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미스와 연하남에 대한 쓸데없는 단상

요새 우리나라에 결혼 안하는 여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전에 한 미국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도중, 이게 비단 우리나라의 이슈만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국도 샌프란시스코같은 도시에서는 여자들이 서른이 넘어도 도통 결혼을 안 한단다. 근데 유타주에 가면 특히 몰몬교의 영향으로 여자들이 스물 한살만 되면 남편감을 찾고, 커리어보다는 가정을 꾸리는데 더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성형수술을 하는 여자들도 있고, 가정주부인데도 모델 못지않게 예쁜 여자들도 있다고 한다. 결국 원인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도시화인것 같다. 각박한 도시에서 내가 단단히 디디고 설곳 한자리 확보하기 위해 남자든 여자든 치열하게 부대끼며 살아가느라 서울이든, 샌프란시스코든 젊은 사람들이 혼기를 놓치기 쉬운 것 같다.

아무튼 간에 우리 주위에는, 아니 개인적으로 내 주변에도 골드미스들이 너무도 많다. 그런데 그중 많은 분들은 외모나 성격, 실력 등 어느 한군데 빠지지 않는, 정말 너무나 대단하신 분들이다. 왜 저분이 결혼을 안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을 수 없다. 근데 또 막상 소개를 시켜주려고 하면, 그분들과 결혼할 만한 남자를 찾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쫌만 괜찮다 싶으면 20대 여자랑 "홀라당 냉큼" 결혼해 버리는 남자들을 보면서, 자칫 우리 주변의 뛰어난 골드미스들이 남자라는 종족에 대한 혐오를 갖게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렇게 하도 당하다(?) 보니 요새는 골드미스들이 연하남을 데려오는게 하나의 트렌드 내지는 능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반갑고 좋은 일이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이조시대 얘기라고 치부되어 돌맞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난 그러한 트렌드에 대해서 약간의 걱정도 가지고 있다. 자칫 그러한 결혼이 아버지 상(father figure)의 실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뜬금없는 걱정인 거다. 다짜고짜로 소리만 냅다 지르는 가부장성이 아닌, 뿌리깊은 나무처럼 가정에 그늘을 내려주는 그러한 포용적 부성의 리더십이 이 시대 가정에는 정말 필요하다. 근데 이 각박한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과 싸워 이기는 법을 터득한 산전수전 공중전 겪은 골드미스들이, "되도 않는" 리더십을 부리려고 하는 나이어린 남편에게 과연 가장의 권위를 실어줄 수 있을까. 그렇기에, 이세상 모든 결혼이 그러하겠지만, 골드미스와 연하남의 만남은 더더욱 큰 사랑을 필요로 할것 같다. 사랑은 모든 걸 덮어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