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THEMIGHTY LAYMAN.COM: Layman move review: THE CUBE

이미지출처 : themightylayman.blogspot.com


영화 "큐브"처럼 우리의 삶을 잘 표현한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이 영화 만든 감독은 정말 천재다!) 어디서 왔는지, 누가 큐브를 돌리고 있는지 따위는 전혀 모른 채, 철저히 자신의 선택과는 관계없이 그냥 큐브 안으로 "던져진"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지 않는가. 그 좁은 큐브 안에서 서로 살겠다고 아웅다웅 다투는 모습은, 100년만 지나도 우리가 알고있는 모든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을, 이 명멸하듯 짧은 인생을 살면서도 아등바등 기를 쓰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는 어차피 큐브에 던져졌다. 던져진 이상 어차피 살아가야 하는거 아니겠나. 또한 어차피 큐브 바깥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모를 바에는, 하나라도 더 많은 큐브에 들어가보려고 해야 하지 않겠나? 인생은 경험의 총 합이고, 그래서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늘 설레이는 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이제부터 왠만하면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더욱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자신을 밀어넣기

우리가 흔히 어떤 일들을 미루는 이유는, 그 일을 시작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일단 자리에 앉는게 힘들어서이고, 운동을 안하는 것은 일단 헬스클럽까지 가기가 귀찮은 식이다. (반면 헬스클럽까지 가기만 하면 어떻게 해서든 몸을 움직이게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뉴욕양키즈의 유명한 타자 Derek Jeter는 강타자가 되는 첫번째 비결은 바로 타석에 꾸준히 서는 것이라는, 너무 평범하지만 생각하면 꼭 들어맞는 말을 했다.

유명한 사상가나 작가들도 이러한 것을 안 나머지, 꽉 짜여진 하루를 통해 자신을 일의 자리로 "밀어넣는" 습관을 가졌다고 한다. 그걸 정리한 재미있는 글이 있다. 25명의 사상가들과 그들의 습관을 이야기한 글인데, 하나만 예를 들면 법정 드라마와 소설로 유명한 존 그리샴이다.

존 그리샴이 소설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그는 여전히 변호사 일을 하고 있었다. 두 가지 일을 다 해내기 위해서, 그는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서 샤워를 마치고, 집에서 5분 거리인 사무실로 출근했다. 늦어도 새벽 다섯시 반까지는 반드시 커피 한잔과 노트패드를 들고 책상에 앉았다. 그의 목표는 하루에 한장 분량의 소설을 쓰는 것이었다. 때로는 한장 분량을 쓰는데 10분이 걸리기도 했고, 때로는 한두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게 한장의 소설을 쓰고 나서는, 변호사라는 본업으로 복귀하곤 했다.

When Grisham first began writing, he still had his day job as a lawyer. In order to do both, he stuck to a ritual of waking at 5:00 and shower, then head off to his office, just five minutes from home. He had to be sitting at his desk with a cup of coffee and a yellow legal pad by 5:30. He gave himself a goal of writing one page per day. Sometimes this page went as quickly as ten minutes while other days required one or two hours. After finishing his daily page of writing, Grisham would then turn his attention to his day job.

한마디로 위대한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독한것들"이었다는 얘기다.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먼저 몸을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자신을 그 일에 갖다 놓아야 할 일이다. 물론, 말하긴 쉽지만 실천하기는 무지 어려운 일일 테다.


What would YOU do?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HTC처럼 확실히 스마트폰 하드웨어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닌것 같고, 늘 컨텐츠와 서비스 사업 이야기를 꺼내면서 바다라는 자체 어플리케이션 플랫폼까지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애플이나 구글처럼 컨텐츠와 소프트웨어를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닌것 같다는 평이다. 안드로이드폰, 바다폰, 윈도우즈폰, 피쳐폰등 모든 종류의 휴대폰에 골고루 베팅하는 모습은 곧 도대체 아무런 전략이 없다는 방증이 아니냐, 이런 평들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물 갔다는 이야기 중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꽤나 설득력 높은 분석들도 많다. 잘 알려진 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그간 계속 성공의 길을 걸어온 비결은 독창적인 것을 처음으로 만든게 아니라, 남이 이미 하는 분야에 뛰어들어서 그걸 더 잘하면서 시장을 가로채왔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윈도우즈도 그랬고, 브라우저도 그랬으며, 게임기사업 역시 마찬가지였고, 인터넷 검색엔진쪽도 Bing을 통해서 똑같은 전략을 구사중이다. 그런데 현재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인 모바일 분야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을 응징(?)하기 위해 뒤늦게 뛰어들 자리가 이미 구글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에 의해 막혀있고, 그래서 MS는 다가올 모바일 세상에서 3~4인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MS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만일 당신이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을 맡고 있는 사람이거나, MS의 스티브 발머라면, 과연 어떻게 하겠는가?

박찬호 선수는 오르막길을 보면 아, 이건 하체 운동 기회구나 하면서 오리걸음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삼성과 MS를 분석만 하지 말고,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것인가를 한번 생각해 보라. 뭐든지 비판을 하기엔 쉽지만, 정작 당사자가 되면 그렇게 풀기 쉽지는 않다는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아, 그리고 또 아는가? 다음번 취업 면접에 바로 이 문제가 나올지도 모른다. :)

브레인 다운로드

레이 커즈와일은 2020년이면 컴퓨터의 성능이 인간의 두뇌를 따라잡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사람들이 자신의 두뇌의 모든 기억을 컴퓨터에 다운로드 시킴으로써, 두뇌를 컴퓨터에 재구성(reverse-engineer) 함으로써 "정신적 영생"을 얻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컴퓨터 성능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생각 가능한 일이고, 어쩌면 2020년 이전에 이러한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서운 점은 모든 변화들이 멱급수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멱급수의 속성상 변화의 속도는 날이 갈수록 가속에 가속을 더한다. 앞으로 10년 안에 컴퓨터 성능이 현재보다 10억배가 좋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내가 뇌에 저장하고 있는 기억들을 어떤 컴퓨터에 다운로드시킨다고 해서, 그 컴퓨터를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정보가 "컴퓨터"라는 대상에 전이된 것이지, 그 컴퓨터의 전원이 켜지는 순간 마치 영구 결빙으로 100년간 보존되었던 사람이 다시 깨어나는 것과 같은 그런 경험을 "내가" 할수 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컴퓨터가 나를 가져간 거지, 내가 다시 태어난 것은 아닐 테니까. 이를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설령 나의 "Mental"적인 부분이 다 다운로드 될수 있더라도, "Spirit"의 부분은 절대로 다른 곳으로 다운로드 될수 없을 것이다.

Meritocracy, Plutocracy

"하남비 (하늘에서 남자가 비처럼 내려와)" 라는 한 케이블 TV 프로그램을 보면, 차가 조금 딸리거나 벌이가 시원찮은 남자들은 대놓고 점수가 깎이고, 반대로 외제 스포츠카를 소유한 강남 성형외과 원장쯤 되면 곧바로 "훈남" 소리를 듣는다. 한국 남자들이 "남보원"을 보고 통쾌해 한다면, 한국 여자들은 "하남비"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

실리콘밸리에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그쪽동네 이야기를 하는건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하는 짓이지만, 그들이 모이는 모임이나 파티에 몇번 참석했던 경험에만 비춰서 얘기해 보면, 가장 무리로부터 인정받는 사람들은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뭔가 흥미진진하고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가고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굳이 영어로 하자면 "People who are doing things that matter"쯤 될까? 반면 아무리 과거에 잘나갔던 사람이라도 "저사람 요새 뭐해?" 라고 물었을 때 "글쎄 뭐 그냥 별로 그러고 있는 것 같아" 정도의 반응이 돌아오면, 대놓고 무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위의 분위기가 좀 싸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있다. 대체로 서로 무슨 차를 타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들이 없는것 같고, 물론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차(토요타 프리우스)를 타고 다니는 점도 한몫 하는것 같다. 그래서인지 창의적이고 새롭고 멋진 일 하나를 일궈내기 위해 죽도록 노력들을 한다.

로마가 전 세계를 지배할 시절, 그들은 능력이 있는 사람을 지도자로 세웠고, 능력을 지도자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소위 "Meritocracy"가 사회를 지배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로마가 가장 강성하던 시절이 바로 그 시절이라 한다. 실리콘밸리도 어차피 사람 사는 동네인지라 서로 무시하고 갈구는 일은 비일비재하겠지만, 그나마 그 기준이 아직까지는 단순히 돈이 아니라 얼마나 익사이팅한 일을 하고 있는지, 즉 Meritocracy쪽에 가까운 것 같다.

반면 우리나라는 너무도 전형적인 금권 지상주의, 즉 "Plutocracy"쪽에 가깝다. 부유층 자제들이 룸살롱에서 질펀하게 놀면서도 거기에서 오가는 고급 정보들로 인해 오히려 더 재산을 불려가는 동안,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 장만을 위한 평균 저축 년수가 늘어만 간다. 우리 사회에서도 무언가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 가는 똑똑한 사람들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백날 외쳐봐야 top에 있는 학생들이 이공계에 갈 턱이 없다. 반면 외제 스포츠카를 모는 강남 성형외과 원장이 되기 위한 문은 완전히 미어 터질 것이다.

Shine in small things

병특으로 일하던 사회 초년병 시절, 대만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자수성가로 매우 큰 사업을 하고 있는 분과 운좋게 저녁먹을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었더니 심플하게 "Shine in small things"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네가 하는 일이 아무리 하찮게 느껴지더라도 그 일을 최대한 열심히 하라는 거였다. (내가 하는 일이 당시 그에게 매우 하찮게 보였나보다 -_-;) 그도 그런 하찮은 일부터 시작했지만 남보다 훨씬 잘 해내서 결국 부각을 받게 되었고, 큰 성공을 일구어 내었다. 중국 최고의 갑부도 폐지 장사에서부터 시작했다 하지 않던가.

물론 가치없는 일을 성실히 하는 것보다, 가장 임팩트가 큰 일을 골라서 그것만 하면 된다. 우직한 노력이 아니라 창의성으로 인정받는 시대고, 게으른 천재가 10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면서 느끼는 것은, 성실한 자세는 내 주변에 사람들을 모아주고, 또한 그들이 내 편이 되도록 해주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에 대학교에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알바도 열심히 하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후배를 만났다. 지금 하는 일이 그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가 가진 꿈과 그의 능력에 비해서 한참을 못 따라 주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하고 있는, 어쩌면 하찮을 지도 모르는 일을 성실히 해내서, 인정을 받고 보람도 느끼고 사람도 얻는 경험을 한번 해보길 바래본다. 잡념없이 성실히 일할 수 있는 것도, 오직 젊을때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일 수도 있다.

한옥의 세계화

나는 한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굳이 유일한 관계를 찾자면 TEDx Seoul에서 한옥에 관심이 많으신 "동네 건축가" 황두진님을 만났다는 것과, 언젠간 외국인들을 위한 한옥 스테이 사업을 하겠다고 10년째 똑같은 레파토리를 읊고 있으면서도 꾸역꾸역 IT쪽 일만 하고 있는 친구가 한명 있다는 게 전부다.

요새 뉴욕의 비빔밥이나 Kogi 타코등을 통해 "한식의 세계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관련있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뉴욕타임즈 기사를 보고 나서 한옥 역시 세계화의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누군가 한옥을 전통에서 조금 바꾸어 그들의 관점에 맞게 조금은 개량하더라도, "나눔의 문화"로 너그러이 포용해 보는건 어떨까.






직장, 직업, 소명

"당신이 만일 단순히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일을 하는 주된 동기가 급여를 받기 위해서일 테고, 주말이 언제 올까 눈이 빠지게 기다릴 것이며, 아마 직장일보다 더 만족을 주는 다른 개인적인 취미를 찾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당신이 만일 직장이 아닌 "직업(커리어)"의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이보다 더 큰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일을 통해서 자신의 발전과 사회적 위치 향상, 그리고 명예의 획득을 추구할 것이다.

당신이 만일 소명의식으로 일을 한다면, 일 자체로써 충분한 만족을 느낄 것이다. 일을 하는 것은 곧 무언가 큰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 같이 참여하는 것이고, 따라서 당신은 매우 깊은 정신적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하루를 살면서 종종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고, "드디어 금요일이다 (Thank God It's Friday!)"라는 말을 소리쳐 외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갑자기 부자가 되더라도 아마 그 일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 출처: Job, Career, Calling

나는 지금 소명까지는 아니고 직업 정도에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단순히 직장 레벨에 머물러 있진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

블로거 이야기

처음에는 구글 캘린더에 버그가 생긴 줄 알았다. "벌써 7월이라고? 그럴리가 없어!" 지난 4월, 5월, 6월이 도대체 어떻게 지나갔는지 도무지 알 방도가 없다.

지난 4월부터 블로거닷컴의 메인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텍스트큐브 통합 공지 시점을 전후로, 기존에 블로거 일을 하던 미국인 프로덕트 매니저 두명의 신상에 변화가 생기면서 내가 블로거닷컴이라는 작지 않은 서비스를 덜컥 떠맡게 된 것이다. 엔지니어는 전세계에 걸쳐 수십명이 있지만, 프로덕트 매니저는 고작 나 한명이다. 그러다보니 온갖 크고작은 이슈들이 일단 다 내게로 오는데, 가히 매일매일이 이메일과의 전쟁이다.

블로거닷컴은 1998년에 처음 만들어진 "할아버지뻘 서비스"다. 그러다보니 한국 유저들의 눈높이로 보면 쉽게 용서가 안되는 태고적 유저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 물론 해외 사용자들은 블로거의 유저 인터페이스에 대해서 한국인들만큼 힘들어 하진 않는다. 심지어 믿기 어렵겠지만 미국인들 중에는 가장 사용하기 편한 블로그 서비스가 블로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낡은 툴이건만 사용자는 놀랍게도 굉장히 많다. 트래픽이나 사용자수 면에서 단연 전세계 1위 블로그 서비스이다 (2위는 워드프레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하루 평균 트래픽은 우리나라 최대 포털의 모든 페이지뷰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많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가 안 멈추고 돌아가게끔 하는 것만도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매일매일 전세계 수십개국에서 온갖 이슈들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칠레에서 블로거닷컴 접속이 잘 안된다든지, 그리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블로거닷컴 기반의) 블로그가 정치적 이유로 막혔다든지, 이런 식이다.

그동안 왜이리 블로거닷컴에 기능적인 발전이 없었는지를 잘 몰랐는데, 직접 운영을 해보니 단순히 서비스가 안 죽고 돌아가게끔 하는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걸 느낀다. 쉽게 말해 서비스의 규모가 발전의 발목을 잡아온 셈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핑계이고, 블로거닷컴은 앞으로 한참 더 좋아져야만 한다. 예전에는 블로거닷컴이 말도 안되게 후지다고 쉽게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이제부터는 그러한 불평이 고스란히 내 책임이 되는 셈이다. 다행히 최근들어 기능 추가가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좋은 소식 몇 개가 기다리고 있다.

구글에는 서치, 광고, 맵스, 엔터프라이즈, 유튜브 등과 함께 "앱스(Apps)"라는 부문이 있다. 블로거 역시 우리가 자주 쓰는 서비스인 지메일, 캘린더, Docs, Sites, 그룹스, 버즈(Buzz) 등과 함께 앱스 그룹에 속해 있다. 구글 앱스 그룹에서 한국인 프로덕트 매니저는 아직까지 나 한명인데, 영어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글로벌 팀과 뒤섞여서, 때로는 그들을 리딩해 가며 일을 해나가려니 여간 역량 부족을 절감하는게 아니다. 일례로 블로거닷컴 공식 블로그와 블로거의 Labs 버전인 "Blogger in Draft"의 공식 블로그에 글을 계속 포스팅하고 있는데 (엔지니어 이름으로 나가는 글들도 상당부분 내가 작성한다), 원어민들이 보기에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을지 늘 조마조마하다. 그나마 웹 2.0 아시아에서 영문 블로깅을 했던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새로운 서비스가 쏟아지는 웹 업계에서, 블로그는 핫 이슈는커녕 고전적인 테마에 속할 정도이다. 십 수년된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일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 비해 훨씬 덜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구글 본사의 주요 서비스중 하나를 맡게 되었다는 개인 신상의 변화는 충분히 도전의식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영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해야 할 것이고, 쏟아지는 일들 가운데에서 정신을 차리려면 좀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하게 될 것 같다.

블로거닷컴 일만 해도 정신이 없어서 텍스트큐브는 솔직히 거의 신경도 못 썼다. 서비스 통합 결정에 대해서, 그리고 그 결정을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서 많은 비판과 질책이 있었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비판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지만, 동시에 내가 속한 조직에는 글로벌 컴퍼니로써의 확고한 PR 정책이 있다는 점 또한 존중한다. 참고로 이번일로 인해 구글 코리아가 많은 비판을 받은것 같은데, 서비스 통합 결정은 구글 코리아뿐 아니라 구글 본사에서도 깊이 간여한 결정이었다. 아무튼 텍스트큐브 관련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해볼 계획이다.

어쨌든, 나는 홍보와 PR을 담당하는 사람도 아니고, 구글이라는 회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그저 엔지니어들과 함께 좋은 기능을 연구하고 추가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 일에 충실하려 한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블로거닷컴을 맡고 있는 동안에는 내가 오기 전보다 더 좋은 서비스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내가 미션으로 삼고 있는 일은 한국의 앞선 웹 기술을 해외로 전파하고 소개함으로써, 한국 웹 업계의 레벨을 높이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Startup Nation같은 책에 열광하고, 영문으로 한국 벤처들을 소개하는 일도 했었고, 오픈웹 아시아긱스 온어 플레인 같은 행사를 주최하느라 분주히 뛰어다니기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조금은 논리의 비약인지도 모르겠으나) 한국의 엔지니어들과 더불어 블로거닷컴이라는 글로벌 서비스를 조금이라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서 한국 웹에 대한 구글 안팎의 평가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미션의 연장으로써 약간의 의미부여를 할 수도 있지 않나 기대해 본다.


매가리 없는 우수생들

유럽에서는 대학교까지의 모든 교육이 무료라는데도 대학에 안 가고 취직을 하는 학생들이 더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동혁이형이 샤우팅을 외치지 않을수 없을 정도로 대학 등록금이 세계 1-2위 수준으로 높은데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졸업생의 절대 다수가 대학에 진학한다. 어쩌면 우리나라 대학 교육이 무료가 될때가 바로 우리나라 대학 입시가 지금처럼 살인적이지 않게 될 때일지도 모른다. 마치 루이비통 가방이 선망의 대상인 것은 그것이 무척 비싸기 때문인 것처럼.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고등학교 1학년만 되어도 밤 9~10시까지 전교생이 같이 학교에 모여서 공부를 한다. 물론 그게 끝나고 나면 교문 앞에는 학원 차가 와있다. 이건 정말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진풍경인데, 문제는 한국사람들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이런 것을 당연시하고 만다는 거다. 만약 학생들을 집에 일찍 보내는 학교가 나온다면, 오히려 학부모들의 원성을 살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처럼 힘들게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보통 1-2년은 마치 시합이 끝나고 긴장이 풀어진 선수들처럼 방황을 하게 마련이다. 그건 바로 그때까지의 그들의 인생 목표가 대학 진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인생 목표라는 건 나는 누구이며, 나는 무엇에 열정적이고, 따라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될건지, 이런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건데 누구도 고등학교때 그런 고민을 할 겨를이 없다. 언뜻언뜻 스쳐 지나가는 청소년기의 인생에 대한 고민은 "일단 대학부터" 라는 논리하에 너무도 쉽게 저쪽 구석으로 밀려나게 마련이다.

그 결과 어떤 대학교에 갈지는 너무도 잘 아는데 어떤 과를 전공하고 싶은지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과를 정해서 대학에 오고 나도, 인생에서 진정으로 본인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할수없이 자기가 계속 해온것 - 공부 - 에 다시금 매달린다. 별로 쉴 겨를도 없이 대학교 1학년부터 참고서와 수험서를 들고 도서관으로 다시 들어가서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

대학에 가는 것은 그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인 거고, 심지어 졸업식을 지칭하는 영어 단어가 "시작"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대학교 자체가 목표가 되어 버렸다는 건 말이 안된다. (이건 영어도 마찬가지다. 영어를 가지고 어떤 가치와 국부를 창출하는지가 문제인데, 대부분 영어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 마치 우리가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이 멋진 집을 짓는 일이라고 하면,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부터 그려야 하는데 그런건 하나도 없이 벽돌 빨리 쌓는 일에만 도사가 된 격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대학 교육을 마치고 나온 소위 "인재들"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스펙에서 뒤떨어지지 않지만, 어딘가 모르게 야성이 부족하다. 속된 말로 매가리가 없다고 할까?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그들은 매우 서글서글한것 같지만, 진짜로 마음이 넓고 서글서글한 건 아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를테면 한 7세경?) 그들은 다른 사람을 밟고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는 경쟁 사회에서 살아왔고, 그러다 보니 그들은 학업을 벗어나도 끊임없이 남들과 자신을 비교한다. 집, 자동차, 명품 액세서리,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를 비교하는 의식은 한국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맞닿아 있다. 심지어 양복을 입는 모 대기업의 초년생 사원들이 서로의 혁대 버클이 얼마짜리라고 비교하는 것도 본 적이 있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인생에서, 서로 가진것 한갖 몇푼을 서로 비교하는 것을 보면 누가 더 오줌을 멀리 싸는지 경쟁하는 애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그저 불쌍해 보일 따름이다.

그들은 3학점짜리 벤처창업 과목은 한 시간도 빼먹지 않고 듣지만, 정작 벤처를 창업하거나 조인할 마음은 별로 없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친구들과 이야기할때 그들이 잘 들어보지 못한 "듣보잡" 회사에 다니기 싫은 것일수도 있다. 또한 그들은 남들이 한 일에 대해서는 수술실 집도의처럼 예리하게 문제점을 발라내고 비평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세상에 의미있는 공헌을 한게 별로 없다는 생각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   *   *

Startup Nation 이라는, 이스라엘의 벤처 창업 세계를 다룬 책이 있다. 정말 읽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그 책에 보면 이스라엘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대학생들이 하버드, 예일등 아이비 리그 스쿨을 놓고 고민할때,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어떤 엘리트 부대에 갈까를 놓고 고민한다고 한다. 엘리트 부대에 가서 빡센 교육을 받고 나서, 그들은 바로 실전에 투입된다. 그리고 그들은 소대장이 되고, 실전에 투입되어 그들의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서 부대원들이 살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 극단적 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들은 아무런 매뉴얼 없이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테면 인질을 구하려고 헬기를 파견했지만 주변에 잡풀이 많아서 헬기가 착륙을 못하는 상황이 닥치자,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하여 헬기를 45도로 기울여 꼬리날개로 잡목을 제초하라는 결정을 내리는 식이다. 이러한 군대 생활을 마치고 나면 한 스물 세살쯤 되는데, 많은 이스라엘 청년들은 그때 비로소 대학교에 입학한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대학교 신입생에 비해 정신적으로 어마어마하게 더 성숙할 것이다.

좋든 싫든 지금은 글로벌 시대고, 우리 후배들은 이제 그들과 경쟁해야 한다. 부디 선배들과는 달리 우리 후배님들은 "매가리 없는 우수생"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선순환, 악순환 사이클

도심속 공포체험, 이런걸 하기 위해서 그다지 멀리 갈 필요는 없다. 그저 가까운 동네 치과에 가면 된다.

치과를 자주 찾지 않는 사람은 치아가 계속 나빠지게 되고, 치아가 점점 나빠질수록 치과치료는 더욱 길고 고통스러워지게 된다. 환자는 이걸 안 나머지, "언젠가 한번 싹 대공사를 하지" 라는, 그다지 현실성 없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주입시키며 치과 치료를 차일피일 미룬다. 그러느라 치아는 계속 나빠지게 된다. 그럴수록 치과는 더 두려운 곳이 되고, 따라서 더 멀리하게 된다.

반면 치과를 종종 찾는 사람은 가벼운 점검과 스케일링 정도만 하면 되므로, 치과를 찾는 일이 그렇게 두렵고 고통스럽지 않다. 그래서 그는 치과를 자주 내지는 정기적으로 가고, 치아는 계속 좋아지게 된다.

이는 비단 치과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건강 검진이라든지 살빼기, 사랑하는 사람을 챙기고 신경써 주는 것,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 등이 다 비슷한 패턴을 갖고 있다. 어떤 하나의 시작점이 있는 것이고, 그 시작점에서 내리는 결정과 선택은 작은 것일지언정 그 선택에 따라 한쪽은 선순환의 구도로, 다른 한쪽은 악순환의 구도로 나선을 그리며 일은 계속 모멘텀을 가지고 진행되어 가는 것이다.

만일 어떤 일이 잘 안되고 있는것 같으면, 시작점에서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 점검해 보고, 그 선택이 아닌 다른 방향의 선택을 내려야 할 것이다. 지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칫 상황은 악순환을 타고 더 안좋아 질 수도 있다.

미국 스타트업 비자, 한국의 VC

미국 경기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스타트업 비자의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투자회사로부터 10만불을 포함, 총 25만불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창업 기업중, 2년내에 5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100만불 이상의 투자 또는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창업자에게는 영주권이 부여된다는 내용이다. 아직 입법된 것은 아니고, 제안중인 안이다.

그런데 이 스타트업 비자의 입법을 주도적으로 로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1) 창업 기업가들  (2) 중국, 인도계 이민자 그룹  (3) 재선에 출마한 정치인들  (4) 벤처 투자가들 (VC)

정답은 바로 (4), 벤처 투자가들이다. 프레드 윌슨의 글에 따르면, 이 안을 처음 발의한 사람은 Y 컴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이고, 곧이어 몇명의 VC들이 이 뜻에 동참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워싱턴을 상대로 줄기차게 로비활동을 벌여왔다.

최근들어 실리콘밸리 VC업계는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경제위기로 인해 기업공개 시장은 얼어붙었고, 창업비용도 예전만큼 높지 않아서 엔젤투자가나 개별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매출을 일으키고 곧바로 M&A시장에서 팔려가는 창업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수천억에서 수조원대의 대규모 펀드레이징을 하고서도 큼지막한 장외홈런 몇개를 통해 수익을 올리던 VC 업계의 성공 공식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 보인다.

근데 이건 어쩌면 "가진 사람들의 죽는소리" 일지도 모른다. 실리콘밸리는 앞으로도 당분간 세계 기술의 중심지로 우뚝 서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앞으로도 제 2의 구글, 애플, 트위터, 페이스북의 탄생을 매년마다 지켜볼 것이다. 거대한 자금 역시 VC 업계로 꾸준히 유입될 것이다. 어차피 연기금등 큰 기금을 운용할 때 최소한 몇프로 정도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고위험자산에 투입되지 않을 수 없으니까.

투자할 회사들이 널려있는 실리콘밸리 VC들도 이렇게 법까지 바꾸려고 노력하면서 치열하게 고민하는데, 우리나라 VC 업계도 더 활발하게 움직였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VC 몇명이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서 창업기업 관련된 법을 바꾸려고 로비를 벌였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기업가 수준, 아니 그 이상으로 산업을 꿰뚫고 있어서, 해당 산업분야의 아젠다를 이끌어 가는 우리나라 VC를 만나기 쉽지 않다. 근데 이건 반대로 엄청난 기회가 아닐까? 이 말은 곧 한국의 마이클 모리츠, 한국의 비노드 코슬라, 한국의 프레드 윌슨같은 "스타 VC"자리가 현재 공석으로 비어있다는 뜻일 테니까.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

만일 누군가 내게 인터넷 분야에서 큰 돈을 벌수 있을만한 사업기회가 아직도 남아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아마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제대로 돈을 벌수 있게 해줄수 있는 방법"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이건 나만 아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고. 

웹은 컨텐츠 소비를 누구나 쉽게 가능하게 해 주었다. 과거에는 컨텐츠가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지만 (책, 음반, 영화...) 이제 웹의 시대에는 모든 컨텐츠가 광대역 인터넷망을 통해 전달되는 비트 형태로 존재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누군가의 말대로, 역사상 컨텐츠 자체에 돈을 부과했던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컨텐츠를 담는 "그릇"에는 돈을 부과할 수 있었고, 그 "그릇"을 판 돈의 일부가 컨텐츠 제작자에게 돌아가면 되는 구조였다. 아침마다 집에 배달되던 신문, 두껍게 인쇄된 책,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긴 CD, 구매 또는 대여했던 검정색 비디오 테이프들. 몇만원을 훌쩍 호가하던 게임팩들, 이런 것들이 바로 "그릇" 이다. 우린 그 그릇들을 돈 주고 샀었다.

그러나 이 모든 컨텐츠는 웹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이제 더이상 "그릇"에 돈을 부과할 수는 없다. 일부 컨텐츠 제작사들은 웹으로 들어온 컨텐츠에 대해서도 "그릇에 돈을 부과하는" 옛날 사업방식을 시도해 보았다. 컨텐츠를 자물쇠로 잠그고 열쇠를 돈받고 팔려고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젠 그릇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릇"이라는 유형의 개념은 "비트 파이프" 라는 무형의 개념으로 완전히 대체되었다. 그런데 컨텐츠 자체에는 돈을 부과하기가 더 힘들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사실 고객들은 컨텐츠를 담는 그릇을 산 것이었지 컨텐츠 자체는 예전부터도 돈을 내고 샀던게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컨텐츠 자체에 돈을 내라고 할 수는 없다.

컨텐츠도, 그릇도 돈을 부과하기 힘들면, 이제 컨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어떤 수익을 가져다 주어야 할까? 이것이 바로 모든 컨텐츠 업계가 풀어야 하는 문제이다. 영화, 음악, 잡지, 신문, 블로그... 모든 장르에 걸쳐, 컨텐츠 업체라면 이 고민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당하고(?) 있는 쪽은 음악과 신문 쪽이다. 음악쪽은 이미 밥 굶고있는 아티스트들이 점차 보이기 시작하고 있고, 신문쪽은 (정작 당사자들은 아직 위기를 절감하지 못하지만) 미국쪽을 보면 1년만에 광고비가 거의 반토막나는 등 위기가 심각하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회사는 어쩌면 넥스트 구글이 될 지도 모른다.

물론 컨텐츠를 미끼로 새로운 형태의 그릇을 만들어서 팔고 그걸로 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있다. 멀리 볼 필요 없이 애플이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그러나 당신이 애플이 아닌 이상, 컨텐츠 + 그릇 끼워팔기를 통해 하드웨어 수익을 올리는 것이 당신의 비즈니스는 아니다.

컨텐츠 자체로 돈버는 방법에 있어서 가장 첫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광고다. 하지만 광고수익만으로는 컨텐츠 생산의 비용을 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당신과 내가 뮤직비디오나 블로그 글을 보면서 옆에 나오는 애드센스 광고를 안 누르듯, 다른 사람들도 거의 누르지 않는다. 인터넷 광고는 어떤 상품을 구매할 명확한 인텐션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정보의 일부"로 그것이 인식될 때만이 가장, 아니 유일하게 효과적이다. 그 외의 활동 -- 이를테면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할때라든지, 의자 뒤로 기대서 뮤직비디오를 감상한다든지 -- 을 할 때에 나오는 광고는 노이즈일 뿐이다.

광고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극단적으로 말해서 인터넷 광고는 컨텐츠 제작자에게 돌아가야 할 수익을 엉뚱한 사람에게 줘버릴 수 있는 구조다. 이를테면 당신이 최근에 자기 집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들여놓은 감상을 적은 블로거 글을 읽고 거기에 자극을 받아서 에스프레소 기계를 살까 말까를 무려 한달동안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자" 하고 에스프레소 기계를 지른다고 치자. 그리고 네이버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검색하고, 검색 결과 상단에 나와있는 "에스프레소 머신 최저가, 독일 직수입" 등의 키워드가 눈에 들어와서 그 링크를 누른 뒤 결국 구매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해 보자. 이 경우 사실 애시당초 없던 인텐션을 새롭게 창출한 것은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블로거는 광고와 상품판매 수수료 중 어떤 것도 받지 못하게 된다.

즉 컨텐츠 생산과 소비라는 루프와, 키워드 광고 및 상품 구매라는 루프는 완전히 따로 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하려는 시도도 물론 있었다. 이를테면 블로그에 물건 판매 링크를 달고 이걸 통해서 판매가 일어나면 어필리에이트 수수료를 받는 것 등이다. 그런데 이것 역시 블로거들에게 수익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두명의 스타 블로거들이라면 얘기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성공스토리는 거의 "주식으로 100억 벌었어요" 정도의 예외 케이스라고 봐야 한다. 정보 수집은 블로그에서, 구매는 검색결과 또는 가격비교사이트에서 하는게 일반적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상품 제조사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블로거들을 스폰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 역시 "노예형 파워블로거"라는 신조어를 낳을 만큼 매우 민감한 이슈이다.

일부 언더그라운드 밴드나 블로거는 궁여지책으로 도네이션 같은걸 받기도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비자발적인 행위이고 "돈을 내지 않으면 안되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하긴 어렵다.

결국 오늘날의 웹 세상에서 컨텐츠 생산자들은 컨텐츠 자체의 과금, 광고, 도네이션, 연계된 상품판매.. 그 어떤 채널을 통해서도 만족할 만큼의 수익을 못 얻고 있다. 이건 매우 큰 문제이고, 언제든 큰 비즈니스 기회는 큰 문제에 존재한다.

해답? 당연히 모른다. 근데 이런 글은 적어도 생각의 단초를 제시해 준다. 음악 산업의 미래에 대한 글인데, 저자는 음악 산업의 미래는 간단히 말해

Connect with Fans (CwF) + Reason to Buy (RtB) = The Business Model

이라고 말한다. 무슨 얘기냐, 컨텐츠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뭘 하려고 해도 머리수가 모여야 할테니), 그 커뮤니티에게 상품 또는 컨텐츠와, 그것을 사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던져주라는 것이다.

뭐, 당연한 얘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리 주위에는 위의 방법으로 쏠쏠히 인터넷에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테면 블로그에서 컨텐츠 생산 => 카페로 유도 => 공동구매 또는 할인판매의 공식을 거치는 분들이 꽤 많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전 과정에서 광고는 그것 자체로는 온전하지 못할 지언정 훌륭한 감초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러한 방법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해당 상품을 이미 판매하고 있는 판매자들이지, 컨텐츠 생산자는 아니다. 요컨대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줄 수 있는, 광고를 대체할 수 있는 수익 창출 수단, 이 숙제를 푸는 개인 또는 회사는 수없이 많은 컨텐츠 제작자들 -- 웹 2.0의 시대, 이건 곧 "우리 모두"를 의미한다 -- 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린 도대체 누구인가?

한국인들은 자기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다른 민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도 들었지만,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요즈음을 보면 우리 자신에 대해서 조금은 후한 점수를 주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체 우리는 누구길래 시설도 없고 인기도 없는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고,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제 거의 난대성 기후에 접어들기 시작한 나라가 동계올림픽 세계 5위에 (현재 기준) 랭크되어 있는가? 동계올림픽 메달표를 보면 정말 "야, 우린 도대체 누구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이처럼 한국의 불가사의한 선전(?)을 보여주는 예는 비단 동계올림픽 뿐이 아니다.

서구 선진국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우리보다 월등히 나아 보여도 이 악물고 달려드는 한국사람 못당하는 거다. 올림픽 그냥 생각 놓고 볼게 아니라, 내가 속한 분야에서, 나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선수들만큼 이악물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나 돌이켜 볼일이다.

우리나라는 경제로 보든, 스포츠로 보든, 인터넷 사용 인구수로 보든 간에 세계에서 10~15위 정도에 드는 나라다. 이렇게 말하면 별로 안 와닿을 수 있으니 공부로 치자면, 세계에 약 200개정도 나라가 있다고 칠때 단순 계산으로 (한반에 4~50명의 학생이 있다고 치면) 반에서 한 3등정도 하는 학생인 것이다. 썩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출생에는 선택권이 없는 법인데, 이정도 되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은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그리고 (너무 진부한 표현같이 들리겠지만) 목숨을 던져서 나라를 지킨 분들께도 새삼 너무나 감사하다.

구글 한국 모바일 사이트

구글 코리아에서 한국 모바일 전용 사이트를 오픈했다. 가벼우면서도 산뜻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한글 기본 폰트를 쓰는 텍스트 중심 사이트가 디자인이 이처럼 예쁘게 나오기가 쉽지가 않은데 말이다.

TV에는 안드로보이가 나와서 춤을 추는 광고가 나오고 있고, SKT에서도 예쁜 안드로이드 전용 홈페이지를 얼마전에 오픈했다. 불과 몇달 전만해도 아이폰은 담달폰, 안드로이드폰은 (한국에) 안들어와요폰, 뭐 이런 농담을 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이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 와이프는 안드로이드가 구글꺼냐고 물어본다. 물론, 유튜브도 구글 서비스인지 아직 모르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와이프도 아이폰에서 GPS로 현재 위치를 표시해 주는 쌔끈한 구글맵 어플리케이션은 너무 좋아라 한다.


PB와 프리미엄 사이

마트에 가면, 이른바 PB 상품이 더 많아지고 있는것 같다. 이마트 티슈, 테스코(홈플러스) 스파게티, 이런 상품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물건 가격에서 그나마 브랜드 값어치마저 뺌으로써, 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반면 충분히 저렴하고 실용적인 대안이 존재함에도 불구, 소수의 상위 소비자 계층을 타겟으로 하는 초 프리미엄 제품역시 늘어나고 있는것 같다. 패션업계를 보면 발음하기도 어려운 부띠끄 브랜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브랜드 보는 눈이 있는 사람들은 딱 보면 한눈에 안다고 한다. 가방 하나에 3000만원, 뭐 이런 식으로 가격을 붙여놓으면 반드시 팔리는데가 이곳 서울이란다. 비싸지 않으면 절대로 안 사기에. 관련 업계에 있는 분께 직접 들은 얘기다.

한가지 예로 생수를 보면 마트 PB상품도 늘어나는 반면, 반대로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에비앙, 마린블루 (해양 심층수라나? 물론 확인할 방법은 없다) 등의 제품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 가장 타격을 받는 쪽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셔닝의 제품들인가보다.

커스토머-마켓 디퍼렌셜

만일 지금은 2003년이고, 당신이 마크 주커버그라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일명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중이다.

만일 당신이 지금의 페이스북의 모습, 즉 "오픈 플랫폼 위에서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돌아가는 세계 최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획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역설적이게도, 아마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페이스북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마크 주커버그가 그때 기획했던 것은 그냥 기숙사 애들이 서로의 사진을 볼 수 있는 취미 서비스였다. 명확한 타겟을 가지고 있었고, 매우 작은 서비스였지만, 정말 재미있고 흡인력 있었던 서비스였다. 비전은 크게 갖더라도, 출발은 명확해야 한다. 정확히 누구를 타겟으로 할거며, 그들이 현재 갖고 있지 못한게 무엇인가? 즉 굳이 말을 갖다 붙이자면 "커스토머-마켓 디퍼렌셜" 정도 되겠다. 초기 서비스 구상시에는 딱 그것만 필요하다. 심하게 말해서 비전은 나중에 그것이 잘 되면 괜찮은 것을 하나 만들어서 갖다 붙이면 된다.

넥스트 빅 씽은 소리없이 다가온다

정말 마음에 와닿는 글이다. 다음 10년을 좌우할 큰 기술, 소위 말하는 "넥스트 빅 씽 (Next big thing)"은 처음에는 너무나 하찮거나 심지어 애들 장난처럼 보이는 나머지, 비교적 눈에 띄지 않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저게 뭐냐며 웃어 넘기거나 경계심을 늦추기 십상이지만, 10년이 지났을 때 진정한 대박이 되는 것들은 그러한 하찮고 장난같은 것들 가운데 숨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하찮고 장난같아 보이는 모든 것들이 10년뒤 넥스트 빅 씽이 되는 건 당연히 아니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의 차이다.

돌이켜보면 맞는 말인것 같다. 페이스북도 처음 시작은 기숙사 애들의 장난에 가까웠고, 트위터는 대체 이게 뭐냐는 질문을 수도없이 받았었다. (실은 그 질문은 심지어 아직까지 받고 있다). 블로그도 건실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대체 왜 하냐고 했었고, 아이팟이 처음 나왔던 2004년에, 뒷날 아이폰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거대한 성공의 파도를 미리 보았던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소셜 게임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따위 저급한 플래시 게임은 누가 할거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단 웹 서비스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힙합 음악이 처음 나왔을 때는 흑인들만 듣던 소수 음악이었고, 게토레이는 플로리다대학 미식축구선수들이 마시던 이상한 맛의 음료수였다. 찾아보면 이런 예는 많을 게다.

문제는 지금 당장은 하찮고, 누가 도대체 저런걸 할건지 도무지 모르겠고, 애들 장난같아 보이는, 그러나 무언가 엄청난 재미와 포텐셜이 살짝씩 엿보이는, 그런 "진주같은 기회"를 보는 안목이 있느냐 없느냐다. 어떤 사업가와 투자가들은 이걸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10년 단위로 펼쳐지는 세상의 역사를 맨 앞줄에서 써나가게 된다. 물론, 앞으로 다가올 10년에도 이런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의 주위에 보이는 트렌드 중에서, 하찮거나 심지어 애들 장난같아 보이지만 언뜻언뜻 무궁무진한 재미와 잠재력이 비치는, 마치 흙 속에 감추어져 있지만 영롱한 빛을 발하는 호박석같은, 그런 트렌드는 무엇인가?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못 보고 지나친다. 그들이 볼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우 빅 씽 (Now big thing)"이다 -- 콩글리시를 이해하시라. 헌데, 그들에겐 (우리 모두에게 그렇듯) 욕망이란게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그들이 하게 되는 선택은, 나우 빅 씽에 자신도 발을 담그고 큰 비즈니스를 일구려고 하는 일이다. 실은 나우 빅 씽에는 이미 덩치큰 고릴라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VC들의 책상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수십개의 소셜 게임, 마이크로 블로그, 앱스토어 개발 회사들의 비즈니스 플랜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토요타 사태의 교훈: "결국은 스프링 하나"

아성을 자랑하던 토요타 자동차가 요새 곤혹을 치르고 있다. 그토록 자랑하던 품질 문제가 발목을 잡았는데, 다른 것도 아니고 가속 페달 문제로 인한 급발진 문제라고 하니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다. 이로 인해 판매가 급감하고 있으며, 대규모 리콜로 인해 천문학적인 액수가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한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같은 사람도 나서서 토요타를 성토하고 있다. 가히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토요타 사태에 대해서 Knowledge@Wharton이 분석한 글을 흥미롭게 보았다. 원가 절감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하나의 플랫폼을 쓰다보니 부품 한 군데에서 문제가 생기면 리콜 댓수가 수백만대 단위가 되서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화의 역풍이라고 해야 할까? 또한 부품도 가상 설계만 거친 다음 생산하고, 차량의 기계적 제어도 소프트웨어가 하는 등, 전체적으로 컴퓨터나 소프트웨어의 힘을 많이 빌었는데, 이 역시 만능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 J모사에서 만든 외제차를 타는 후배가 자기가 이 차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기계식 느낌이 팍팍 나는 공조장치라고 하던데, 때로는 단순 무식한 공학적 기계장치가 비트와 바이트로만 이루어진 정교한 시스템보다 나을 때도 있는가보다.

내가 느끼는 나름의 교훈... 첫째, 뭐 너무 평범한 얘기지만 기업은 가장 잘 나갈때가 가장 위험할 때다. 1~2년 전만 해도 토요타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말인즉슨 삼성전자, 애플, 구글.. 바로 지금 조심해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이 엄청난 폭풍을 몰고 온 것은 뭔가 아주 커다란 부품이 아니었다. 그냥 가속 페달에 관련된 아주 작은 부품, 스프링 하나였던 것이다. 민주화, 세계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 이런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사회적 변화의 진폭은 날이 갈수록 점점 커진다. 마우스 클릭 하나로 수백조원이 날아다니듯, 그저 "스프링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하나를 휘청이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어텐션 투 디테일은 중요한 것이다.


The Start Project

소위 말하는 "스텔스 스타트업", 즉 비밀 스타트업인 "더 스타트 프로젝트"의 웹사이트는 간결하면서도 요새말로 임팩트있다. 웹사이트의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비밀 프로젝트이므로 당연히 웹사이트에 내용이 많을 수가 있나.) 그냥 배경 이미지 한장일 뿐. 근데 이 배경 이미지가 자못 호기심을 자아낸다. 아마 달 착륙 프로젝트때의 사진인 것 같다.

유일한 링크는 왼쪽 위의 About 링크인데, 이걸 누르면 다른 이야기는 없고, 뛰어난 창업자들과 뛰어난 어드바이저들 -- 이를테면 트위터와 워드프레스 창업자들 -- 이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만 나온다. 얼마나 대단한 서비스를 준비중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작은 흥미를 끈다.


금, Gold

이런것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냥 이런거 하나 정도면 대략 만족할텐데.


하지만 저 정도의 금을 캐내기 위해서는 정말 수없이 넓은 자연이 황폐하게 파괴될 수밖에 없다.


출처: 시원시원한 크기의 멋진 사진을 제공해줘서 늘 들어가보게 되는 보스톤 글로브의 "Big Picture" 코너.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사진 다수. 강추.

덧: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시나리오. 미국이 돈 들어갈 일이 앞으로도 수없이 많고 (이라크/아프간, 구제금융 뒷감당, 대외채무...) 중국이 위안화 값을 조절해 줘서 달러표시 채무가 확 줄어들게 하지 않는 이상, 미국은 계속 달러를 찍어낼 거고 이는 글로벌 통화량증가와 인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는 전초를 제공할 지 모르며, 그럼 결국 언젠가 해외토픽에서 봤던 어느 후진국 얘기 -- 어제까지 3천원 하던 물건이 오늘 3만원 되는, 그래서 빵 하나 사려면 돈을 한웅큼 싸들고 가는 -- 사태가 (정도는 다르겠지만) 우리에게도 어느정도 닥칠 수 있고, 그럴 경우 결국 고정가치를 가진 실물자산이 가장 우대받을 거라는 얘기. 그래서인지 금값은 정말 말 그대로 금값이 되고, 돌잔치에서 금붙이 주는 것도 예전 풍습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당최 무식한 나도 주절주절 읊을수 있는 소리지만, 경제가 그렇게 간단한 수식과 흐름으로 설명되랴. 뭔가 생태계처럼 훨씬 더 복잡한 것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밸런싱을 해주지 않을까?

QT Wildcat


우연히 발견한 영국의 한 오프로더 자동차 전문 회사, QT Wildcat. 영국에는 아무래도 자동차를 만든 역사가 오래 되어서 그런지, 이러한 독립/자작 자동차 회사들이 꽤 많은듯하다.

오프로더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에 더 관심이 간다.
해외 기업들은 페이스북 그룹이나 트위터 페이지등을 기업 PR에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예를 찾자면 "공식 카페"나 "공식 블로그"가 되겠지만, 이러한 사이트들은 "목적지 사이트"에 가깝지 회원들이 소셜 그래프를 이용해서 서로서로 입소문을 내고 전달해 주는 바이럴의 측면에서 보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비해서 매우 약한것 같다.

오프로더에는 관심이 별로 없지만, 자유로움과 무작정적인 떠남에는 관심이 많다.
나중에 은퇴해서, 이런 자동차 하나쯤 몰고 사막을 질주해 보는 상상도 해본다.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

정말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연말 연초를 너무 정신없이 보냈다. 연말이 정신없었던 이유는 아기가 아파서였고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 예정 -- 오랜만의 육아 포스팅 되겠다), 연초가 정신없는 이유는 회사일이 바빠서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는 아직 밝힐 수 없다능...

확실히 주변 지인들에게 업데이트를 전하고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확인하는 건 트위터가 편하다. 바쁠때에도 가끔 짬날때 트위터에 들어가서 재밌는 얘기가 있는지는 보게 되더라. 그리고 "들락날락거려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게 트위터의 매력중 하나인 것 같다. 근데 또 블로그의 트래픽과 사용량이 적어지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블로거닷컴, 워드프레스 등을 보면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데에는 트위터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 한다. 결국 "블로그로 컨텐츠 생산, 트위터로 링크 공유" 하는 패턴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트위터는 당연히 링크 공유뿐 아니라 (짧은) 컨텐츠 생산 플랫폼도 된다.

아무튼 이처럼 트위터는 가벼운 일상과 생각들을 별 부담없이 털어낼 수 있는 공간인데, 외국의 사례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영국에 거주하는 한 26세의 남성은 얼마전 기상 악화로 인해 항공편이 결항되자, 화가 난 나머지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공항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겠다"고 트위팅을 했다. 그런데 그는 영국 경찰에 의해 잠재적 테러범으로 지목되어 구치소에 10시간 넘게 갇혀 있다가 겨우 풀려났다고 한다. 또한 해당 공항에는 평생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하기도. 재미있는 것은 영국 경찰이 증거라고 들이밀었던 것은 그 남성의 트위터 페이지를 종이에 출력한 것이었는데, 일단 사건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트위터라는 컨셉 자체를 설명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고.




컨텐츠가 끝도 없이 공유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시대인지라, 인터넷 상에서의 컨텐츠 생산이 문제가 될 가능성 역시 그에 따라서 높아지는 것 같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소녀시대 만화사건" 역시 무심코 생산한 컨텐츠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파장을 몰고 올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만큼 말 많은데가 어디 있으랴. 이 만화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은 것 같다. 대체로 지배적으로 보이는 의견은 표현의 강도가 심했고 이로 인해 소녀시대나 그들의 팬이 불쾌했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민노씨네 블로그 참조)

아무튼 분명한 것 한가지는 이 만화를 그린 만화가는 그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맞고 있다는 것이고, 인터넷 상에서의 컨텐츠 생산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가 유일한 잣대는 아닐수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자신이 생산한 컨텐츠가 잠재적으로 공익을 해치는 컨텐츠로 오인된 나머지 자신을 곤경에 처하게 할 수도 있으며, 또한 내가 생산한 컨텐츠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소지는 혹시라도 없는지를 늘 돌아봐야 할 것이다. 세상이, 인터넷이라는 공간, 그리고 우리네 인생이 얼마나 복잡한 곳인데 "표현의 자유"라는 딱 한마디로 모든 것이 다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