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안에서의 다양성

실리콘밸리의 성공요인중의 하나로 흔히 다양성(diversity)과 이에 기반한 개방성을 꼽는다. 그런데 우린 이 말을 들으면 흔히 흑인, 백인, 인도인등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이 섞여 살아가는 이런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지, 한 나라 안에서의 다양한 지역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다양성에 크게 이바지하는 부분중 하나는 바로 "미국 안에서의 다양성"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미국인들" 중에서 이곳에서 원래부터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불과 수십년 전만해도 실리콘밸리의 상당 부분은 과수원이었다고 하지 않나. 아무튼 여기서 일하는 미국인들도 상당수는 타지역 출신들이 대학 또는 대학 이후에 이동네로 처음 와서 직장을 잡고 자리를 잡아가는 케이스다. 한마디로 좀 과장 섞어서 말하면, 여기 실리콘밸리는 미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죄다 딴동네에서 온 사람 투성이라는 얘기다. 실리콘밸리의 다양성에 가장 크게 공헌하는 그룹은 어쩌면 미국인들인지도 모른다.

반면 한국은 종종 같은 대학 같은과, 또는 같은 회사 안에 속한 사람들 중에서조차 서울의 특정 아파트 출신들끼리 동호수 단위로 친구들의 안부를 묻을때조차 있을 정도다. 테헤란밸리와 판교밸리도 그 예외는 아닐 것이다. 물론 한국과 미국이 당연히 같을 수 없고 직접 비교한다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테헤란 밸리를 제 2의 실리콘밸리로 만들자고 한다면 우리나라 "안에서의" diversity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

임지훈 대표님의 이 글을 보고 생각을 잠시 했었다. 

인생에서 뭘 해야 할까? 라는 고민만큼 근본적인 고민이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생에는 세 가지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 그 세가지중 어느것 하나라도 확실히 발견하고 그걸 시간낭비 안하고 꾸준히 한다면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둘수 있다고 본다. 


  • 잘하는 일: 정말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일이 있다면 그거 해야 하지 않을까? 만일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어쩌면 본인이 놔두더라도 주변에서 가만히 안 놔둘 것이다. 
  • 좋아하는 일: 자신이 그 일을 정말 누구못지 않게 좋아한다면 결국엔 그 일을 잘하게 될 확률이 꽤나 높지 않을까.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예체능 등) 
  • 해야만 하는 일: 많은 사람들이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만 생각하지, 해야만 하는 일 - 정확히 말하면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일, 즉 사명 - 이 부여하는 힘을 간과한다. 아기 엄마는 아기를 돌보는 일을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사명 때문에 꿋꿋이 계속 아이를 키운다. 비즈니스에서도 종종 잘 하지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어떤 분야에 어쩌다 발을 들여놓았지만, 해당 분야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동료들과의 관계 등) "사명감"을 느껴서 끝까지 가고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낸 분들이 많다. 


이 세 가지 원의 벤다이어그램이 겹치는 분야의 일을 발견하는 사람은 정말 행운아일 것이다.이를테면 축구를 잘 하는데 좋아하기까지 하고, 그러다 보니 국가대표에 뽑혀서 사명감을 가지고 A매치를 치르는 경우? :) 하지만 때로는 두개의 원만 겹쳐도, 아니 하나의 원만 정말 확실하게 붙잡고 있어도 그것 가지고 밀어붙이면 성공의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20:80 법칙

어떤 사람은 설렁설렁 일하는 것 같으면서도 주어진 시간에 깔끔하게 일을 해내는 반면, 어떤 사람은 주구장창 문제를 붙잡고 늘어지는데도 시간내에 일을 못 끝내는 사람이 있다. 문제의 크기에 스스로 사로잡힌 나머지,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갈 지 모르는 채 밤새 고민만 하다가 밤이 깊어갈수록 정신이 더욱 몽롱해져서 결국 밤을 꼴딱 새고도 해놓은 결과물은 차라리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맑은 정신에 하느니 못한 경우가 나오는 것.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법칙중에 20:80 법칙이란 게 있다. 주로 20%의 상위 고객이 80%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등, 세일즈나 비즈니스의 사례에 쓰이지만, 때로는 이 법칙이 일하는 데 있어서도 적용되는 것 같다. 예컨대 때로는 20%의 노력이 80%의 결과물을 결정한다는 것.


이를테면 파워포인트 발표 자료를 만든다고 하자. 어떤 사람들은 슬라이드 디자인이나 표지 그림등 각론에 시간을 다 보내고, 정작 발표의 핵심 내용 자체에는 시간과 정성을 많이 못 쏟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발표는 끽해야 자신에게 20-30분 정도가 주어질 뿐이고, 또한 더욱더 중요한 것은 본인이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준비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따분해서 모든 내용을 다 듣지도 못한다. 따라서 본인이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잘 브레인스토밍한 다음, 디자인 없는 슬라이드에 키워드만 담아내는 과정에서 슬라이드 퀄리티가 80%는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이건 때로는 10분도 안 걸리는 일이다. 


블로그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요새 내가 계속 주창하는 것은 메일 한편 쓰듯이 가볍게 블로그 쓰자는 것이다. 그러면 10분 안에, 어느정도 (80%)의 퀄리티를 포함한 글을 쓸수 있다. 반면 너무 잘 쓰려고 들면 글 한편에 몇시간도 쉽게 걸릴수 있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보충제를 먹고 목숨걸고 운동하지 않더라도, 일단 gym까지 가서 몸만 풀고 런닝머신에서 30분 뛰기만 해도 어느정도 운동 효과를 볼수 있다. 그냥 가기만 해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니, 마음을 가볍게 먹고 일단 "가는게" 좋은 것이다. 데릭 지터같은 강타자도 실력을 비결을 물으면 그냥 타석에 서는 거라는 선문답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생각해보면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물론 20%의 노력이 80%의 성과를 낼수 있다고 해서, 80%와 100%가 같을 순 없다. 소위 말하는 "명품"은 바로 그 나머지 20%에서 차이가 난다. 중국산 태블릿과 아이패드는 아마 80%의 기능이 같거나 유사할 것이고, 혼다 어코드와 벤츠 E-클래스도 80%의 기능과 품질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장인들은 나머지 20%에 집착하고 결국 명품을 만들어 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의 노력으로 80% 성과를 만들어 내는게 현대 사회에서 의미있는 이유는, 끝도없이 일이 밀려드는 상황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다 명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려는 모든 일에서 명품을 만들려다보면 그것은 자칫 완벽주의로 귀결이 되고, 그런 사람들일수록 짧은 시간에 지치거나 건강을 상하기 일쑤다.


자기의 이름을 걸 만한 일 하나에만 장인처럼 집중해서 "나머지 20%"까지 집착을 보이되, 그 나머지 일에서는 20%가 80%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기억하고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일단 20%까지만 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반면, 핵심적인 맥을 잘 짚어내고, 20:80 법칙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꽤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플라스틱 서울

서울에 갈때마다 그 세련됨과 도시적 매력에 다시금 반하곤 한다. 어쩌면 사람들도, 건물도, 카페도 그렇게 예쁜지. 하지만 이런 말쑥함과 쌔끈함 뒤에는 간혹 돈과 외모에 대한 무시무시할 정도의 욕망이 불쑥불쑥 보이곤 한다.  

지난번에 한국에 나갔을때 건설쪽에 있는 친구를 만났다. 직업상 접대를 많이 하는데, 아직도 접대받는 사람들의 노골적인 태도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집에서 자고 있다가 갑자기 전화받고 나가서 법인카드로 술값만 대신 결제해주고 오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선진국 기준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비즈니스 관행이지만 한국에서는 비단 이 친구에게만 국한된 일도,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 테다.

접대가 비즈니스의 일부다 보니 관련 산업의 규모도 크고, 큰돈이 오가는 곳이다보니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 몰려들게 마련. 친구 왈, 자기가 아는 한 유흥업소 종사자 아가씨들에 대한 속칭 “마이킹” (빚을 통한 반 강제적 고용) 은 이제 거의 없다고 한다. 자발적으로 일하고 싶어하는 대학생, 직장인들이 끊임없이 오기 때문.

이러한 “아가씨들” 중에는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성을 댓가로 “스폰서”를 마련해서 더 짧은 시간에 돈을 벌려는 부류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번 돈은 명품 마련과 성형수술등, 나름대로 "스펙업"에 사용되고, 그렇게 스펙업된 그들은 어느 시점엔가 결혼 시장에 요조숙녀 신부감으로 나오게 되는데, 가장 좋은 타겟은 집에 돈은 많은데 공부만 해오고 약간 어리숙한 타입의 남자들이라고. 개개인의 선택에 대해서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인생 편하게 살려고 하는 태도는 좀 아니지 않나. 물론 이 저변에 깔려 있는건 돈만 있으면 예쁜 여자를 구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의 추한 욕심일 테고.

사람 사는 곳에 왜 돈과 외모에 대한 욕심이 없겠나. 하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아닐듯 싶다. 서울의 에너지 넘치는 nightlife는 분명 도시 경쟁력 요소중의 하나지만, 가끔은 서울만큼 룸싸롱과 모텔, 성형외과가 밀집해있는 도시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싶다. 물질적인 사회를 플라스틱 사회라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성형수술도 플라스틱 서저리다. 이래저래 서울이 애써 감추기 어려운 모습중 하나는 "플라스틱 도시"인 듯하다.

참고글: 배기홍 대표 "생산성 누수현상"

이모셔널 프레젠테이션

프레젠테이션은 주로 정보의 전달이 목적이지만, 사람은 좌뇌와 우뇌, 논리와 감정을 갖춘 동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벌써 여러번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Mad Men 시리즈에서 최고의 씬중 하나로 꼽히는 장면을 소개한다. (유튜브 임베딩이 안되어 링크로 소개) 저렇게 가슴 찡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난 뒤, 과연 방안에 있던 어떤 사람이 저 제품을 Carousel이 아니라 Wheel이라고 부르자고 감히 말할 것인가. 


당연히 감동만 있고 내용은 없으면 안되겠지만, 청중 이전에 자기가 먼저 확신에 찬 나머지 자신이 스스로 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경험을 하는 그런 감동적인 프레젠테이션. 우린 이런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전자상거래 모델 2선 (1)

요새 전자상거래가 새로운 부흥기를 맞고 있다고 하는데, 현상을 보는것보다 그 이면의 기작을 보는 일도 재미있을 듯하다. 


1. Try before you buy


우리나라에 아직은 등장하지 않은듯한 버티컬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몇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안경 인터넷 판매회사인 워비 파커(Warby Parker) 다. 나도 한번 이용해 봤는데 웹사이트 UI도 깔끔하고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이 너무 좋았다. 특히 home try on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었는데, 자기가 원하는 프레임 디자인을 웹사이트에서 다섯개까지 고르면 그걸 집으로 무료로 배송해 주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무료로 반송할 수 있다. 프레임이 배달되어 오는 박스가 전혀 싸구려 티가 나지 않았고, 배송 상자는 반송을 고려해서 반송용 스티커가 인쇄되어 오는등, 디테일에 신경쓴 부분들을 많이 볼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프레임이 있으면 돗수 정보와 함께 안경 주문을 할수 있는데 대부분 100불 언저리에 살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제품 퀄리티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유사한 품질의 안경 하나 맞추는데 보통 300-400불 하는 것을 감안하면 인터넷 거래를 통해 거품을 뺀것. 

우리나라만큼 안경쓰는 사람의 인구비중이 높은 나라도 없을 테고, n스크린 시대에 눈 나빠지는 것은 베팅할 수 있는 하나의 트렌드(?) 이기도 하니, 아마 Warby Parker같은 모델이 곧 우리나라/아시아에서도 곧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Warby Parker를 단순히 안경이라는 한 분야에 집중한 버티컬 전자상거래로만 본다면 현상에 대한 이면을 100% 관찰했다고 할수 없을듯. 그보다 더 중요한 성공의 기작은 "Try before buy"라고 생각한다. 안경을 인터넷으로 구매한다는 개념에 대해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첫번째로 떠올릴 생각은 "안경을 어떻게 써보지도 않고 사는가?" 일 것이다. 워비 파커는 바로 이 점을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를 통해 잘 풀어준 케이스다. 프레임을 무료로 다섯개까지 써보고 마음에 안들면 언제든지 반송할 수 있고, 마음에 들면 꽤 괜찮은 안경을 오프라인 가격의 1/3 가격에 살수 있다는 컨셉은 소비자들에게 "잃을게 없다"는 안도감을 준다.

일반적으로 "Try before buy"는 새로운 서비스나 경험을 판매하는 데 있어서 매우 강력한 기작이다. 개인적으로 이 개념을 잘 아는게, 삼성에 근무할 때 삼성폰에 Try and buy 모바일 게임을 도입해서 큰 효과를 본적이 있다. 이를테면 휴대폰을 새로 샀는데 일부만 즐길수 있는 게임이 내장되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3번까지만 할수 있다든지, 아니면 스테이지 1까지만 있다든지. 그리고 unlocking을 위해서는 정식 구매가 필요한 것인데, 오늘날의 온라인 게임 부분유료화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수 있다. 이걸 통해서 삼성이 해외에서 모바일 게임매출도 꽤 올렸었다.

워비 파커가 안경이라는 분야에서 Try before buy 방식을 적용해서 성공을 거둔 나머지, 마치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어갈 정도이다. 이를테면 YBUY라는 서비스는, 월 플랜에 가입하면 각종 전자기기를 구매하기 전에 써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데 (전형적인 Try before buy의 예), 벌써부터 "Warby Parker for gadgets" 라는 별명이 붙어있을 정도. 마치 AirBnB가 하나의 명사가 되어, "We're AirBnB for xyz" 라는 유사 서비스들이 나오는 것을 연상시킨다.

창업자들의 이야기도 여러 매체에 소개가 되었으니 검색해서 읽어보면 재미있을 듯. 초기에는 창업자중 한명의 여자친구가 직접 손으로 포장과 배송을 담당했다는 등 몇가지 재미있는 일화들이 있다. 워튼 MBA 프로그램에서 만난 "비 개발자" 네명이 같이 창업을 한 케이스이므로, "우린 개발자가 없어서 창업을 못한다"는 고민을 가진 분들도 참고할만. 오히려 워비파커같은 모델은 택배비용등의 코스트가 모객 비용 (user acquisition cost)를 하회해야 하는거고 따라서 정교한 모델링과 포어캐스트를 통해 가격모델, 수량모델 같은것을 뽑아내야 하기에, MBA 분들이 더 잘할수 있는 모델일것 같다. 

전국민 블로거 프로젝트

1. 읽기 전에 쓰기
2. 아침에 떠오르는 생각 미사여구없이 간단하고 짧게 (개인적으로 비행기나 기차 안에서는 길고 thoughtful한 글도 가끔 씀. 딴게 할게 없어서..)
3. 목표 낮추는 것도 도움. 사람은 부담이 없는 일을 더 즐겨하게 마련. 전국구 블로그 스타되기? No. 내 지인들에게 내 생각 공유하기? Yes.
4. 메일 쓰듯이 가볍게. 메일 하루에 50개 쓰나 51개 쓰나 별차이 없음. 20분 이내에 finish and forget.
5. 주기적 포스팅. 하루에 하나든 일주일에 하나든 주기적으로. (나도 실천못할 때가 많지만.. again, 중요한건 부담이 없어야)
6. 자기만의 생각과 경험 글로 공유. 자기에게 당연한 일이 남들에겐 신기하고 새로운 일일수도. 예) 미국 유타주 여행갈때 가볼만한곳? 이런것 막상 찾으려고 하면 컨텐츠 아직도 부족함.
7. 그렇다고 쓸말 없는데 억지로 쓰지 말기. 인터넷은 이미 쓸데없는 컨텐츠로 가득.

더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썼으면 좋겠다. 나도 한동안 안쓰다가 다시 쓰는 케이스.

페이스북 타임라인 둘러볼때, "2012년 내 운세는?", "나의 몸값은? 300만원!" 이런 쓸데없는거 말고, 새로운 정보나 생각들 발견하면 좋겠고, 얼굴 자주 보지 못하는 지인들이 요새 무슨생각들 하고 사는지 듣고 살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인터넷 뉴스는 달고 살기때문에 link share는 거의 이미 본것들이 대부분이라, 손으로 직접 쓴 컨텐츠만 클릭하게 된다. 

먼저 온 사람들

집단의 분위기는 먼저 온 몇명에 의해서 결정된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 따라서 집안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다. 가정의 경우, 부모가 바로 “먼저 온 몇명”이다.

회사든, 동아리든, 서비스든 아니면 가정이든, 어떤 그룹이든 간에 조직의 분위기는 먼저 온 몇명의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매우 신기하게도, 이러한 법칙은 매우 큰 규모의 조직에게도 적용된다. 100명의 자원봉사자 팀을 꾸린다면, 나머지 95명은 처음 구성된 5명이 형성한 태도와 분위기에 매우 재빨리 수렴되는 걸 볼수 있다.

그래서 초기 몇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팀을 구성하려고 할때,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와 분위기에 잘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반드시 냉정히 제거해야 한다. 가정과는 달리, 기업이나 동아리는 멤버 구성의 선택권이 비교적 자유롭게 존재한다. 

반대로, fit이 꽤 잘 맞는 사람들이 코어 그룹으로 모이게 되었다면, 그건 당연히 그럴수도 있는 일쯤으로 여길 일이 아니라, 정말 대단한 일 하나 해보라고 우주가 도와주는 일쯤으로 여겨야 한다. Sometimes we take too many things for granted. 

벤처의 해외진출 - 마르지 않는 주제

우리나라 벤처들 중에서 해외 진출 계획을 묻는다면, “죄송한데 저희는 해외 진출 계획이 없습니다” 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벤처가 과연 몇개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팀이, 언제, 어떤 전략을 가지고 해외 진출을 할거냐고 묻는다면 명확하게 대답할 벤처 또한 그렇게 많지 않을걸로 본다. 즉 많은 벤처들이 해외진출에 대해서 “언젠가 할 일”, “일단 다음 마일스톤까지는 찍고 나서 숨좀 돌리고 생각해볼 일” 쯤으로 다소 막연하게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

해외 진출을 꼭 해야 하나?

해외 진출은 모든 기업이 다 해야 하는건 아니라고 본다.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시장 장악력을 가질 수 있고, 수억명 이상 되는 “규모의 경제”에 기대야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아니라 비교적 선형적(linear)으로 사용자 증가에 따라서 매출이 증가될 수 있는 모델이라면,  우리나라 시장만 가지고도 충분히 큰 비즈니스를 만들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GDP 12위권 되는, 결코 작지 않은 나라가 아닌가. 세계를 주름잡는 글로벌 기업들도 결국 우리나라 시장에서 시작한 경우고.

하지만 위의 조건을 뒤집어서, 한국시장의 100%를 장악하기도 어렵거니와, 수천만 규모가 아닌 수억명 규모에서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면 -- 이를테면 트래픽과 광고에 기반한 많은 인터넷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봄 -- 개인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은 거의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본다.

해외 진출은 누가? Spotify의 예

국내 벤처의 해외진출은 마르지 않는 주제다. 아마 이 주제에 대해서만 2박 3일로 세미나를 해도 절대 답이 안나올 듯. 하지만 한가지만 언급하고 싶은 건 해외 진출을 누가 이끌어야 하냐는 것이다.

GTD (Getting Things Done) 방법론을 요약하자면, 남이 할수 있는 일은 남에게 전달, 내가 할수 있는 일 중에서 지금 할수 있는 지금, 지금 못하는 일은 계획을 짜서 나중에 하자는 것.

해외 진출은 위의 GTD 표현을 빌자면, 결코 남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벤처의 해외진출을 이끌수 있는 사람은 창업자 자신 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창업자가 혼자 모든걸 혼자서 해야 한다는게 아니라, 창업자가 직접 이끌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다.

벤처에서 창업자만큼 해당 비즈니스에 대해서 잘 알고, 깊은 고민을 통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없다. 작은 회사일수록 창업자에게 모든 정보가 몰리고 창업자 독재 체제가 되어야 오히려 조직이 빨리 움직일 때가 많다. 창업자만큼 그 회사에 걸린 이해관계 (vested interest)가 많은 사람이 없다. 그래서 벤처의 해외진출은 고용된 브로커 등의 제3자가 절대로 할수 없고, 창업자 자신이 앞장서서 뛰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Spotify를 좋은 예로 꼽을수 있다. 음악 서비스인 Spotify의 미국 진출을 직접 이끈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창업자 Daniel Ek 자신이었다. 그는 뉴욕을 뻔질나게 제집 드나들듯 다녔고, 실리콘 밸리의 유명인들을 친구로 사귀었다. 많은 사람들이 Spotify가 유럽 기반의 회사인 것을 머리 한켠에서는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Spotify 서비스를 거의 미국 서비스로 느낄 만큼 친근함을 가졌었고 그 배경에는 창업자 자신이 전면에 나서서 미국을 누비고 다녔던 것이 분명히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유럽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가 아시아와 미국의 그것에 비해서 훨씬 적고, 따라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창업자가 직접 뛰어도 될까 말까한 해외 진출을 창업자가 아닌 제3자에게 맡겨서 성공할 확률은 매우 적다고 본다.

하지만 영어라는 현실적인 부분은?

창업자의 의지가 있더라도 의지와 역량은 다른 것이고, 현실적으로 영어의 장벽도 존재할 수 있다. 물론 창업자 자신이 직접 해외 진출을 지휘해야 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창업자가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그가 진정한 기업가라면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을 거라고 본다. 폴 그레엄이 기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resourcefulness 라고 했는데, 한국말로 하면 어떤 리소스를 끌어다 대서든 간에 기필코 목표된 일을 해내는 능력쯤 되리라.

내가 아는 한 일본 업체는 창업자가 영어도 거의 못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실리콘밸리에서 사업 같이 해볼사람”을 공개적으로 모집했다. 개발자는 미니 해커톤을 통해, 사업 담당은 영어 실력을 통해 뽑았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실리콘밸리로 날아와서, 아파트를 같이 빌려서 살고 있다. 물론 방세는 각자 부담이다. 결국 사람들이 월급은 커녕 자기돈 내가면서 일하는 셈 :) Resourcefulness의 좋은 예다.

옆에서 보면 참 신기한게, 창업자가 정말 영어를 거의 못한다. 그러면서도 미국인들과 미팅도 하고 밥도 먹고 친구도 되고 그런다. 이 경우 창업자가 스스로 해외진출의 모든 면을 감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자신은 뒷전에 있고 제3자 브로커를 고용하는 경우가 아니라 오히려 그만의 방법으로 현지에서 일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그를 보면서 많은 걸 배운다. 우리나라 벤처인들도 더 많이 짐싸서 오고 부딪히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실패와 쪽팔림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한국인들이 실패와 쪽팔림을 두려워한 나머지 새로운 도전을 함에 있어서 모든걸 다 갖추고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서비스 론치와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하려면 영원히 못하는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