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은 나를 지배하는 사람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발견한 내용이다.
나를 화나게 하는 자가 나를 지배한다. (중국격언)

의지와 상관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쁜 생각들에 단호하게 "스톱!" 하고 마침표를 찍는 습관을 들이자. 마음속으로 해도 좋고 입 밖으로 해도 괜찮다. 그러고는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하거나 자기가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일을 떠올려도 된다.

구트룬 페이의 '똑똑한 대화법' 중에서 (21세기북스, 53p)

간혹 인격 수양이 덜 된 사람들 때문에 짜증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세상에는 기본적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다. 뭐 아무 이유없이 사람들을 죽이는 묻지마 살인범도 있을 지경이니 말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남들을 전혀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만 옳다고 믿다가 죽는 종자들은 꼭 있다. 예컨대 가끔 뒤에 숨어서 악플을 남기는 자들을 보면 말도 안되는 인터넷 실명제에 찬성표마저 던지고 싶어질 지경이다. 

그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내가 발견한 그들만의 특질 한 가지는 바로 안치환 노랫말에 나오듯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잘 발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따위의 "탐닉"이 아닌, 깊은 밤의 훈훈한 대화에서 묻어나는 인간관계의 참된 아름다움 말이다. 그들은 그런 아름다움이 뭔지도 잘 알지 못할 뿐더러, 남들에게 그러한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는 경우는 기대하기 조차 어렵다. 키큰 사람은 발돋움을 할 필요가 없는 법인데, 그들은 끊임없이 자기는 전혀 잘못된 점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 애쓴다는 점도 또 하나의 공통점이다. 정작 그러한 평가는 주위에서 내려주는 법인데 말이다. 

그런 사람들을 접할 때마다 속으로 다짐했던 것은, 혹시 나도 누군가에겐 그런 "이상한 사람"은 아닌지, 나는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등등의 생각이었다. 입냄새 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절대로 그걸 모르고, 남들 역시 그것이 과히 유쾌한 주제가 아닌지라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듯, 사람 됨됨이라는 것도 그런 비슷한 경우인 것 같다. 속으로 "아, 쟤는 정말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고 해서 그걸 곧이 곧대로 그 사람에게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만일 자신에게 그런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 고마워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민감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미세하게 흐르는 기류를 감지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민감함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늘 혹시나 자신에게서 "인성의 입냄새"는 나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 얘기가 아니라 내가 잘 못해서 하는 얘기다.  

여기까지가 무개념자들을 접하고 난 뒤에 흔히 했던 생각인데, 위의 글을 보니 한가지 생각을 더 해야겠다고 느껴진다. 그건 바로 그 인간의 잔상에 착념하여 사로잡히지 말고, 대략 무시해 줘야 한다는 점이다. 나쁜 영화일수록 잔상이 남듯, 무개념 인간들일수록 마치 바지에 묻은 진흙처럼 생각속에 꽤 오래 남는다. 털어 버리려 하면 오히려 더 넓게 번지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경우는 시간이 가장 좋은 약인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서 말라버리면 보다 가볍게 털어버릴 수도 있고, 아니 내가 활발히 활동하면 어느샌가 털어져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 

요컨대 내 생각을 그가 지배할수록 그가 이긴다는 것이다. 무개념 인간이 유개념 인간을 이기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이 블로그를 찾아와서 읽는 당신이라면(^^) 대부분의 경우 당신의 사람에 대한 판단은 옳을 것이다. 즉 당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이상한 사람이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으니, 일단 거기서 한번 위안을 삼으시라. 그 사람은 누굴 걸고 넘어질까를 늘 (설령 그게 그의 의도가 아니더라도) 찾고 있는데, 거기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구태여 당신일 필요는 없다. 인생은 짧고 해야 할일은 많다. 비뚤어진 사람을 바로잡으려 애쓰지 말고, 그냥 대략 무시해 주고 당신의 인생을 챙기는게 더 낫지 않을까. 당신의 배우자/이성친구/동성친구/자녀와의 관계를 더 윤택하게 만들기에도 시간이 없어 죽겠는 판에 바보같은 사람 챙길 시간이 어디 있겠나. 그는 그렇게 살다가 인생이 주는 진정한 만족을 모른 채 생을 마감할 것이다. 오히려 느껴야 할 것은 연민의 정일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