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형, 힘내삼.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잡스 아저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6개월간 휴가를 냈다고 한다. 아래 사진처럼 불과 1년만에 저렇게 큰 외관상의 변화를 보인 걸 보면, 뭔가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건 사실인 것 같다. 


Venturebeat 기사에 따르면, 잡스의 병가 소식이 전해지고 난 뒤 애플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불과 14분만에 60억불,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약 8조원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했다고 한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스티브 잡스의 건강은 약 8조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건가? 




잡스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다 쫌 멋있어 보이지만, 나름 똑똑한 수만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상장회사에서 CEO 한 사람의 건강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해서 십여분만에 8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져야만 하는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건 좀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 잡스 한 사람에 대한 의존도를 결국 낮추지 못했고, GE처럼 바톤을 이어받을 만한 예비 리더들을 키우는 일 역시 얼마나 잘 해왔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그가 아니었다면 과연 그 누가, 이 세상에 그 누가 아이폰과 아이팟을 만들어 낼 수 있었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가장 잘 팔리는 휴대기기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큰 일을 해낸 거지만, 무엇보다 경외감이 드는 대목은 5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세상에서 가장 골치아프게 꼬일대로 꼬인 인더스트리 두 개(음반업계와 이통업계)를 "무소의 뿔처럼 홀로"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는 부분이다. 아, 맞다, 그 와중에 시간이 좀 남을 때는 디즈니에 픽사를 인수시키고 디즈니 최대주주가 되기도 했었구나.^^

어쩌면 그가 조직을 못 키우고 위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애시당초 어떤 조직도 그를 따라갈 수는 없는 거였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애플이 있고 그가 있는게 아니라, 그가 있기에 애플이란게 존재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도 영원할 수 없고, 따라서 건강이 나아져서 일선에 복귀한다면 자신 이후의 애플을 만들어 놓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당장은 그가 필요하다. 아니고선 달래 대안이 없어 보인다. 인더스트리 두 개를 송두리째 바꾼 만큼, 자기 자신의 건강 역시 바꿀 수 있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