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전화는 제발..

몇년전만 해도 가장 중요한건 정보였다. 그러나 이제 가장 중요한건 한정된 시간과 주목(어텐션) 이다. 정보는 차고 넘치다 보니 가격이 0으로 수렴하는 재화가 되어버렸다. 어텐션 이코노미 (주목경제) 얘기가 나온게 벌써 수년전 과거의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의 주목을 그사람의 동의없이 빼앗는 것이야말로 점점 더 심각한 범죄행위가 되어가는게 아닐까 한다. 범죄가 다른건가? 남의 것을 그사람 동의없이 뺏는거 아닌가. 그것이 돈이든, 목숨이든, 개인정보든 간에 말이다. 중요한 걸 빼앗을수록 범죄의 크기가 커진다고 보면, (이제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어가고 있는) 남의 "주목"을 허락없이 뺏는 행위야말로 정말 중죄에 가깝지 않은가. 비슷한 맥락에서,  지하철에서 핸드폰으로 나름 중요한 전화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냅다 추억의 팝송부터 틀고 보시는 분들도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하고..

암튼 그래서 요새들어 스팸전화는 컴퓨터 속도저하나 차막히는 것 이상의 스트레스 레벨을 안겨준다. 꼭 보면 한창 업무에 몰두할 시간에, 전혀 스팸번호같지 않은 번호로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Lunamoth님이 자주 가는 스팸전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가 있지만, 언제 전화 뜨는데 여길 찾아보고 있겠나.

이제 얼마전에 군대 제대한 (가명) 똘똘이가 있는데, 이친구가 알바 한다고 해서 들어보니 스팸전화 거는 콜센터였다. 나름 그쪽도 경쟁이 치열한가보다. 들어간지 얼마 안되서 하루에 계약 3개나 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때는 그래 이녀석 경제활동에 동참하는구나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거 바람직하지 못한 일인것 같다. 생산되는 경제가치에 비해 사회적으로 침해당하는 가치가 훨씬 더 클것 같다.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스팸전화 블랙리스트가 있고, 휴대폰을 사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하면 자동으로 블랙리스트가 등록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조금 더 나은 소셜 필터링 기작이 필요하다.

스팸 전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아이폰, 오픈, 클로즈드

28일날 나온다고 하나 실제로 가보기 전까지는 절대로 알수 없는 우리나라에도 나올 예정인 아이폰은 소위 거칠것이 없어 보인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 한대로 전세계 휴대폰 업체중 가장 순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되어 있다. (회사 전체가 아닌 휴대폰 부문만을 따로 떼어놓고 봤을 때의 얘기다.)

아이폰에 대해서 그나마 들리는 우려의 목소리는 애플이라는 단일 업체가 모든걸 수직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의 호환성이 여러 하드웨어 벤더들을 끌어들인 결과 애플 맥 OS의 폐쇄성을 이길 수 있었고, 맥은 2~3% 시장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마이너 플레이어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번에도 애플 아이폰은 Apple II 처럼 초기의 폭발적인 반향에도 불구하고 얼마후 좀더 오픈된 벤더에게 패배해서 마이너 플레이어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물론 닫힌 것은 좋지 않고, 아무리 뛰어난 회사라도 오픈된 장에서 여러 사람들이 한방향으로 참여하는 것을 당해낼 수는 없다. 리눅스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모델은 이미 그 파워풀함이 검증되었다고 봐야 한다. 벌써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승인과정에서 일관성이 결여된 나머지, "모든게 애플 마음" 이라는 불평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 업계에 있어본 사람으로써,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기종별로 맞추어야 하는게 얼마나 상상도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안다. 개방성은 좋지만, 그 결과가 벤더들마다의 익스텐션 제작으로 이어지면 그게 바로 앱 개발자들에게는 재앙의 전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애플의 닫힌 생태계는 앱 제작자들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예다. 페이스북 커넥트라는 독자적인 표준은, 왜 인터넷에서 자신들만의 섬을 만들어야 하느냐는 비평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파워 유저들에게는 이 기능이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또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도 앱 하나만 만들면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열린 표준을 지향하는 오픈 ID나 프렌드 커넥트같은 기술들을 보면, 멀티플 로그인을 지원하다보니 정말 바람직한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희생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픈이 좋냐 클로즈다가 좋냐는 질문은 생각보다 어렵다. 지향하는 가치에서 보면 당연히, 당연히 오픈이 맞다. 누구나 다 자신들만의 표준을 들고 나오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 하지만 오픈이란 건 꽤나 다양한 경우를 가정해야 하는 복잡성을 동반하며, 강력히 통제되지 않는 오픈은 저마다의 익스텐션이라는 혼란스러운 결과를 가져온다. 그로 인해서 만일 사용자나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의 경험이 열악해진다면, 그것을 과연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유저가 편한게 절대선(善)인데 말이다.


로봇이 되지 말자

현대 사회에서 로봇이 되기란 매우 쉽다. 별로 고민할 필요 없이, 사회가 이미 만들어놓은 틀에 자신을 끼워넣되 남들보다 더 잘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많은 대학생들은 지금도 사시, 행시, 외무고시 준비를 위해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다. 그거 붙으면 어느정도의 인생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어떤 위치에 올라가야지, 하는 목표를 가지고 다들 무한 경쟁으로 자신을 밀어넣는다 (사실 그래봤자 다른 직원들보다 한 2년 먼저 진급하면 대성공인데 말이다.) 인생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하느라 시간낭비할 틈이 어디 있나? 인생이란, 남들보다 더 빨리 요이 땅 해서, 남들보다 열심히 뛰어서, 남들보다 더 높은 곳에 하루라도 빨리 도달해야 하는 하나의 게임인데 말이다.

헌데 이러한 생각이 사회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되는 순간, "무모한 도전"은 점점 더 설 자리가 없게 된다. 하지만 비행기와 우주선이 발명된 것도, 아니 더욱 가까이는 우리가 복어찌개를 먹게 된 것도, 생각해 보면 다 무모한 도전의 결과다. 인류가 경험했던 획기적이고 단절적인 발전의 상당부분은 무모한 도전에서 나왔던 건데, 우리 사회에서는 점점 무모함이 설 땅이 줄어들어 간다. 로봇이 되지 말자.

15년의 시기

엊그제 17세 소년이 보험금을 노리고 집에 불을 질러서 엄마와 여동생을 살해했다고 한다.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만든 것은 물론, 아버지에게 범행을 덮어씌우려고까지 했다고 한다. TV에 나온, 경찰에 붙잡혀 심문을 당하는 그의 태도는 뉘우친다기보다는 "재수없어서 걸렸다"는 듯한 태도에 오히려 더 가까웠다.

요새 우리 두살짜리 아들이 예뻐 죽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그 조그만 손가락으로 날 가리카며 "아빠"라고 부르면 정말이지 (무척 진부한 표현이건만) 생명이란게 이렇게 신기한 거구나 라는걸 느끼게 된다.

아마 저 17세의 방화범도 그가 두살이었을 때는 더없이 티없고 예뻤을 거고,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을 것이다. 그럼 그가 두살이었을 때부터 지금 열일곱살 사이, 그러니까 "그 15년"동안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불과 15년만에 천사같았을 아이가 혈육을 죽여놓고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존재로 변한걸까. 우리 아이에게 주어질 15년동안 나는 과연 어떤 경험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걸까. 자식 키우는 사람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사건이다.


댓글을 모아주는 오픈소스 규약, 새먼 (Salmon)

프렌드피드, 트위터 등 컨텐츠를 여러 곳으로 실어나르는 각종 서비스들 덕택에, 동일한 컨텐츠에 대해 댓글이 여러 군데서 달리는 "댓글 분산 (comment fragmentation)"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 블로그 글에 대한 댓글이 내 블로그가 아닌 전혀 다른 곳들에서도 달리고 있는데, 그게 한 군데로 안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블로거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기 글에 대한 댓글을 한군데에서 모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길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생겼다. 프로젝트명은 새먼 (Salmon), 즉 연어라는 뜻이다. 구글 블로거 팀의 엔지니어가 시작한 일이지만, 마치 오픈소셜처럼 구글 프로젝트가 아닌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만들었다. (요새 이런게 나름 유행인듯)

프로젝트명의 유래는 마치 연어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듯, 컨텐츠가 공유된 "목적지" 사이트에 달린 댓글이 원래 컨텐츠 소스가 담긴 사이트로 "거슬러 올라가서" 연동되도록 하자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블로그에 쓴 글이 트위터로 재발행되었다면, 트위터에 달린 댓글이 원래 블로그 글에도 연동되어서 보여지고 관리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하면, 새먼 프로토콜을 적용한 서비스들끼리는 태터툴즈 기반 블로그에서 구현되는 "댓글 알리미" 같은 서비스도 가능해질 수 있다. 좀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골드미스와 연하남에 대한 쓸데없는 단상

요새 우리나라에 결혼 안하는 여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전에 한 미국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도중, 이게 비단 우리나라의 이슈만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국도 샌프란시스코같은 도시에서는 여자들이 서른이 넘어도 도통 결혼을 안 한단다. 근데 유타주에 가면 특히 몰몬교의 영향으로 여자들이 스물 한살만 되면 남편감을 찾고, 커리어보다는 가정을 꾸리는데 더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성형수술을 하는 여자들도 있고, 가정주부인데도 모델 못지않게 예쁜 여자들도 있다고 한다. 결국 원인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도시화인것 같다. 각박한 도시에서 내가 단단히 디디고 설곳 한자리 확보하기 위해 남자든 여자든 치열하게 부대끼며 살아가느라 서울이든, 샌프란시스코든 젊은 사람들이 혼기를 놓치기 쉬운 것 같다.

아무튼 간에 우리 주위에는, 아니 개인적으로 내 주변에도 골드미스들이 너무도 많다. 그런데 그중 많은 분들은 외모나 성격, 실력 등 어느 한군데 빠지지 않는, 정말 너무나 대단하신 분들이다. 왜 저분이 결혼을 안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을 수 없다. 근데 또 막상 소개를 시켜주려고 하면, 그분들과 결혼할 만한 남자를 찾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쫌만 괜찮다 싶으면 20대 여자랑 "홀라당 냉큼" 결혼해 버리는 남자들을 보면서, 자칫 우리 주변의 뛰어난 골드미스들이 남자라는 종족에 대한 혐오를 갖게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렇게 하도 당하다(?) 보니 요새는 골드미스들이 연하남을 데려오는게 하나의 트렌드 내지는 능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반갑고 좋은 일이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이조시대 얘기라고 치부되어 돌맞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난 그러한 트렌드에 대해서 약간의 걱정도 가지고 있다. 자칫 그러한 결혼이 아버지 상(father figure)의 실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뜬금없는 걱정인 거다. 다짜고짜로 소리만 냅다 지르는 가부장성이 아닌, 뿌리깊은 나무처럼 가정에 그늘을 내려주는 그러한 포용적 부성의 리더십이 이 시대 가정에는 정말 필요하다. 근데 이 각박한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과 싸워 이기는 법을 터득한 산전수전 공중전 겪은 골드미스들이, "되도 않는" 리더십을 부리려고 하는 나이어린 남편에게 과연 가장의 권위를 실어줄 수 있을까. 그렇기에, 이세상 모든 결혼이 그러하겠지만, 골드미스와 연하남의 만남은 더더욱 큰 사랑을 필요로 할것 같다. 사랑은 모든 걸 덮어주기에.

돈이 너무 많아서 고민인 회사

나도 "보유한 현금이 1000억 이하 수준이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아래 글 볼드체 부분 참고) 정말 밑바닥에 필요한 부분이 뭔지를 알고 거기에 느긋하게 장기적으로 베팅하는 것만으로 막대한 부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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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서민은 매일 돈에 쪼들리면서 살지만, 세상에는 현금이 너무 많아서 고민인 사람도 있다. 투자의 귀재인 워렌버핏(Buffett) 미국 버크셔헤서웨이회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버핏은 3일 미국 2위의 철도 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 페(BNSF)'의 지분 100%를 총 340억달러(약 40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79세의 버핏 인생을 장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투자였다. 버핏은 이 결정을 "미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에 '올인'하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철도의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반영됐다는 시장의 분석도 따랐다.

그런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버핏의 투자 배경에 대해 이색적인 분석을 내놨다. 버핏이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투자를 하는데도 회사의 현금 자산이 줄지 않아 고민했다는 것이다. 주식 배당금 등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에 입금되는 현금의 규모가 워낙 커, 마땅한 투자처를 미처 찾기도 전에 현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버핏은 2006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자산이 370억달러까지 증가하자, "보유 현금이 100억달러 이하 수준이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소규모 투자 대상 기업들은 괜찮은 곳이 많은데, 운용 자금이 워낙 크다 보니 무거운 닻을 끌어올리는 것처럼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버핏은 골드만삭스의 지분 매입 등 잇달아 공격적으로 투자했지만,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자산은 지난 6월 말 현재 245억달러로 그다지 줄지 않았다.

버핏은 BNSF와의 계약에서 전체 인수 대금 중 158억달러를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했다. 이 투자 한 건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량을 100억달러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버핏은 이번에 자신의 투자 원칙 중 하나를 지키지 않은 것 같다. 수익이 확실하고 안정적인 가치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골랐지만, '싸게 산다'는 원칙은 지키지 않았다. 주가가 시장에서 70달러대에 거래되던 BNSF의 주식을 100달러에 매입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신용평가 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신용등급은 하향을, BNSF의 등급은 상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크롬브라우저 Gmail 한글 폰트문제

구글 크롬과 Gmail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하루이틀 전부터 한글 폰트가 기존의 굴림체가 아닌, 미려하지 못한 다른 글자체로 바뀌어 있는 것을 보신 분들이 꽤 되실것 같다. 처음에는 나만 이런 증상을 겪나 했는데, 그렇지 않은것 같다.



관련해서 여기저기 물어보니, 구글코리아 디자이너분께서 답변해 주시길 지메일 css에서 font-family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Arial Unicode MS"가 추가적으로 선언되는 업데이트가 있었다고 하며, 이로 인해서 한글등 2바이트 언어들의 폰트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폰트에 민감한 분들은 아마 꽤 큰 정신적 고통을 받으셨을 텐데, 지메일 쪽에도 보고가 되었다고 하니 아마 조만간 원상복구가 될것 같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