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기다려지는 제 5회 태터캠프

제 4회 태터캠프에 참가해서, 우리가 만들고 있는 텍스트큐브닷컴의 컨셉 및 현재까지 나온 (얼마 안되는) 결과물들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표는 텍스트큐브 프로젝트 진행에 바빠서 그 전날 저녁부터 부랴부랴 준비했던 것치고는, 결정적으로 빼먹은 거 없이 중요한 사항들은 전달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발표 후 개발팀장인 이상일 (겐도) 팀장을 불러서 인사를 시켰는데, 마이크를 건네주고 한마디 시킬 걸 그랬다. 갑자기 불러낸데다 마이크까지 넘겨주면 더 뻘쭘/당황할 것 같아서 그냥 포토라인에만 잠시 서게 했는데^^, "일본인 겐도"라는 농담을 혹여 진지하게 받아들이신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다. 겐사마는... 분명 한국인이다. 안그래도 반려자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스팸필터 로직까지 바꿀 수 있을 정도인 사람의 혼사길을 막으면 안되지..

개인적으로 태터캠프에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었던 이유는 신정규님을 비롯, TNF와 니들웍스 분의 고민을 한 자리에서 집약적으로 들어볼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생업의 분주함때문에 TNF 포럼에 별로 자주 가지 못할때가 많다. 블로그를 주제로 한 이노베이션을 누구보다 깊이 하는 주체들이 TNC와 TNF일진대, 서로의 고민들이 공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고민의 궤가 따로 도는 경우가 많았다. 캠프때 그리고 후기에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TNC와 TNF, 그리고 다음의 티스토리까지 중요한 표준이나 포맷 등에 대해서는 고민과 결과물이 공유되어서 태터툴즈들이 너무 분산되고 브랜칭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할 듯하다.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웠던 부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행사가 훨씬 덜 geeky했다는 점이다. 2006년의 오픈하우스 분위기를 연상했던지라, 발표 자료를 준비하면서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기대했던 부분은 바로 텍스트큐브의 몇 가지 화면을 실제로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앞부분의 ice break에서 잘 호응해 주시던 청중들은, 정작 텍스트큐브 관리자 화면이 (비록 mock-up이었지만) "쌩얼"로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예상(내지는 바램)보다 훨~씬 조용한 반응을 보여주셨다. 이는 신정규님이 텍스트큐브로만 제작한 사이트를 보여주는 장면이나 숍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는 텍스트큐브의 여러가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예전같으면 기립박수가 나올법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태터캠프에서 2006년 첫회 오픈하우스때의 컬트적 반응을 기대했던 것은 나의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티스토리의 고객응대와 기능추가에 대한 질문을 가볍거나 낮은 수준으로 여기는 것은, 마치 아키텍트 프로그래머가 웹프로그래머를 무조건 한수 아래의 존재로 치부해 버리는것만큼이나 위험하고 개념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스토리 서비스 응대나 레몬펜의 UI 개선요구등에 대한 "일반 유저적인" 질문들이 기술적이고 geek스러운 질문보다 더 많이 나왔던 이번 태터캠프는, 잘 알아듣지도 못할 거면서 뭔가 하드코어적인 게 많이 나올걸 내심 기대했던 내게는 살짝 아쉬웠던 부분으로 다가왔다. "태터"라는 브랜드가 좀더 메인스트림화된 것은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옛날의 컬트적 분위기를 한번쯤 아련히 떠올리게 만드는 모종의 아쉬움도 들게끔 하는 일이다. 마치 마냥 귀여움만 부리던 딸자식이 어느덧 훌쩍 커버려서, 이제는 더이상 맘놓고 볼에 뽀뽀해주기가 쉽지 않은 거라고나 할까. 반갑고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옛날도 떠오르는, 그런 상황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번 5회 태터캠프때는 좀더 긱/컬트 이런 분위기로 가주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Hack-a-thon이나 Codefest같은 분위기... 1박 2일을 지새우고 나면 쓸만한 플러긴이 쏟아져나오는, 그런 분위기말이다. 잘 알아듣진 못하겠지만 그런 분위기의 다음번 태터캠프에는 꼭 참여해 보련다. 다시한번 행사 준비해 주신 분들 수고하셨고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