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유저, 어떻게?

모바일 & 웹 2.0 리더스 캠프 2008은 국내에서는 거의 최초로 업계의 굵직한 관계자들을 서울이 아닌 한적한 곳으로 모은 세미나다. hollobit님이 종종 이런 세미나 한번 하자고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드디어 실현이 되었다. 요새 각박해서 어디 교외에 나간 기억이 언제인지 까마득한데, 덕택에 강원도로 가는 길목의 풍경을 즐길 기회를 얻었다. 

다들 내공이 강하신 분들이라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중에 내가 요새 고민하는 주제와도 맞닿아 있는지라 특히 기억에 남는 주제는 이거였다. 국내의 웹 벤처들이 바라는 수익모델은, 이를테면 100만명이 3,000원씩의 사용료를 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성인 사이트도 아닌 일반 웹 서비스가 처음부터 3,000원씩 과금하는 유료 서비스로 출발하면 회원 100만명을 쉽게 모을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좀더 설득력있는 시나리오는 그 반대의 순서, 즉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회원 100만명을 모으고, 거기에 수익모델을 붙여서 3,000원씩의 매출 -- 그것이 직접 과금이든 아니면 광고 수익이든 -- 을 올리는 것일 테다. 

따라서 해당 벤처는 100만명을 모을 때까지 사용자와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쉽게 그럴 환경이 되냐는 것이다. 몇년간 서비스와 유저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벤처 투자의 유치도 쉽지 않을 뿐더러, 포털 바깥에서 새로운 웹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 대중들이 "사용해 주는" 빈도도 무척 낮다. 그래서 업체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나면 유저 수 모으기가 쉽지 않고, 벤처투자 유치하기도 쉽지 않아서, 100만명의 회원은 커녕 SI 프로젝트를 한두개 해서라도 연명하자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벤처가 서비스에 집중하지 못하는 순간 그 서비스가 폭발력을 갖기는 그만큼 힘들어지게 된다. 

한국에서 생긴 서비스가 많은 사용자를 모으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처음부터 글로벌 전략을 취해서 해외 유저들을 확보하는 것. 둘째, 한국의 대중 사용자들을 모으는 것. 하지만 글로벌 전략, 해외 유저 확보는 말은 쉽지만 그게 실제로 어디 쉽던가. 오히려 한국 서비스가 미국이나 일본에 진출한다는 건 자칫 잘못하면 필리핀 서비스가 필리핀 인력을 한국에 출장 보내서 한국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만큼 비싼 수업료만 문 채 "그림 안나오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던가. 따라서 더 현실성 있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한국의 대중 유저들이 쓸 수 있는 새로운 웹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일 것이다. 

어렵게 말했지만, 이런 거다. 오늘 컨퍼런스때 누군가가 말했지만 미국의 농구선수 샤킬 오닐도 트위터를 쓴다고 하고,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트위터를 쓴다고 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아마도 매니저가 쓰는듯^^) 미국에서 트위터는 이제 메인스트림의 단계에 서서히 접어들려고 하는 시그널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이렇게만 말하면 전혀 감이 안오는데, 이걸 한국에 대입해 보면 "박지성과 이효리가 미투데이를 쓴다"는 얘기다. (뭔가 감이 확 오지 않는가?^^) 그러나 박지성과 이효리는 미투데이를 쓰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언감생심 말하건대 미투데이가 트위터보다 훨씬 이쁘고 깔쌈한 서비스인데도 말이다. (이거 만박님이 강요한 것 아님) 거의 확신컨대 그들은 블로그도 안 쓸 것이다.

보다 많은 우리나라의 일반 웹 유저들이 새로운 웹 서비스를 쓰게 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위한 음식" (Food for thought) 이라는 영어 표현처럼, 곰곰히 곱씹으면서 고민해 볼만한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