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 소세지 굽는 기계

후라이팬에 핫도그 소세지를 한번이라도 구워본 사람은 그 동그란 면을 균등하게 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안다. 후라이팬과 접촉하는 면들은 거뭇하게 타기까지 하지만, 막상 소세지를 씹어보면 속은 차갑기까지 한... 그런 "안좋은 경험"을 해본 사람은 아래와 같은 $12.99짜리 발명품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알 수밖에 없다. (참고로 이 롤러는 숯불구이 전용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줄까라는 고민은 주방기구 산업에나 블로그 산업에나 똑같이 존재하고, 그러한 노력의 산물은 똑같이 귀중하고 반갑다.

이제 1단

어제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에서 발표할 때 사용했던 이미지. (출처: 구글에서 "manual stick shift" 이미지 검색)


평소에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이 실행하라" (Underpromise, and overdeliver) 라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는지라, 아직 미완성인 텍스트큐브닷컴을 내놓는 것이 마치 설익은 밥을 손님상에 차려 내놓는 것처럼 마음 안놓일 때가 있다. 그러나 웹에서 완벽이란게 있겠나. 클로즈드 베타테스트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날카로운 지적을 해 주실 것이고, 우리는 열심히 뒤에서 고칠 것이다.

어제 서밋에서 발표가 끝나고 lunamoth님이 "발표 잘 들었습니다" 하더라. 맨날 들었던 뻔한 얘기를 다시한번 듣느라 고통스러웠을 터인데 잘 들었다고 하니, 고마운건 오히려 이쪽이다. 때로는 후배가 선배를 격려하고 기분좋게 만들기도 한다.

네이버 위기론...?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의 대표주자 NHN에 대한 "위기론"이 여기저기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다음은 바로 오늘자 기사이다.
[디지털타임즈] 흔들리는 NHN 돌파구 찾기 고심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NHN이 설립 이후 최대 암초를 만났다. 새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의 압박이 갈수록 수위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으로 촉발한 촛불정국이 이어지면서 포털의 존립기반이라 할 수 있는 네티즌 여론, 이른바 `넷심'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이미 뉴스 섹션의 페이지뷰(PV)가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역전 당한데 이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 네이버 탈퇴 및 홈페이지 변경 운동까지 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웹보드 게임에 대한 사행성 논란으로 고액배팅과 자동배팅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매출에도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그 여파로 주식시장에서 주가는 연일 급락세다. 여기에는 하반기 검색광고 시장의 성장성 둔화 전망과 기대를 모아온 일본 검색서비스 지연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촛불사태가 네이버에게 어느정도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털에 있어 뉴스 섹션의 의미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네티즌들이 네이버에 정착하게 된 계기중 하나는 뉴스 컨텐츠 신디케이션을 통해 잘 차려진 밥상같은 깔끔한 뉴스페이지를 만들어 냄으로써, 네티즌들이 "생각없이" 네이버에 들어가서 정치, 연예, 스포츠 뉴스기사를 훑어보는 행동패턴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던 점이다.

하지만 뉴스에서 역전된다고 해서 네이버의 아성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네이버가 여전히 견조한 검색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도 상당한 성장 포텐셜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으로 연간 1조 6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NHN의 올해 1분기 광고매출은 검색광고와 배너광고를 합해 1850억원 정도로 집계되었다 (검색광고 1500억원, 배너광고 350억원대). 물론 연 매출을 추정하기 위해 단순히 1분기 매출에 4를 곱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아주 아주 무식하게 4를 곱해버리면 약 8,000 억원 정도가 나온다. 이는 시장규모 대비 반 정도 되는 것으로써, 네이버가 한국 인터넷에서 거의 시장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자임을 감안하면 그다지 높은 비중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그리고 우리나라 온라인 광고시장은 과거 10년간 60배, 작년에 전년 동기대비 2배 성장했던 시장이다. 아직까지는 무척이나 고성장 시장이라는 얘기다.

미디어 부문에서 아직도 세계 1위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야후가 검색에서 뒤쳐진 죄(?)로, 미디어 부문이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구글에 저리도 밀리고 있는 걸 보면, 결국 네이버의 아성이 무너지는 때는 우리나라 인터넷 검색의 패턴이 극단적으로 바뀔 때일텐데, 아직까지 그러한 일이 일어날 기미가 보이진 않는 것 같다.

따라서 NHN은 아직도 상당한 성장 모멘텀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을 하진 않지만, 심지어 어쩌면 지금이 "매수 타이밍"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PER 역시 오늘자로 찾아보니 구글은 38정도인데 반해 NHN은 30정도이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네이버가 오픈 인터넷에 대한 욕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가 큰 관건이겠지만 (그 얘기는 이 포스트의 주제도, 범위도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많은 분들이 얘기하시듯 일본 검색서비스의 성공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여진다. 이는 검색광고 매출로 대변되는 NHN의 현재의 성장 모멘텀을 비교적 단기간 내에 몇 배까지 늘려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덧1. 블로그 서밋때 옆에 같이 계셨던 그만님과 이런 얘기를 했었다. 왜 우리나라 1위 업체들은 늘 비판의 대상이 될까? 왜 삼성은 늘 무언가 비리가 있다고 생각되고, 노키아는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회사로 인식될까? 왜 네이버는 늘 비판받는데 구글은 "악하지 않은(Not evil)" 회사로 인식될까?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의 뒷다리 잡기 근성으로만 치부될 일은 아닌것 같고... 뭔가 다양성은 없지만 경쟁은 치열한 사회에서, 1위가 되는 순간 "어떻게 해서든지" 그 위치를 수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너무 크게 작용해서는 아닐지...

덧2. 얼마전 네이버의 성공과 위협에 대한 졸고를 OECD 장관회의 배포 신문에 기고한 바 있다. 다 아는 수준의 평이한 내용이지만 혹시나 해외에서는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봐...

이정도까지 애쓰실 필요는 없을 듯한데...

"추락한 인터넷 한국"

태그스토리의 우병현 대표께서 조선일보에 "추락한 인터넷 한국" 이라는 글을 기고하셨다. 업계에서 느끼고 있는 점을 고스란히 대변하신 듯하다. 펌블로그는 아니지만, 글을 퍼오는 게 아니라 모셔오는 기분으로 원문 링크와 함께 전재한다.

이 글을 옮기면서도 누군가 "왜 하필 요즘같은 때 조중동" 이라고 말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한 0.1초간 머리속에 스쳐지나가는 걸 보면, 어쩌면 포털 집약화라는 건 한국사회의 쏠림현상과 다양성 부족에도 어느정도 기인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전문 보기..


텍스트큐브 1.7 업그레이드

텍스트큐브 1.6 으로 돌리고 있던 김창원, 천사라의 결혼 블로그를 1.7로 업그레이드했다. 만들때만 하더라도 결혼 블로그를 일회용으로 만들지 말고 신혼여행 갔다온 사진도 올리고, 살면서 생기는 알콩달콩한 이야기들도 올리자고 했건만, 가끔 "스팸" 이라는 디지털 먼지만 털어낼 뿐 거의 방치 상태다.

비록 소개글에서는 "텍스트큐브 1.7은 6개월을 주기로 하는 버전이 아닌, 2008년 2월에 발표된 텍스트큐브 1.6과 2008년 8월 말로 예정된 텍스트큐브 2.0 사이의 중간 버전입니다" 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소개글을 스크롤 해보는데만도 한참이 걸릴 정도로 대규모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듯하다. Risoluto는 "결연한" 이라는 뜻이라는데 (난 자꾸 저걸보면 "리조또"로 잘못 보일때가 있다), 누구나 감시나 탄압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설치형 블로그 최고의 강점을 암시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루나모스님은 여전히 예의 그 "물반, 고기반"(내용 반 링크 반)의 1.7 소개글을 올려 놓았다. 사람이 한결같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다. 소개글을 쓰는 사람도 그럴진대, 하물며 늦은 밤에 텍스트큐브 버전업을 이루어가시는 분들은 그 "꾸준함의 미학"이 두말할 나위가 있겠나. 1.0 현지화 이후 커뮤니티에 조금도 일조하지 못한 송구스러움은 여전히 남지만, 텍스트큐브닷컴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주 간접적인 contribution일지도 모른다고 자위해 보며, 다시금 업데이트 3 티켓에 빠진건 없나 본다.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 2008

작년에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성황이었던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을 올해도 개최한다. 자세한 정보는 이곳을, 행사 참가 신청은 이곳을 참고하시길. 300명 한정이라고 하니, 빨리 서두르셔야 할 듯!

* 행사명칭 : Business Blog Summit 2008
* 행사주제 ; 소셜미디어, 블로그를 통한 PR과 마케팅
* 행사일시 : 2008년 6월 25일 수요일 오전 9시 ~ 18시
* 행사장소 : 반포동 센트럴시티 컨벤션홀(5층) [약도]
* 참석인원 : 300명 (입금순 마감)
* 참가비용 ; 12만원(중식제공, VAT 별도)
* 행사주최 : 한국블로그산업협회 (http://www.bbakorea.org)
* 행사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촛불"을 지나가며

마치 터질것처럼 팽팽하던 소방 호스가 드디어 단박에 터져서 여기저기 험한 물줄기를 내뿜고 있는 것만큼이나 분노에 찬 글과 말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때, 이 헐렁한 블로그에서까지 또 하나의 관련 글을 구태여 보탤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지진으로 따지자면 진도 8.2 정도의 사회적 진통이 일어나고 있는 광경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고 있는 동시대인의 한명으로써, 아무런 생각이 없을 순 없다. 그냥 머리 한켠으로 지나가는 생각들을 아무런 순서 없이 나열해 보자면..

* "그분들"이 인터넷을 보지 않는게 문제다. 누군가 아마 폰트 14 크기로 "어제 3만여명 촛불행진, 부상자 2명" 등이 씌여진 보고서를 써서 올렸을 게다. 인터넷에 로그인을 해서 보는것과 아래아 한글로 요약된 보고서를 읽는 것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어쩌면 그 차이가 이 모든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일 지도 모른다.

* 이런 시국에 "시더분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것 자체가 머쓱하게 여겨질 정도로 나라가 극도의 혼란이다. 그러나 머리 한켠으로 살짝 지나가는 생각중 하나는, 블로고스피어에 시더분한 이야기도 아주 가끔은 올라왔으면 좋겠다. 뭐랄까, 다양성이라고  할까? 온 나라가 진통중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바로 오늘이 첫사랑을 발견한 그 날이었을 수도 있겠고, 어떤 사람들은 오늘에서야 부산 사직구장에 난생 처음 가봤을 수도 있을테며, 어떤 사람들은 오늘이 그간 적금 들었던 거 깬 돈으로 드디어 싱가폴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날일수도 있겠다. 그들이 그런 "시더분한" - 그러나 자기에게는 소중할 수 있는 - 이야기를 블로그가 아니면 어디에 쓰겠나. 세상은 금방이라도 망할 듯 시끌벅적하지만, "Life goes on" 이라는 노랫말처럼 우리 각자는 오늘도 소소한 인생사를 겪어 나간다. 자칫 그런 편한 이야기들이 한가하고 시대정신 없는 소리로만 치부 내지는 격하되진 않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시대정신을 놓고 살자는 얘기는 아니고.

* 지난주 화요일, 우리 회사는 밤을 꼬박 샜다. 그 다음날 텍스트큐브닷컴의 외부 초대장 부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개발자들이 개인적으로 밤샌 경우는 그 이전에 훨씬 많았을 거다. 내 말은 우리 팀 전체가 밤을 샜다는 거고, 그건 이번달 들어 벌써 두번째 일이었다. 그만큼 우리는 열심히 일했다.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바로 그 하루이틀 후부터 촛불시위가 본격화되었고, 주말경에는 "국가 비상사태"로 여겨도 좋을만큼 사태가 커졌다. 블로고스피어에 텍스트큐브닷컴이 이슈로 자리잡을 여지는 조금도 없어보였고,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팀에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텍스트큐브닷컴 홍보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보인다, 묵묵히 기능개선에 힘쓰자"고 말했다. 근데 한켠으로 좀 속상하고, 고생한 팀들에게 내 잘못도 아닌데 왠지모를 미안함이 조금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겨우 텍스트큐브닷컴을 시작한 거고,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무수히 많이 쌓여있다. 그래서 조금은 다행이다.

* 작년말에 인터넷에서 대선후보 성향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에 따르자면 나는 매우 보수 성향이다. (그래서 윤호님과 정치적인 이야기는 왠만하면 안하려 한다.^^) 글쎄, 보수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대체로 우리나라는 아직도 성장해야 한다고 믿으며, 나 자신도 대기업 출신으로 대기업에 대해 온갖 욕을 다 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아직도 세 배는 더 커져야 한다고 믿는다. 누구말 맞다나 자립형 사립고는 설립자 가문에 매년 돈을 떨궈주는 화수분같은 존재일 뿐, 실제로는 온갖 비리의 온상인 "사학"을 한 200개쯤으로 늘려놓자는 위험한 시도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사고같은 학교는 우리나라에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우리나라가 살 길은 싱가폴이나 네덜란드처럼 영어가 잘 통하고 외국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길뿐이라는 데 대해서 매우 매우 확고한 믿음이 있으며, 따라서 영어 몰입식 교육도 현실적으로 가능만 하다면야 시행했으면 좋겠다. (잠깐, 이것도 "보수"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지만 국제 협상을 저렇게 졸속으로 해놓고, 기존 언론을 통한 여론 몰이를 통해서 국민들을 교화시켜서 슬쩍 넘어가려 했다는 것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잘못임에 분명하다. 보수냐 진보냐, 이건 이러한 명백한 실수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집에 도둑이 들어왔는데 태권도를 써서 제압해야 하냐, 주짓수를 써서 제압해야 하냐를 놓고 싸우는 게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최대한 수습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차피 국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될 것인데, 돌아서 갈 필요 없다. 이번에도 또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다면, 그 결과는 정말 우리가 예측하고 싶지 않은 참혹한 결과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나의 보수 성향을 바꾸진 않을 것이다.

* 김우중씨가 망명도중 포츈지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던 심경이 있다. 돌이켜보니, 본인의 유일한 잘못이자 실수는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던 것" 이었다는 내용이었다. CEO들은 대개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한다. 근데 그게 너무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법이다. 김우중씨처럼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도 20조원대의 부도를 냈다. 기업은 부도가 날 수 있지만, 국가는 절대로 부도가 나면 안된다. 747 못지켜도, 대운하 안 파도 뭐라고 할 사람 없다. 공무원이 아침에 일찍 안나온다고 뭐라 할 사람도 없다. 전세계적으로 유가 공황에 저성장세라는 거 다 이해하는데, 왜 그리도 쫓겼을까. 어쩌면 김우중씨의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건 아닐지.

*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온다고 해서 그걸 먹는 사람들마다 족족 광우병에 걸릴 거라는 건 분명 과장이다. 미국인들도 내장같은 곳은 잘 안먹지만, 그들이 자주 먹는 햄버거는 주로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갈아서 만든다. 그러나 미국에서 광우병 케이스는 최근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확률로만 따진다면 사람들이 미국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매우 매우 낮다고 하는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확률 없는 괴담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전혀 가능성없는 괴담"도, "한국인의 94%가 걸린다"도 아니다. 정답은 "아직 잘 모른다"이다. 잘 모르면 최대한 그나마 알고있는 상식이 도달하는 데까지는 안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게 정답이다.

* 히틀러 통치때 독일 국내에서 극렬한 반대운동이 있었다는 말이 역사책에 별로 없는걸 보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회의 지배적인 만트라(mantra)에 강력히 이끌려 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2002년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한국에서 축구를 보지 않았던 사람은 지극히 정상적이더라도 정신병자 취급을 당했었던 것이 그 예다. 요새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불과 100일전에 투표자의 다수가 뽑았던 대통령에 대해서 "저 쥐새끼 가죽을 벗겨서 축구공을 만들어 돼지우리에 쳐넣자" 고 말하는 정도는 어찌보면 귀여운 수준에 속한다. 이러한 오늘의 한국이 조금은 섬뜩할 때가 있다. (나나, 아니면 그렇게 극렬하게 퍼붓는 당신이 대통령에 된다고 해서 가죽 벗겨 죽일놈 소리 안 들을 자신 있나... 그런 생각에 이르면 조금은 서글퍼지기도 한다.) 여기에 조금이라도 동조하지 않는 댓글에는 무조건 예외없이 "야 이 알바새끼야, 밥은 쳐먹고 다니냐" 라는 공격이 쏟아지며, 폭력 전경이라고 100%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신상과 전화번호가 그대로 인터넷에 노출되는 것 역시 매우 불편하다. 권력에 저항하는 민중의 거센 목소리의 힘이 소수에 대한 또다른 형태의 권력으로 작용하면 안 된다.

*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패자중 하나는 기존 미디어다. 그들이 국민을 은근히 바보로 여기는거 정말 싫다. 한두달 전부터 공기업 단체장들의 방만한 경영 소식을 슬슬 그러나 꾸준히 내보내는 걸 보고, 우리 국민들은 "아, 이제 민영화 하니깐 앞서서 길 깔아주는구나" 라고 말하지, "아 그랬어? 몰랐네" 이러지 않는다. 다 알면서 귀엽게 봐주는 거다. 하지만 편집권이 문제지, 조중동에 속한 기자들중에는 좋은 사람들 역시 많다는 걸 잊지 말자.

* "배후"는 없는 것 같다. "배우"들은 좀 나왔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