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Genome Project

스타트업 지놈 프로젝트 (startup genome project) 는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이 무엇일지를 최대한 분석해 보기 위한 프로젝트다. 물론 스타트업의 성공은 과학이 아닌 예술, 예측이 아닌 운의 영역에 더 가까울 수 있겠지만.

프로젝트 사이트에서는 몇가지 흥미로운 관찰을 공유하고 있다. 이를테면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기술 중심의 회사를 창업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든지, 실리콘 밸리 창업자들은 뉴욕의 창업자들에 비해 게임이나 소셜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쳐쪽 창업을 할 확률이 높다든지,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점들이 조사를 통해서 하나의 패턴으로 파악된 모양이다. 이 외에도 몇가지 재미있는 발견들은 이 사이트를 참고.

역시 가장 큰 규모의 창업 생태계를 갖춘 곳은 실리콘밸리이고, 그 다음이 역시 미국의 뉴욕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창업 열기가 뜨거운 상위 25개 도시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은데, 서울은 그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고 아시아에서는 싱가폴이 가장 상위인 7위에 랭크되었다.


  1. Silicon Valley (San Francisco, Palo Alto, San Jose, Oakland)
  2. New York City
  3. London
  4. Toronto
  5. Tel Aviv
  6. Los Angeles
  7. Singapore
  8. Sao Paulo
  9. Bangalore
  10. Moscow

"자찾사", 창조적 솔로

자찾사 = 자기의 일을 찾아나선 사람들? 이건 내가 지금 만들어낸 단어다 :)

이번에 사람들을 좀 만나고 있다. 그중 몇명은 좋은 직장의 기회를 버리고 잠시 한숨 돌리면서 쉬기도 하고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하려는 사람들이다. 일종의 슬로우 워크 무브먼트라고 할까?

사람은 기본적으로 매일 하루 7-8시간씩 자야 한다. 뛰어난 예술가들과 그보다 못한 예술가의 차이가 수면 시간의 차이라는 글도 있다. 저녁 식탁에 가족들과 식탁에서 담소를 나누고 저녁을 먹고 나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배경으로 가족들 손 붙잡고 두런두런 동네를 걸으며 이야기도 하는 삶, 그게 우리가 살아야 할 참 모습이다. 한국의 직장인들? 1년에 하루정도 그런 날을 가지면 행복할 거다.

성실보다는 창조성이 중요한 일일수록 비워야 채워지고 쉬어야 의욕이 생긴다. 산타크루즈 해변에 사는 유명한 화가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주로 하는 일이 해변을 산책하는 일이라는 것. 그러다가 영감(inspiration)이 자신을 찾아오면 미친듯이 몇시간이고 작품활동에 몰입한다고 한다. 그럴때 걸작품이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불규칙한 싸이클과 리듬을 갖춘 동물이기에 자기 내면의 리듬을 따라가는게 가장 자연스러운 삶일테다.

반면 조직에 속한 사람일수록 자기의 리듬대로 일하는게 아니라 꽉 짜여진 스케줄에 끌려다니는 삶을 살게 마련이다. 각종 위클리 미팅들만 따라다녀도 실제로 일할 시간조차 없고, 그러다 보면 피곤해서 자고싶은 밤 외에는 "진짜 일"을 할수 있는 시간이 없는 삶을 살기 일쑤다.

자갈 하나 들기는 어렵지 않지만, 들기에도 버거운 등짐 지고 가는 사람에게 자갈 하나 올려놓으면 그것이 폭발 일보직전의 짜증으로 이어질 수 있듯, 조직에서 부여된 꽉 짜여진 스케줄을 사는 사람에게는 아이 데리고 소아과에 가는 따위의 일조차도 너무나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실 그게 훨씬 더 중요한 일일텐데.) 혹자는 현대인의 삶을 12:00 에서 계속 깜박거리는 전자제품의 시계를 수정할 시간과 정신적 여유조차 없는 삶이라 표현했다.

하지만 조직을 어떻게 쉽게 뛰쳐나올 수 있나. 당장 먹고살 일이 막막하고, 좋은 직장 다닌다고 주변에 이야기해놓은 것도 있으니, 내 아이덴티티에서 이 회사가 빠진다고 생각하면 덜컥 불안감이 들게 마련. 평소엔 잘 이용도 안하던 각종 복지혜택도 갑자기 생각날  수 있겠고.

회전목마가 빨리 돌수록 뛰쳐나오기 쉽지 않은 법이다. 게다가 빠른 회전은 필연적으로 원심력까지 유발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조직생활이 벅찰수록 다음 프로모션을 바라보며 더 일의 중심으로 향하기도 한다. 그렇게 올라가면 조금은 숨통이 트이고 나아지리라 생각하지만, 결과는 안그래도 헥헥거리면서 런닝머신에서 뛰고 있는데 트레이너가 와서 속도를 높이는 것과 비슷한 결과. 이렇게 내일이 오늘 되고, 오늘이 어제 되는 삶을 살다보면 어느덧 10년 세월이 금새 지나가 버렸음을 깨닫게 된다.

조직이 나쁜 것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가 아는 뛰어난 사람들 대부분 조직에 속해서 일한 사람들이다. 나는 구글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워낙 많이 만나서, 스타트업의 정의를 확 넓히게 되었다. 스타트업이란 대기업이든 벤처든 상관없이 세상의 문제를 풀고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재미있고 신나게 일하는 신생 조직이다. 애플에서 아이튠즈를 만든 사람들의 인터뷰에는 매일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역사상 최고의 스타트업중 하나에서 일한 셈이다.

하지만 만일 본인이 "창조적 솔로" 스타일이라면 약간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한 화가처럼 다소 느리게 걷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자기가 하고 싶은 때에 하고, 내면의 사이클과 리듬에 귀기울여가며 살 때서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규정지을 수 있는 걸작품이 나올지도 모른다.

아무튼 창조적 솔로의 길을 택한 사람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른건 몰라도, 한국처럼 먹고살기 빠듯하고 주변 눈을 의식하는 사회에서 조직을 뛰쳐나온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한 결정을 한 용기에는 무조건 박수가 나온다.

한가지, 이 변화는 비가역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창조적 솔로의 길로 접어선 사람이 조직생활로 다시 돌아가기란 거의 장담하건대 쉽지 않을 것이다. So before taking the pill, you should know what you're getting yourself into. :)

농부와 사냥꾼


세스 고딘이 말했듯,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농부와 사냥꾼.

농부는 주어진 스케줄에 맞추어 열심히,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이다. 게으른 농부란 있을 수 없다. 씨앗을 뿌려야 할 시기에 자칫 게으르기라도 하면 가을에 수확할 거리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농부는 자연스레 할 일의 목록을 만들고 성실히 이루어 가는 일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반면 사냥꾼은 할 일의 목록이란것 자체가 있기 힘들다. 먹잇감이 언제 나타날지는 사냥꾼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사냥꾼의 대부분의 시간은 기회를 포착하면서 기다리는데 쓰인다. 남들이 보기에는 게을리 노는 시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먹잇감이 시야 범위에 들어오는 순간, 사냥꾼은 그때까지 축적했던 모든 힘을 한꺼번에 쏟아서 기회를 포착하고야 만다.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아드레날린 러시를 경험하는 삶이다.

세상의 변화의 폭과 속도가 높아질수록, 그러한 변화가 주는 수많은 기회들 중에서 나는 과연 어떤 녀석을 움켜잡고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그것은 농부의 삶보다는 사냥꾼의 삶에 더 가깝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할일의 목록을 지워나가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