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회 태터캠프

홍대 홍문관은 말로만 많이 들었었다. Daum분들께 이사간 건물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그게.. 홍대 교문이 저희 건물이에요... " 라고 하시는데, 그게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거다. "아니, 학교 교문이 건물이라구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근데 이번에 처음 가보니 완전 이해 잘된다. 정문이 건물 맞다. 두둥. 

사진 출처: BasIX님 블로그


Daum의 새 사무실은 분위기가 너무 아담했다. 사무실 명소라고 할만한 티스토리 차. 예전에 실제로 운행되던, 지금도 사이드 브레이크 정도는 한창때의 그것과 거의 똑같이 작동할 거라고 여겨질 만큼 짱짱한, 우핸들의 일본 직수입 Subaru 경트럭이다. 

사진 출처: BasIX님 블로그



전날까지 발표할 내용때문에 고민을 좀 했던게, 아직까지 보여드릴 만한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디오 데모와 함께 지역로그-맵 연동사례를 차분한 어조로 잘 설명해 주신 아침놀님과, 프로토스 프로젝트의 워킹 데모를 보여주신 티스토리 개발자 분께 박수를 드린다. 모름지기 태터캠프는 라이브 데모를 선보이면 긱들이 "워~" 하며 열광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이번에 구글팀은 그런 긱스러운 재미를 선사하지 못했다. 이번에 데모는 못했지만, 실제 서비스 피쳐는 보다 재미있는 것들을 계속 보여드려야 하겠다는 부채감이 든다. 

대신에, 사용자들과 했던 얘기들을 좀 나눴다. 예전에 이건희 회장이 삼성이 한창 잘 나갈때 본인은 오히려 "이러다 망할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했었다는 말을 했었는데, 뭐 그분이 고민하고 씨름할 그 거대한 덩어리의 사업체에 비하면 정말이지 새발의 피조차도 안되는 서비스 한 조각을 고민하는 우리건만, 우리 블로그 만드는 사람들도 지금이 진지하게 블로그라는 서비스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얘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세상 만물이 그렇듯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살아남을 수 없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기술 수용주기에서 보면 이제 블로그는 선각자와 전기 대다수 수용자들의 중간 정도에 있고, 소위 말하는 "캐즘"을 뛰어 넘을 수 있냐, 그렇지 못하냐의 기로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솔직히 블로그라는 키워드도 예전만큼 핫하지는 않은 것 같다. 따라서 우리가 만들면 누군가 쓰겠지, 하는 생각으로 예전과 같은 안이한 접근 방식을 가져가면 안 된다고 본다. 사람들에게 쓰라고 하지 말고, 대다수의 사람들의 실질적인 삶에 와닿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블로그가 주는 효용 가치는 분명히 있다. 이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주제는 그 효용 가치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본다. 오해하실까봐 - 이는 "모두를 컨텐츠 생산자, 글쟁이, 블로거로, 시민기자로" 만들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는 좋은 마케팅 문구임에도 불구하고, 실현되기 어려운 말이라는 건 우리가 모두 다 잘 안다. "시민기자감"이 아닌 분들에게는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물론 답은 나도 아직 잘 모르지만.)

비유를 하나 하자. 자동차가 에너지 사용과 환경 오염의 주범이므로, 하이브리드차처럼 연비 좋은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매우 신성한 일처럼 보이는 시대다. 반면 커다란 SUV를 몰고 다니는 사람은 중죄를 저지르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적어도 연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혹은 더 중요한 것은) 일주일에 차를 몇 킬로나 몰고 다니는가이다. 마티즈를 일주일 내내 타서 200km 를 운행하는 사람은,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주말에만 SUV를50km정도 운행하는 사람보다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어떤 사회적 가치의 총량은 여러 가지 변수의 곱으로 이루어지며, 따라서 어떤 한 변수만을 논하는 것은 자칫 단순함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블로그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의 총량을 계산함에 있어서, 우리는 블로그를 잘 써서 재미보고 성공한 소수 사람들의 사례만을 언급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개별 가치량에 곱해져야 하는 n, 즉 그러한 가치를 누리는 사람의 수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못써 왔다는 느낌이 든다. 

어렵게 말했지만, 우리 와이프가 블로그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와이프는 문자도 쓰고, 싸이도 쓰고, 이메일도 쓴다. 그것도 매우 많이. 근데 블로그는 안쓴다. 두번 만들어 줬다. 두번다 안 썼다. 그 얘기다. 그게 내 머릿속에 계속 남는 주제고, 답도 없으면서 감히 주제만 이번 태터캠프때 던졌다. 그래도 괜찮다. 답은 루나모스님과 그의 알바들이 찾아줄 거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