄연한 현실일 지도 모른다.

2. 한국 인터넷 업체들, 해외로 해외로 - "반도체, 자동차, 조선에 이어 전에는 수출액이 미미했던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로 캐주얼 게임을 앞세워 해외에 진출했던 국내 인터넷 서비스들은, 이제 영역을 넓혀 검색광고, 동영상 서비스 등을 통해서도 해외 매출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국내 인터넷 업계 대장주인 NHN은 일본에서의 검색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런칭하여 동아시아 시장에서 Baidu와 경쟁하는 범아시아 인터넷 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그 시기가 2008년일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게임 => 지식검색으로 이어지는 런칭 패턴은 다른 나라 시장에도 적용되어, NHN의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NHN을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닫힌 컨텐츠", "중국 조선족 알바부대", "검색 이슈가 한쪽으로만 몰리는 한국에서밖에 될 수 없는 서비스" 등의 꼬리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과제일 것이다.
반면, NHN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해외 진출은 2008년도중에 이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진출이라는 것이 오늘 시도하면 다음달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과 시행착오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만일 2008년 한해동안 국내에서 획기적인 인터넷 서비스가 나오고 (획기적인 서비스라 함은 해외에 이미 대체제가 존재하고 있지 않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서비스), 그 서비스가 싸이월드처럼 지나치게 한국적인 상황에 의존하는 서비스가 아니고 해외시장에서의 localization이 가능한 서비스라면, 빠르면 2009년에는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는 한국 인터넷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건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3. 대학생 벤처창업, 제2의 전성기 맞아 - "모두가 취업걱정을 하는 세태에 당당히 맞서, 벤처창업의 길을 통해 인터넷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희망에도 불구, 현실적으로 2008년의 대학생들의 화두 역시 취업일 가능성이 크다.
조금은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몇년전 강남 아파트 값이 올랐던 이유중의 하나는 체인의 맨 위에 존재하는 주체, 즉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부재에 따른 가격 상승이었다. 반대로 얼마전 거래 규제를 통해서 집값을 잡으려는 시도에 가장 많이 힘들어했던 분들은 5톤짜리 포터를 가지고 이사짐을 나르시던 분들, 즉 체인의 가장 아래에 존재하는 주체들이었다.
즉 시장에는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체인의 맨 위 주체"가 있고, 그 주체가 시장을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생 벤처창업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려면, 창업 시장의 "위에 있는 존재들", 즉 기존 웹 벤처들이 시장을 견인하고 끌어주는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손에 닿을 수 있는 학번" (즉 예를들어 05학번에게는 01학번대의 선배들)이 세운 벤처들이 성공의 가도를 걸어가는 것을 볼 때,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도 "나도 저런 성공신화를 써봐야겠다"는 창업 열기가 생길 것이고 벤처캐피털 역시 "다른 좋은 투자처 없나"라고 눈을 크게 뜨게 만들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08년에도 이러한 "시장을 위에서 이끄는 벤처에너지"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어쩌면 기존의 웹 벤처들 중에 몇몇 업체들은 어려움을 맞을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대학생들이 취업대신 창업을 선택하기가 그만큼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4. 포털 양극화 체제를 통한 무한경쟁 돌입 - "다음의 약진으로 인해, 07년까지 이어지던 네이버 독주체제 무너져 - 결국 승자는 소비자"

역시 "희망뉴스"이지, 2007년중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그다지 높진 않다고 본다. 다음은 미디어(뉴스), UCC등에서 네이버를 이미 앞서고 있지만, 검색시장에서의 점유율은 그다지 줄고 있지 않다. 인터넷 서비스로 이동하는 주된 경로가 검색으로 자리잡으면서 (심지어 daum으로 방문하는 것 역시 네이버 검색창에서 다음을 치는 사람이 많다고 함), 검색시장에서의 확고한 셰어 보유는 해당 포털이 보유한 서비스군 전체의 점유율을 동반 상승시킨다. 이를테면 카페나 블로그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고객들의 경우, 정성껏 작성한 컨텐츠가 네이버의 검색 트래픽에 노출됨으로써 하룻밤사이에 방문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사이클을 한번 맛보면, 여기에 중독된 나머지 네이버 바깥 세상에 별 관심조차 안 가지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의 그린박스는 TV CF등에서 응용되는 비중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등, 검색시장에서 대한민국 국민들 사이의 확고한 마인드 셰어를 점유하고 있고, 마인드셰어 점유는 마켓셰어 점유보다 장기적으로 더 강력한 경쟁력이다. 검색이라는 패러다임이 facebook minifeed식의 소셜/지능형 푸시등 또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네이버의 확고한 시장지배력은 당분간 유지될 듯하다. 이에 따라서 다음을 비롯한 다른 사업자들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시에 (이를테면 티스토리의 경우 아직 양적으로는 네이버블로그에 크게 못 미치지만 트래픽등 질적으로는 크게 앞선다고 알려지고 있다), 검색시장에서 네이버블로그가 2003년경 시장을 바꾸었던 "지식검색"이라는 카드에 해당하는, 새로운 검색 비기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5. 드디어 우리 손안에 들어온 모바일 인터넷 - "한국의 이통사들은 2008년 한해동안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통해서, 마치 유선인터넷을 즐기듯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여 한국을 모바일 부가서비스 강국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하였습니다."

현재 이통사들이 모바일 부가서비스 관련해서 취하고 있는 태도는 "내가 다 하기에는 역부족인데 그렇다고 내 밭을 다 내주기는 아까운" 상황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장기적으로 이노베이션을 창출시키지 못한다. 본인이 연예인이 되거나, 연예인 매니징 사업을 하려 하는 대신 끼있는 연예인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열린 마당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스타킹" (TV프로그램) 식 접근이라고 할까?
이통사들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한 결과가 무엇인가? 아무도 모바일 부가서비스를 쓰지 않는 현실이다. 휴대폰에서 브라우저 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모바일 인터넷에 접근, 인터넷 서비스를 쓰는 사람이 주위에 과연 몇명이나 있는가? 인프라는 결코 부족하지 않고, 마케팅도 과할 정도로 많이 되었는데 왜 사람들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쓰지 않는가? 생각해볼만한 점이다. 런던의 일개 대학원생인 Umair같은 사람도 입이 아프게 "오픈이 클로즈드보다 낫다"고 외치고 있는데, 우리의 이통사들에는 그보다 훨씬 더 똑똑하신 분들이 많다.

6. 싸이월드, 제 2의 성장엔진 찾다

우리나라 SNS의 대부 싸이월드는 정말 아까운 서비스다.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보다 몇년이나 앞섰으면서도 지극히 한국적인 UI 와 늦은 국제화 시도 등으로 인해서 국제화되지 못했다. 다이얼패드나 디씨인사이드가 스카이프나 플리커보다 앞섰다고 하지만, 세계화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쉬운 서비스는 싸이월드인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싸이월드가 국내에서도 뚜렷한 하향세라고 한다. 디카 보급 초기에 사람들이 저마다 사진찍어서 올리고 하던 시절이 지나가고, 이제는 상당히 폐쇄형 커뮤니티로 돌아선 듯하다. (어딜 가나 일촌공개 또는 비공개임을 볼 수 있다.) 이는 기존에 관계가 형성된 사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중의 하나로 안착했을 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몰랐던 사람을 알게 하는 SNS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관계로 싸이월드는 보다 오픈된 홈2 등을 내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고, 3차원 그래픽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잘 모른다. 싸이월드가 제2의 성장엔진을 찾고, 늙은 코끼리도 춤을 출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7. 우리나라 블로거들, 해외에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 알리다

마지막은 개인적인 부분이다. 올해는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들이 해외로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어제 실리콘밸리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한국 기업가 한분을 뵈었다. 공통적으로 동감한 것이, 한국의 웹 서비스가 해외에 거의 알려진 바도 없을 뿐더러 한국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려는 노력도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구글 위젯이나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 같은 경우에도 한국에서 개발된 것들이 거의 미미하다는 것. 이런 의미에서 해외향 서비스가 많이 만들어지고, 그러한 것들이 또한 해외에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Web 2.0 Asia도 게으름 타지 말고 더 열심히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