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너무 많아서 고민인 회사

나도 "보유한 현금이 1000억 이하 수준이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아래 글 볼드체 부분 참고) 정말 밑바닥에 필요한 부분이 뭔지를 알고 거기에 느긋하게 장기적으로 베팅하는 것만으로 막대한 부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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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서민은 매일 돈에 쪼들리면서 살지만, 세상에는 현금이 너무 많아서 고민인 사람도 있다. 투자의 귀재인 워렌버핏(Buffett) 미국 버크셔헤서웨이회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버핏은 3일 미국 2위의 철도 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 페(BNSF)'의 지분 100%를 총 340억달러(약 40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79세의 버핏 인생을 장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투자였다. 버핏은 이 결정을 "미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에 '올인'하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철도의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반영됐다는 시장의 분석도 따랐다.

그런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버핏의 투자 배경에 대해 이색적인 분석을 내놨다. 버핏이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투자를 하는데도 회사의 현금 자산이 줄지 않아 고민했다는 것이다. 주식 배당금 등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에 입금되는 현금의 규모가 워낙 커, 마땅한 투자처를 미처 찾기도 전에 현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버핏은 2006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자산이 370억달러까지 증가하자, "보유 현금이 100억달러 이하 수준이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소규모 투자 대상 기업들은 괜찮은 곳이 많은데, 운용 자금이 워낙 크다 보니 무거운 닻을 끌어올리는 것처럼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버핏은 골드만삭스의 지분 매입 등 잇달아 공격적으로 투자했지만,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자산은 지난 6월 말 현재 245억달러로 그다지 줄지 않았다.

버핏은 BNSF와의 계약에서 전체 인수 대금 중 158억달러를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했다. 이 투자 한 건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량을 100억달러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버핏은 이번에 자신의 투자 원칙 중 하나를 지키지 않은 것 같다. 수익이 확실하고 안정적인 가치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골랐지만, '싸게 산다'는 원칙은 지키지 않았다. 주가가 시장에서 70달러대에 거래되던 BNSF의 주식을 100달러에 매입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신용평가 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신용등급은 하향을, BNSF의 등급은 상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