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롤라에서는 대체 어떤일이?

얼마전 Engadget에서는, 모토롤라의 "인사이더"중 한 명이 편지의 형식을 빌어 모토롤라가 왜 그토록 많은 레이저를 팔아치우고도 휴대폰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지를 언급한 글이 소개되었다.

원문을 다 읽어도 재미있겠지만 몇 가지 놀라운 이야기들만 간추리면...
  • 새로 임명된 CEO였던 에드 젠더는 회사 운영보다 본인의 골프 스코어를 올리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고 보여질 정도였다.
  • 회사를 거의 먹여살렸던 것은 마케팅 담당임원 (CMO) 이었던 제프리 프로스트였다. 그는 레이저폰 개발의 주역이었으며, 레이저폰의 성공 이후 출장이다, 미팅이다 여기저기 끌려다니고 차기작 개발에도 관여함으로써, 결국 과로사로 추정되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의 부인은 그가 과로사했다고 믿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도 자살하고 말았다.
  • CEO 에드 젠더가 했었어야 하는 일은 레이저폰으로 들어온 떼돈을 또다시 제품 개발에 투입하는 일이었어야 했다. 대신 그는 그가 그나마 좀더 잘 아는 분야인 (그러나 모토롤라의 핵심 비즈니스는 아닌)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의 매입에 수조원의 돈을 투자했다.
  • 이러한 몇 차례의 헛발질 후, 거의 잘리다시피 퇴진한 에드 젠더에게, 모토롤라는 3천만불 (약 300억) 의 퇴임 보너스("황금 낙하산")를 지급했다. 물론 이는 에드에게 주어진 모토롤라 주식은 포함되지 않은 순수 보너스다.
내가 삼성에 있었을 때, 모토롤라는 레이저폰을 전세계에 히트시킨 "넘볼 수 없는 2등" 이었다. 우리는 모토롤라의 "Hello Moto" 마케팅 캠페인을 벤치마크했고, 아이튠스 폰의 런칭에 선수를 뺏긴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아이튠스 폰이 나오게 되었던 소위 "뒷 이야기" - 에드 젠더와 스티브 잡스가 어쩌다가 한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 그때 그자리에서 곧바로 아이튠스 폰을 내자고 결정했었다는, 확인 안된 카더라 통신 - 을 들으며, 미국적인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회사 문화를 동경했었다. 그러나 휴대폰 업계의 아버지인 모토롤라는 결국 휴대폰 부문을 분리했다. 분리된 회사는 매각될 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Built to Last"에 나오는 장수 성공기업중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다.

무능한 경영진과 히트상품이 맞붙을 때, 무능한 경영진이 이기고 회사는 망한다. 그 히트상품이 스타택과 레이저폰이라는 전무후무한 히트상품이더라도 말이다. 마치 고소영이 맞붙으면 어떤 유능한 감독이 덤비더라도 고소영이 이기고 영화가 망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만큼 경영진의 판단은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