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터넷에서 찾아보기 힘든 단어, 바이럴(viral)과 SEO

왜 우리나라에서 새로 나오는 온라인 서비스는 입소문을 타고 퍼져가기 힘들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털 안에서 머무르는 가장 일차적인 이유는 포털 바깥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해도 그것을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해외 웹 서비스들을 보면 회원가입후 자신의 친구들을 웹메일 주소록에서 찾아내어 초대하는 것이 매우 쉽게 되어 있다. 이는 웹메일 서비스들이 주소록 API를 잘 제공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메일을 업무적인 용도 이외에도 우리나라보다는 상대적으로 활발히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SEO(서치엔진 최적화)의 개념이 미국보다 많이 약하다. 구글의 경우에는 검색결과의 상위 결과로 노출되는 것은 돈과는 관계가 없지만 (오른쪽 광고영역은 물론 다른 얘기다), 우리나라 포털의 경우 돈을 낸 업체가 검색결과 상위 결과로 표시되기 때문에 결국 가장 좋은 SEO는 광고비용을 내는 거라고 봐야 한다. (물론 "스폰서링크" 등으로 분명히 표기한다고는 해도,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어쨌든 가장 상위에 랭크된 결과를 가장 공신력있는 결과로 무의식중에 받아들이게 된다. "강남역 꽃배달" 을 치고 나서, 맨 아래 웹문서 검색까지 스크롤해서 내려갈 정도로 참을성 많은 한국사람이 몇이나 될까.)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모바게타운이라는 서비스는 몇개월만에 수백만명이 가입하는 강력한 구전효과를 보여줬다. 그런데 모바게타운을 똑같이 벤치마크한 KTF의 무료게임타운은 그만큼의 강력한 바이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왜일까? 일본만큼 휴대폰 중심적인 사회가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근데 아무튼 브라우저든 어플리케이션이든 간에, 아직까지 모바일 서비스에서 휴대폰 자체 메모리에 저장된 주소록에 접근해서 친구 리스트를 끄집어 내고 그들에게 어플리케이션 안에서 ("in-application") 메시지를 보내는 따위의 바이럴 기작을 구현하는 것은 아직도 쉽지 않은 것 같다. 휴대폰 주소록이 가장 강력한 소셜 네트워킹의 기반이라는 얘기는 전부터 들어왔지만, 제조사도 이통사도 그 주소록을 재미있는 소셜 서비스단과 붙이려는 시도는 그렇게 많이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주소록 백업 서비스 이상의 창의적인 시도는 별로 못본것 같다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일수도 있고). 그렇다면 해당 정보를 API 형태로 외부 개발자들에게 공유하는 건 어떨까? 물론 구글 래티튜드(Latitude) 처럼 개인의 프라이버시 설정은 당연히 전제로 까는 것이고. API만 잘 만들어 놓으면 한 회사가 창출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보다 열배 이상의 이노베이션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트위터가 증명해 놓지 않았나. 이통사가 끼고 있는 정보의 일부만 외부에 공유해 줘도 재미있는 어플리케이션들이 많이 나올수 있을텐데.

땅덩이가 좁은데다 모두가 초고속으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나라만큼 바이럴 기제가 강력히 돌아갈 수 있는 나라가 없고, 그리고 실제로 대통령 선거철이나 연예인 X-파일이 돌때는 정말 무서울 속도의 바이럴을 목격하는 우리 나라건만,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있어서만큼은 답답할 정도로 바이럴이 일어나지 않는게 도대체 왜 그런지 가끔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