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계화

파프리카 랩 웹사이트에서 발견한 로봇 비디오. 마치 진짜로 살아있는 것 같다.



모터 소리가 왱왱거리는 것이 왠지 모르게 좀 기괴한 느낌마저 든다. 이러한 로봇을 포디즘을 통해 대량생산한 다음, 군사적인 목적으로 디플로이 시킨다면 매우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로봇에 무기를 장착시키고, 이를테면 이라크 등지에서 "수니파 아랍인의 유전적 형질을 갖춘 남자 중 금속성 물질을 휴대하고 있는 사람들"을 디텍션한 후, 그들에게 이동하여 아랍어로 된 Text-to-speech 엔진을 통해 먼저 항복을 종용한 후, 반항하면 발포하는 로직을 탑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음모이론이 맞다면 미국은 10년 단위로 큰 전쟁을 일으켜서 방위산업의 수요처를 만들어 낸다는데, 미국이 전쟁에 개입할 때 가장 큰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는 것중 하나가 지상군의 투입 및 이를 통한 미군 전사자의 증가다. 로봇 군사들의 대량 생산은 지상군 투입의 부담을 크게 줄일 것이다.

한편,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성한 여자 얼굴 역시 왠지 모르게 음산한 기분이 든다. (나만 그런가?) 사이트에 방문해서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면 정말 살아있는 사람의 얼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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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핏발선 눈이 무어라 설명하기는 힘든 오싹함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앞의 "네다리 로봇"이 군사적인 용도를 떠올렸다면, 위의 컴퓨터 그래픽 여성은 성인산업을 그 첫번째 수요처로 연상시킨다. 그런 연상을 자동으로 하는 것은 싫지만, 비디오 등의 멀티미디어 기술을 발전시켜 온 가장 큰 동인이 성인산업이었음을 부인하기는 쉽지 않다.

기술은 앞으로 계속 진보해 나갈 것이고, 인간들은 기술을 활용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 - 즉 인간 - 을 창조해 내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는 그처럼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들의 노력이 아슬아슬하도록 불안해 보인다. 뭐, 물론, 그러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조차 2012년까지밖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라이프스트리밍이 모여야 할 장소는 블로그?

식스 어파트 유럽의 대표를 맡기도 하였던 (현재는 비디오 회사인 Seesmic의 창업자) Loic LeMuer는 최근 쓴 글에서 라이프 스트리밍 정보가 모여야 할 곳은 Friendfeed 등의 써드파티가 아니라 자신의 블로그여야 하지 않냐는 주장을 했다.

Loic의 논지는 이런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이야기하는" 플랫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블로그, 트위터, Jaiku... 여기에 사진과 비디오 역시 우리가 바깥세상에 컨텐츠를 발행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플리커, 동영상서비스 등도 역시 "이야기하는"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각각의 플랫폼에는 저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방문하여 서로 다른 댓글을 달 것이고, 따라서 중앙집중식 관리를 위해서 한 곳에서 모든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는 Friendfeed 등의 서비스가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중앙집중식으로 컨텐츠를 모아서 보여주는 곳은 다른 써드파티 사이트가 아닌 "자신의 사이트"가 더 적합하며, "자신의 사이트"라는 개념에 가장 맞는 곳은 바로 자신의 블로그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Stowe Boyd가 말하듯, 만약 목적성이 각각의 장소에서 일어나는 "대화"의 기록을 갈무리해주는 것이라면, 그러한 플랫폼으로써 블로그가 가장 적합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블로그는 "길고 생각이 담긴 포스트 + 여기에 대한 짧은 댓글"의 형태로써 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대화를 갈무리 해주는 곳으로는 트위터나 미투데이가 적합할 것이다. 블로그는 소위 "롱 폼 컨텐츠"를 주로 담고, 트위터나 미투데이에서 일어나는 짧은 대화들이 이러한 롱 폼 컨텐츠를 아웃링크 형태로 참조시키는 사용성이 보다 make sense 한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이러한 2단계의 사용성을 생략하고 블로그 자체에서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퍼블리싱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짧은 대화들"에는 필연적으로 강력한 검색이 붙어줌으로써,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들의 재잘거림 (트위터링?)"이 검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트위터의 미래일 것이다. 내 친구들이 배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에 대해서 작년 10월에 뭐라고 했었는지? 코비 브라이언트가 LA 와 보스턴의 시즌 3차전 경기에서 4쿼터에 선보였던 기막힌 덩크슛에 대해서 사람들은 뭐라고 말하지? 뭐 이런것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트위터의 인수자로 더할나위 없이 좋은 회사는 구글일 것이고, 구글에 있다가 나온 사람들이 창업한 Friendfeed의 경우에는 만일 Ex-Googler들답게 뛰어난 검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면 다시 보아야 할 존재일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곳으로 어디가 가장 좋다" 라고 말하기보다는, 자신들이 가장 원하는 장소로 자신의 데이터를 모아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이게 요새 말하는 데이터 포터빌리티의 약속인데, 아직 이루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예컨대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블로그로 모아서 보고, 여기에서 글쓰기의 재료를 발굴해서 곧바로 블로깅하기를 원할 것이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페이스북으로 몰아서, 나의 (그리고 나와 관계하고 있는 사람들의) 퍼블리싱과 대화 기록을 미니피드 형태로 계속 발행하기를 선호할 것이다.

주저리 이야기했지만... 아무튼 블로그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내가 블로고스피어에서 트래킹하고 있는 정보들 (이를테면 내가 관심갖고 있는 블로거들이 쓴 글) 이 내 블로그로 모이고, 이렇게 모인 정보들이 퍼블리싱의 재료로 사용되어 글쓰기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블로거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블로그에 오면 적어도 퍼블리싱의 관점에서는 내가 관심있거나 필요한 정보들이 "나"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것이다. 현재 개발중인 텍스트큐브닷컴에서는 이러한 사용성을 지원하기 위한 몇 가지 간단한 피쳐들이 포함될 것이다.

모토롤라에서는 대체 어떤일이?

얼마전 Engadget에서는, 모토롤라의 "인사이더"중 한 명이 편지의 형식을 빌어 모토롤라가 왜 그토록 많은 레이저를 팔아치우고도 휴대폰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지를 언급한 글이 소개되었다.

원문을 다 읽어도 재미있겠지만 몇 가지 놀라운 이야기들만 간추리면...
  • 새로 임명된 CEO였던 에드 젠더는 회사 운영보다 본인의 골프 스코어를 올리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고 보여질 정도였다.
  • 회사를 거의 먹여살렸던 것은 마케팅 담당임원 (CMO) 이었던 제프리 프로스트였다. 그는 레이저폰 개발의 주역이었으며, 레이저폰의 성공 이후 출장이다, 미팅이다 여기저기 끌려다니고 차기작 개발에도 관여함으로써, 결국 과로사로 추정되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의 부인은 그가 과로사했다고 믿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도 자살하고 말았다.
  • CEO 에드 젠더가 했었어야 하는 일은 레이저폰으로 들어온 떼돈을 또다시 제품 개발에 투입하는 일이었어야 했다. 대신 그는 그가 그나마 좀더 잘 아는 분야인 (그러나 모토롤라의 핵심 비즈니스는 아닌)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의 매입에 수조원의 돈을 투자했다.
  • 이러한 몇 차례의 헛발질 후, 거의 잘리다시피 퇴진한 에드 젠더에게, 모토롤라는 3천만불 (약 300억) 의 퇴임 보너스("황금 낙하산")를 지급했다. 물론 이는 에드에게 주어진 모토롤라 주식은 포함되지 않은 순수 보너스다.
내가 삼성에 있었을 때, 모토롤라는 레이저폰을 전세계에 히트시킨 "넘볼 수 없는 2등" 이었다. 우리는 모토롤라의 "Hello Moto" 마케팅 캠페인을 벤치마크했고, 아이튠스 폰의 런칭에 선수를 뺏긴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아이튠스 폰이 나오게 되었던 소위 "뒷 이야기" - 에드 젠더와 스티브 잡스가 어쩌다가 한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 그때 그자리에서 곧바로 아이튠스 폰을 내자고 결정했었다는, 확인 안된 카더라 통신 - 을 들으며, 미국적인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회사 문화를 동경했었다. 그러나 휴대폰 업계의 아버지인 모토롤라는 결국 휴대폰 부문을 분리했다. 분리된 회사는 매각될 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Built to Last"에 나오는 장수 성공기업중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다.

무능한 경영진과 히트상품이 맞붙을 때, 무능한 경영진이 이기고 회사는 망한다. 그 히트상품이 스타택과 레이저폰이라는 전무후무한 히트상품이더라도 말이다. 마치 고소영이 맞붙으면 어떤 유능한 감독이 덤비더라도 고소영이 이기고 영화가 망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만큼 경영진의 판단은 중요한 것이다.

대한민국, 웹 비즈니스의 섬

마이클 애링턴이 유태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스라엘 벤처회사들은 테크크런치에 유독 자주 나온다. USB 드라이브가 이스라엘에서 처음 개발되었다는 것도 오늘 테크크런치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 USB 드라이브의 창시자(?)는 이동형 통신모듈이라는새로운  아이템으로 1,000억원을 투자받고, 또 하나의 벤처신화를 쓰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스라엘 벤처들은 수출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처음부터 해외를 바라보지만, 우리나라 업체들은 왠만한 크기의 내수시장이 있기에 처음부터 해외를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는 수없이 들어온 바라서 이제는 지겨운 이야기 축에 속한다. 그러나 어쩌면 가정이 틀린지도 모른다. "왠만한 크기의 내수시장이 존재하므로" 안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나갈 능력이 없기에 이 좁은 시장에서 한 구찌를 차지하려고 그렇게나 기를 쓰는것은 아닐까.

한국 시장을 "장악한" 업체들은 크게 두 가지 전략을 편다. 우선, 새로운 경쟁자가 자신이 장악한 국내시장의 파이를 조금이라도 뺏을까봐 노심초사한 나머지, 다분히 배타적인 전략을 펼친다. 오픈된 환경을 스스로 창출함으로써 스스로의 경쟁력을 정말 쿨하게 입증해 보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업계를 발전시키는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천하는 회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기업이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이익을 극대화하고, 그러한 이익을 취한 개인들이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천하기를 바라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두번째로 하는 일은 "해외 진출"이다. 재미있게도 해외진출을 하지 않을거라고 말하는 국내 IT 벤처는 정말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 웹 벤처는 없나?) 보통은 TF를 꾸리고 준비해서, 현지인을 채용하고, 채용된 현지인들을 한국에서 파견나간 사람들 밑에 붙인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좋지 않은 모양새들이 연출될 때도 있다. 회사 덕으로 선진국에 머물며 사교육을 시켜보려는 알량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간의 정치와 파워게임이 있을 수도 있겠고, 현지인과 한국인 스태프가 완전히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서 조직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물론 당연히 이건 한국인만의 잘못은 아니다.) 아니면 (특히 작은 회사의 경우) 이렇게 해외로 내보낼 만한 인력이 전혀 없다. 누구말 맞다나 대부분 일을 잘하면 영어를 못하고, 영어를 잘하면 일을 못하니까.

아무튼 무언가 답답한 현실이다. 이메일을 무단 전재할 수는 없기에 전문을 실지는 못하지만, 태그스토리의 우병현 대표께서는 요즘의 대한민국 IT 산업을 구한말의 쇄국상황과 유사하다고 비유하고 계신다. 태우님은 "세계는 열려가는데 대한민국은 닫혀간다"고 간결하게 요약해 주셨다.

그래서 난 오늘도 속으로 혼자서 외친다. "여기는 이스라엘이야. 여기는 이스라엘이야. 여기는 이스라엘이야."

블로그 독자: 양과 질

얼마전 다음의 티스토리 서비스에서 일부 검색엔진 차단을 통해서 방문자 수를 급감시켰을 때, 해당 공지사항에 댓글을 달았던 분들은 대부분 방문자 감소에 대해서 별로 개의치 않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이러한 결과만을 보고 "블로거들은 방문자 수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고 성급히 단정을 내릴 수 있을까. 블로거들은 대부분 방문자 수에 매우 민감하고, 방문자수가 늘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을 듯싶다. 야후 버즈를 통해 야후에 링크가 걸려서 트래픽 폭탄을 맞은 블로거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종종 사람들이 겉으로 공공연히 밝히는 포지션과 실제로 하는 생각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맥도날드에서 "건강식 햄버거를 출시한다면 사먹을 의향이 있는가?"를 설문조사로 하면, 80%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맥도날드에서 정작 건강식 햄버거를 출시했을 때 그걸 선택한 유저 (헉 맨날 쓰는 업계용어가;;) 구매자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모두들 콜레스테롤은 높지만 입안에서 기름기가 살살 도는 치즈버거를 사먹는다.

많은 블로거들이 방문자 수에 연연하지만, 사실 정작 중요한 것은 방문자의 수보다는 "질"이다. 얼마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가?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방문자수보다는 구독자 수나,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오는 사람의 수가 더 의미있을 수 있다. 부족하지만 내 영문 블로그가 그렇다. 방문자 수는 적지만 이메일은 일주일에 평균 3~4개씩은 꼭 받는다. 또는 댓글이 많이 달리는 블로그, 댓글을 다는 사람들 중에서 새로운 사람의 비중이 높은 블로그, 북마크나 세이브가 많이 된 블로그... 등이 좀더 "질높은" 방문자를 가진 블로그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방문자 수에 비해 방문자의 "질"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평가할 만한 지표가 많지 않은 듯하다. 블로그 독자의 "양" 외에 "질"을 판단하기 위해서, 어떤 좋은 방법이 있을까?

아시아 웹 컨퍼런스

되도않는 영문블로그를 쓴답시고 깨작거리는데 신기하게도 블로그를 보고 메일로 연락주시는 분이 매우 많다.
오늘도 Web 2.0 Asia 블로그 독자의 메일인데 스팸인줄 알고 바로 지울뻔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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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주기를 기약할 수 없는 웹 2.0 아시아 블로그일진대, 블로그 보고 메일 주시는 분이 일주일에 평균 3~4분 정도 계신다. 요샌 내가 전업블로거인줄 알고 보도자료를 뿌리시는 분도 계시다...;;; 그건 내가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워낙 아시아쪽 웹에 대한 정보 소스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나도 일본쪽은 영문 블로그가 너무 없어서 일본쪽 IT 소식은 하테나님을 통하지 않으면 도무지 감감할 정도니.

그래서 생각하게 된 게 아시아 웹 컨퍼런스다. 한중일의 인터넷 전문가들이 모여서 영어 + 자국어 (통역) 으로 컨퍼런스를 여는 것이다. 유럽에 LeWeb이 있다면 아시아에도 범아시아 웹 컨퍼런스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기에 기획을 살살 해보고 있는데 먹고살기 바빠서 쉽지 않다. 그래도 첫번째 모임은 그다지 욕심내지 않고 하반기 정도에 만들어 보려 한다. 아시아가 세계를 선도하고, 세계인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에 해당하는 분야는 소셜과 모바일 정도인 듯해서 그쪽으로 집중해 볼 요량이다.

다이얼패드와 싸이월드처럼 한국이 수년이나 앞섰던 서비스를 세계로 전파시키지 못했던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다. 그런데 사실 요새같아서는 한국이 수년이나 앞선 인터넷이나 모바일 서비스가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아, 물론 외국회사가 카피하는 한국 제품도 있다는 거.^^ TNC의 블로그가 빨리 워드프레스를 이기고 세계인의 블로그로 선택받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지금은 칼을 갈고 있는 시기이다. (근데 칼만 좀 오래 갈긴 했다;;;)

사실 나보다 해외 활동이 훨씬 더 활발하신 분들이 많다. 윤석찬님은 LIFT 아시아 행사의 주관자 중 한분이시기도 하고, 얼마전에는 이지님이 LIFT 유럽에서 발표를 하시기도 했다. 호주에서 열린 media08에서 오마이뉴스의 민경진님이 컨퍼런스 키노트를 하시기도 했으며, 태우님의 테크노김치에 이어 이노무브의 장효곤 대표님도 영문 블로깅을 시작하신 듯하다. 나보다 더 뛰어나신 분들이기에 아시아 웹 컨퍼런스 관련된 조언을 구할 예정이다. 물론 그 전에 구체적인 기획이 나와야 할 것이겠지만...   

가장 위험한 것은 어쩌면 이분법적인 생각

류한석 소장님의 "순진한 개발자가 사내정치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글을 보고 난 후의 생각이다.

글의 요지는 아마도 "개발자들은 사내 정치에 휘둘려서 피해를 보기 쉬우며, 따라서 그렇게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정도로 요약되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실제 피해사례(?)가 많아서 이런 글이 나오게 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생각은, 가장 위험한 것은 어쩌면 이 글처럼 개발자들의 경우만을 따로 모아놓고 이야기하는 이분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조직내에서 여러 사람의 이익이 서로 상충해서 한쪽이 피해를 볼 수 있다거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가진 진정한 포텐셜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자신의 능력만큼이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비단 개발자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

이러할진대, 세상을 개발자와 개발자 아닌 사람으로 나누는 이분법은 좋은 것이 아닌 것 같다. 늘 이분법이나 스테레오타이핑은 위험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스테레오타이핑은 늘 "개발자들은 이러이러한 유형의 사람이다"라고 치부될 수 있는 개연성을 낳을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개발자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는 비유를 하자면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트럼펫 연주자이다. "절대선"은 그들이 서로 융합해서 좋은 화음을 내는 것,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내 악기만을 세게 불어제끼는 것이 좋은 화음을 낼 수는 없다. 때로는 내 악기의 소리를 적게 내야 할 때도 있다. 물론 화음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악기의 음을 "듣는" 것일 테다.

내가 알고싶은 것은 어떻게 하면 오케스트라가 화음을 잘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시행착오들에 대한 나눔이지, 오케스트라 내에서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론이 아니다.

만일 내가 속한 조직에서 누군가가 개발자는 이렇고 기획자는 저렇다라는 스테레오타이핑을 더욱 강화시키면서, 조직을 은연중에 몇 갈래로 분리시키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가장 먼저 그 사람을 조직에서 떼어내는 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개발자든 개발자가 아니든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Disqus, 과연 편한걸까?

요새 저쪽 바다넘어 블로거들이 많이 달고있는 듯한 블로그 커멘트 호스팅 시스템, Disqus가 과연 정말 편할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참조: 이 회사에 최근 투자한 VC인 프레드 윌슨의 글)

Disqus는 블로그 커멘트 호스팅 서비스다. 블로그마다 댓글을 저마다 따로 갖고 있으니 트래킹이 안 되고, 따라서 내가 여러 군데에서 남긴 댓글을 한군데에서 모아서 내 프로필과 함께 보여주자는 것이다. 텍스트큐브의 댓글알리미 기능을 여러 다른 블로그에서도 쓸 수 있다고 보면 될 듯. 또한 멀티 계층형 댓글과 댓글 모더레이션, 오픈아이디 로그인 등도 지원한다.

해외쪽 서비스를 보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의 기능성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다 써드파티 서비스를 꽂아넣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선호하는것 같다. 블로그만 보더라도, 사이드바가 위젯 플랫폼화 된 것은 오래전의 일이고, 컨텐츠를 이루는 재료인 이미지, 비디오, 댓글 등도 써드파티에 호스팅하고 경로를 불러와서 블로그에 표현해 주는 방식으로 점차 가고 있는 듯하다. 피드 발행과 통계도 피드버너에 호스팅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오픈된 방식도 좋고, 누구보다도 "오픈"이라는 컨셉을 응원하는 사람이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단점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유저가 여러개의 서비스에 가입하고 로그인 아이디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구글 서비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UI와 안정성이 워낙 좋아서기도 하지만, 가입+로그인 한번 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또한 블로그에서 여러가지를 표현해 주기 위해서는 유저가 스킨을 매만지고 스크립트를 insert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 과정이 초보 유저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disqus를 타입패드 서비스에 달려면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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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towe Boyd


텍스트큐브 서비스가 "닫힌 서비스"가 되지 않기 위해서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환경에서는 아직까지 한계가 많다. 오픈 API가 많이 제공되고 있지도 않거니와, 유저들의 이용 행태 역시 다양한 써드파티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블로그는 호스팅만 해주길 원한다기보다는, 블로그 자체에서 다양한 기능이 지원되길 원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일반 유저들은 사진을 PC에 저장하고 블로그에 직접 올리지 플리커에 호스팅하고 경로를 불러와서 표현해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텍스트큐브는 가장 열려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내가 하고 싶은말,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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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Stuffthathappens via O'Reilly Radar

부모 2.0

김영사에서 만든 부모 2.0 사이트라고 한다. (쿠키뉴스 기사)
오픈한지는 며칠 된 모양인데 얼마전에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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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특정 세그먼트를 위한 정보 및 네트워킹 사이트라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겠지만, 반면 "부모"라는 단어에도 2.0이 붙는다는 게 어쩌면 웹 2.0이 버블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든다.

그나저나 파이어폭스에서는 메인페이지가 깨진다. div없이 테이블로만 짰고 width값도 다 주었는데 왜 오버플로우 나는지...

"오픈"보다 중요한 "가치"

나를 포함해서 오늘 웹 2.0 코리아 2008 행사에 오셨던 강의자 분들중 "오픈", "데이터 포터빌리티", "소셜"을 이야기하지 않은 분은 없었다. 내가 발표자일 때는 중요한 트렌드라고 생각해서 말을 하게 마련이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얘기를 하는 걸 듣는건 조금 지겨울 수도 있겠다는 우려마저 살짝 들었다.

방금 뉴스를 보니 오픈소셜에 야후도 참가한다고 한다. 확실히 오픈, 포터블 이런 게 대세인 듯하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대세" 이지 정말 사용자 입장에서 가치를 주고 있지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물론 "도로"를 미리 깔아놓아야 도시가 건설될 수 있듯이, 오픈된 인프라스트럭쳐가 먼저 깔리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이고 우리나라의 웹 기업들도 그러한 인터넷 대세에 동참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일본의 모바일 업계가 그랬듯, 자칫 우리나라 웹 서비스만 세계 시장에서 IT섬나라로 "고립될" 수도 있으니

사용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서비스가 얼마나 오픈되었느냐가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주느냐일 것이다. 애플은 지극히도 닫혀있는 회사지만, 계속해서 광팬들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를 넘어서 R/WW의 Alex Iskold는 그렇게 닫힌 구조를 형성하면서 OS나 소프트웨어기술을 수십년동안 계속 발전시켜 나간 것이 바로 애플의 성공 요인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닫혀있다"는 비판도 받지만, 다음이 경쟁상대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인터넷 사업에서 독주하고 있다. 그리고 인정할 건 인정하자. 네이버가 한국인들에게 고마울 정도로 큰 사용자 가치도 주고 있지 않은가? (연말정산 서류에 대한 정보, 어디에 물어보았었나?)

닫혀있다는 게 좋다고 말하는게 절대로 아니다. 열려있다, 닫혀있다는 것보다는 사용자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열려있는" 그저그런 서비스보다 "닫혀있는" 네이버와 애플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용자 가치"의 명제는, 부메랑처럼 다시 "더 많은 업체들이 오픈되어야 한다"는 명제로 귀결된다.  "오픈"이 "사용자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나만 열려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열려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픈아이디를 예로 들어보자. 한국에서 오픈아이디는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오픈아이디가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디"로 인식되는 한, 오픈 아이디의 참 가치를 사용자에게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음이 오픈아이디에 참여하고 이벤트까지 한다고 하니 좋은 소식이다.

웹 디벨로퍼즈! 웹 디벨로퍼즈! 웹 디벨로퍼즈!

웹 디벨로퍼들을 실제로 위해주면 되지 왜 저렇게 소리를 지르실까 우리 발머형님.
살짝 고인돌인간스럽게 무식해 보일라고 하잖아요.



물론 이런 광고를 찍은 전력도 있으시긴 하다.

독일 군대시스템의 헛점

어제 W3C컨퍼런스에서 독일에서 온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자기 친구는 생일이 2월 29일인데 2월 29일이 4년에 한번 오는 나머지 실제나이 스무살때 독일 병무청 기록에는 다섯살로 잡혀서 "영장"이 안나왔다고 한다. (독일도 영장 나와서 군대가나? 모르겠다.)

아마 독일 병무청 프로그램이 if (date(birthday) > currentDate()) { conscriptionAge += 1; } 머 이런식으로 짜여져 있나보다 (맞나? 요새 떠듬떠듬 프로그래밍책을 교양서적으로 보고 있는지라 ㅠ)

물론 이분이 80세가 되면 20살로 인식되어 영장이 나올 수도 있겠다. 헉... 80세에 입대라...

관련글: 징징 "개발자 중심의 생각"

데이터 포터빌리티에 딴지걸기

개인적으로 한번 만나본 적도 있는 Forrester Research의 유명 애널리스트 Charlene Li가, "Graphing Social Patterns"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했다. 발표 자료는 아래 Slideshare를 참고.


요새 대략 이러한 쪽의 주제들이 화두로 등장하는 것 같다. 유저의 프로필과 관계 데이터를 따로따로 들고있는 서비스들이 자꾸 늘어나다 보니, 크게 두 가지 이슈가 대두되는 것 같다. 첫째로 유저의 프로필과 관계데이터는 유저에게 귀속되어야지 서비스 업체에 귀속되면 안된다는 소유권의 이슈와 (참고로 일본의 믹시는 이걸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두번째로 여러 서비스마다 프로필과 관계데이터를 따로따로 정의해야 하는 불편함의 이슈인 듯하다.

이러한 논의를 가속화 시킨 사람들은 여러 명이 있다. 라이브저널의 제작자이자 지금은 구글에 가있는 브래드 피츠패트릭이 데이터 포터빌리티를 강력히 주창하고 있고, 특히나 인터넷의 창시자라고까지 불리는 팀 버너스 리는 차세대 웹을 가르켜 "Giant Global Graph"라고 부르고 있다. 초기의 웹이 "III", 즉 "International Information Infrastructure" 였고, 현재의 웹이 "WWW", 즉 "World Wide Web"이라면, 이제 향후에 올 웹은 "GGG"라는 것이다. (기막힌 조어(造語) 능력은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GGG를 한글로 발음하면 어째 이름이 좀;;;)

GGG란? 오래전부터 이야기하던 시맨틱웹을 말하는 것과 유사한 듯한데, 단순히 도큐먼트들과 그들의 링크로 주로 표현되는 현재의 웹이 아닌, 각각의 데이터가 의미를 지님으로써 데이터간의 관계성이 잘 도출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사람이 아닌 시스템끼리도 알아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그런 웹을 말하는 듯하다.

이러한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서 주창되고 있는 표준들은 실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은 매우 간단하다. (TNF의 신정규님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양성이 표출되기 위해서는 common한 기반은 오히려 간단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염색체를 보라.) 무식하게 이야기하자면 대략 이런 것 같다. 오픈아이디로 서로 다른 서비스에서의 프로필 입력 및 인증을 처리하고, 유저가 입력한 프로필 정보 및 관계 데이터는 hCardXFN등의 마이크로포맷을 사용해 마크업함으로써 이러한 정보들이 시스템에 의해서 인지될 수 있도록 하며, 관계데이터 (소셜 그래프)는 FOAF라는 RDF형태로써 이동성(포터빌리티)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다. 물론 한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에게 유저 정보중 일부에 대한 액세스를 요청할 수 있는 OAuth같은 규약도 이야기되고 있다.

그럼 이렇게 했을 때 좋은 점이 무엇인가? 유저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정보(프로필) 및 자신의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소셜 그래프)를 보다 잘 (여기서 "보다 잘"이란 "기계가 볼때 보다 잘"이 되겠다) 정의해 놓으면, 서비스 (또는 보다 확장된 의미의 오픈 인터넷) 에서는 "관계 정의"의 맵을 따라감으로써 흥미로운 짓거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친구"로 규정되어 있는 전 국민을 추출할 수도 있고, "나는 친구로 규정하였는데 상대방은 나를 애인으로 규정한 사람들의 집합"도 뽑아낼 수 있겠다. 또한 내 미투데이 친구들이 쓴 티스토리 글만을 골라서 볼 수도 있겠고, 내가 "와인전문가"라고 규정한 사람들이 주로 보는 블로그 글이 어떤 것인지를 뽑아서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 흔히 아마존과 페이스북의 예시가 거론되는데, 아마존 사이트의 상품평이 출력되는 곳에 조건을 걸어놔서, 작성자가 내 페이스북 친구일 경우 해당 div id의 CSS는 다른 것이 먹여지게 함으로써, 내 페이스북 친구가 작성한 리뷰 컨텐츠는 아마존에서 뻘건색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하는것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자기 자신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는 것은 rel="me"로 정의된 곳의 데이터만 모으면 될 것이다. 가장 골치가 아픈 스팸의 경우, XFN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마킹된 사람들은 스패머가 아닌 사람들의 리스트, 즉 "whitelist" 목록에 자동으로 추가해 주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머 하여간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여기서 살짝 딴지아닌 딴지를 걸게 되는 대목들이 있다...

첫째, 마크업에 대한 부분이다. 글에 태그를 매기는 빈도수가 현저히 낮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인데, 마찬가지로 자신과 관계하는 사람에 대해서 일일히 마크업 하는 빈도수 역시 낮지 않을까? 트위터에서는 "Follow" 버튼 한번만 누르면 되지만 XFN 블로그롤에서는 유저가 일일이 관계데이터를 정의하는 수고를 해주어야 한다. 유저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Facebook처럼 미리 정의된 셋트를 주고 알맞은 관계를 고르라는 객관식 문제를 내주는 것 역시 그닥 맞아보이진 않고, 페이스북에서 그랬던 것처럼 유저들의 원성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싸이월드 일촌이 무척 제한적이긴 한데, 나름 편한건 있다.

두번째, 프로필의 규정 문제이다. 일례로 프로필 포터빌리티를 지원하는 hcard의 경우 vcard 포맷에서 온 것으로써 전화번호, 직장, 이메일 등의 "리얼 월드" 아이덴티티를 많이 요청한다. 블로그같은 서비스에서 프로필 정보의 포터빌리티라는 베네핏을 주기 위해서 회원가입시 오프라인적인 아이덴티티 정보의 입력을 요청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무리 옵셔널 항목으로 넣는다고 해도 말이다.) 오히려 블로거의 프로필을 규정하는 정보는 해당 블로거의 블로깅 패턴에서 추출된 (혹은 유저 자신이 자신의 블로그 아이덴티티에 맞추어 규정한) 메타데이터를 프로필의 일부로 되돌려 귀속시켜 줌으로써, 컨텐츠 생산에 따라서 자신의 프로필도 enrich되는 "컨텐츠=>프로필 reinforcement" 기작을 두는게 더 맞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blog-specific한 프로필 정보들은 천상 블로그 안에서만 의미를 갖는 정보이므로, 블로그 서비스 내부의 소위 "siloed" 정보로 남을 수밖에 없다. 데이터 표준과 포터빌리티의 측면에서 딱 들어맞지만은 않는 그림이다.

세번째, 오픈아이디를 통한 로그인이라는 컨셉이 아직까지 일반 유저들에게 친숙하지 않다. 태터캠프에 오셨던 분들은 알겠지만, 오픈아이디를 유저들이 오히려 "불편 요소"로 삼고 있더라는 게 놀라운 사실이다. "네이버=인터넷"으로 통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네이버 아이디를 그대로 써도 로그인되도록 해주는게 오픈아이디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설치형 텍스트큐브는 오픈아이디 로그인을 이미 지원하고 있고, 서비스형 텍스트큐브 역시 그런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훨씬 크지만, 행여 유저들이 오픈아이디라는 또다른 로그인 옵션을 보게 되는게 "도대체 이건 또 뭐지?"라는 distraction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흥미롭게도 VOX 아이디는 그것 자체가 오픈아이디임에도 불구하고 사이트에서는 오픈아이디라는 "티"를 내지 않는다. 이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아무튼 이런 건 그냥 나만의 조용하고 소심한 딴지였고... 오픈 아이덴티티와 데이터 이동성 등은 큰 방향에서 보면 대세인 듯하다.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URL이 http://ggg.yahoo.com 으로 바뀔 수도 있을까?^^

애플, 가장 존경받는 회사

포브스에서 발표한 "가장 존경받는 회사 (America's most admired companies)" 리스트 1위에 애플이 꼽혔다.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의 측면에서 보면 스티브 잡스는 거의 빵점에 가깝고, 오히려 가장 존경해야 할 사람은 빌 게이츠일텐데...

하긴, 내가 교회 고등부에서 맡고있는 17세 여자 고등학생애가 아이폰을 사서 들고다닐 정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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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소셜 네트워크의 결합

어떤 산업에서든지 일부의 소수만이 누리던 특권을 민주화시켜 주는 ("democratization") 사업자는 환영을 받고 성공을 하게 된다. 이러한 렌즈를 통해서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것은 재미있다. 리츠(REITs)는 일부의 소수자들만이 행하던 빌딩 부동산 거래를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민주화"시킴으로써 몇년전 환영을 받은 바 있다. UCC는 동영상 제작자가 고가 장비와 촬영기술을 갖춘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에만 한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수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구텐베르크의 활자는 사제들만이 보던 성경을 "민주화" 시켰던 것이다. 당신이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혹시나 아직도 완전히 민주화되지 못한 산업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그곳에 기회가 있을 수도 있으니.

마찬가지의 관점에서 볼때, 블로그 역시 홈페이지 빌더나 CMS같은 솔루션을 민주화 시켜주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웹 페이지 저작기술이 없어도 온라인에서 자신의 컨텐츠를 담은 멋진 사이트를 금새 만들어주는 블로그에 열렬한 환영을 보냈고, 블로그를 통해 "일반인"들도 활발한 온라인 퍼블리싱 활동을 벌이게 되었다. 이처럼 블로그가 퍼블리싱 툴로 주로 사용되다 보니 블로그는 "미디어화"하기 시작했다. 블로그와 기존 미디어의 경계는 현재도 희미하고, 앞으로도 계속 허물어질 것이다.

그러나 블로그가 미디어화되는 과정에서 가끔 관찰되는 점은, 마치 "민주주의"가 보이지 않는 사회 계급을 자아내듯, "민주화된" 퍼블리싱 환경은 자칫 "컨텐츠 파워"에 의한 블로거들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블로거들이 글을 쓰고 있지만, 그 중에서 주목을 받는 컨텐츠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물론 사회가 무작배기로 평등화될 수 없듯이 모든 이에게 동등한 트래픽을 돌려줄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양질의 컨텐츠를 작성한 블로거에게 더 많은 트래픽이 몰려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참여자가 매우 많아질 때인데, 게임에 새로 참여한 블로거가 기존에 형성된 마인드셰어를 넘어서서 새로운 블로그 스타로 등극하기 위한 임계값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현재는 거의 넘을 수 없는 수준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IT 분야에서 구독하고 있는 대상 블로그들의 목록이 급격히 동질화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top 블로거들은 심하게 말해서 아무 글을 쓰지 않아도 구독자가 계속 늘어가는 반면, 신규 참여자가 작성한 글은 매우 좋은 글인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당신이 아마 파워블로거라면 이러한 문제를 전혀 문제로써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블로그라는거 한번 써볼까?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상황이 조금은 달라진다.

이러한 원인중 하나는 소위 "옆에서의 발견"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기작이 블로그에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주목을 받는 컨텐츠"라는 것은, 곧 올블로그나 다음 블로거 뉴스에서 뜨는 컨텐츠라고 볼 수 있고, 이는 너무 중앙 집중식이라는 말이다. 블로그가 적어도 미디어적 성격을 띄는 순간만큼은 중앙집중적인 미디어 산업의 속성을 그대로 이어받게 된다. 그래서 "중앙"으로 글을 보내지 않으면 내가 눈에 띄기 어렵게 되고, 양질의 컨텐츠도 "중앙"에서 발견할 수밖에 없다. 조악한 비유를 하자면, 부산의 신발가게 공장장들이 서로를 알 수 있게 되는 유일한 방법이 서울에서 모이는 신발가게 공장장 협회를 통해서만이라고나 할까. 바로 옆에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좀더 유의미한 인터랙션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옆에서의 발견"이 일어나야 한다. 내가 블로그에서 어떤 글을 썼다면 혹시 "세상"은 몰라줄 지언정 내 주변의 사람, 아니면 그 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줄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다. 블로그 1세대가 "전국구 스타"의 시대였다면, 이제 블로그에서는 "우리들의 스타"나 "이 분야의 스타"가 나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아니, 누구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스타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Edge"들이 반드시 "Hub"를 거치지 않더라도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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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의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기회 요소는 많은 사람들이 열거하고 있다. 싸이월드의 트래픽이 예전만큼 못한 상황에서, "싸이 말고 다른거"를 사용하고 싶은 유저들을 받아줄 서비스가 기대되는데, 블로그가 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다. 그런데 블로그에는 댓글과 트랙백이라는 약한 연결을 제외하곤 네트워킹을 위한 요소가 많지 않으므로 네트워킹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물론 댓글과 트랙백이라는 약한 연결("weak link")은 블로그의 매력을 이루는 한 가지 요소일 수 있으므로, 블로그의 약한 연결을 문제로 규정하기보다는 그것은 그것대로 유지하되 좀더 발전시킬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는 결국 시간이 가면서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다. 사람을 중심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Ego-centric social network)는 결국 초기의 재미효과가 지나면 "What's next?"라는 질문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링크(딜리셔스), 사진(플리커) 등의 사물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Object-centric social network)가 되어야 - 즉 소셜 네트워크가 부가적인 요소이고, 그게 없어도 사이트는 굴러가지만 있으면 더 좋아야 - 더 장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혹자는 이야기한다. 블로그는 굳이 따지자면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긴 하다.

기회 요소가 있다는 것은 대강 동의하지만, 블로그에 소셜 네트워크를 붙이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블로고스피어는 참 특이하고 심지어 양면성, 모순성마저 띄는 공간인지라, 그냥 싸이월드 1촌이나 "내 이웃" 뭐 이런 SNS의 계급장을 간단히 떼다가 붙일 수만은 없다. 깊은 고민없이 그냥 친구나 쪽지 등의 피쳐를 붙이면 영 어색한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정의된 모든 관계는 닫힌 데이터가 아니라 최근 추세대로 결국 사용자가 그 소유권과 이전권을 갖는 포터블한 데이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는 data portability등에 대한 그림이 확고히 셋팅되지 않은 단계라,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이다.)

좀더 고민할 문제지만, 어찌 되었든 만일 블로그에 소셜 네트워크를 추가할 고민을 한다면 그 목적만큼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블로그에 붙는 소셜 네트워크는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가 되어선 안 될 것이다.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의 목적은 "누구도 미디어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블로그의 초기 약속을 좀더 선명하게 지켜주는게 되어야만 한다. 아까 이야기한대로 블로고스피어의 양적 팽창으로 인해, 다수의 블로거들에게는 블로그가 우리 모두가 미디어인 "We the media"보다는, 저 위에 유명 블로거들이 따로 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They the media"로써 더 다가오는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They the media"는 억누를 게 아니라 그것대로 더 영향력있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태터앤미디어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  Edge에 존재하는 "We the media"들끼리 중앙을 거치지 않고서도 더 잘 만날 수 있고, 새로운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환경을 주어야 하며, 그렇게 함에 있어서 기존에 정의된 관계를 블로거 간에도 단순히 매핑시키는 "Ego-centric social network"가 아니라, 블로그글이라는 매개체를 토대로 한 "Object-centric social network"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누가 사용자인가?

우리는 흔히 이야기한다. "그거 사용자가 과연 원하는 거야? 사용자 입장에서 정말 제대로 생각해 봤어?"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영어의 "Take it with a grain of salt"라는 표현대로, 분명 "맞는말"이지만 동시에 약간의 주의를 요하는 면도 있다.

Blink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미국의 식품 회사들이 더 나은 스파게티 소스를 개발하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FGI (포커스 그룹 인터뷰)와 사용자 조사를 했었는데, 그때마다 나왔던 결론은 사용자들은 스파게티 소스에 뭐를 많이 넣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재료가 많이 들어간 스파게티 소스인 "엑스트라 청키"라는 제품은, 적어도 사용자 조사를 통해서는 결코 세상에 나올 수 없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엑스트라 청키 소스가 나오자마자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현재 미국에서 팔리는 스파게티 소스 중 1/3은 엑스트라 청키 소스다.

무엇을 말하는가? 기획자들은 사용자 입장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하되,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만 듣고 만들어 주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때로는 사용자들을 앞장서서 이끌어 가는 능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마치 엑스트라 청키 소스가 나오기 전까지 그걸 필요로 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처럼, 사용자들은 때로 자신이 어떤 것을 원하는 지 모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것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하는게 옳겠다. 당신 회사의 직원도 아닌데, 고객이 그 제품에 대해서 당신만큼 생각할 리가 있나?

요컨대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되, 그들을 이끌어 간다"는 말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획자 자신이 어떤 제품의 열혈 유저여야 하며, 그 서비스에서 자신이 정말 강렬히 원하는 피쳐들을 소신있게 만들어 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꾼 훌륭한 제품이나 서비스들 중에서 기획자 자신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기획의 과정에서 주관적인 것은 괜찮으나, 일관성이 없는 것은 괜찮지 못하다. 다수의 똑똑한 사람들이 기획 과정에 참여한지라,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잘 융화시켜 놓은 서비스 -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서비스가 있으나, 직접 거론하긴 좀 그렇고 - 가 큰 반향을 얻고 있지 못하는 사례를 보라. 도대체 어디에 방점이 찍혔는지, 뭐부터 눌러야 할 지를 알 수가 없다. 반면, 내부에서는 "미친놈"소리까지 들어가면서 자기 고집을 부린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애플의 제품들은, "일관되게 주관적임으로써" 오히려 성공한 사례다.

(음... 좀 새는 얘기지만, "일관성"은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까칠한 사람, 부드러운 사람, 호탕한 사람... 다 괜찮다. 그러나 어느순간 부드러웠다가 다음 순간 까칠해 지고, 또 호탕해 지기도 하고.. 이렇게 바뀌는 사람에게는 믿음을 줄 수 없더라. 이런 사람들의 패러다임은 바로 전에 읽은 글이나 신문기사에 의해 좌우될 만큼 깊이가 없고, 또한 바로 전에 누구한테서 들었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깨달음인 양 다음 사람에게 이야기 해주곤 한다.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가 이런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조심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일관성",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이는 사용자가 어찌 생각하건 간에 자기 고집을 부려도 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그런 제품은 필연적으로 실패하고 말 것이다. 아래 보이는 저 자동차 처럼 말이다. (오너분께는 죄송합니다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가치임에 분명하다. 단지, 기획자 당신 자신도 소중한 한 명의 사용자라는 것을 잊지는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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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물어보고 만드시지 그러셨어요.


창의성의 적

창의성의 적으로는, 한쪽 끝으로는 게으름이 있겠지만, 다른 한 쪽 끝에는 완벽주의가 있다.
완벽해 질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어차피 내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남이 볼때는 그렇지 않을수도 있으니.
완벽한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무언가를 내가 잡고 고민하는 사람보다는, 완벽하지 않은 것이라도 세상에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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