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웹 비즈니스의 섬

마이클 애링턴이 유태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스라엘 벤처회사들은 테크크런치에 유독 자주 나온다. USB 드라이브가 이스라엘에서 처음 개발되었다는 것도 오늘 테크크런치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 USB 드라이브의 창시자(?)는 이동형 통신모듈이라는새로운  아이템으로 1,000억원을 투자받고, 또 하나의 벤처신화를 쓰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스라엘 벤처들은 수출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처음부터 해외를 바라보지만, 우리나라 업체들은 왠만한 크기의 내수시장이 있기에 처음부터 해외를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는 수없이 들어온 바라서 이제는 지겨운 이야기 축에 속한다. 그러나 어쩌면 가정이 틀린지도 모른다. "왠만한 크기의 내수시장이 존재하므로" 안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나갈 능력이 없기에 이 좁은 시장에서 한 구찌를 차지하려고 그렇게나 기를 쓰는것은 아닐까.

한국 시장을 "장악한" 업체들은 크게 두 가지 전략을 편다. 우선, 새로운 경쟁자가 자신이 장악한 국내시장의 파이를 조금이라도 뺏을까봐 노심초사한 나머지, 다분히 배타적인 전략을 펼친다. 오픈된 환경을 스스로 창출함으로써 스스로의 경쟁력을 정말 쿨하게 입증해 보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업계를 발전시키는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천하는 회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기업이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이익을 극대화하고, 그러한 이익을 취한 개인들이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천하기를 바라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두번째로 하는 일은 "해외 진출"이다. 재미있게도 해외진출을 하지 않을거라고 말하는 국내 IT 벤처는 정말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 웹 벤처는 없나?) 보통은 TF를 꾸리고 준비해서, 현지인을 채용하고, 채용된 현지인들을 한국에서 파견나간 사람들 밑에 붙인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좋지 않은 모양새들이 연출될 때도 있다. 회사 덕으로 선진국에 머물며 사교육을 시켜보려는 알량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간의 정치와 파워게임이 있을 수도 있겠고, 현지인과 한국인 스태프가 완전히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서 조직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물론 당연히 이건 한국인만의 잘못은 아니다.) 아니면 (특히 작은 회사의 경우) 이렇게 해외로 내보낼 만한 인력이 전혀 없다. 누구말 맞다나 대부분 일을 잘하면 영어를 못하고, 영어를 잘하면 일을 못하니까.

아무튼 무언가 답답한 현실이다. 이메일을 무단 전재할 수는 없기에 전문을 실지는 못하지만, 태그스토리의 우병현 대표께서는 요즘의 대한민국 IT 산업을 구한말의 쇄국상황과 유사하다고 비유하고 계신다. 태우님은 "세계는 열려가는데 대한민국은 닫혀간다"고 간결하게 요약해 주셨다.

그래서 난 오늘도 속으로 혼자서 외친다. "여기는 이스라엘이야. 여기는 이스라엘이야. 여기는 이스라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