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오픈, 클로즈드

28일날 나온다고 하나 실제로 가보기 전까지는 절대로 알수 없는 우리나라에도 나올 예정인 아이폰은 소위 거칠것이 없어 보인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 한대로 전세계 휴대폰 업체중 가장 순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되어 있다. (회사 전체가 아닌 휴대폰 부문만을 따로 떼어놓고 봤을 때의 얘기다.)

아이폰에 대해서 그나마 들리는 우려의 목소리는 애플이라는 단일 업체가 모든걸 수직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의 호환성이 여러 하드웨어 벤더들을 끌어들인 결과 애플 맥 OS의 폐쇄성을 이길 수 있었고, 맥은 2~3% 시장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마이너 플레이어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번에도 애플 아이폰은 Apple II 처럼 초기의 폭발적인 반향에도 불구하고 얼마후 좀더 오픈된 벤더에게 패배해서 마이너 플레이어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물론 닫힌 것은 좋지 않고, 아무리 뛰어난 회사라도 오픈된 장에서 여러 사람들이 한방향으로 참여하는 것을 당해낼 수는 없다. 리눅스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모델은 이미 그 파워풀함이 검증되었다고 봐야 한다. 벌써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승인과정에서 일관성이 결여된 나머지, "모든게 애플 마음" 이라는 불평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 업계에 있어본 사람으로써,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기종별로 맞추어야 하는게 얼마나 상상도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안다. 개방성은 좋지만, 그 결과가 벤더들마다의 익스텐션 제작으로 이어지면 그게 바로 앱 개발자들에게는 재앙의 전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애플의 닫힌 생태계는 앱 제작자들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예다. 페이스북 커넥트라는 독자적인 표준은, 왜 인터넷에서 자신들만의 섬을 만들어야 하느냐는 비평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파워 유저들에게는 이 기능이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또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도 앱 하나만 만들면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열린 표준을 지향하는 오픈 ID나 프렌드 커넥트같은 기술들을 보면, 멀티플 로그인을 지원하다보니 정말 바람직한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희생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픈이 좋냐 클로즈다가 좋냐는 질문은 생각보다 어렵다. 지향하는 가치에서 보면 당연히, 당연히 오픈이 맞다. 누구나 다 자신들만의 표준을 들고 나오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 하지만 오픈이란 건 꽤나 다양한 경우를 가정해야 하는 복잡성을 동반하며, 강력히 통제되지 않는 오픈은 저마다의 익스텐션이라는 혼란스러운 결과를 가져온다. 그로 인해서 만일 사용자나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의 경험이 열악해진다면, 그것을 과연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유저가 편한게 절대선(善)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