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와 전화





전화가 전혀 안오는 건 아니다. 다만 홍보성 전화일 뿐.

오~ 하는 문화

구글에 와서 보고 겪는 여러가지 문화중에서 정말 칭찬 백배 천배 하고 싶은 문화가 하나 있다. 그건 내식대로의 표현에 따르자면 "오~ 하는 문화"다. 굳이 좀더 어려운 말로 하자면 "컬쳐 오브 셀레브레이션" 이랄까?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고 하니, 이건 굉장히 엔지니어링적인 문화일 수도 있는데, 이를테면 누군가 너무너무 쿨한 데모를 하노라면 그걸 지켜보고 있는 나머지 엔지니어들이 자연스레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오~" 라는 감탄사와 함께 열광적인 박수를 쳐주는 문화를 말한다. 구글에는 그런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그건 구글이 엔지니어 중심적인 회사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엔지니어들은 자기 자신들이 제품을 만드는 "쟁이들"이기 때문에, 남들이 멋진 걸 데모하면 그걸 만드는게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그렇기에 정말 순수한 동기에서 "오~"를 해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엔지니어들은 퍽 순수한 사람들이지 싶다. 

남들의 멋지고 쿨한 데모를 보면서 "오~"를 해줄 수 있는 문화, 즉 소위 "셀레브레이션을 해줄 수 있는" 문화, 이거 참 좋은 문화인 것 같다. 만일 당신의 조직이 그러한 문화를 갖고 있지 못하다면 그런 문화를 만들어 내도록 한번 노력해 보시라. 

만일 당신이 엔지니어라면, 관리자나 기획자의 그림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 내는 데만 목표를 두지 말고, 다른 동료 엔지니어들의 입에서 "오~"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 있도록 "뷰티풀 코드"를 구현하는 걸 목표로 삼아보면 어떨까 제안드린다. 내 스스로 엔지니어가 아닌지라 사뭇 주제넘은 제안일 수밖에 없건만, 아마 그러한 도전은 일에 새로운 도전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엔지니어가 아닌 나조차도 뭔가 물건을 만들 때가 가장 흐뭇하고 행복한 걸 보면, 일본인들 표현대로 "만들기 (모노쓰쿠리)"가 주는 기쁨이란게 매우 큰 것 같기 때문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나는 남의 머리속에서 나온 것을 구현해 주는 사람이야" 까지만 딱 생각한다면 자칫 개발자를 "노가다"로 전락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대신, 자신이 만든 기술을 데모할 때 다른 개발자들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이 "오~" 하는 탄성과 함께 박수를 쳐주는 장면을 상상해 보는 건 어떨까? 참 신나지 않을까? (이런 말을 또 우리 엔지니어들에게 직접 하면 잔소리가 되기에 이렇게 블로깅으로.. 퍽~!)

CK가 2009년 2월 25일에 미투데이에 썼던 글입니다

  • 선진국으로의 진입과 이공계 감소 프레드 윌슨의 블로그를 보다가 이런 내용을 보게 되었다.  70년대와 80년대 일본이 미국의 제조업을 능가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을 때, 일본 인구가 미국 인구의..2008-12-23 16:42:46
  • 추운 유럽, 찌는 호주 지난주에 세미나 참석건으로 파리를 다녀왔는데, 왜이리 날씨가 춥던지. 감기에 걸려오고야 말았다. 호텔방에서 보이는 뷰를 찍은건데 간간히 (그나마 많이 녹은) 눈이 보인다…2009-02-09 23:44:45
  • 보고싶은 영화 일순위 (애기 생긴뒤로 극장 간게 몇번?)(me2movie 워낭소리)2009-02-17 12:50:52
  • 미국 채무 그래프 아래 그래프는 2007년 12월까지의 미국 연방정부 연간 채무발행 규모 그래프라고 한다. (출처: 여기) 이때까지만 보면 자못 변화가 심한 것 같지만, 아래 2008년까지의 미국..(미국 오바마)2009-02-17 13:34:16
  • 미친 환율 이 만화가 나올 때만 해도 달러가 1150원대였는데, 이제는 1500원이 넘었으니. (달러)2009-02-25 08:24:13

이 글은 CK님의 2008년 12월 23일에서 2009년 2월 25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비판에 대한 비판

요새 가끔 블로그 보기가 부담스럽다. 너무 "막장 논쟁"이 많기 때문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얼마든지 양쪽 다 맞는 부분이 있을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 (회색분자는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 인생은 대부분 그런 일로 채워져 있지 않은가? 니 얘기도 좀 맞고 내 얘기도 좀 맞고, 그러면 인제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결론내고 빠이빠이하고 헤어지면 될 그런 일들 말이다) 역력히 분개한 어조로 상대방을 완전히 짓밟아 가면서 자기 주장을 씩씩대며 펼친다. 새벽 서너시에 스팀을 뿜어대며 장문의 글들을 쓰시는 분들은 과연 낮시간대에 어떤 직업을 가지신 분들인지 가끔 궁금할 때도 있다. 

그러한 스팀 블로깅은 건강에도 분명 안좋을 것이다.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씩씩대는 사람의 콧바람을 쥐에게 주입하면 몇십 마리를 죽일 수도 있다고 한다. 정말로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자기 말이 맞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동분서주 화내다가 일찍 죽어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화 안내고 조약돌처럼 둥근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과 교제를 나누며 오래 사는 사람이다. 

그래 지혜, 바로 그거다. 조금 심한 말로 하면 길길이 날뛰는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은 지혜가 부족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어떤 지혜냐고? 남들이 잘못하는 모습을 보면 그걸 하나하나 꼬치꼬치 물고 늘어질게 아니라 우선 자기부터 그러한 모습이 있지는 않은지 단도리를 잘 해야 한다는 지혜 말이다. 물론 비판 하지 말자는 건 아니다. 비판 없는 사회는 깨끗해 질수 없고, 비판은 지극히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을 할때 (엊그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대로) "...비판은 사물을 명료하고 균형 있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와 비판일수록 공격이 아니라 상대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한 차분하고 겸손한 설득이어야 한다..." 는 것, 이것 역시 지혜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분노성 포스트를 통해, 나는 지하철에서 술먹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나이 많은 아저씨의 모습을 본다. 베이스에 깔린 심리는 어차피 똑같기 때문이다. 나 만만치 않은 놈이다, 나 맞는 말 한다, 이런걸 알아달라는 거다. 그걸 인정해 주지 않거나 자기가 스스로 쌓아놓은 (남들이 인정해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이 보이면 여지없이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고야 만다. 말 한줄 한줄에 꼬아서 반응하고, 캡쳐를 따며, 컴퓨터 여러대로 IP를 추적한다. 

이러한 공격적 성향의 이면에는 자기 불만족이 자리한다. 길길이 날뛰는 블로거가 만일 어느날 수백억원짜리 로또에 당첨되었다고 하자. 그분이 다음날 밤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스팀 내뿜는 포스팅을 할까? 어쩌면 그는 블로그계, 아니 인터넷을 영원히 떠나서 열대 섬 하나 사서 오두막 짓고 살지 않을까?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환한 미소를 짓지는 않을까? 

자신이 옳다는 걸 주장하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하는데 열중하지 말자. 자기에 대한 평가는 자기 목소리를 키울 때가 아니라 남들이 내려줄 때 빛을 발하는 법이 아닐까. 키 큰 사람은 발돋움 할필요가 없고, 큰 바다일수록 찰싹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대하무성")고 한다. 이런 것들이 바로 지혜다. 당신의 말과 주장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와는 별도로, 당신이 지혜를 갖춘 사람인지 아닌지는 또 별개의 문제다. 

미친 환율


이 만화가 나올 때만 해도 달러가 1150원대였는데, 이제는 1500원이 넘었으니. 


추운 유럽, 찌는 호주

지난주에 세미나 참석건으로 파리를 다녀왔는데, 왜이리 날씨가 춥던지. 감기에 걸려오고야 말았다. 호텔방에서 보이는 뷰를 찍은건데 간간히 (그나마 많이 녹은) 눈이 보인다. 파리에 2월에 눈이 쌓여있는 일은 그리 흔치 않다고 한다. 이웃 영국에서는 수십년만의 폭설로 인해 온 나라가 마비상태에 놓였고, 안그래도 경제도 어려운데 여러모로 힘들다고 한다. 


반면 호주에서는 40도에서 45도를 넘나드는 폭염끝에 이런 사진이 나오더니 (이거 디씨갤류의 합성 아님 - ABC 호주 뉴스 기사임) 급기야 산불이 나서 10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지구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지 참... 걱정스럽다. 요새 토머스 프리드만의 "Hot, Flat, Crowded" 라는 책을 읽고 있다. 안 읽어보신 분들은 꼭 읽어 보시길 바란다. LIkejazz님 말씀처럼, 지금 한낮 니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 말싸움 하고 있을 한가할 때가 아니다. 타이타닉으로 치자면 빙산이 보이는 상황이 아니라 빙산이 배 옆구리를 갈라서 물이 갑판위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는 여전히 뷔페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음미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Amazon.com: Hot, Flat, and Crowded: Why We Need a Green Revolution--and How It Can Renew America: Thomas L. Friedman: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