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비자, 한국의 VC

미국 경기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스타트업 비자의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투자회사로부터 10만불을 포함, 총 25만불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창업 기업중, 2년내에 5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100만불 이상의 투자 또는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창업자에게는 영주권이 부여된다는 내용이다. 아직 입법된 것은 아니고, 제안중인 안이다.

그런데 이 스타트업 비자의 입법을 주도적으로 로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1) 창업 기업가들  (2) 중국, 인도계 이민자 그룹  (3) 재선에 출마한 정치인들  (4) 벤처 투자가들 (VC)

정답은 바로 (4), 벤처 투자가들이다. 프레드 윌슨의 글에 따르면, 이 안을 처음 발의한 사람은 Y 컴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이고, 곧이어 몇명의 VC들이 이 뜻에 동참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워싱턴을 상대로 줄기차게 로비활동을 벌여왔다.

최근들어 실리콘밸리 VC업계는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경제위기로 인해 기업공개 시장은 얼어붙었고, 창업비용도 예전만큼 높지 않아서 엔젤투자가나 개별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매출을 일으키고 곧바로 M&A시장에서 팔려가는 창업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수천억에서 수조원대의 대규모 펀드레이징을 하고서도 큼지막한 장외홈런 몇개를 통해 수익을 올리던 VC 업계의 성공 공식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 보인다.

근데 이건 어쩌면 "가진 사람들의 죽는소리" 일지도 모른다. 실리콘밸리는 앞으로도 당분간 세계 기술의 중심지로 우뚝 서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앞으로도 제 2의 구글, 애플, 트위터, 페이스북의 탄생을 매년마다 지켜볼 것이다. 거대한 자금 역시 VC 업계로 꾸준히 유입될 것이다. 어차피 연기금등 큰 기금을 운용할 때 최소한 몇프로 정도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고위험자산에 투입되지 않을 수 없으니까.

투자할 회사들이 널려있는 실리콘밸리 VC들도 이렇게 법까지 바꾸려고 노력하면서 치열하게 고민하는데, 우리나라 VC 업계도 더 활발하게 움직였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VC 몇명이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서 창업기업 관련된 법을 바꾸려고 로비를 벌였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기업가 수준, 아니 그 이상으로 산업을 꿰뚫고 있어서, 해당 산업분야의 아젠다를 이끌어 가는 우리나라 VC를 만나기 쉽지 않다. 근데 이건 반대로 엄청난 기회가 아닐까? 이 말은 곧 한국의 마이클 모리츠, 한국의 비노드 코슬라, 한국의 프레드 윌슨같은 "스타 VC"자리가 현재 공석으로 비어있다는 뜻일 테니까.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

만일 누군가 내게 인터넷 분야에서 큰 돈을 벌수 있을만한 사업기회가 아직도 남아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아마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제대로 돈을 벌수 있게 해줄수 있는 방법"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이건 나만 아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고. 

웹은 컨텐츠 소비를 누구나 쉽게 가능하게 해 주었다. 과거에는 컨텐츠가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지만 (책, 음반, 영화...) 이제 웹의 시대에는 모든 컨텐츠가 광대역 인터넷망을 통해 전달되는 비트 형태로 존재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누군가의 말대로, 역사상 컨텐츠 자체에 돈을 부과했던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컨텐츠를 담는 "그릇"에는 돈을 부과할 수 있었고, 그 "그릇"을 판 돈의 일부가 컨텐츠 제작자에게 돌아가면 되는 구조였다. 아침마다 집에 배달되던 신문, 두껍게 인쇄된 책,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긴 CD, 구매 또는 대여했던 검정색 비디오 테이프들. 몇만원을 훌쩍 호가하던 게임팩들, 이런 것들이 바로 "그릇" 이다. 우린 그 그릇들을 돈 주고 샀었다.

그러나 이 모든 컨텐츠는 웹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이제 더이상 "그릇"에 돈을 부과할 수는 없다. 일부 컨텐츠 제작사들은 웹으로 들어온 컨텐츠에 대해서도 "그릇에 돈을 부과하는" 옛날 사업방식을 시도해 보았다. 컨텐츠를 자물쇠로 잠그고 열쇠를 돈받고 팔려고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젠 그릇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릇"이라는 유형의 개념은 "비트 파이프" 라는 무형의 개념으로 완전히 대체되었다. 그런데 컨텐츠 자체에는 돈을 부과하기가 더 힘들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사실 고객들은 컨텐츠를 담는 그릇을 산 것이었지 컨텐츠 자체는 예전부터도 돈을 내고 샀던게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컨텐츠 자체에 돈을 내라고 할 수는 없다.

컨텐츠도, 그릇도 돈을 부과하기 힘들면, 이제 컨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어떤 수익을 가져다 주어야 할까? 이것이 바로 모든 컨텐츠 업계가 풀어야 하는 문제이다. 영화, 음악, 잡지, 신문, 블로그... 모든 장르에 걸쳐, 컨텐츠 업체라면 이 고민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당하고(?) 있는 쪽은 음악과 신문 쪽이다. 음악쪽은 이미 밥 굶고있는 아티스트들이 점차 보이기 시작하고 있고, 신문쪽은 (정작 당사자들은 아직 위기를 절감하지 못하지만) 미국쪽을 보면 1년만에 광고비가 거의 반토막나는 등 위기가 심각하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회사는 어쩌면 넥스트 구글이 될 지도 모른다.

물론 컨텐츠를 미끼로 새로운 형태의 그릇을 만들어서 팔고 그걸로 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있다. 멀리 볼 필요 없이 애플이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그러나 당신이 애플이 아닌 이상, 컨텐츠 + 그릇 끼워팔기를 통해 하드웨어 수익을 올리는 것이 당신의 비즈니스는 아니다.

컨텐츠 자체로 돈버는 방법에 있어서 가장 첫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광고다. 하지만 광고수익만으로는 컨텐츠 생산의 비용을 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당신과 내가 뮤직비디오나 블로그 글을 보면서 옆에 나오는 애드센스 광고를 안 누르듯, 다른 사람들도 거의 누르지 않는다. 인터넷 광고는 어떤 상품을 구매할 명확한 인텐션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정보의 일부"로 그것이 인식될 때만이 가장, 아니 유일하게 효과적이다. 그 외의 활동 -- 이를테면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할때라든지, 의자 뒤로 기대서 뮤직비디오를 감상한다든지 -- 을 할 때에 나오는 광고는 노이즈일 뿐이다.

광고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극단적으로 말해서 인터넷 광고는 컨텐츠 제작자에게 돌아가야 할 수익을 엉뚱한 사람에게 줘버릴 수 있는 구조다. 이를테면 당신이 최근에 자기 집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들여놓은 감상을 적은 블로거 글을 읽고 거기에 자극을 받아서 에스프레소 기계를 살까 말까를 무려 한달동안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자" 하고 에스프레소 기계를 지른다고 치자. 그리고 네이버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검색하고, 검색 결과 상단에 나와있는 "에스프레소 머신 최저가, 독일 직수입" 등의 키워드가 눈에 들어와서 그 링크를 누른 뒤 결국 구매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해 보자. 이 경우 사실 애시당초 없던 인텐션을 새롭게 창출한 것은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블로거는 광고와 상품판매 수수료 중 어떤 것도 받지 못하게 된다.

즉 컨텐츠 생산과 소비라는 루프와, 키워드 광고 및 상품 구매라는 루프는 완전히 따로 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하려는 시도도 물론 있었다. 이를테면 블로그에 물건 판매 링크를 달고 이걸 통해서 판매가 일어나면 어필리에이트 수수료를 받는 것 등이다. 그런데 이것 역시 블로거들에게 수익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두명의 스타 블로거들이라면 얘기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성공스토리는 거의 "주식으로 100억 벌었어요" 정도의 예외 케이스라고 봐야 한다. 정보 수집은 블로그에서, 구매는 검색결과 또는 가격비교사이트에서 하는게 일반적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상품 제조사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블로거들을 스폰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 역시 "노예형 파워블로거"라는 신조어를 낳을 만큼 매우 민감한 이슈이다.

일부 언더그라운드 밴드나 블로거는 궁여지책으로 도네이션 같은걸 받기도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비자발적인 행위이고 "돈을 내지 않으면 안되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하긴 어렵다.

결국 오늘날의 웹 세상에서 컨텐츠 생산자들은 컨텐츠 자체의 과금, 광고, 도네이션, 연계된 상품판매.. 그 어떤 채널을 통해서도 만족할 만큼의 수익을 못 얻고 있다. 이건 매우 큰 문제이고, 언제든 큰 비즈니스 기회는 큰 문제에 존재한다.

해답? 당연히 모른다. 근데 이런 글은 적어도 생각의 단초를 제시해 준다. 음악 산업의 미래에 대한 글인데, 저자는 음악 산업의 미래는 간단히 말해

Connect with Fans (CwF) + Reason to Buy (RtB) = The Business Model

이라고 말한다. 무슨 얘기냐, 컨텐츠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뭘 하려고 해도 머리수가 모여야 할테니), 그 커뮤니티에게 상품 또는 컨텐츠와, 그것을 사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던져주라는 것이다.

뭐, 당연한 얘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리 주위에는 위의 방법으로 쏠쏠히 인터넷에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테면 블로그에서 컨텐츠 생산 => 카페로 유도 => 공동구매 또는 할인판매의 공식을 거치는 분들이 꽤 많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전 과정에서 광고는 그것 자체로는 온전하지 못할 지언정 훌륭한 감초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러한 방법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해당 상품을 이미 판매하고 있는 판매자들이지, 컨텐츠 생산자는 아니다. 요컨대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줄 수 있는, 광고를 대체할 수 있는 수익 창출 수단, 이 숙제를 푸는 개인 또는 회사는 수없이 많은 컨텐츠 제작자들 -- 웹 2.0의 시대, 이건 곧 "우리 모두"를 의미한다 -- 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린 도대체 누구인가?

한국인들은 자기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다른 민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도 들었지만,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요즈음을 보면 우리 자신에 대해서 조금은 후한 점수를 주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체 우리는 누구길래 시설도 없고 인기도 없는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고,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제 거의 난대성 기후에 접어들기 시작한 나라가 동계올림픽 세계 5위에 (현재 기준) 랭크되어 있는가? 동계올림픽 메달표를 보면 정말 "야, 우린 도대체 누구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이처럼 한국의 불가사의한 선전(?)을 보여주는 예는 비단 동계올림픽 뿐이 아니다.

서구 선진국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우리보다 월등히 나아 보여도 이 악물고 달려드는 한국사람 못당하는 거다. 올림픽 그냥 생각 놓고 볼게 아니라, 내가 속한 분야에서, 나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선수들만큼 이악물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나 돌이켜 볼일이다.

우리나라는 경제로 보든, 스포츠로 보든, 인터넷 사용 인구수로 보든 간에 세계에서 10~15위 정도에 드는 나라다. 이렇게 말하면 별로 안 와닿을 수 있으니 공부로 치자면, 세계에 약 200개정도 나라가 있다고 칠때 단순 계산으로 (한반에 4~50명의 학생이 있다고 치면) 반에서 한 3등정도 하는 학생인 것이다. 썩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출생에는 선택권이 없는 법인데, 이정도 되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은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그리고 (너무 진부한 표현같이 들리겠지만) 목숨을 던져서 나라를 지킨 분들께도 새삼 너무나 감사하다.

구글 한국 모바일 사이트

구글 코리아에서 한국 모바일 전용 사이트를 오픈했다. 가벼우면서도 산뜻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한글 기본 폰트를 쓰는 텍스트 중심 사이트가 디자인이 이처럼 예쁘게 나오기가 쉽지가 않은데 말이다.

TV에는 안드로보이가 나와서 춤을 추는 광고가 나오고 있고, SKT에서도 예쁜 안드로이드 전용 홈페이지를 얼마전에 오픈했다. 불과 몇달 전만해도 아이폰은 담달폰, 안드로이드폰은 (한국에) 안들어와요폰, 뭐 이런 농담을 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이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 와이프는 안드로이드가 구글꺼냐고 물어본다. 물론, 유튜브도 구글 서비스인지 아직 모르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와이프도 아이폰에서 GPS로 현재 위치를 표시해 주는 쌔끈한 구글맵 어플리케이션은 너무 좋아라 한다.


PB와 프리미엄 사이

마트에 가면, 이른바 PB 상품이 더 많아지고 있는것 같다. 이마트 티슈, 테스코(홈플러스) 스파게티, 이런 상품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물건 가격에서 그나마 브랜드 값어치마저 뺌으로써, 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반면 충분히 저렴하고 실용적인 대안이 존재함에도 불구, 소수의 상위 소비자 계층을 타겟으로 하는 초 프리미엄 제품역시 늘어나고 있는것 같다. 패션업계를 보면 발음하기도 어려운 부띠끄 브랜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브랜드 보는 눈이 있는 사람들은 딱 보면 한눈에 안다고 한다. 가방 하나에 3000만원, 뭐 이런 식으로 가격을 붙여놓으면 반드시 팔리는데가 이곳 서울이란다. 비싸지 않으면 절대로 안 사기에. 관련 업계에 있는 분께 직접 들은 얘기다.

한가지 예로 생수를 보면 마트 PB상품도 늘어나는 반면, 반대로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에비앙, 마린블루 (해양 심층수라나? 물론 확인할 방법은 없다) 등의 제품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 가장 타격을 받는 쪽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셔닝의 제품들인가보다.

커스토머-마켓 디퍼렌셜

만일 지금은 2003년이고, 당신이 마크 주커버그라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일명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중이다.

만일 당신이 지금의 페이스북의 모습, 즉 "오픈 플랫폼 위에서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돌아가는 세계 최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획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역설적이게도, 아마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페이스북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마크 주커버그가 그때 기획했던 것은 그냥 기숙사 애들이 서로의 사진을 볼 수 있는 취미 서비스였다. 명확한 타겟을 가지고 있었고, 매우 작은 서비스였지만, 정말 재미있고 흡인력 있었던 서비스였다. 비전은 크게 갖더라도, 출발은 명확해야 한다. 정확히 누구를 타겟으로 할거며, 그들이 현재 갖고 있지 못한게 무엇인가? 즉 굳이 말을 갖다 붙이자면 "커스토머-마켓 디퍼렌셜" 정도 되겠다. 초기 서비스 구상시에는 딱 그것만 필요하다. 심하게 말해서 비전은 나중에 그것이 잘 되면 괜찮은 것을 하나 만들어서 갖다 붙이면 된다.

넥스트 빅 씽은 소리없이 다가온다

정말 마음에 와닿는 글이다. 다음 10년을 좌우할 큰 기술, 소위 말하는 "넥스트 빅 씽 (Next big thing)"은 처음에는 너무나 하찮거나 심지어 애들 장난처럼 보이는 나머지, 비교적 눈에 띄지 않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저게 뭐냐며 웃어 넘기거나 경계심을 늦추기 십상이지만, 10년이 지났을 때 진정한 대박이 되는 것들은 그러한 하찮고 장난같은 것들 가운데 숨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하찮고 장난같아 보이는 모든 것들이 10년뒤 넥스트 빅 씽이 되는 건 당연히 아니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의 차이다.

돌이켜보면 맞는 말인것 같다. 페이스북도 처음 시작은 기숙사 애들의 장난에 가까웠고, 트위터는 대체 이게 뭐냐는 질문을 수도없이 받았었다. (실은 그 질문은 심지어 아직까지 받고 있다). 블로그도 건실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대체 왜 하냐고 했었고, 아이팟이 처음 나왔던 2004년에, 뒷날 아이폰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거대한 성공의 파도를 미리 보았던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소셜 게임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따위 저급한 플래시 게임은 누가 할거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단 웹 서비스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힙합 음악이 처음 나왔을 때는 흑인들만 듣던 소수 음악이었고, 게토레이는 플로리다대학 미식축구선수들이 마시던 이상한 맛의 음료수였다. 찾아보면 이런 예는 많을 게다.

문제는 지금 당장은 하찮고, 누가 도대체 저런걸 할건지 도무지 모르겠고, 애들 장난같아 보이는, 그러나 무언가 엄청난 재미와 포텐셜이 살짝씩 엿보이는, 그런 "진주같은 기회"를 보는 안목이 있느냐 없느냐다. 어떤 사업가와 투자가들은 이걸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10년 단위로 펼쳐지는 세상의 역사를 맨 앞줄에서 써나가게 된다. 물론, 앞으로 다가올 10년에도 이런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의 주위에 보이는 트렌드 중에서, 하찮거나 심지어 애들 장난같아 보이지만 언뜻언뜻 무궁무진한 재미와 잠재력이 비치는, 마치 흙 속에 감추어져 있지만 영롱한 빛을 발하는 호박석같은, 그런 트렌드는 무엇인가?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못 보고 지나친다. 그들이 볼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우 빅 씽 (Now big thing)"이다 -- 콩글리시를 이해하시라. 헌데, 그들에겐 (우리 모두에게 그렇듯) 욕망이란게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그들이 하게 되는 선택은, 나우 빅 씽에 자신도 발을 담그고 큰 비즈니스를 일구려고 하는 일이다. 실은 나우 빅 씽에는 이미 덩치큰 고릴라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VC들의 책상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수십개의 소셜 게임, 마이크로 블로그, 앱스토어 개발 회사들의 비즈니스 플랜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토요타 사태의 교훈: "결국은 스프링 하나"

아성을 자랑하던 토요타 자동차가 요새 곤혹을 치르고 있다. 그토록 자랑하던 품질 문제가 발목을 잡았는데, 다른 것도 아니고 가속 페달 문제로 인한 급발진 문제라고 하니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다. 이로 인해 판매가 급감하고 있으며, 대규모 리콜로 인해 천문학적인 액수가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한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같은 사람도 나서서 토요타를 성토하고 있다. 가히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토요타 사태에 대해서 Knowledge@Wharton이 분석한 글을 흥미롭게 보았다. 원가 절감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하나의 플랫폼을 쓰다보니 부품 한 군데에서 문제가 생기면 리콜 댓수가 수백만대 단위가 되서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화의 역풍이라고 해야 할까? 또한 부품도 가상 설계만 거친 다음 생산하고, 차량의 기계적 제어도 소프트웨어가 하는 등, 전체적으로 컴퓨터나 소프트웨어의 힘을 많이 빌었는데, 이 역시 만능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 J모사에서 만든 외제차를 타는 후배가 자기가 이 차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기계식 느낌이 팍팍 나는 공조장치라고 하던데, 때로는 단순 무식한 공학적 기계장치가 비트와 바이트로만 이루어진 정교한 시스템보다 나을 때도 있는가보다.

내가 느끼는 나름의 교훈... 첫째, 뭐 너무 평범한 얘기지만 기업은 가장 잘 나갈때가 가장 위험할 때다. 1~2년 전만 해도 토요타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말인즉슨 삼성전자, 애플, 구글.. 바로 지금 조심해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이 엄청난 폭풍을 몰고 온 것은 뭔가 아주 커다란 부품이 아니었다. 그냥 가속 페달에 관련된 아주 작은 부품, 스프링 하나였던 것이다. 민주화, 세계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 이런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사회적 변화의 진폭은 날이 갈수록 점점 커진다. 마우스 클릭 하나로 수백조원이 날아다니듯, 그저 "스프링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하나를 휘청이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어텐션 투 디테일은 중요한 것이다.


The Start Project

소위 말하는 "스텔스 스타트업", 즉 비밀 스타트업인 "더 스타트 프로젝트"의 웹사이트는 간결하면서도 요새말로 임팩트있다. 웹사이트의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비밀 프로젝트이므로 당연히 웹사이트에 내용이 많을 수가 있나.) 그냥 배경 이미지 한장일 뿐. 근데 이 배경 이미지가 자못 호기심을 자아낸다. 아마 달 착륙 프로젝트때의 사진인 것 같다.

유일한 링크는 왼쪽 위의 About 링크인데, 이걸 누르면 다른 이야기는 없고, 뛰어난 창업자들과 뛰어난 어드바이저들 -- 이를테면 트위터와 워드프레스 창업자들 -- 이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만 나온다. 얼마나 대단한 서비스를 준비중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작은 흥미를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