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또는 20 million?

누군가 질문을 했다. “만일 20세로 돌아갈 수 있거나 $20 million을 벌수 있다면 어떤걸 택하겠는가?” 나는 주저하지 않고 20 million을 택했다. 돈이 없어서기도 하지만^^ 굳이 20세로 돌아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기도 했다.

나의 20대, 그것도 초반을 생각해보면, 그림으로 치자면 마치 크레용을 잡은 손의 힘조절이 안되서 삐죽삐죽 온갖 모서리가 튀어나와있는 아이의 그림, 그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책 하나를 읽을때도 세상의 모든 생각을 나혼자 하는 사람처럼 상념에 사로잡히기 일쑤였고, 심지어 다음 문장을 만나기 두려울 때도 있었다.

반면 뒤돌아 생각하니 나의 30대 초반은 너무 좋은 시기였던것 같다. 좀더 여유로왔고, 모서리가 다듬어졌고, 일도 열심히 했지만 놀기도 열심히 헀었다. 어느정도 기름칠이 되고 손에 익은 연장, 무릎이 어느정도 나왔지만 내 몸에 더 편하게 맞는 청바지같은 느낌. 만일 지금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20대보다는 30대 초반으로 돌아가는걸 선택할 것이다.

해마다 마찬가지지만, 올해도 이맘때가 되니 20대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30대를 두려워하는 페친들의 포스팅이 이어진다. 걱정 마시라. 더 여유롭고 더 재미있는 30대가 펼쳐질 테니. 아니 더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어쩌면 인생의 가장 좋은 시기는, 나중에 돌이켜봤을때 추억하게 될 바로 지금인 거다.

책읽기 캠페인

요새 책을 읽는다. 시간은 도무지 없지만, gym에서 자전거 타면서 읽기도 하고, 가끔 Caltrain 기차탈때 읽기도 하고, 저녁에 잠깐씩 읽기도 한다. 물론 시간이 없다보니 진도가 빨리 나가진 않고. 그러다 보니 모든 내용을 표지부터 표지까지 다 읽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페이스북과 데일리 뉴스에 눈을 맞추고 있는건 마치 빠르게 움직이는 버스 안에서 쌍안경을 끼고 바로 앞에 지나가는 풍경을 보는것처럼 느껴진다. 세상이 어찌 이리도 빨리 변하는지. 그래서 책을 보려고 노력한다. 또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모든 정보를 두루 꿰고 있는데도 깊이가 얕은 사람도 있고, 반면 드러내지 않아도 깊이있는 사람의 경우 책 많이 읽고 경험 많이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더라.

그렇다고 뭐 거창한 책을 본다기보다 요새는 주로 기업, 기업가들을 다룬 책들을 본다. 트위터,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의 처음 모습을 보면서, 그들도 필연적으로 마주쳤을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과정에서 기업가로써, 리더로써 어떤 인성과 자세를 유지했는지, 이런걸 주로 배우려고 노력한다.

책은 주로 Kindle로 보고, 일부러 눈에 부담없는 e-ink 버전의 Kindle 엔트리 버전으로 본다. 그리고 온라인에서도 볼만한데 길이가 긴 글이 있으면 Klip.me의 Send to Kindle 크롬 익스텐션을 활용해서 킨들로 보내놓고 나중에 읽는다.

2014년은 책과 함께! 

우리네 책들

멋진 글을 하나 보니, 아울러 떠오르는 생각.

(나는 크리스천이지만 이 글에서는 기독교적 내용은 배제하고 철학적인 내용만 포함..)

우리가 만일 아무것도 없는 암흑에서 와서, 아무것도 없는 암흑으로 돌아간다면, 생각해보면 인생만큼 허무한게 또 있는가? 니체의 허무주의도 이 문제에 대한 누구보다 깊은 사유에서 나온것 아닌가? 만일 우주 빅뱅의 대척점이 모든것, 심지어 정보마저도 소멸하는 블랙홀이라면, 인생에 의미를 굳이 부여하려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행위일수 있지 않는가? 굳이 그렇게 매크로한 스케일이 아니더라도, 수천년전 국경을 지키기 위한 이유만으로 목숨을 걸고 전쟁터로 나갔던 군사들이 있었지만, 만일 그 국경이 지금 와서는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면 그들의 죽음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 것인가?

얼마전 누군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인생을 책이라고 생각해 보라고. 책에는 시작 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가 있다. 책에게는, 그게 다다. “책의 입장”에서 보면 첫표지와 끝표시 바깥에 어떤 세상이 있는지, 도무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책은 굳이 그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책이 집중하는건 책 안에서 펼쳐지는 자신의 스토리일 뿐이다.

어떤이의 인생이 길고 어떤이의 인생은 짧듯, 책도 그 길이가 천차만별이다. 어떤 책은 단 몇장에 불과하지만 그 어떤 책보다 아름다운 스토리를 담고 있다. 어떤 책은 처음에는 완만하고 지리하게 스토리가 이어지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엄청난 불꽃이 점화되는 것처럼 스토리가 전개된다. 그리고 그런 스토리의 주인공은 심지어 책이 마지막 페이지로 치닫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네 “책들”이 신경써야 하는것은 오직 첫표지와 마지막 표지 사이에서 펼쳐지는 우리의 스토리일 뿐이다. 인생은 어차피 놓고갈 것들 하나라도 움켜지는 소유가 아니라, 경험과 스토리다. 설령 책이 없어지더라도, 책 안에 있었던 스토리는 남을수 있는 거니까. 

실리콘밸리의 코리안 해적들

인도계인 Satya Nadella라는 사람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유력한 CEO 후보중 하나로써 꼽히는 걸 보고 드는 생각 하나. 만일 한국인들이 실리콘밸리나 미국 주류사회에서 어느정도 레벨 이상을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피부색 하나뿐이라면, 인도인들 중에서 -- 그것도 2세가 아닌 이민 1세대들이 -- 미국 주류사회에서 CEO를 차지하거나 주요기업의 CEO 후보로 종종 거론되는 경우를 보는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라는것. 단순히 피부 단위면적당 색소의 밀도만 놓고본다면 그들이 우리보다도 높을텐데.


지나친 일반화의 위험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실리콘밸리 IT 대기업들에서 갖고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이미지는 “실력도 좋은데다가 큰 불평없이 묵묵히 열심히 일해주는 착한 사람들”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인도인들은 자기손해는 절대로 안보고 무슨 일만 있으면 눈 동그랗게 뜨고 달려드는 사람들로 인지되어서 인도인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경우도 많음. 하지만 한가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주요기업의 CEO를 차지하고 있거나 후보로 거론되는 사례중에는 인도인의 숫자가 한국인보다 훨씬 많다는 것. (단순 인구차이? 미국에 나와있는 인구로 비교하면 한국인 숫자도 만만치 않음) “실력도 좋은데다 열심히 일해주는 착한” 한국인 입장에서는 가만 생각해보면 억울한 일.


실리콘밸리에서 IT 업종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석박사 과정을 미국에서 마치고 현지에서 취업을 한 경우가 보통인데, 이런 경우 대부분 회사에서 비자 스폰서나 영주권 스폰서를 해주기 때문에 몇년간 나오기가 어렵고, 나올때쯤 되면 가족도 생기고 여러가지로 몸이 무거워져 있는 상태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뛰쳐나오기가 어렵게 되는것. 또한 주변의 많은 경우 실리콘밸리에서 경험을 쌓아가면서 아이들을 어느정도 키워놓고 있다보면 한국의 대기업이나 학교에서 러브콜을 받아서 좋은 조건에 중요한 위치로 컴백하는 경우들도 종종 보이다보니, “지금 회사에서의 안정적인 커리어 빌딩”이 중요한 요소로 다가오는게 사실.



안정적인 커리어 빌딩이 나쁜건 전혀 아니고 나도 때로는 창업의 길이 아니라 좀더 안정적인 길을 유지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안하는 것 아니지만, 그냥 개인적 바램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는 한국분들도 더 많이 늘어나서, 한국인 하면 “해군”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해적”의 이미지도 조금은 더 많아졌으면 하는 아주 단순한 개인적 바램이 있음. (스타트업쪽에서 흔히 말하는 “해적과 해군” 이야기 - ”I’d rather become a pirate than joining Navy”) 다른 이유는 없고, 그래야 나도 한국사람으로써 그 이미지에 좀 묻어갈 수 있을까 해서.^^ 

Unicorn 기업과 MBA 창업가

출처: Seeing both sides

얼마전에 화제가 된 글중의 하나가 VC 투자를 받은 인터넷 회사들 중 시가총액 1조 이상의 기업들 (소위 "Unicorn company") 의 수가 아주 적다는 내용이었는데, 발표 이후 어떤 글에서 이런 Unicorn company들과 MBA 졸업생과의 관계를 조사.
  • Unicorn 기업중 33% (3분의 1) 은 초기 파운더중 적어도 한명이 MBA 출신
  • Unicorn 기업중 82% 는 전직 또는 현직 경영진 멤버중 적어도 한명이 MBA 출신 
  • MBA출신중에서는 하버드, 스탠포드, 와튼 출신이 거의 절반 차지  
MBA 출신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쪽에 기웃거릴 때가 바로 버블의 시작이라는 농담섞인 이야기도 있는데, 비단 그렇지만도 않은듯.





직업적 인간애

요새 모 회사와 같이 프로젝트를 하나 추진하고 있는데, 담당하는 팀에서 -- 물론 과정상의 어려움은 당연히 있지만 -- 우리 회사 사정이 바쁜걸 이해해 주고 최대한 맞추어 주려고 노력을 해주고 계신다. 가만 생각해보면 반드시, 굳이, 꼭 그래야만 하는건 아닐수도 있는데도.

참 신기한게,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일을 하다보면 상대방이 그냥 내앞에서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돌아서서는 실제로는 전혀 딴판으로 “그건 니사정이고..” 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진짜 인간적으로 본인도 우리의 사정을 -- 다는 아닐지언정 어느정도까지는 --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최대한 자기일처럼 뛰어주려고 하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기울여 주는건지, 그런 진심의 유무를 어떤 종류의 물리적 접촉 없이도 상당히 정확한 오차범위 내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이 갖고있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의 비 언어적 시그널 감지능력은 정말 뛰어난 나머지, 때로는 아무런 언어적 시그널이 없든지, 혹은 심지어 언어적 시그널은 실제의 데이터와 반대되는 잡음을 열심히 내더라도, 그걸 관통해서 사람의 본심을 꿰뚫어볼수 있는 능력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꽤 높은 수준으로 관찰되곤 한다.

인간애라는게 아주 거창한거 아닌것 같고, 특히나 직업적인 부분에서의 인간애라는건 설령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나랑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의 사정을 조금더 이해해주고 조금이라도 그사람 입장에서 일해주려고 하는 태도, 그러한 작은 태도의 차이인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행동들의 단기적 소득은 없거나 매우 적을수 있지만 그러한 작은 “직업적 인간애”가 쌓여갈 때의 장기적 소득(long term dividend)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의외로 굉장히 크다.  

Spotify의 함정

북미시장에서 음악 서비스의 판도를 바꿔버린 스트리밍 서비스 Spotify에 대한 분석. 어떤 밴드의 경우 자체적으로 계산해보니 대략 6,000번 정도 스트리밍이 되면 1불정도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럼 100불의 수익이 발생하려면 한곡당 60만번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재생이 발생해야 한다는 이야기.

Spotify가 자체적으로 발표한 것 역시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고 한번 스트리밍에 $0.006-$0.0084정도가 record label (음반회사)로 가는 것으로 발표하고 있는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음반회사도 자기들의 cut을 떼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Spotify를 통해 의미있는 돈을 벌수 있는 컨텐츠 저작자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

반면 소비자에게는 Spotify가 한달에 몇불 수준의 적은 금액만 내고 수백만곡에 달하는 음원을 모두 내것처럼 액세스 할수 있기 때문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서비스인 셈. Spotify는 이러한 consumer benefit을 토대로 회원을 끌어들이고, 거대한 회원 베이스를 레버리지해서 컨텐츠 저작자들을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올 수밖에 없도록 해놓은 서비스라고 보면 되는것.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드는 의문은.. 이게 과연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모델일까 라는점. 인터넷의 힘을 레버리지해서 재빨리 컨수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러한 "채널 장악"을 무기로 컨텐츠 저작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구조를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위의 예에서 보다시피 컨텐츠 저작자에게는 말도 안되게 돈이 안되는 네트워크인 반면, 컨텐츠는 양질의 컨텐츠일수록 필연적으로 저작 비용이 드는거라서, 여기서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상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셈.

때문에 참여자들이 해당 플랫폼에서 열심히 돈벌 생각을 하기보다는 해당 채널은 단순 홍보의 채널로 사용하고 실제 돈을 버는 것은 별도의 채널에서 (소위 off-network) 벌려고 고민하게 되는 것이고 (동일한 현상이 유튜브의 MCN (multi channel network) 에서도 보여지고 있음),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장기적으로 리스크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것. 실제로 Spotify나 Pandora등 스트리밍 서비스들 역시 상당히 큰 적자를 기록중. 또한 네트워크나 채널 사업자로 위치를 공고히 한 업체들도 수익 창출을 위해서 다시금 "content is the king"을 기억하면서 오리지널 컨텐츠의 직접 생산쪽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듯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처럼). 아무튼 인터넷 시대의 컨텐츠 사업 비즈니스 모델은 재미있는 주제인 듯하다. 

서비스 전략중 하나: VC 자녀들 노리기

스냅챗에 일찍 투자했던 벤처캐피털중 하나인 Lightspeed 의 이야기. 파트너중 한명인 Barry Eggers의 고등학생 딸이, 자기 주변 친구들이 스마트폰에서 맨날 쓰는 앱 세가지가 앵그리버드, 인스타그램, 그리고 스냅챗이었다고 했고, 그러자 “이친구들이 도대체 누군지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하게 되었다고.

“This guy named Jeremy Liew, who works at Lightspeed Ventures, one of his partners, Barry Eggers had a daughter who was using Snapchat. She said her three favorite apps of the world that everyone was using at her high school were Angry Birds, Instagram and Snapchat. And (Liew and Eggers) had never heard of Snapchat, so they were like we've got to find those guys.” --  Business Insider

비슷한 이야기가 트위터에 대한 책 “Hatching Twitter”에도 나온다. 유명한 CEO 멘토인 빌 캠벨이 처음에는 트위터에 관심이 없었다가, 자기 아들과 낚시 여행을 갔는데 아들이 다른건 안하고 트위터만 붙잡고 있는걸 보고 비로소 트위터라는 회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Fred Wilson이 텀블러에 투자한 것도 자기 자녀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졌던 것.

실리콘밸리에서 막대한 밸류에 투자받을 수 있는 방법중 하나: VC의 자녀들이 (특히 휴대폰에서) 열광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드는 것. 

응답하라, 기획자들

요새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라던데 (아직까지 제대로 못본 1인)... 얼마전, 어떤 지인분과 이야기 나누던 도중 우리도 “그때 그시절”을 떠올리던 기억이 난다. 그건 바로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소위 “닷컴 시절”을 거치면서 새로운 직군으로 떠오르던 우리들 “기획자들”에 대한 기억.

그당시 기획자라는 직군은 딱히 정의하기 힘들었던것 같다. 대략 IT 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코딩이나 디자인같은 특별한 재주는 없고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술마시면서 영업해서 돈 벌어오지도 않는 애매한 사람들? 정의 자체가 애매했던지라, 개중에는 뭣도 모르고 주워들은 이야기를 짜깁기해서 말하던 어중이 떠중이들도 있었던게 사실. (아니면 아버지가 사장님 친구라서 IT 기업에 갑자기 들어온 일부 자제분들이라든지)

하지만, 또한 한편으로는 이제 새로 열리는 신세계를 감지하고, 마치 콜럼버스가 미지의 세계로 배를 띄우듯 자신의 인생을 새 분야로 과감히 던졌던 이들도 있었다. 우리가 추억하는 건 그랬던 치열한 고민과 공부와 토론의 시간들이다.

우린 데이빗 앤 대니의 블로그와 이메이징 잡지를 열심히 구독했고,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웹디자이너와 굳이 ICQ (얼마 지나지 않아서 네이트온으로 갈아탔던..) 채팅으로 하루종일 얘기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어 갔으며, 멋진 파워포인트 템플릿 디자인 몇개를 하드디스크의 “참고자료” 폴더에 소장하고 있었다. “비즈니스 모델 연구회” 등의 프리챌 동아리에서는 와이어드 잡지 기사 한꼭지를 숙제로 읽고 오라고 선배들이 그랬었는데, 사실 이론적 레벨에서의 추상적 토론에 불과했지만 그 진지함과 열정만큼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케이스 스터디에 버금갔고, 그렇게 밤늦게까지 토론한 사람들만이 느낄수 있는 동료의식이 때로는 우정의 형태로, 때로는 이성간의 정분(?)의 형태로 싹트곤 했었다.

곧이어 코스닥 열풍이 꺼지고 닷컴 버블이 가라앉으면서 개중에는 먹고 살길을 찾아서 다른 분야로 전직한 이들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 많은 분들은 업계에 남아서 지금까지 쟁쟁하게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닷컴 붐이래봤자 고작 십수년전 전의 이야기니까.

아무튼. 건축학 개론과 “응답하라..”의 시기에, 그때 그 치열했던 시절을 잠시 떠올려 본다. 나무의 나이테가 나무에게 힘든 시기에 더 진해지듯이, 우리네 인생도 여물게 산 기억들이 나중에 더 진한 추억으로 남는것 같다. 

[자료] Mobile is eating the world

예전에도 봤던 자료인데 최근 데이터로 업데이트됨. 모바일이 대세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구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때 참고할 만한 자료.


2013 11 mobile eating the world from Benedict Evans

덧) 동일 블로그에 나온 이 글도 추천. 모바일 유저들은 "사진 공유" 등의 활동에 주목하지. 어떤 앱을 쓰느냐에 대한 종속도/로열티가 데스크톱 웹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 (어쩌면 복수의 메신저 앱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생각보다 떨어지는 것도 이렇게 설명 가능할 수도.) 

스타워즈 시리즈를 제대로 보는 방법

요새 우리 아들이 스타워즈 시리즈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DVD 시리즈 구매 고려중인데, 마침 재미있는 글 발견. 일명 "스타워즈 시리즈를 제대로 보는 방법"이라고.. 


글에서 이야기 하는 제대로 보는 순서라 함은: Episode 4 => Episode 5 => Episode 2 => Episode 3 => Episode 6의 순서. 

(혹시나 모르는 분들이 있을까봐, 스타워즈 시리즈는 조지 루카스에 의해 총 9부작으로 기획되었고, 에피소드 4/5/6이 먼저 나왔었고 (즉 70년대말 극장에서 개봉되었던 버전), 에피소드 1/2/3이 2000년대에, 그리고 에피소드 7/8/9가 추후 나올 예정이다. (최근 에피소드 7이 2015년 또는 2016년에 나올 예정이라는 기사가 있었음). 또한 잘 알려진대로 에피소드 7부터의 스타워즈 시리즈는 디즈니 프랜차이즈의 시리즈가 된다.)

이렇게 에피소드 4/5/6과 1/2/3의 제작 순서가 뒤바뀐지라 위에서 나온 순서대로 스타워즈를 보게 되면 옛날 버전과 새로운 버전을 왔다갔다 하면서 보는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순서대로 보면 좋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 
  • 일단 에피소드 1 (1999년작) 은 안보는게 나은 작품이라는게 글쓴이의 강력한 주장. 그러고보니 1999년에 잔뜩 긴장하고 극장에 갔었는데 눈물 흘리면서 보진 않았던 기억. 
  • 에피소드 4, 5 편을 통해 선한 캐릭터와 악한 캐릭터를 소개 - 그리고 악당이 곧 그 아버지라는 사실을 보여줌 
  • 에피소드 2, 3 통해서 어떻게 뛰어난 제다이가 악당이 되었는지를 보여줌 
  • 에피소드 6에서 선과 악의 결투를 통한 대단원 
왜 이런 순서대로 보는게 좋은지에 대해서 더 많은 이유는 그야말로 소설책 한권 분량의 글이 여기에 적혀 있으니 참고하시길. 

웹툰 플랫폼의 진화 (KT 경제경영연구소)

KT 경제경영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한 웹툰 관련 자료. 우리나라에서 웹툰은 음악/영화/게임등과 비교되는 하나의 미디어 장르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웹툰앱의 이용시간이 유튜브나 멜론보다도 높다고 함.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에는 이런 문화가 없고 그걸 만들어 보자는게 타파스틱의 목표. 미디어 산업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실 만한 자료. (힌트: 타파스틱도 자료에 깨알같이 언급^^)


돈으로 행복을 사는 방법

"돈이 행복을 살수 있는가?" 라는 질문은 비단 드라마의 주제일뿐 아니라, 엄연히 사회과학 분야의 학자들이 논문 주제로 삼는 연구의 영역이기도 한 듯하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것. 근데 그 조건은 -- 자신이 아니라 남들에게 돈을 쓸 때라고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돈을 사용할 때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되고, 이는 부국이든 빈국이든, 그리고 개인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었다" (Research demonstrating that people derive more satisfaction spending money on others than they do spending it on themselves spans poor and rich countries alike, as well as income levels.)


그래도 사람이란 존재가 100%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개개인의 욕심이 없을순 없지 않겠나. 그래서 아이디어 하나. 돈을 많이 벌면, 우선 자기 자신을 위해서 뭔가 좋은걸 산 다음에, 잠깐 쓰다가 그걸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는거다.^^ 결국 자기가 영원히 소유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초기 감가상각의 델타값 만큼은 자기 자신에게 허용을 하고, 잔존가치의 상대적 밸류가 나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더 클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는 셈. 이렇게 하면 지름신의 행복 더하기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행복, 이렇게 두번의 행복을 느낄수 있지 않을까? (너무 잔머리..?) 

스타트업 = 불확실성의 제거 과정

흔히 운으로 성공했다는 말을 하는데, 그건 종종 겸손의 말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진짜 100% 운만으로 성공했다면 그건 결국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말 의외의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일 것. (마치 눈 감고 해프라인에서 농구공을 던졌는데 골대에 쏙 빨려들어갈 때의 상황?)
그럼 반대로 100% 실력으로 성공한다는 얘기는, 이를테면 스타트업에 적용해 보자면, 결과를 스스로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 -- 즉 “불확실성” -- 을 최대한 자기 힘으로 줄일수 있었다는 얘기. 몇가지 예를 들면:

1. 투자

폴 그레엄이 얘기하는 "피치를 잘하는 방법"은 말을 청산유수로 잘하는게 아니라, 쉽게 말하자면 “하도 이 사업에 대해서 속속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그걸 그냥 서술형으로 (”matter of fact-ly”) 편하게 말할수 있는것”이라고. 투자가들도 똑똑한 사람이기에 속속들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말만 번지르하게 하는걸 보면 곧바로 거짓말탐지기 (bullshit detector) 가 켜지게 마련. 물론 인더스트리를 많이 안다고 해서 모든 불확실성을 피해갈 수 있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뢰를 피해갈 수 있는 확률을 높여주는 거고, 그래서 정말 팀이 인더스트리와 사업에 대해서 잘 알고있고 그래서 편하지만 확실하게 피치를 잘 하는것 역시 "불확실성의 최소화"와 무관하지 않음.

2. 수익모델

스타트업이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수익모델이 없이 전적으로 투자에만 의존하면 운명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지만, 수익모델이 있으면 좀더 오랜 기간동안 여러가지 실험을 해볼수 있고, 그렇기에 어느날 갑자기 회사가 접히는 확률 -- “불확실성” -- 을 그만큼 줄이는 것.

즉 말하자면 스타트업은 불확실성의 최소화인것 같다. 아직 우리회사는 불확실성 투성이지만, 적어도 이 바다에서 초보자로써 헤엄을 치다보면 이렇게 하나둘씩 알아가는 것 같다. 

트위터의 흑역사

상장을 앞둔 트위터의 경영진과 초기 모양새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재조명되고 있는데, 어떤 회사든 소설책 한두권은 그냥 나오게 마련이지만 이 회사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의 막장 드라마 수준. 물론 정말 내부인이 아닌 이상에야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카더라 통신”인지 모르겠지만, 대략 이런 이야기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음.

  • 초기에 제품 개발을 주도했던 사람중 한명인 노아 글래스는 땡전 한푼도 못 받고 짤렸음. 최근에 소송을 통해서 몇푼 받기는 한 듯하지만, 대략 “이거 먹고 떨어져라” 수준 아니겠나 짐작. 땀과 눈물을 쏟아부은 프로젝트에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생이별 당한셈인데, 나중엔 트위터 역사에서 "노아 글래스 지우기" 흔적도 포착되었다고 함. 
  • 초기 트위터 CEO 역할을 하던 잭 도시는 원래 모회사 (Odeo) 의 CEO였던 에반 윌리엄스에 의해 쫓겨남 (여기에는 그의 관심사가 워낙 다양해서 집중이 잘 안되던 탓도 있지만.) 사실 트위터라는 프로젝트는 Odeo가 잘 안되니까, 뭐라도 해보자는 취지로 “팀 단위로 재미난거 아무거나 만들어봐” 라고 했던데서 시작된거였고, 에반 윌리엄스는 처음에는 트위터 프로젝트에 그렇게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다는게 대체적인 의견. 근데 이제 트위터의 싹수가 보이니까 자기가 CEO 자리를 꿰찬 셈. 
  • 그런데 그랬던 에반 윌리엄스도 2년정도 뒤에 이사회에 의해서 CEO 자리에서 짤리게 되는데, 이건 먼저 나간 잭 도시의 2년여에 걸친 복수극이었다는 설 (잭 도시도 이걸 극구 부인하지는 않는듯). 이건 뭐 창업자들끼리 서로 등에 비수꽂는게 따로 없음.  
  • 지금 CEO인 딕 코스톨로가 COO였던 시절, 이사회에 의해 회사에서 한순간에 해고당한 적도 있다고.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직권회복(?) 되어서 결국 CEO로 회사를 다음 단계로 이끄는 역할을 수행. 에릭 슈미트가 했던 “어른으로써 중심잡는 역할”을 트위터에서 잘 수행했던 이 현명한 덕장을 이사회의 성급한 판단 때문에 잃을뻔 했던 순간도 있었음. 

그런데 내가 주목하게 되는건 이런 드라마와 스토리가 아니다. 사실 사람 사는 사회에서 갈등 없을수 없고, 특히 저마다 자기가 세상에서 최고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고집센 젊은 사람들을 스타트업이라는 찜통 (”pressure cooker”) 에 넣어 놓았는데 갈등이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한걸 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갈등이 좋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주목하는 건 프로덕이 잘 되면 그 모든것을 덮어 버린다는 점. 에릭 슈미트도 “매출은 세상의 모든 알려진 문제에 대한 해답” (Revenue is the solution for all the known problems of the world) 이라고 했었는데, 그 말이 맞음. 트위터도 맨날 서버가 뻗고 경영진이 이처럼 막장 드라마를 써도, 사람들이 원하고 좋아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프로덕이다보니 결국 IPO까지 오게 되는것. 결국 냉정한 얘기지만, 창업 기업의 성공은 창업 멤버들끼리 사이가 좋다고 잘되는게 아니라 오직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프로덕이 있느냐의 유무에 따라 좌우되는 것. 

탐 클랜시 인용

유학와서 영어 배우던 시절, 탐 클랜시의 두꺼운 소설책을 페이퍼백으로 가끔 사서 읽곤 했었다. 이왕이면 싼값에 페이지가 많고, 그러면서 페이지 넘길만한 재미도 있는 책을 고르다 보니 자연스레 고르게 되었던 것. 지금도 아마 손때묻은 페이퍼백 소설 한권쯤은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가 엊그제 별세했다고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가 말했고, Om Malik이 그의 블로그에 인용한, 글 하나를 싣고자 한다.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골프를 배우는 것과 같다. 그냥 하는거고, 잘 될때까지 계속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글쓰기에 뭔가 특별한 마법이라도 있는것처럼 생각하지만, 글쓰기는 신적인 영감이 아니라 어려운 노력에 가깝다." ("You learn to write the same way you learn to play golf. You do it, and keep doing it until you get it right. A lot of people think something mystical happens to you, that maybe the muse kisses you on the ear. But writing isn’t divinely inspired – it’s hard work.")

기록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소설 작가도 이렇게 말했구나. 비단 글쓰기뿐 아니라 다른 삶의 영역도 마찬가지일 듯. 소설가도, 골프선수도, 심지어 기업가도. 그냥, 잘 될때까지, 하는 거다. 

리베라의 눈물

어제 저녁에 있었던 뉴욕 양키스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의 마지막 홈경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코끝이 찡해지는 큰 감동을 느끼게 해 주었다. 19년동안 한결같이 양키스의 간판 구원투수로 등판하던 그가, 90년대부터의 양키스 전성시대를 같이 이끌던 동료 앤디 페티트와 데릭 지터에게 양키 스타디움에서 마지막으로 공을 넘겨주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과연 어떤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을까. 이 감동적인 장면을 전하면서, TV 해설가들은 마치 영화의 롱테이크 장면처럼 오랜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음으로써 감동의 울림을 더해주었다.


누군가 남자의 눈물은 짧지만 굵다고 했던가? 이 장면처럼 그 말을 잘 표현하는 장면을 언뜻 생각하기 어렵다.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도 20년 세월에 걸친 삶이 주는 감동을 줄수 없다. 20년을 한결같이 같은 무대에 서면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멋지게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서 짧지만 굵직한 눈물을 흘릴수 있는 삶. “연탄재 함부로 걷어차지 말라, 너는 한번이라도 누구에겐가 뜨거워 본적이 있느냐”는 싯구처럼, 어차피 두고가야 할것들을 개미처럼 악착같이 모으는 삶보다, 삶이라는 드라마가 주는 순수한 감동과 하이라이트를 단 한번이라도 느낄수 있는 삶이 바로 축복된 삶이 아닌가 한다. 

오픈 코스: 스타트업 엔지니어링

코세라 (Coursera) 에는 미국 유명 대학에서 가르치는 수많은 오픈 강좌들이 등록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온라인 스타트업을 생각하는 "비 개발자"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코스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코스 제목은 "스타트업 엔지니어링". 링크는 이곳을 참고.

실제 스탠포드 교수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최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각종 기술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코스다. 전통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코스처럼 연산자의 정의, 변수 타입의 정의, 객체지향의 정의, 이런 식으로 깊게 들어가진 않지만, 터미널 프로그램에서 커맨드 라인 입력하기, 아마존 웹서비스 계정 만들기, 웹서버 다루기, 와이어프레임 (wireframe) 통한 mock-up 만들기, html/css/javascript등 웹 프론트엔드 기술, 모바일 앱 등 웹/모바일 스타트업에서 알고 있어야 하고 다루어야 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아주 실제적으로 가르치는 코스다. 역시 창업하는 동네에 있는 스탠포드에서 가르치는 코스답게, 상당히 실제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는 듯. 

한 3년 안망하고 버틴다는 말의 의미

성공한 스타트업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3년 안망하고 살아남으니까 기회가 오더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면...

1. 초기 기업은 기본적으로 “거의 왠만하면 당연히 망하게 되어 있는” 기업이다. 그래서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얘기는 리스크 팩터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 스타트업에게 가장 큰 리스크 팩터는 돈과 사람이다. 돈 떨어지면 당연히 망하는 거니까, 초기 기업일수록 돈이 떨어지는 리스크를 해소하는데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한다. 초기부터 수익을 내면 좋겠지만 초기 기업이 그렇게 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기에, 돈 떨어지는 리스크를 줄인다는 얘기는 결국 어떻게 해서든 펀딩받는데 성공해야 한다는 얘기. 그리고 몇명밖에 없는 초기 기업의 경우 그 몇명 중에서 한명이 회사를 나가거나 제 역할을 못해내면 회사가 휘청하거나 망할수도 있는 구조이기에, 가장 뛰어난 사람들로 팀을 꾸리는것 역시 리스크를 줄이는 일이다. 스타트업 CEO는 돈과 사람 리스크 팩터를 줄이는데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한다.

2. 근데 또 “살아남으니까 기회가 오더라”의 말을, “살아남기만 하면 무조건 기회가 온다”는 말로 오해하면 안될듯. 몇년간 살아 남아도 기회가 안 올수도.. 당연히 있다. 위의 말의 정확한 번역은 “몇년을 기다렸더니 그토록 원했던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 (growth)이 그제서야 오더라” 라는것.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성장” 으로 정의된다. 즉 스타트업 == 성장인 건데, 성장이 없는 스타트업은 “용어의 부정” 수준이기에, 단순히 “망할 가능성이 큰”게 아니라 어쩌면 “망해야만 하는” 건지도 모른다. 즉 스타트업은 리스크 팩터를 줄이는게 다가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수비가 아니라 공격이 필요한 것. 급격한 성장을 하면 펀딩등 리스크 팩터 역시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3. 근데 이러한 급격한 성장이란게 빨리 오면 빨리올수록 좋지만, 서비스 시작하자마자 큰 성장을 경험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계속적으로 시장의 반응을 보고 여러가지를 트라이 해보면서 시기 조절을 해야 한다. 어떤 회사의 경우 초기에 어떤 시그널이 분명히 나왔고, 사실 그럴때 치고 나가야 하는데, 그때 “조심하느라고” 시기를 놓치기도 하고, 어떤 회사는 초기에 시장에서 나오는 시그널도 없는데 혼자 리소스 태우면서 달려서 결국 반응도 못 얻어내고 힘만 뺀 나머지, 나중에 결정적 순간이 와도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 “3년 해보니깐 기회가 오더라”는 말은 3년간 계속 시장의 시그널을 체크해 가면서 이것저것 해보다 보니 어떤 시점에 드디어 반응이 오더라는 얘기지, 그냥 가만히 있는데 3년만 버티면 기회가 온다는 얘기는 아니다.

즉 정리하면..
- 기본적으로 리스크 없애야 하고, 가장 중요한 리스크는 돈과 사람, 그중에서도 돈
- 스타트업 == 성장. 성장 하려면 이것저것 해보고 체크해 가면서, 된다 싶을때 과감히 달려야 함
- 이렇게 리스크 줄이고 (수비), 성장 하는 과정 (공격)을 한 3년 하다보면 분명히 기회가 올거고,  이게 바로 “3년동안 안망하고 살아남으니깐 기회가 오더라” 라는 말의 의미. 

beGlobal 참관 - 느낀점

지난주 금요일에 열린 beGlobal 컨퍼런스에 패널로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우리나라 웹/모바일 스타트업들의 영어 피치 실력이었다. 실리콘밸리에 있으면서 이곳의 피치 이벤트를 가끔 갈 기회가 있는데, 이번 beGlobal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피치 수준은 정말 전세계에서 모인 수준급 인재들로 구성된 스타트업 데모데이의 발표에 비해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웹/모바일 스타트업 중에서, 이곳 실리콘밸리로 거의 본사를 넘기다시피 하면서 이스라엘 식의 “자국내 R&D 센터 - 미국내 마케팅/사업거점” 구도를 갖추고 사업을 진행하는 곳들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만큼 강력한 코어 비즈니스를 일구면서 동시에 문화적, 언어적 장벽을 극복할수 있는 역량을 둘다 갖춘 우리나라 스타트업 파운딩 팀이 드물었다는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몇년 사이에 그런 장벽이 거의 사라진 느낌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웹/모바일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파운더 계층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수 있는 젊은 인재들이고, 아마 향후 몇년 이내에 한국의 인터넷 벤처들이 실리콘밸리로 진출해서 성공 스토리를 쓰는 “Korean invasion” 사례가 최소한 몇개는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연관해서 한가지. 창업 기업의 파운더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량과 자질은 코딩 능력이나 마케팅 역량같은 어떤 특정한 한가지 스킬이 아니라 상대방을 공감시킬 수 있는 세일즈 능력이다. 사실 스타트업이라는게 초기에는 파운더(들)의 머릿속에 희미한 그림밖에 없는거고 그걸 제품이나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를 비롯한 내부 팀을, 투자를 받기 위해서 투자가를, 트랙션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고객을 설득해야 한다. 이렇듯 초기 창업기업은 모든게 다 설득과 세일즈의 과정이고, 스타트업 피치라는건 바로 이런 세일즈 과정의 진수라고 볼수 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은 과장 좀 보태면 서비스 개발만큼이나 피치 연습을 하곤 한다.

스티브 잡스가 하늘이 보라색이라고 연설을 하면 그걸 들었던 사람들은 적어도 5분동안은 “하늘은 보라색인가보다” 라고 느낀다는 농담이 있는데, 굳이 그런 “현실 왜곡장” 스킬이 아니더라도 배경 상황을 설정하고 (”set the stage”),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은 결국 “스토리”라는 것을 명심), 듣는 사람들을 (투자가든 코파운더든 고객이든) 설득시키고 공감시키는 능력, 그게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스킬이다. 

스타트업 리크루팅 (투자가, 어드바이저, 직원)

스타트업에서 관심있는 사람을 투자가, 어드바이저, 직원 등으로 끌어들이고 싶으면 먼저 그 사람에게 자기 회사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을 구해 볼것. 몇가지 장점이 있으니..

  • 누구나 “조언을 주는 사람 (어드바이저)” 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며, 대부분의 양식있는 사람이라면 stupid 한 느낌을 주고 싶지 않으므로 제대로 된 조언을 주고 싶어할 것이고, 그 와중에 해당 회사에 대해서 연구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 결과 나오는 조언들 중에는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되는 등,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많음. 
  • 이 과정에서 그 사람이 우리 회사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는 셈이고, 사람은 자기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대상에 대해서 애착을 갖게되는 경향이 있음. 
  • 결국 나중에 도움을 요청할 때, 자신이 시간이나 돈이나 사회적 명성 (social reputation)을 전혀 투자하지 않은 대상에 비해서, 자신이 시간이나 돈이나 관심을 투자한 대상을 돕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음. (사람은 자기가 기울인 노력과 투자한 시간이 헛된게 아니라 나름대로 값진 것이었다고 무의식중에 자기 위안을 삼는 경향이 있음 - 심리학 책에 나오는 얘기.)

결국 요약하면 -- 도움을 받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그 사람 머리속에 나 또는 우리 회사를 어떻게 집어넣을 수 있는가가 관건 (getting in the person’s head). 물론 그 과정에서 무대뽀 정신이 가장 좋은 것만은 아님. 포기하지 않는 정신 (persistence)과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들이대기는 분명 다른 것이고 후자는 역효과를 줄수도 있음.

이도저도 안되면, 17시간짜리 비행기 안에서 그사람의 꿈 속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빅 플립: 전업주부 아빠, 돈 벌어오는 엄마

빅 플립” 이라는 재미있는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기사를 따라가서 보게 되었다. 현재 미국 가정의 40% 가까이의 경우 아내가 남편보다 더 수입이 높은 가정이라고 한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정의 경우, 돈벌어올수 있는 능력이 더 높은 (higher earning potential) 엄마가 밖에서 일을 하고 남편은 전업주부 역할을 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 아마 우리나라도 이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거나 빨리 이런 추세로 변화하고 있을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기존 성역할의 완전한 뒤바뀜을 의미하다보니 이로 인한 가정내에서의 갈등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 아빠는 물론 엄마마저도 그런 상황에 대해서 그다지 행복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 아내의 수입이 높은 경우 남편의 행복도가 61% 저하 
  • 아내가 가정내 주 소득원일 경우, 아내의 행복도 역시 낮음 
  • 아내의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 남편이 외도할 가능성이 다섯배 높음 
  • 아내가 가정 소득의 60% 이상 차지할 경우 이혼율 40% 높음 
  • 미국인 51%는 어마가 집에 있는게 아이 교육에 더 좋다고 생각. 반면 아빠가 집에 있을 경우 더 좋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8%에 불과 
점점 가면 갈수록 이러한 전통적 성 역할의 변화가 진행될 것인데, 그로 인한 가정내 불화가 초래되면 안된다는 것이 다큐멘터리가 다루고 있는 주제.

아빠는 아빠대로 마치 숫사자가 집안에 갇혀있는 듯한 고립된 기분을 느낄테고, 엄마는 엄마대로 돈벌어오느라 힘든데다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들을 잘 보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느낄 테고.. 양쪽 모두 불행의 요소를 안고 있지만 딱히 해결책은 없는 상황.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을까? 궁금하다. 

구글벤처스에서 소개하는 빠른 프로토타이핑 기법

원문 참고.

잘못된 아이디어를 꾸역꾸역 만드는 것도 나쁘고,  아이디어만 이야기하다가 실제 유저가 볼수 있는 피쳐를 론치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 팀 단위로 모여서 빠른 시간내에 의사결정을 하고 피쳐 론치를 할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구글벤처스의 제언.

1. 린 스타트업 방식대로, 빨리 만들고 데이터 수집을 통해 최종 결정. 
2. 그룹 브레인스토밍이 아니라 반드시 개인 작업에서 시작. ("“You should never do group brainstorming ... We always start with individual work.”) 회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우선 개별적으로 브레인스토밍 및 mockup 작업을 한 뒤에, 비로소 그룹 회의 시작. 
3. 스케치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문제 분석부터. 너무 일찍 스케치 작업에 돌입하지 않음. 
4. 완전히 민주적인 결정이 아니라 의사결정자의 권한 존중.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vote 권한 부여. 
5. 목업 스케치 작업은 최대한 간단한 툴 (이를테면 애플 Keynote) 사용. 처음부터 화려하게 포토샵 등으로 그럴싸하게 "있어보이는" 스케치 하는데 시간낭비하지 않기.  
6. 5일간의 과정을 통해 결론 도출, 빨리 론칭 후 데이터 분석. 

정말 좋은 블로그 소개 - 이안님 블로그

주변 사람들에게 블로그 써보시라고 하면 대부분 거창하고 멋진 글만 써야 하는줄 알고 부담을 가진다. 하지만 수필가나 소설가가 아닌이상 멋지고 거창한 글 써야 하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쓴다고 해서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그냥 자기가 경험한 얘기 쓰는거다. "남들도 다 하는거고 다 아는 얘기일텐데" 라고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는게, 자신이 일상에서 흔히 겪는 얘기도, 그 세계를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볼때는 아주 신선한 컨텐츠가 될수 있기 때문. (우리 모두는 비행기 파일럿들이 닫힌 문 너머 조종칸에서 겪는 흔한 얘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도시락을 먹는지 기내식을 먹는지 등등?^^)

울트라캡숑을 이끄는 이안님이 쓰시는 블로그는 그런 면에서 정말 좋은 컨텐츠를 담고 있다. 스타트업의 운영과정을 현재진행형으로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고, 그 과정에서 얻는 insight를 가감없이 공유하고 있다. 특유의 맛깔나고 재미있는 글스타일은 덤. 업계 분들이라면 지금 바로 방문해 보시길.



실리콘밸리에서 아이 키우기

내일자로 첫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정식으로 학부모가 된다 (미국은 유치원부터 정규교육 과정 시작). 물론 어떤 신문기사를 보면 정말 한국의 교육 환경이 너무도 살벌하다는 것을 느낀다. 여러가지로 들어보면 미국의 교육환경은 한국 교육환경에 비해 아이들을 덜 혹사시키는 것만큼은 분명한것 같다.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어디나 완벽한 곳은 없는거고 사람들 모이는 곳에 경쟁이 없을 수 없다. 혹시라도 “한국의 교육환경은 지옥, 미국의 교육환경은 천국”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이곳 실리콘밸리지역의 유치원/초등학교 교육 관련해서 우리 가정이 실제로 겪고있는 일들 몇가지만 공유해 본다.

말도 안되게 비싼 교육비. 한국으로 치면 어린이집에 해당하는 프리스쿨의 경우 보통 한달에 1,200불에서 1,500불 정도 수업료가 든다. 그나마 이정도는 양호한 곳이고 비싼곳은 한달에 2,000불 가까이 들기도 한다. 보통 아이 한명당 한달에 100-200만원씩 든다는 얘기. 우리나라의 시설 좋으면서도 국가 지원금까지 나오는 어린이집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맞벌이 대신 아이를 집에서 보는게 더 싸게 먹힌다는 이야기가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오가게 마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설이 부족해서인지 프리스쿨마다 자리가 없어서 난리고, 보통 waiting list에 걸어놓으면 짧으면 몇달, 길면 1년 가까이 기다려야 가까스로 자리가 난다. 그에 반해 교육의 질이 특별히 좋으냐 하면 그렇지도 않고, 한국의 어린이집 프로그램이 더 짜임새있고 알차다. 프리스쿨 이후에 정규 공교육이 시작되어도 교육비 부담이 전혀 없어지진 않는게, 보통 낮 12시에서 2시 사이에 학교가 끝나기 때문에 아이들을 거의 대부분 방과후 코스에 보내곤 하는데, 그것 역시 한달에 1000불 정도가 들기 때문. 게다가 각종 도네이션 등도 “보통 남들 하는대로”는 하다보면 특히 맞벌이 등의 이유로 방과후 코스를 선택해야 하는 가정의 경우 공립 초등학교에 보내도 교육비가 상당히 많이 드는 편이다.

아시안계 학생들의 경쟁. 보통 한국 부모들이 가고자 하는 곳은 학군이 좋은 곳이다. 근데 학군에 대해서 리서치를 해본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보통 학군 좋다고 하는 곳과 전체 학생대비 아시안계 학생들의 비중의 연관계수를 뽑아보면 거의 1.0에 가깝다는 것. 즉 많은 경우 학군 좋다고 하는 곳은 아시안계 학생 비중 높다는 말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쿠퍼티노 지역의 경우 가장 평균점수가 높은 모 학교의 경우 아시안계 비중이 97%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아시안계 학생들 간의 학업 경쟁이 때로는 한국을 연상케 할정도로 높다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학업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하는 학생도 최근 몇년간 나왔을 정도.) 중국 인도 부모들의 극성스러움은 때로는 한국부모들 저리가라 수준이다. 심한경우 줄서서 타는 놀이기구 문이 열리면 그중에 좋은 칸에 타려고 자기 아이를 데리고 저 뒤에서부터 사람들 밀치고 뛰어오는 아줌마가 있을 정도 (실제 내가 당한 사례임). 그리고 유치원 아이들이 수업 끝나고 가는 중국인 방과후 교실에서는 오후 심화과정(?) 을 통해서 중국어로 유치원 진도를 미리 다 빼준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소위 학군 좋다고 하는데 사는 아이들 중에는 이런 경쟁에 치이고 집에서는 무조건 상위권 성적을 기대하는 부모의 기대 사이에서 제대로 기 못펴고 있는 아이들이 더러 있다.

운동 및 기타 부문에서의 경쟁. 한국 학교에서는 학업으로 모든 학생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경쟁하는게 문제지만, 그렇다고 미국 학교에서 경쟁이 없는건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학업 외의 다양한 방면에서 경쟁을 하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다 가르쳐야 하니 훨씬 더 피곤하다. 미국에서 명문대에 들어가려면 바이올린 콩쿨에서 입상하고 운동도 올림픽 출전 선수들 수준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유치원때부터도 학교 프로그램이 끝나면 여기저기로 실어나르기 바쁜데, 한국처럼 학원에서 알아서 차를 보내서 라이드를 해주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엄마들이 아이들을 직접 실어날라야 하고, 따라서 아이를 여럿 둔 어떤 엄마는 하루에 아이들 라이드때문에 여섯~일곱시간씩 매일매일 차에서 보내기도 한다.

아이들간의 집안 편차.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이들끼리 알게모르게 집안 비교를 하면서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스트레스를 주는것은 여기도 똑같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이 고만고만하고 중산층 생활수준이 그나마 엇비슷한 편이지만 이곳 베이지역은 천차만별이라서, 어떤 집은 진짜로 아이들 생일파티를 요트에서 하기도 한다. 우리 아이가 그런 생일잔치에 초대되면 그다음에 우리 아이 생일잔치를 해주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워진다. 부모 입장에서는 알게 모르게 이런걸로 무지하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수 있다.

인종차별과 괴롭힘. 실리콘밸리 지역이야 워낙 아시안계가 많으니 인종차별은 덜한 편. 하지만 가끔 아이들끼리 서로 다른 인종간에 갈등이 있기도 하고, 이런 불리(bully) 사례들은 종종 아이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어떤 아이의 경우 다른 여자아이가 옷갈아입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마치 일부러 쳐다봤다는 것처럼 오해를 사서, 이제 겨우 2학년인데도 상급생 아이들에게 거의 성고문(?)에 가까운 트라우마를 겪고 결국 다른 학교로 옮기기도 했다. 찾아보면 미국 학교에서도 이런 학교폭력 사례는 꽤 많이 있어서 부모들을 불안하게 한다.

+ + +

결론은.. 어디든 간에 환경보다는 부모가 얼마나 똑바로된 가치관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뻔한 이야기. 다른건 모르겠고, 하나 확실히 말할수 있는건 미국의 교육환경이 한국에 비해서 조금 덜 살벌한 수는 있을지언정 여기라고 해서 사교육과 경쟁이 없는건 절대로 아니라는 점이다. 

"갑질"에 대해서

대기업이 작은회사가 이미 진출해 있는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등의 행위는, 그것이 시장경제의 근간을 벗어나는게 아니라면, 작은 기업에게는 심정적으로는 억울할수 있을지언정 결국 정면돌파해서 극복해야 할 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MS의 끼워팔기같은 독과점체제의 과용을 통한 경쟁기회 박탈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것이니 논외.)

내가 볼때 진정으로 죄질(?)이 나쁜 "갑질"은 담당자 레벨에서의 갑질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자기 회사도 아닌데 자신이 마치 창업자라도 되는양 엄청난 오버와 갈굼질을 한다든지, 아니면 분명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하는데 자신의 개인적인 비위와 기분에 따라서 어떤 회사나 개인을 낙인찍어서 괴롭힌다든지, 하는 담당자들을 볼수 있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뉴스에 나오는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분개하면서 열변을 토한다. 그런 비리의 핵심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 알량한 지위와 권력을 믿고 그것을 잘못 사용한 것이다.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길길이 날뛰고 분노하면서, 자신의 위치에서는 자신이 가진 알량한 권력을 서슴치 않고 작은 업체들에게 휘두르는 것을 가끔 본다. 그 권력이란건 대수롭지도 않은 거고 당연히 영원하지도 않다. 아주 악랄한 "갑질"을 하다가, 자신이 그렇게 갈구던 회사에 이력서를 조용히 내미는 처량한 경우도 종종 있다.

개그 프로에 나오는 말을 빌리자면.. "얘들 도대체 왜그러는 걸까요?" 이들의 "갑질"은, 실은 종종 그 자신이 별로 크지 않은 사람이라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내가 누군지 알어? 나를 무시하고 일이 될것 같아?" 이런 마음. 혹시나 당신이 조금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면, 기억해야 할 것이다. 로마제국등 역사상 오래 유지되었던 제국은, 충분히 힘이 있어도 그 힘이 아닌 공정함으로 주변을 대했던 나라들이라는 것을.

키가 큰 사람이 굳이 앞을 보기 위해서 발돋움 할필요 없고, 진짜 킹카와 퀸카는 굳이 이목을 끌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방에만 들어가도 모든 이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주위에 오버 떨면서 "갑질"을 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 무엇에 앞서 연민의 정을 가지자. 십중팔구 그것은 그 자신의 내면과 실력에 대한 자신감 부재에서 나오는 행위일테니. 

커리어와 최적화

최적화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에만 중요한게 아니라 커리어에서도 중요한 것 같다.  단계별로 커리어 패스를 고려할때 이번 커리어 단계는 어디에 최적화(optimize) 시킬 것인가를 생각해 봄직하다.

가족과 여유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거기에 커리어를 최적화시켜야 하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당연히 돈 버는데 최적화 시켜야 한다. 사회생활 초기라면 “배움”에 최적화 시켜서, 주어진 여러가지 옵션들 가운데 가장 함축적으로 배움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번에 스타트업을 하면서 “재미”와 “새로운 경험”에 커리어를 최적화하기로 했다. 재미라는게 딴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 -- 컨텐츠 분야의 새로운 프로덕을 만드는 일 -- 을 실컷 하면서, 그 와중에 새로운 경험들을 무지하게 해보는 재미 말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젊은사람들과 허름한 사무실에서 열심히 부대끼며 일하고 말로만 듣던 실리콘밸리 VC들 앞에서 피치도 해보고.. 그런 경험들이 나중에 나눌수 있는 개인의 컨텐츠라는 자산으로 쌓일 것을 기대한다. 아무튼 지금 내 삶의 단계에서는 그 두가지가 가장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그 두 부분이 만족된다면 다른 것들이 다소 희생되더라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커리어를 생각하면서 최적화의 마인드를 갖지 않으면 늘 비는 부분이 보이고,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이게 최선의 길인지” 라며 끊임없이 의문을 갖기 쉽다고 본다. 이를테면 속 마음은 돈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실상은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든지, 이런 미스매치 말이다. (물론 나중에 스타트업이 잘되면 돈을 벌게 되지만,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 자체가 극히 낮기에, 돈을 벌기 위해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전체적으로 놓고 볼때 확률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말이라는게 스타트업계의 정설.) 만약 속마음이 정말로 돈에 최적화되어 있다면, 그냥 대놓고 가장 돈을 잘 벌수 있는 일을 택해서 하는게 제일 현명한 방법이다.

최적화는 또한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것 같다. 돈도 많이 벌어야 하는데 가족도 잘 챙겨야 하고 밤에 공부해서 학위도 하나 따면서 레저와 취미도 선수 수준으로 즐기면 좋겠고, 실제로 그런 수퍼맨같은 사람들도 간혹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몇가지 우선순위에 최적화된 다소 단순한 삶이 더 좋은것 같다. “앞으로 3-5년 동안에는 이거랑 이게 가장 중요하고, 지금 하는 일에서 그게 만족되니까, 나름대로 괜찮게 살고 있다”는 느낌이, 행복의 주 원천중의 하나인 듯하다.

지금 당신의 커리어는 어떤 요소들에 최적화되어 있는가? 

크롬캐스트와 삼성

얼마전 크롬캐스트 발표를 보면서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했었다. "저런게 바로 삼성이 만들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삼성은 늘 걱정하는 것이 스마트폰 시장도 PC 시장처럼 표준화된 OS와 플랫폼 회사들 (즉 구글과 애플) 이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단말 회사들은 단순 하드웨어 조립 업체로 전락하고 중국 업체들에 의한 가격 경쟁에 휘말리는 시나리오다. 그래서 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와 컨텐츠, 그리고 그것을 통한 단말 차별화 등등을 강조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삼성만의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근데 소프트웨어나 컨텐츠가 점차 단말 중심이 아닌 각종 디바이스에서 접속할 수 있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되면서, 삼성이 압도적으로 가진 비교우위 -- 컨슈머 전자제품 거의 모든 분야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지구상 유일한 회사라는 점 -- 이 엄청난 기회요소가 될수 있다고 본다.

이런 면에서 크롬캐스트 같은게 바로 삼성이 만들어서 발표했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설령 그것 자체로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제품이 아니더라도, 이런 재미난 발표들을 하고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크로스 디바이스 컨텐츠 분야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이니셔티브를 가져가야 한다는 것. 이래야 개발자들이나 스타트업들이 삼성이라는 동네에 자꾸 기웃거리면서 모여들고, 그런 과정에서 인하우스에서만은 생각할수 없었던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흡수해 나갈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디바이스 외의 것들에 진정으로 관심을 가진다면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분야는 플랫폼과 개발자 네트워크다. 컨텐츠 컨텐츠 하는데, 삼성이 컨텐츠를 직접 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거고, 오히려 그렇게 컨텐츠를 가진 쪽에서 "이쪽 생태계도 좋은 점이 있구나" 라고 느끼고 모여들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플랫폼이고 개발자 생태계라는 것. 그런 면에서 타이젠은 장기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전략 포인트고, 구글에 주도권을 빼앗기는게 싫어서 하나 억지로 두고있는 수비적 한수가 아니라 오히려 특정 분야에서는 안드로이드나 iOS보다 훨씬 뛰어난 장을 만들수 있도록 매우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한국에서 SKT가 블랙베리를 아무리 싸게 팔아도 카카오톡 안된다는 사실때문에 아무도 안샀던 것처럼, 사용자들은 특정 앱 하나로 특정 플랫폼을 선택할 수도 있는 거고, 따라서 이러한 시나리오, 즉 "이 앱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타이젠 폰을 산다"는 시나리오를 엔드픽쳐로 두고 그게 가능할 때까지 계속 플랫폼과 개발자 생태계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본다.

(사실 현재의 타이젠은 뭐가 나은지 전혀 모르겠음. HTML5를 최대한 수용해서 기존 웹 앱의 포터빌리티가 높다는걸 내세우는데.. HTML5를 기존 플랫폼이 지원 안하는 것도 아니고, 페이스북조차 퍼포먼스 이슈로 HTML5 앱에서 전용앱으로  대전환했는데 그러한 퍼포먼스 이슈에 대한 해답은 별로 없는듯..)

내가 삼성에 다닐 때만해도 노키아는 넘볼수 없는 아성이었는데 불과 몇년 사이에 헛발질 몇번 하더니 휘청하고 있는데, 이 얘기는 결국 애플이나 삼성같은 회사도 딱 몇번만 연달아 전략적 악수를 두면 충분히 그렇게 될수도 있다는 얘기. 그래서 지금 디바이스를 엄청나게 많이 판다고 해서 이게 다라고 생각하면 위험. 모바일 모바일 하지만, 사실 모바일이라고 말하면 핸드폰 정도로 개념이 국한될 수 있는데, 이보다 적합한 말은 클라우드와 연결된 "커넥티드 스마트 디바이스"다. 지금은 핸드폰이 대부분이고 거기에 태블릿 정도가 들어가지만, 앞으로 몇년안에 자동차부터 보도블럭까지 기존의 덤 오브젝트들이 다 스마트 오브젝트로 바뀔 것이고, 그중에 하나만 잘 잡아도 스퀘어 급의 회사들이 나올수 있다. 이런 큰 트렌드는 몇년전만 해도 "모든 디바이스를 다 만든다"고 놀림을 받았던 삼성에 역사상 가장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크롬캐스트 얘기로 다시 마무리를 하자면,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가 실패를 어느정도 용인하고 그걸 자산으로 계속 키워나가는 조직문화라고 본다. 사실 크롬캐스트도 아직 완벽한 것도 아니고, 그전에는 넥서스 Q라는 실패가 있었던 건데, 삼성같았으면 아마 벌써 임원 몇명 잘리고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구글에서는 초기 제품이 어설프더라도 계속 똑같은 사람들이 실패사례를 자산화하면서 프로젝트를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 구글플러스 역시 그전의 구글 버즈, Wave 등의 실패가 자산이 되었던 셈. 근데 삼성은 아직도 한번만 실수하면 좌천되는 문화가 있어서 그런지, 특히 임원 레벨에서 실패는 애시당초 옵션이 아닌, 매우 절박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사실 그런 문화때문에 지금까지 경쟁자를 다 물리치면서 승승장구 해왔던게 사실이지만, 단말 댓수가 아닌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 쪽은 초기 제품에서 실패도 해보고 전세계 언론에서 쪽팔림도 당해보고 하더라도, 계속 동일한 팀에서 실패의 자산을 쌓아 나가야 결국 어느순간 재미있는게 나올수 있을것 같다. 

남자들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여자?

원문 출처.

아주 흥미로운 연구결과:

  • 남성 CEO의 첫 아이가 딸일때 직원 급여를 더 지급, 첫 아이가 아들일 경우 덜 지급하는 경향 
  • 미국과 영국에서, 유권자들에게 딸 자녀가 있을 경우 투표에서 진보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음 
  •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줄 가능성 (구제 적선 등) 은 딸 자녀가 있을 경우 40% 더 높음 

글이 제시하는 가능성은, 분명히 "딸 효과" 라는게 존재하고 데이터로 증명되며, 남자들을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집안의 여자라는 것. 딸을 둔 아빠로써, 딸을 갖고 나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은 변한것 같기도 하다. 근데, 남자들을 인간답게 만드는게 집안의 여자들이라면, 남자들을 망치는 것도 집안의 여자들? :)

글에 나오는 흥미로운 언급. 어딘가에서도 읽은것 같은데, "우호적 성차별주의 (benevolent sexism)" 이야기다. "여자들은 마치 꽃병처럼 깨지기 쉬운 존재니까..." 라는 자세는 마치 여자들을 위해주고 잘 대해주려는 배려같기도 하지만, 그런 전제를 가지고 여자들을 "살짝 다르게" 대하는것 역시 차별일 수 있다는 것.

이게 잘 이해가 안가는 남자들이라면, 이런 광경을 생각해 보면 된다. 3:3 농구 경기를 하려고 여섯명이 모였는데 흑인남자 네명, 아시안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이 섞여 있음.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시안 남자에게 상대편 여자를 마크하라고 하는 식. "아시안은 상대적으로 농구를 못하니까.." 라는 말을 전혀 하지 않고도, 그보다 더 분명하게 메시지를 드러내는 셈이다. benevolent sexism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

1조원짜리 모바일 회사 기회?

이 글 참조.

모바일이 대세이고 자고 일어나면 모바일 관련 서비스들이 수백개씩 나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영역들이 존재하고 이건 곧 사업 기회를 의미함.

특히 공감되는 부분은 #5번. 모바일에 유니크하게 적합한 컨텐츠 생산 툴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 Tumblr 등도 웹에서 출발한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긴 것에 가깝고, Vine이나 Paper 등 새로운 서비스의 성공은 처음부터 모바일과 터치스크린을 가정하고 새롭게 만든 컨텐츠 저작툴에 기회요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함.

이를테면 모바일 디바이스가 raw data를 자동으로 모아줘서, 거기서 유저가 컨텐츠 생산을 원할 경우 일부 데이터를 선택, 터치스크린에서 몇번만 터치만 하면 근사한 컨텐츠가 생산되도록 하는 툴? 그런게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위플래닛의 스텝 같은건 간단하지만 좋은 시작인듯.)

실리콘밸리 따라잡기 - 방법 하나

여름은 연수의 계절인지,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실리콘 밸리 견학을 나오시는 듯하다. 실리콘밸리를 직접 경험하고 이곳의 분위기를 파악한다는 측면에서는 이곳에 나오기 전까지는 알기 힘든면이 분명히 있으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 건물 바깥에서 인증샷만 찍고 간다고 해서 실리콘밸리를 경험하는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듯.

재미있는 건 실리콘밸리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때로 실리콘밸리 바깥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 우리 사이트에서 tech쪽 웹툰인 Joy of Tech를 그리는 작가는 실리콘밸리 근처도 아닌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살고 있고, 유명한 테크 블로그인 Read/Write Web은 초기에 한동안 뉴질랜드에서 씌여졌었다. 미국 산다고 다 영어 잘하는게 아니듯, 실리콘밸리에 거주한다고 해서 이쪽동네의 상황을 모두 잘 아는건 아닐수도 있다.

실리콘밸리 바깥에서도 실리콘밸리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훤하게 이쪽동네 정보를 알수 있는 방법중 하나. Techcrunch 등의 뉴스 소스를 구독하는 것도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또하나 좋은 방법은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VC들의 동향을 살피는 것. 이들이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하고, 앞으로 어떤 회사들에 투자할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트렌드 파악에 도움이 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요새는 더이상 Techcurnch 등의 피드는 전혀 못 보고, 인사이트있는 개인블로그만 팔로우 하면서 읽는데, 이중 상당수가 VC들의 블로그다.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VC는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현재 시점이라면) 아래 여섯 회사를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여섯마리 용” 정도로 보면 된다. 이 회사들의 관심 트렌드를 살피고, 좋은 VC 블로그를 팔로우 하면 실리콘밸리에 나오지 않고도 아주 깊이있는 정보를 얻을수 있을 것 같다.

Andreesen Horowitz
Sequoia Capital
Greylock Partners
Benchmark Capital
Kleiner Perkins
Accel Partners

이미지 웹 컨텐츠

얼마전 미국에 출장온 친구와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나라 군대에서 먹는 "즉석 전투식량"을 일반인들이 야외에서 캠핑할때 먹어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자상하게도 구매 링크까지 보내주었는데, 그야말로 전형적인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몰 UI. 오랜만에 이러한 쇼핑몰 UI를 보니 "아직도 이런가?" 라는 생각이 들어 몇마디 남겨본다.

1. 통짜 이미지로 이루어진 상품 소개

우리나라 쇼핑몰은 출혈 경쟁때문인지 상품 소개 내용과 노하우는 정말 기가 막히다. 설명 한번 읽으면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웹 기술의 사용은 2013년에 걸맞지 않는 듯하다. 보통 상품 소개는 하나의 거대한 "통짜 이미지"로 이루어진다. 게다가 상품 설명이 때로는 굉장히 길다보니 이런 큰 이미지를 한페이지에 수십개씩 로딩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페이지도 무거워지고, 또한 내용을 트윗 등으로 공유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동일한 컨텐츠를 모바일 등 다양한 스크린 사이즈에 최적화시켜서 보여주는 어댑티브 웹에도 분명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미지의 ALT text도 없는듯 하여, 어떻게 검색에 인덱싱 되는지 모르겠다. 검색엔진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많은 웹 문서를 인덱싱하고 있고 사이트 업데이트 내용이 재빨리 검색엔진에 전달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통짜 이미지"로만 되어 있으면 검색엔진이 내용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OCR (이미지에서 텍스트 인식) 기술이 동원되서 억지로 이미지에서 텍스트 정보를 추출해 내는 등 "울며 겨자먹기"식 방법보다는, 사이트 운영자들이 웹문서 규격에 맞게 텍스트 정보를 원래부터 생성해 주면 훨씬 인식 오류도 적고 편할텐데 말이다. 가장 이해가 안가는 것은 뻔히 텍스트 정보인데도 불구하고 (웹 브라우저에서 쓰는 동일한 폰트 사용) 사실 알고보면 모두 이미지의 일부라는 점.

이것도 실은 이미지...

2. 만연해 있는 우클릭, 텍스트 선택 방지

쇼핑몰 페이지 윗부분에서는 우클릭, 텍스트 선택이 방지되어 있다. 즉 "더온 원터치 자동 발열도시락" 이라는 텍스트를 도무지 선택할 수가 없는 것이다. 때로는 이 텍스트를 선택해야 할 필요도 분명히 있을텐데 말이다. 이를테면 누구에게 "11번가에서 더온 원터치 자동 발열도시락" 으로 검색해보라고 chat을 보내려고 하면 일일이 내용을 쳐야 한다.


우리나라 블로그나 뉴스 사이트 등도 우클릭이나 텍스트 선택을 아예 방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상당히 불편을 느낀다. 특히 나같은 경우 Clip to Evernote, Instapaper 등의 웹 클리핑 서비스를 이용해서 특정 텍스트만 선택한 상태로 해당 페이지를 갈무리 하는 경우가 많은데 텍스트가 선택이 안되면 이러한 클리핑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서 불편할 때가 많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 사이트 내용을 퍼가지 못하도록 하는 목적인 듯한데, 이러한 무식한(?) 방법보다는 사이트 authority 향상을 통해서 검색엔진이 가장 originality가 높은 정보 소스로 인정해 주도록 만드는게 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실리콘밸리] 추천 비디오

추천할 만한 비디오. 내가 좋아하는 뉴스 사이트인 판도데일리에서, 한달에 한번씩 미국 인터넷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초청해서 Pandomonthly 라는 Fireside chat 형식의 대담(?) 을 가진다. 보통 인터뷰를 하면 한시간에서 두시간 가까이 해서 그런지, . 한 5-6분짜리 인터뷰는 상대를 감쪽같이 속이면서 가면을 쓰고 할수 있지만, 사람들 앞에서 한두시간을 쭉 이야기 하다보면 정말 그 사람이 누구인지가 드러날 수밖에 없음.  그런 면에서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IT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비디오 사이트인것 같다. 비디오는 이곳에서 볼수 있고, 풀 버전 외에 구간별로 짧은 하이라이트 버전도 다수 있음. 

애니팡 상장

어제 하루 타임라인이 애니팡 (선데이토즈) 상장 소식으로 도배. 정말 축하할 일이다. 생각 몇가지 공유.

우선, 이건 전적으로 팀이 한 것임. 성공은 아버지가 많다 (success has many fathers) 는 말이 있는데 혹시나 또 이런 성공의 곁다리에서 자기가 첨부터 도움을 주었었네 어쨌네 하고 나서는 인간들(?)이 계실까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내가 오히려 걱정.

어떤 비즈니스든간에 처음부터 빵 터지는거 거의 드물고,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그 과정에서 팀이 단단해지고, 누가 뭐래도 묵묵히 “신념의 구간”을 넘어서, 4년 이상 하다보면 기회가 올 가능성 존재. 자신들은 보는데 아직 세상이 보지 못한 기회를 말이 아니라 실행을 통해 실제로 보여주는게 스타트업의 길고 험난한 과정.

모바일이 가져다주는 수많은 기회들. 애니팡이 국민 게임이 된것은 작년 하반기에 일어난 일. 이 얘기는 2013년 남은 하반기에도 뭐가 어디서 날아와서 빵 터질지 모른다는 의미. 물론 이의 전제조건은 수많은 실행과 learning을 통해서 준비된 팀의 존재유무.

신념의 구간을 몇년간 넘으려면 돈을 벌든가 좋은 투자가를 만나야 함. 그런 면에서 Tumblr 이야기는 흥미로움. Karp는 창업이후 그 어떤 순간에도 돈 생각과 걱정은 거의 안했던것 같고 팀에게도 돈은 신경쓰지 말라고 대놓고 이야기 했던것 같음. 물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기에 가질수 있었던 여유였겠지만.. 아무튼 좋은 투자가를 만나서, 당장 오늘내일 돈 걱정 안하고 열심히 제품만 개발할 수 있다면 그게 얼마나 큰 복인지 모름. 

소개 에너지 단상

한성은님의 최근 페이스북 업데이트. 누가 사람 좀 찾아달라고 하면, “나는 A도 B도 알지만 A와 B는 서로를 모를 때, 그들이 만들 케미컬을 상상하며 신나고, 좋은 사람들이 만나 좋은 팀을 만들게 도울 수 있는 것도 기분 좋기에” 발벗고 나서서 사람 찾아주고 연결해 준다고 한다. 이러한 “소개를 해주는 기쁨 에너지”를 노린 서비스 중에는 프렌즈큐브가 있다.

링크드인 관련된 이야기중에 인상깊었던 것. 우리가 어떤 문제나 질문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그러한 문제나 질문의 거의 대부분은 나와 관계된 사람, 그리고 그와 관계된 사람, 즉 2촌 네트워크 이내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거의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어떤 이슈에 대해서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인지하기는 쉽지 않다. 즉 분명히 내 주변에 누군가는 이 문제를 아주 쉽게 해결해 줄 사람이 있는데도 그걸 놓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고, 인터넷과 모바일이 가져온 생산성 혁명이 아직 streamline 해주지 못한,  미개척으로 남아있는 비효율 영역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중 하나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이 내게 어떤 도움을 줄수 있는지 메타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그리고 정형적으로 색인/업데이트/검색되기 힘들어서일 것이다. 그래서 링크드인에서 늘 그러한 메타데이터의 확보를 위해 본인의 핵심 스킬을 프로필에 채워넣으라고 강요하는 듯하지만, 많은 경우 태그를 수동으로 넣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PHP 개발자", "Xbox 팔 사람" 이런 식으로 딱딱 떨어지는 경우만 있는게 아니니까. 아니 심지어 그런 딱딱 떨어지는 조건조차도 찾기가 쉽진 않다.

아무튼 비즈니스 하다보면 정말 많은 시간을 “소개”에 할애하고, 적합한 사람을 소개받는 일이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중 하나고, 또한 심지어 그렇게 적합한 사람들끼리 소개해주는 데서 오는 기쁨 에너지도 꽤 큰 편이다 (중매업이 돌아가는 동인중 하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비즈니스할때 이렇게 소개를 요청하고 소개를 받는 프로세스는 여전히 이메일 등에 의존한 상당히 1차원적이고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로 이루어져 있는것 같다. 아마 소개라는 과정은 자동으로 힘들고 뭔가 커스텀 메시지와 휴먼 터치가 많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개를 요청하는 사람에게도, 소개를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그 프로세스가 아주 효율적인것 같지 않다.

블로그 > 페이스북

이번에 한국에 아주 잠깐 갔더니 내 블로그를 언급해 주시는 분이 많았다. 내가 글을 잘 써서는 절대로 아닐 것이고, 아마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평소에 어떤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인지를 어렴풋이 아는 상태에서 나를 만나서 그런 것일테다. 반대로 나도 블로그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래서 누구랑 이야기할때 “그때 블로그에서 쓰셨다시피 이런이런거 있다고 하셨는데..” 이러면 곧바로 그와 나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처럼 블로그는 페이스북에 비해서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검색에 나오는, 어느정도 수명 있는 (”Shelf life”가 있는), 또 어느정도 특정 토픽과 테마의 일관성을 띈 컨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자신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수 있는 것이다.

근데 내가 주변 지인들에게 블로깅을 권장하는 데에는 다분히 이기적인 이유도 있는 듯하다. 2010년에 미국에 넘어오고 나서, 나는 지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고, 따라서 온라인 상에서 그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근데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너무 힘들었다.

우선 컨텐츠가 너무 많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은 아이들 사진도 올릴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친구 신청하시는 분들중에 잘 아는 분이 아니면 안 받고 있는데, 그래도 친구가 750명 가까이 되다 보니 매일 750명이 생산하는 컨텐츠가 내 피드에 쌓이게 된다. 미국시간으로 아침에 페이스북을 열면 시차 때문에 한국에 있는 피드 중에서 “잠못 이루는 밤”, “아직도 대박불금 노는중” 이런 소위 “심야 포스팅”이 눈에 많이 띄었다. 어차피 페이스북 들어가서는 잠깐 위에 있는것만 훑어보고 나가기 때문에, 어떤 날은 그런 심야 포스팅만 보다가 나가는 때도 많았다. 이게 굳이 정신적으로 좋은 건 아니었던것 같다 :) 이 외에는 페이스북이 트렌딩 알고리즘에 의해 위로 올려주는 컨텐츠가 상위에 많이 보이는데, 이런 컨텐츠 중에는 (상당수 내가 이미 봤던) 뉴스링크 공유나 웃긴사진 공유 등이 많았다.

물론 페이스북에도 좋은 글, 생각깊은 글 많다. 근데 그런 글 하나를 발견하려면 헤치고 나가야 하는 적들(?)이 너무 많다. 이미 본 기사/비디오 공유, 별 의미없는 인천공항 체크인 (큼지막한 지도와 함께), 중간중간 뜨는 브랜드 피드들, 큰 의미없는 상태 업데이트 (”나른한 오후 - 빨리 주말이 왔으면 - at OOO coffee” 류의..) 페이스북 피드는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소리들이 다 뒤섞여 나오는 장터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업데이트를 컨텐츠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가끔은 내 Friends 리스트에 들어가서 거기 나오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새 탭으로 열고 그들의 피드를 보고 나오는 나름 창의적인 페이스북 이용행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당연히 편리한 이용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진지하고 긴 글이 가끔 페이스북에 공유되어서 깨알같은 텍스트로 보이는게 똑같은 글이라도 감성을 자극하지 못한다. 멋진 잡지를 읽는 느낌과 메모장에 8포인트 폰트로 빼곡히 적은걸 읽는 느낌은 분명히 다르지 않나? 그리고 페이스북에 쓴 좋은 글은 어느정도 널리 퍼지긴 하겠지만, 다음날이면 잊혀질 가능성이 많다.

아무튼. 말로 설명하기는 꽤나 힘든데... 아직도 나는 주변 사람들의 진솔한 생각의 스트림을, 나머지 오만 잡다한 소리들과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읽고 싶다. 뭔가, 카페에 앉아서 한 10-20분 쓸데없는 chit chat 하고 나서 그제서야 나올수 있는 “요즘 뭔생각 하고 사는지", 그런 "사는 얘기들” 말이다.

그래서 Medium 같은 서비스도 나오나보다. 암튼 현재로써는 블로그가 가장 좋은 툴중의 하나인것 같다. 지인들이 가끔 그들의 진솔한 생각들과 좋은 정보들을 자기 블로그에 정제된 좋은 글로 올려줬으면 좋겠다. 그보다 더 나은 서비스가 나올때까지 말이다. :)

종말론

이 세상에 종말은 100%의 확률로 온다.

행성이 부딪히거나 3차 세계 핵전쟁이 일어나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다. 우리 모두는 죽는다는 얘기.

해 자체가 빛을 잃어 깜깜해 지는거나,
내 앞에 누군가가 나타나서 해를 가리우는 것이나,
어쨌든 “내 입장”에서 보면 해가 어두워지는 것은 마찬가지.

비슷하게, 지극히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이 끝나는 거나 내가 죽어서 세상을 떠나는 거나 “내 입장”에서 보면 세상의 종말이 오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구 종말은 우리 개개인에들에게 100%의 확정변수로 다가온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말은... 그냥 앞의 부분 과감히 생략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로 바꾸면 된다.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
그러면서도 정말 동시대인에게 가치있는 일.
(가치라는게 시대에 따라 상대적인 거라고는 하지만, 동시대인에게 가치있는 일은 그자체로써 우주적인 가치를 띈다고 친애하는 안모 의원께서 일찌기 얘기하셨음)

오늘도 그런일 하자고 다짐.

덧1. 단 이러려면 먹고 사는 문제가 우아하게 저절로 해결되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게 함정.

덧2. 근데 또 먹고 사는문제 해결 다 된 사람은 자기인생 자기 뜻대로 사는가 하면 대부분 그렇지도 않다는게 또다른 함정.

비타민 vs 페인킬러: 외부 메시지?


이 글 보고 퀵하게 공유.

서비스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비타민보다는 페인킬러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알고, 또 그렇게 서비스를 곧잘 구상하지만, 정작 서비스를 외부에 소개하는 데 있어서는 의외로 “페인”과 “킬링”을 확실하고 심플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서비스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서비스이고, 어떤 문제를 푸는 서비스인가? 이게 웹이나 앱의 첫 화면에서 서비스를 처음 보는 사용자에게 0.1초 안에 인지되는가? 중요하면서도 놓치기 쉬운 포인트인듯.

그래서 글에서 소개된 서비스가 택한 방법은? 그냥 과감히 밑에 너저분한 부분을 확 잘라낸 것. :) 그랬더니 오히려 사용자들이 더 잘 반응하더란다.


풀고자 하는 문제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또 반대로 “이런 기능은 왜 안되요?” 라는 무수한 질문에 꿋꿋이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응, 우린 그건 안돼. 그거 말고도 안되는거 많아. 근데 대신 이건 확실하게 돼. 이게 만일 너한테 큰 문제라면 우리꺼 쓰면 그거 해결할 수 있어.”

만일 당신이 정의하고 풀고자 하는 문제가 정말 확실한 문제라면 사람들은 안되는거 투성이라고 해도, 돈을 내고서라도 그걸 쓸 것이다. 물론 그러려면 그게 어떤 문제인지를 확실히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첫걸음일 것이다.

넓지만 좁은 실리콘밸리


버섯돌이님이 쓰신 “미디엄(Medium)..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시대 열까?“ 라는 글을 보고 머리속에 지나갔던 생각 하나. 미디엄을 창업한 사람은 잘 알려진대로 블로거를 만든 에반 윌리엄스다. 그런데 얼마전 블로거 팀에서 디자인을 리드하던, 디자인 실력 정말 좋은 스탠포드 출신 친구가 구글을 나와서 다른데로 옮겼다길래 어디로 갔는지 알아보니 다름아닌 미디엄으로 갔다고. 몇년전에 블로거팀에 있었던 실력좋은 테크 리드가 어느날 갑자기 트위터(역시 에반 윌리엄스가 만든 서비스)로 옮겼던 일도 생각났다.

실리콘밸리는 넓기도 하지만 좁기도 하다. “마피아”로 불리는 그룹이 존재하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맥스 레브친 같은 사람들은 대놓고 창업 코어팀은 여러가지 배경을 공유할 수 있는 그룹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구글에 있었을 때 세르게이와 잘 붙여 다녔었다. 둘다 구 소련 출신 유태인이라는 배경을 공유하고 있음) 실리콘밸리를 규정짓는 특성중 하나는 다양성이지만, 그 다양성을 잘 들여다보면 개인보다는 두세명의 개인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개별 노드를 형성하고, 그러한 노드들이 어떠한 공유 접점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성향을 볼수 있다. 물론 그런 접점을 통해서 같이 팀으로 일한 사람들끼리는 다음번에 1차 팀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어떤 핫한 회사가 나올지를 알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A급 인재들이 어디로 옮겨가는지를 잘 지켜보면 된다. 좋은 인재는 좋은 인재를 당기게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런 회사는 강력한 팀을 이루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속된말로 구글의 실력좋은 "백인 개발자들"이 어디로 옮겨가는지 보면 된다고 하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어느정도 맞기도 한 현실이다. 물론 Color의 예처럼 똑똑한 사람들만 죄다 모아놓고 만들고 싶은거 만들라고 한다고 해서 일이 되는건 아니겠지만.. (Color 역시 블로거팀 사람들이 초기 멤버로 많이 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들은 이야기가 많음)

기술 중심 스타트업


BeLaunch 2013에서, 류중희 박사와 김진형 교수께서 (서로 다른 세션에서 공교롭게도 공통적으로) 했던 이야기. 요새 너무 서비스/어플리케이션 레벨의 창업이 많고, 좀더 원천 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

기술 중심 스타트업은 여러가지 강점이 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다음에도 경쟁자가 곧바로 나타나기 힘들다. 심지어 일부 기술을 공개하고 나서도 남들이 쉽게 따라하기 힘들다.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이 일부 공개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내일 당장 구글을 능가하는 검색 서비스를 만들기는 쉽지 않듯.) 반면 서비스 기반 회사들은 브랜딩 효과, 초기 유저확보를 통한 수확체증 법칙 등 그나름대로의 진입장벽 구축 전략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누가 금방 똑같은거 따라하면 어떻게 할건가” 라는 외부의 질문과 싸워야 한다.

진입장벽 외에 기술 중심 스타트업이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기술 자체의 밸류와 그로 인한 회가 가치에 대한 인정이다. 데모 한번으로 VC나 바이어들을 금방 convince 시킬수 있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회사의 경우 종종 뛰어난 엔지니어링 팀을 가지고 있으니, 혹시 비즈니스가 잘 안되더라도 뛰어난 팀을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있으니 팀 단위로 acqu-hire 되기도 쉽다.

여기서 생각나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연구 결과, 가장 퍼포먼스가 뛰어난 조합은 인간 팀, 컴퓨터 팀도 아니고 인간과 컴퓨터가 같이 협력하는 팀이라는 실험 결과가 있다고 한다. 100%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도 있지만, 기술과 인력을 적절히 조합한 비즈니스도 있다. 우리같은 컨텐츠 플랫폼 비즈니스가 대표적인 예. 어차피 사람이 가장 잘 할수 있는 일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며, 이렇게 사람들이 하는 일을 클라우드와 모바일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으로 할수 있게 해주는 비즈니스에도 기회가 많을것 같다.

어떤 분에 대한 부고

문규학 대표님을 따르는 이들이 많은 것은 비단 그분이 우리나라 벤처투자계의 대부여서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분의 글을 읽고 있으면, 기본적으로 그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알수 있다. 우연히 타임라인을 보다가 본 글, 바쁜 하루중에 스쳐가듯 본 글이지만 먹먹하게 생각에 남았고, 그래서 감히 허락도 안 받고 여기에 무단 전재한다. 이 글 역시 누군가 바쁜 삶 속에 스쳐가듯 보더라도, 오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게 무언지 생각해 볼수도 있기에. 참고로 고인은 전혀 모르는 분이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주 먼 남의 일같지가 않다.


사실 어제 밤에는 잠을 잘 잘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의 부고를 접하고 나서.
조금 전에 조문을 하고 왔다.
영정 속의 그 친구는 너무나도 젊어 보였다.
참아보려 했지만 나도 몰래 눈물이 나왔다.
예전에 함께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동료의 영정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떠났다.
그의 아내를 잘 안다.
함께 같은 회사에 있었던 또 다른 동료였기에.
그의 아내가 울먹이며 말했다.
'규형씨 아직 할 일이 많은 친군데...'라고.
하던 사업이 있었지만 의욕이 넘쳤던 그는 일년 넘게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하였다.
그리고 그 사업을 시작하면 나를 찾아 오려고 했었단다.
나를 찾아 와야 할 사람이 본인의 부고를 전해 왔다.
참 무심한 친구다.
올초에 제법 오랜 만에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었을 때 그의 또릿한 눈빛과 음성을 기억한다.
정말로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주 단단하고 야무진 친구였다.
그를 지금 이렇게 보내는 건 정말로 너무 허무하다.
고인의 명목을 빈다.
부디 잘 가시게나.
[고] 조규형님을 추모하며...

모바일 소셜 인트라넷


스탠포드 교수 Monica Lam의 이야기. “인터넷”에 비견되는 개념으로 어떤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만 사용되는 네트워크인 “인트라넷”이 있는데, 현재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는 인터넷이 아닌 인트라넷의 모양새를 띈다는 것.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인것 같다.

모바일에서 사람들이 주로 커뮤니케이션 하던 방법은 전화, 문자, 이메일 등이었는데, 이건 전세계 모든 사업자,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던 “인터넷” 같은 프로토콜이다. 이를테면 어떤 사용자가 메일 사업자를 핫메일에서 야후 메일로 바꾼다고 해서, 그 사용자에게 핫메일 유저가 이메일을 못 보내는건 아니다. 내지는 이통사를 SK 텔레콤에서 LG로 바꾸었다고 해도, SKT 사용자에게 전화를 더이상 못 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자리잡은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은 이와는 달리 거의 “인트라넷” 같은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테면 카카오톡 유저가 라인 유저나 페이스북 유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도, 아이템을 공유할 수도 없다. 물론 카카오톡 같은 경우 한국 내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쓰기 때문에 마치 “인터넷” 같은 공용 프로토콜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는 갇힌 서비스 내에서의 유저들만 사용할수 있기 때문에 “인트라넷” 같은 개념이다. 물론 어떤 독자적인 (proprietary) 서비스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써서, 그것이 사실상의 (de facto) 표준으로 자리잡아 버리면 그것 자체가 “인터넷” 같은 존재가 되기는 하겠다. 아마 페이스북같은 서비스는 바로 그걸 목표로 하는것 같다.

결국에 “노드”가 되는건 사람이지 서비스가 아니고, 따라서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는 “사람” 중심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언젠가 이런 서비스가 나올수 있을까? 내가 아는 “홍길동”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페이스북이든 카카오톡이든 라인이든 상관하지 않고 그냥 “홍길동에게 메시지 보내기” 이렇게 하면, 스마트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알아서 홍길동에게 시간과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서비스. 결국 나에게 의미를 갖는 노드는 “홍길동”이지 "카카오"나 “라인”이 아니니까.

내지는 홍길동이 요새 어떤 일을 겪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우리의 관계치에 따라 적절히” 알려주는 서비스, 또는 베이 지역에 있는 네살 정도의 아이들을 둔 부모들 중에서 이번주 토요일에 뭐 할지 찾고있는 사람들끼리 프라이버시 이슈 없이 1회성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이런것들 말이다. 어쩌면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가 레드 오션이라고 해도, 생각해 보면 좀 말이 안되는 부분들이 있는거고, 그런 부분들을 풀어주는 서비스에 대한 기회가 아직도 존재할 지도 모른다. 우리는 타파스틱때문에 정신없으니 누군가 이런 문제를 풀어줬으면 좋겠다. :)

코넬대와 뉴욕시의 거대한 실험

작년에 발표되서 화제가 되었던 코넬-테크니온 뉴욕 캠퍼스가, 퀄컴 창업자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기부를 추가로 받았다고 한다. 코넬-테크니온 뉴욕 캠퍼스는 뉴욕의 하이테크 창업 생태계를 실리콘밸리 못지 않게 키우려는 야심찬 계획의 정점이라고 할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실리콘밸리의 태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스탠포드 대학이고, 그의 대척점에 서는, 미국 동부의 뉴욕 지역에서 창업의 중심지 역할을 할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자는게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궁극적으로 스탠포드와 코넬이 치열한 경쟁을 했고,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코넬 (및 코넬과 협력관계를 맺은 이스라엘의 테크니온 공대) 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이 되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서부의 스탠포드 대학의 영향력이 동부 뉴욕까지 미치는 걸 경계하고, 이왕이면 같은 뉴욕주 안에 있는 학교를 키우자는 입김도 작용했을 지도 모르겠다.

학교가 들어설 곳은 맨하탄 옆에 있는 루즈벨트 아일랜드. 뉴욕에 자주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센트럴파크 옆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브루클린/퀸즈쪽으로 넘어가는 쪽에 걸쳐져 있는 여의도같은 섬이다. 뉴욕시는 상당한 크기의 땅과 기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메인 캠퍼스는 2037년까지 계속해서 지어 나갈 계획이라고 하는데, 완공이 되면 정말 뉴욕의 새로운 명물중 하나가 될 지도 모를 정도.


이 학교가 발표한 향후 전략은 하이테크, 산학협력, 스타트업 창업 이런 키워드들로 점철되어 있다. 한마디로 동부의 스탠포드, 그리고 이걸 통해서 동부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자, 이런 생각인것 같다. 임시 캠퍼스가 구글 뉴욕 오피스 내에 있다는 것 자체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테크니온 대학이 파트너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는 것은 곧 이스라엘 인재들이 이 프로그램을 직간접적으로 통해서 미국으로 많이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하여간 이 유태인들 참 못말린다. 블룸버그 시장도 이름으로 볼때 유태인이고, 구글 창업자들도 유태인이고, 이스라엘 테크니온은 말할것도 없고.. )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장본인은 바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다. 요새 미국에서는 이렇게 시장들이 나서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Ed Lee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요새 들어서 전설적인 VC인 론 콘웨이와 너무 친하게 붙어다닌다는 소문까지 자아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뭔가 밀실 거래가 있는게 아니라, 바라보고 있는 비전이 같아서 너무 잘 통하는 것이다.) 문서와 말뿐 아니라 정말 시장이 발로 뛰면서 창업 생태계 조성에 뛰어다니는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다. 물론 블룸버그 시장의 경우 그 자신이 성공한 기업가이기에 아마 남다를 수도 있다. (참고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고 지나간 뉴스였지만, 블룸버그 시장은 올해 초에 모교 존스홉킨스에 3500억 규모의 기부를 해서, 지금까지 한 대학에 개인 자격으로 1조원이 넘는 기부를 한 최초의 개인이 되었다. 즉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대학교 한곳에 기부 제일 많이 한 사람인 것이다. 정말 여러모로 "난 사람" 임에 분명하다.)

이런 거대한 학교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는 전시 행정이 아니라, 결국 실리콘밸리같은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만들수 있는 핵심 요인중 하나가 바로 하이테크 중심의 강력한 리서치 대학, 그리고 그 대학과 주변 산업간의 유기적인 교류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산학 협력은 오픈된 생태계 창출보다는 특정 기업의 고정적인 채용 루트로 사용되는 사례가 자주 보이는것 같다.

최근 들어서 우리나라 정부 창업 지원금액이 늘어날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무조건 단기적인 창업 증가에만 신경쓸게 아니라 좀더 장기적인 "생태계 조성"에 신경을 써야 할것 같다. 단순히 보고서 상에 "OO조원 기금 조성, OO% 사용" 이런것을 염두에 두는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숲을 가꾸려면 종자만 수백만게 뿌린다고 되는게 아니라 밭을 갈고 물을 대주는 등, 종자가 싹을 틔우고 싹이 묘목이 되서 언젠가 뿌리를 내리고 큰 나무가 될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하는데, "창업지원금 OO조원 통한 1인기업 OO만개 창출" 이런 것은, 거기서 그친다면, 마치 황량한 벌판에 "씨앗 OO만개 뿌림" 이런것과 비슷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반적인 생태계 조성중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스탠포드+실리콘밸리식" 산학 협력이라는 것을, 코넬 테크니온 뉴욕 캠퍼스 프로젝트가 보여주고 있다. 

보스턴의 끈질김

이번의 끔찍한 사태가 나고 나서, "건드릴 도시를 건드렸어야지" (wrong city to mess with), "보스턴 사람들이 얼마나 위기를 잘 견뎌내는 끈질긴 (resilient) 사람들인데", 이런 멘션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보스턴에 몇번 구경삼아 가보기만 했지 살아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이러한 보스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문화나 근성이라는게 어떤 건지 100% 알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흥미롭게 들었던 얘기중 하나. 벌써부터 소셜 미디어에서는 내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사상 최대의 사람들이 참가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마라톤을 안 뛰던 사람들까지도 내년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해서, (이번에 폭탄이 터진) 바로 그 결승점 부근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한명한명 모두 환호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봤다. 암만 내년에는 철통 경계를 설 것이 분명하다고 하더라도, 사람이란게 왠지 모르게 꺼림직한게 인지상정일텐데..

이런게 그들이 말하는 소위 "resilience"의 뜻일까? 악착같고 끈질기다는건 백배 천배로 자손의 3대까지 앙갚음해주고야 말겠다는 것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일상은 흘러간다는 "life goes on"을 기필코 보여주겠다는 것에 더 가까운 것일지 모른다. 우리 개인들의 삶에서도 괴롭히는 사람,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큰 나무같은 삶을 살아내는게 어쩌면 최고의 복수일 지도 모르고. 

피드주소 변경

구글이 리더를 셧다운한데 이어서, 피드버너를 셧다운 시킬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최근 들어서 피드 관련된 오류가 많았는데 알고 보니 피드버너 문제. (어느날 구독자수가 3000에서 0으로 줄기도.. ㅠㅠ).. 피드버너 서비스를 구글에서 관리하고 있는 사람이 더이상 있는지조차 의문. 따라서, 피드버너에서 기존 /rss로 주소 재변경. (오른쪽 사이드바에 있는 구독 링크 참조.)




쉬핑의 컬쳐

재미, 과감함, 쉬핑. 이 세가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재미

가끔 타임라인을 보면 초등학생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 아이들의 공부 계획을 올린다.
거기에는 -- 초등학생에 불과한데 -- 아이들이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이 써있기도 하다.
"김철수 넌 할수있어 아자아자!"

이걸 보며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등학생일때부터 스스로를 다그치고 목표를 성취하려고 애쓴다. 아마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리라.

그런데 얼마전에 본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었다.
목표와 계획 지향적인 사람들이 생각만큼, 기대만큼 성취도가 높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
(짧은 비디오 토크였는데.. 링크를 못찾겠음)

분석인 즉슨, 목표와 계획이 우리들을 짓누르고 경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경험적으로 아는게...
목표에만 사로잡히면 부담감에만 시달리다가 밤새 머리만 아프고 공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반면 자기가 재미있는 일을 하면 밤새 시간 가는줄도 모른다. 어렸을 때, 베이직 프로그램 책 보면서, 프로그램 짜다가 밤 꼬박 샌 기억이 우리 모두에게 있지 않은가?

이러한 재미의 원칙은 커리어 선택에도 영향을 줄수 있다고 본다.
대학생 등 후배들이 이런 질문을 가끔 한다.
나는 인생의 목표가 ABC 이기 때문에, 그것을 이룰수 있는 DEF 를 지금 해야 할것 같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에는 뜬금없지만 무척 재미있을 수도 있는 XYZ가 놓여있다.
나는 XYZ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DEF를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조그만 스타트업 하는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쪽에 국한된 아주 좁은 시각과 지식밖에는 없다.
그래서 일반적인 케이스는 잘 모르겠고, 적어도 스타트업만 놓고 보자면...
전에는 두루뭉실하게 말했지만 이제는 확실히 말할수 있다. 당연히 XYZ를 해야 한다고.
당신의 앞에 재미있는 일이 놓여있고, 차이를 만들어 낼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스타트업에 있어서는, 당신의 인생 철학과 모토와 아주 큰 상관이 없더라도 그것이 지금 당장 할수 있는 일이고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라면, 당장 모든걸 집어치우고 올라타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재미있으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내가 아는 스타트업 팀 하나는 창업팀 둘다 HBS 출신이다. 그중 한명은 이제 20대 중후반에 불과한데, 벌써 자기들 친구들 중에는 매킨지 사상 최연소 파트너도 나오고 그러나보다.
반면 그들의 스타트업은 아직 안정기가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속된말로 개고생중.
그러나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스타트업 하는것을 인생의 하이라이트로 여긴다. 재미있어 한다. 물질적인 부와 명예가 성공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경주를 얼마나 멋지게 뛰느냐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세상, 생각보다 넓다. 옆의 사람과 경쟁하는거 아니고, 자기 인생 완주하는거다.
(물론... HBS 라는,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안전판이 있어서 초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덧. 위의 이야기는 뒤집어 생각해 보면, 누구나 창업을 해선 안된다는 뜻일수도 있겠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 자기를 괴롭힐 때"에만" 스타트업을 해야 한다는 것...?

2. 과감함

재밌는 걸 발견했으면 "지금" 해야하고 과감해야 한다.

"재밌고 내가 좋아하는 일... 언젠가 해야지. 10년쯤 뒤에 좀더 안정되면.."
다 좋은데, 딱 한가지 문제가 있다. 정말 당신 앞에 10년이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하는가? 진짜? 그럼 질병과 사고로 갑자기 운명을 달리하시는 분들은 우리와 다른 별에 사는 분들인가?

10년쯤 뒤에 안정되면... 그때부터는 자기 인생을 사는게 아니라 가족의 인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이 학군 따라서 이사가야 하고 아이들 방학때 맞춰서 휴가 갈 계획 짜야 한다.

Dropbox의 CEO가 공동 창업자를 두시간만에 찾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그 친구가 코파운더가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야기 하자마자 40분인가 만에 그 친구가 당장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다는 것. 결국 그는 MIT 졸업을 겨우 한학기 앞두고 학교를 그만두는 "미친짓"을 했지만, Dropbox의 CTO가 되었다.
성경에서도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를때, 제자들이 "하던 일을 즉시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랐다고 했다.

때로는 너무 많은 생각이 아무런 결정을 못 하게 한다.

3. 쉬핑 (shipping)

재미있는 일에, 과감히 뛰어들었으면, 빨리 무언가를 보여줄 것.

세상은 당신이 어떤 원대한 꿈을 가지고 얼마나 착실한 계획을 세우느냐에 따라서 당신을 평가하지 않는다. 아니, 아무도 그걸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당신이 아주 조그마한 거라도 "하면" 그걸 가지고 사람들이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이런걸 구글에서는 "shipping의 컬쳐" 라고 부르는 것 같다. 쉬핑이라는 건 대략 "출시" 정도 될텐데, 세상이 자신의 서비스나 제품을 알수 있도록 뭔가를 내놓는 것을 말한다.
아주 작은거라도, 세상이 알기 위해선 당신이 그걸 만들어서 보여 줘야 한다.
말로 써놓으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뼛속 깊이 교훈으로 새겨야 할 말, 그걸 가르쳐준 구글이라는 회사가, 다시금 고맙다.

우리도, 처음에는 미국 사람들에게 웹툰이 뭔지 온갖 좋은 이야기를 다 해도 못 알아듣더니, 프로덕을 만들고 컨텐츠를 넣으니까 그제서야 조금씩 알아 들었다. (물론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얼마전에 워크샵에서 팀원들에게 이부분 특히 강조를 했다.
아무리 좋은 생각, 좋은 말, 다 필요없고 소용없다는 것. 밖에 있는 사람중에 누가 그런걸 알겠는가? 실제로 론치 하기 전까지는.
계획 짜놓고 전략 짜놓으면 마치 일 다 된것같고 세계 정복한것 같이 느껴지는 우를 범하지 말자고 했다.
근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 나 포함 -- 자기 계획이 주는 매력에 스스로 사로잡히고 만다.

+ + +

재미있는 일을 발견해서, 과감히 뛰어들고, 쉬핑 하는것.
이게 세상이라는 거대한 파도에서 그나마 조그마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쉬핑의 컬쳐. 구글이 4년동안 나에게 가르쳐준 가장 큰 선물이다.

말로 써놓으면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쉬핑의 컬쳐대로 당신이 지금 현재 살고 있는지는 또다른 얘기다.  

여성 사회참여

쉐릴 샌드버그의 Lean In 팟캐스트를 듣다가 그냥 떠오른 생각.

예전에 노예를 사고 팔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그때도 깨어 있는 지식인들이 있었을 텐데, 그들은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상황에 대해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림: 1855년 당시 "노예 세일" 포스터)


하지만 지금도 생각해 보면, 깨어있는 지식인들이라고 할지라도 특별히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지 않는 이상 여성의 사회진출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앞장서서 노력을 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극렬하게 반대하지 않는 문제들도, 다들 자기 인생 챙기느라 너무 바빠서 관심 갖고 참여 안하는게 문제일 듯.

덧. 세상의 문제는 기업가들이 풀고, 기업가들은 문제를 푸는 사람들이다. 누군가 여성의 사회 참여 문제를 멋지게 풀어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실 의향은 없는지? 뭔가 능력있는 아줌마들을 위한 LinkedIn 같은것? 

미국 시장의 크기

업종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컨텐츠 쪽을 보면 미국시장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영어권 시장) 의 크기는 우리나라에 비해서 훨씬 크다. 혹자의 말에 따르면 컨텐츠 시장의 경우 미국시장은 한국시장의 10배, 일본은 한국의 5배라고 하던데, 사실인지는 모르겠고 또 아마 업종이나 분야에 따라서 매우 다를 것이다. 암튼 최근에 영어권 시장의 크기를 실감시켜 준 몇가지 일들.

  • 2007년에 세워진 코믹솔로지 (Comixology) 라는 회사는 사실 매우 간단한 모델이다. 우리는 웹툰을 하고 있지만, 여기는 기존의 책 형태의 만화를 e-Book 형태로 묶어서 파는 것. 즉 만화책 분야의 킨들같은 회사다. 근데 여기가 작년 한해만 3억건정도 다운로드, 600억 정도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어떤 한 분야의 버티컬만 확실히 잡아도 아주 큰 매출을 올릴수 있다는 이야기. 
  • P90X 라는 운동 DVD 세트가 있는데, 인포머셜의 대표 격이다. 만들어진지 10년도 넘은 비디오지만 지금도 잘 팔리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딱 세달만 훈련하면 이렇게 된다, 라는 메시지로 비포어와 애프터를 극명하게 갈라서 보여주면서 지갑을 열게 만드는데, 이 DVD 시리즈로 올린 누적 매출이 자그마치 작년 8월기준 5000억 정도 된다고 한다. 여담으로, 운동 DVD에 출연하는 트레이너인 토니 호튼 (Tony Horton) 은 58년생이니 우리나라 나이로 56세 정도. DVD를 찍을 당시에도 고기떡 같은 모습으로 출연했지만 이미 45-46세 정도였으니, "나이가 들어서 운동 못하겠다"는 건 핑계에 불과한 듯. 

컨텐츠 시장 크기 축소 그래프

시간이 있으면 이쪽 분야에 대해서 깊이있는 글을 하나 쓰고 싶은데 (요새 자주 생각하고 있는 주제라..), 그렇지 못한지라 오늘도 잠깐의 피상적인 관찰만 기록하고자 한다.

컨텐츠 산업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중 하나가 바로 다음 그래프 한 장에 요약되어 있다. (출처: Seeing both sides)


음악 시장이 디지털과 모바일로 급속히 바뀌면서, 시장 크기는 유지되면서 구성 비중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장 크기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이는 비단 음악 산업에 국한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출판 저널리즘 등 다른 분야에도 어느정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이 비트로 수렴하는 인터넷 시대에, 사람들은 컨텐츠에 돈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 네이버 뉴스를 누가 돈내고 보겠는가. 광고로 서포트 되는 모델 역시, 트래픽을 억수로 갖고있지 않는 이상 디스플레이 광고는 (낮은 CPM, AdBlock 등으로 인해) 돈 안된다는게 정설이 되어가고 있다. 소비자도 돈을 안내고, 광고도 돈이 안되면, 그럼 컨텐츠 가지고 돈벌수 있는 방법은? 

이처럼 컨텐츠 시장의 전체 크기 자체가 줄어듦에 따라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생산 코스트가 낮은 컨텐츠들만 판을 칠수 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과 정성과 비용을 들여야 하지만 수요층이 한정될 수 있는 고 퀄리티 컨텐츠는 수익모델의 부재로 인해 점점 생산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

일례로 인터넷 저널리즘의 미래라고 자신들을 칭송하기 바쁜 Buzzfeed 같은 경우 웃긴 이미지나 자극적인 헤드라인들을 슬라이드쇼 형태로 모아서 페이지뷰만 무작정 올리는, "찌라시 인터넷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Business Insider 같은곳도 비슷한 형태. 치즈버거 네트워크, 9개그, 레딧 등 사이트들이 큰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 결과로 인해 인터넷 어디를 가나 고양이 사진과 밈(meme) 만 판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듬.

결국 점점 가면 갈수록 돈이 안되는 디스플레이 광고 외에, 새로운 디지털/모바일 컨텐츠 수익모델이 나와서 점점 줄어드는 시장 크기의 부족분을 메꾸어 주고 컨텐츠 생산자들에게 분명한 수익 창출 방안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 몇가지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방법들은 (각각에 대해서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보다 자세히..)

1. 컨텐츠 자체에 대한 과금 (부분 유료화) - 미국 신문사의 1/3 이상이 구글에 무료로 인덱싱되는 것만 가지고는 돈이 안되니 일부 컨텐츠 유료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잘 될지는 의문. 누가 공유한 링크를 눌렀을 때, Paywall에 막혀 있는 경험을 하면 대다수의 독자들이 그 사이트에 더이상 방문을 안해버림. 하지만 컨텐츠 가지고 돈을 벌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쩌면 컨텐츠 자체를 파는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듯. (예를 들어 게임은 확실한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고, 애플의 경우 App 이라는 가상의 컨테이너를 발명해내서 큰 경제를 구축했음.) 우리처럼 시리얼하게 이어지는 컨텐츠의 경우 막 재미있어 지려고 할때 딱 끊는 "클리프행잉 효과"를 주고, 나머지 컨텐츠를 unlocking 시키는 마이크로 트랜잭션 모델 같은게 적합. 게임쪽을 잘 관찰하면 다른 컨텐츠 분야에서도 시도해봄직한 재미있는 수익모델을 발견할 수 있음.

2. 컨텐츠 자체가 곧 광고: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Techmeme도 이 방법을 쓰는데, 피드에 포함된 컨텐츠중 일부가 스폰서드 컨텐츠 형태가 되어서 기존 피드에 섞여서 존재하는 것. 컨텐츠와 광고가 구분되는게 아니라 컨텐츠 자체가 광고인 셈.

3. 광고 안 보려면 돈을 내기: 예를 들어 드라마피버의 경우 가장 밀고 있는 수익모델이 광고를 안 보려면 돈을 내게끔 하는 것. ("Watch Without Ads") 이러려면 광고 자체를 최대한 painful하게 만들어 주어야? :)

4. 컨텐츠 생산자들에게 과금하기: 아예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들이 돈을 내게끔. 컨텐츠를 무료로 호스팅 및 배포해 주는 대신, 생산자들에게 툴의 일부를 유료화해서 파는 모델. Wordpress, Tumblr 등이 이런 모델을 사용. 결국 대다수의 컨텐츠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은 돈을 전혀 내지 않지만, 몇몇 파워 퍼블리셔들이 프리미엄 피쳐를 사용해 줌으로써 매출을 올려줌.

좋은 TED 토크 소개

TED에는 워낙 좋은 컨텐츠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최근에 정말 인상깊게 본 비디오를 하나 공유하고자 한다. 보통 아이폰을 차에 연결해서 팟캐스트로 듣는데, 하도 내용이 재미있어서 비디오로 다시 봤다. 평생을 사막화 방지 연구에 몸바쳐 온 Allan Savory의 이야기.

와닿았던 부분들:
- 자신의 연구 결과 때문에 (돌이켜보면 잘못된 결론이었지만, 그때는 올바른 연구결과로 생각한 나머지) 아프리카에서 코끼리떼를 떼죽음시킨 일에 대해서, 담담하지만 강력하고 솔직하게 반성하는 부분. "학자의 후회"가 강력히 묻어나는 대목.
- 지구 온난화 하면 화석 연료만 생각하지만,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인 사막화에 대해서 알게 되었음. 마치 일본에는 동경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사카도 있음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 마찬가지로, 사막화 문제를 해결하면 지구 온난화를 산업혁명 이전의 수준으로 돌릴수도 있다는 매우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견. "지금부터 아무리 노력해도 마치 타이타닉이 빙산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지구 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다"는 비관론보다 훨씬 희망적인 이야기.
- "지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은 없다"는 확신어린 이야기에서 정말 찡하게 와닿음.
- 오랜 시간에 걸친 실제 실험과 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직접 제시함으로써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Wow, it worked!" 라고 외치게 만듬.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팩트로 듣는 사람들을 사로잡고 감동시키는 프리젠테이션.

요새 이동네 펀딩 분위기

그냥 내가 듣고 보는 요새 이동네 펀딩 분위기...

  • B2C 컨수머 플레이는 매도급으로 묻히는 분위기.주식 시장에서도 폭락장이면 우량주도 같이 묻어서 떨어지곤 하는데, 마찬가지로 B2C 플레이에 대한 "투자 피로감" 때문에 어느정도 트랙션을 갖추고 있고 꽤 괜찮은 B2C 회사들도 도매급으로 같이 엮여서 "another consumer play"로 엮이는 것을 몇번 봤음. 이를테면, 정말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진 공유 서비스 만들어서 VC에게 가져가서 "우리 photo sharing service 만든다" 라고 하면, 거짓말 안하고 개그 하는줄 알 것임. 물론 그 서비스가 실제로 시장의 뜨거운 반응과 트랙션을 얻는다면 다른 이야기 (최근의 Mailbox app이 그 예). 
  • 엔터프라이즈 플레이에 대한 각광: 정확히 말하면 단순히 B2B 라기보다는 실제 레버뉴를 창출하는 SaaS 모델이 주목받고 있음. 안드리센이 이야기한대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운다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는 전제하에 각 버티컬별로 웹/모바일 기술을 앞세워서 해당 인더스트리를 바꾸는 모델들이 각광을 받고 있음. (개인적으로 충분히 말 된다고 봄... 아직도 클라우드/모바일 기반으로 바뀌지 않은 인더스트리가 있다면 과감히 돛자리 펼만 하다고 봄.) 여기에 Dropbox나 Google Apps for Domain처럼 처음에 일부 맛보기로 개인 또는 소규모 팀 단위에서 무료로 쓰게끔 한 다음, 이후에 계정 단위 또는 피쳐 단위로 월 단위 과금을 하는 과금 방식을 통해 실제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음. 개인들이야 한달에 얼마씩 내는 것을 고민하지만 회사나 조직에서 생산성을 위해서 한달에 10-100불씩 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 
  • 다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B2B를 잘 모르는 VC나 투자가들마저 엔터프라이즈 이야기를 입에 달고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웃기는 일이라고 봄. 이동네 투자가들이 매우 유행에 민감해서, "이달의 맛 (flavor of the month)"을 골라서 투자하는 경향이 매우 강함.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것은 올해 말쯤 되면 B2B, 엔터프라이즈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라는걸 깨닫고 다시 B2C 쪽으로 돌아오는 투자가들이 있지 않을까 전망. 
  • 컨수머쪽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는 비율이 적지만 절대적인 숫자로는 적지 않다는 의견도 있음. 즉 문제는 너무 많은 스타트업들이 엔젤투자를 받은 것. 한 2년 전쯤 이동네에도 엔젤투자 피크가 형성되었고 일부에서는 거의 묻지마 엔젤투자 비슷한 분위기도 형성된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부터 예견되었던 문제가, 이렇게 많은 스타트업들이 다 어디로 갈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었고, 이제 그런 것들이 현실화되는 분위기. 엔젤투자 받았던 회사들 중에 상당 수는 나름 선전해서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늘어난 스타트업 수에 비해서 시장의 크기나 VC 펀드의 크기가 늘어난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엔젤투자 받았던 우량 기업의 수에 비해서 그 다음 라운드로 갈수 있는 회사의 비중이 줄어든 거고, 그러다 보니 "우리 회사는 트랙션이 꽤 괜찮은 데도 불구하고 다음 단계 투자를 못받고 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시리즈 A 크런치"의 요체임. 그러다 보니 아예 VC 에 기대지 않고 처음부터 매출을 올릴수 있는 모델이 선호되고, 이게 앞서 이야기한 월단위 과금 형식의 SaaS 모델의 인기로 다시 귀결되는 분위기. 
  • 회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펀딩 분위기에 연연하는게 아무런 의미가 없고, 힘든 시기일수록 오직 고개 파묻고 자신들의 서비스와 제품, 고객에만 집중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음. B2C쪽 투자 분위기가 안좋은 것은 맞으나, 그것은 아까 이야기한대로 1) 투자 금액의 감소보다는 늘어난 회사 수와 그에 따른 Series A 투자에 성공하는 비율이 감소한 것이 요체고, 2) 좋은 제품과 트랙션 갖추고 있는 회사들은 지금도 계속 투자 성공하고 있음. 
  • [업데이트] 한가지 이야기 안하고 넘어간게 acqu-hire 임. 엔젤투자 받았던 회사들 중에 많은 회사들이 보다 자리잡은 스타트업이나 대기업 쪽으로 acqu-hire 되고 있음. 이 숫자는 그냥 투자금 본전치기 수준으로 넘어가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정말 많음 (이런 딜의 경우 외부적으로 발표가 안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음).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의 경우 (이를테면 airbnb, dropbox등) VC가 거대한 돈을 주면서 요구하는 것이 빨리 성장하고 스케일 하는 것인데, 이러려면 팀을 무지 빠른 속도로 스케일 해야 함. 이쯤되면 한명한명 채용해서는 답이 안나오고 유일한 방법은 팀 단위로 acquire 하는 것인데,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곳이 3-10명 단위의 스타트업. 그래서 괜찮은 스타트업들, 특히 팀이 좋은 곳들은 재빨리 흡수되는데, 특히나 YC나 500등 액셀러레이터 출신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자주 관찰됨. 심지어 드랍박스 같은 곳에서는 YC 기업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초기부터 파티도 열어주고 그런다는 이야기도 들었음. 

리더십의 요건?

요새 리더십이 뭘까 많은 생각을 한다. 세상에는 리더십의 방법도 기교도 많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리더십의 근본적인 요인중 하나가 이게 아닌가 한다.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과 사랑.

고백컨대, 나는 그게 부족하다. (불확실한) 사람보다 (확실한) 사물이 좋고 편할때가 있다. 저 사람은 요새 무슨 생각 하고 살고, 그의 고민이 무엇이고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이런게 별로 궁금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냥 그는 "이런 일 하는 사람"으로 먼저 인지되는 것이다. 사람 중심이기 이전에 철저히 일 중심인 셈이다. 그 일 이전에, 그도 여러가지 인생사 살아내느라 힘든 사람이고 나름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일텐데. 때로는 그런것에 관심이 가기도 하지만, 한국 남자들의 특성때문인지 그걸 굳이 표현하지는 않게 된다.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과 사랑... 이건 누가 가르쳐 주는 것도, 애써 가지려고 한다고 해서 쉽게 가져지는 것도 아닌것 같다. 어쩌면 하늘이 낸 큰 정치인과, 애써 노력하지만 결국은 고만고만할수밖에 없는 정치인을 가르는 기준도 그것일지 모른다. 큰 바다일수록 요란한 소리를 내지 않고 오히려 대부분의 소리를 삼켜버리는 것처럼, 상대방을 포용하고 형식이나 위선이 아니라 정말 천성적으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참된 리더일텐데...

여전히 너무 부족하고 모자르다. 비단 바빠서가 아니라, 이런 이유때문에 말이 적어지고 글이 짧아지는 요즘이다. 

미국 대학 출신별 펀딩 통계

창업자의 출신 학교와 성공과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게 요사이 지배적인 분석이지만, 반대로 이런 자료도 있어서 공유. 미국 대학별로 어떤 학교 출신의 창업자가 2007년부터 2011년 사이에 벤처 펀딩을 받았는지를 분석한 자료다. 모든 학교를 통틀어서 조사한 것은 아니고 아래 6개 학교만 대상으로 했는데, 아마도 이 학교 출신들이 벤처 창업을 가장 많이 하는것도 사실일 듯. 참고로 통계에는 아예 대학을 다니지 않았거나 중퇴한 창업가들은 빠져있는 듯하다.

순위는 스탠포드, 하버드, 버클리, NYU, 유펜, MIT 순. 아마 유펜의 경우 와튼스쿨 출신들이 창업을 많이 하는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혹시 스타트업과 관련된 커리어를 꿈꾸고 있는데 MBA등 대학원 진학 등도 염두에 두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참고하시기 바란다. 역시 스타트업쪽에 있어서는 스탠포드가 "갑"이 아닌가 싶다.



열정

오랜만에 홍콩 출신으로 지금 런던에 사는 대학교때 친구를 만났다. 실리콘밸리 사는거 어떠냐길래, 다 좋은데 물가가 비싸다고 했더니 심하게 공감이 안된다는 표정. 하기사 홍콩 출신에 런던에 살고 있으니..  때마침 얼마전에 본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런던과 홍콩이 뉴욕보다도 훨씬 비싼 도시.


친구는 몇년동안 스타트업을 하다가 최근 접고 다시 새로운 스타트업을 한다고 했다. 런던의 스타트업 열기가 예전과 달리 상당히 뜨겁고, 유럽의 인재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서울의 스타트업 열기가 생각나는 대목. 헌데 우리는 아시아의 인재들이 모여들진 않지 않나? 역시 영어 하는 나라들은 언어 하나로 다 망해도 한 100년은 먹고 살듯.

모든 스타트업이 다 그렇지만 이친구도 투자도 받았지만 어려운 고비도 몇번 넘기는 등 업다운이 있었던 모양이다. 담담하게 이야기 하길, 뒤돌아 보면 그래도 자기가 열정있는 분야의 일이었다면 어떻게든 뚫고 나갔을 거라고 했다. 지금 하는 일은 자기가 돈 한푼 못벌어도 끝까지 재미있게 할수 있는 열정있는 분야란다.

그 말을 듣고 그런 생각이 스쳤다. 열정 없이도 사실 어느정도까지는 모든 일을 끌고 갈수 있다. 하지만 열정이 있고 없고가 딱 드러나는 순간이 어느 스타트업에나 찾아오는 "깔딱고개" 에서인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이 개인적으로 열정이 있는 일이라면 그 "깔딱고개"를 어떻게 해서든 넘어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구라는 다 치더라도, 실은 열정이 없는데 바깥에는 있는척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BS는 하면 안되는 것 같다.

높은 생산성 유지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야 할 100가지 일에 신경쓰는 경향이 있고 그러다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일들은 이루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꼭 해야 하는 3-5가지의 일들에 정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나머지 회사의 성공에 궁극적으로 기여하지 못하는 중요하지 않은 97가지 다른 일들 때문에 그러한 중요한 일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Most people tend to focus on the 100 things they should do, which can be overwhelming and result in the failure to actually accomplishing anything of importance. I try to focus on the three to five things I absolutely have to do. I don't get distracted by those ninety-seven other unimportant things that don't ultimately contribute to my success or the success of my company.”

예전에 마크 앤드리슨도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서 물어보자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가 그날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대여섯가지를 암기 카드에 써놓고 하루종일 그것만 집중해서 했다는 말을 했었는데,  결국 생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요한 일의 리스트에 집중하는 것. 결국 사람이 암만 바빠도 의미있게 하루에 해낼 수 있는 일의 가짓수는 많지 않은 법이니까.

패스트 컴퍼니 "CEO들이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

이메일 낭비 제거


가끔 이메일을 쓰다보면 아래와 같이 낭비요소가 보이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메일 효율성을 위해서 개선하면 어떨까 한다.

  • 수신/참조 리스트를 텍스트로 쓰기?: 가끔 어떤 메일을 보면 수신: 홍길동, 참조: 마케팅팀 이렇게 텍스트로 설명이 되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메일 자체에 나와있는 정보를 왜 굳이 또다시 쓰는지 잘 이해가 안감. 
  • 두줄 이상의 인사말: 특히 한글 메일의 경우 메일 시작에서 두줄 이상 인사말로 보내야 그래도 예의를 갖추는 거라고 생각될 때가 있는데, 이메일은 얼굴 보고 미팅하는 게 아니기에 간략하더라도 예의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이건 받는 사람부터 이해를 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 즉 인사말 없이 한줄짜리 내용만 딱 써있는 이메일만 받더라도 "예의 없다"라고 생각하지 말자는 것. 
  • 5메가 이상의 첨부 파일: 받는 사람(들)이 첨부 파일을 내려받아야 하는 것을 고려, 꼭 피할수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파일 사이즈를 낮추어서 보내야 한다. 회사 소개서같은, 기밀 문서가 아닌 퍼블릭한 문서를 보낼 경우에는 Slideshare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훨씬 받는 사람 입장에서 간편하다. "저희 회사 소개서를 첨부합니다" 라는 메일을 쓰면서 20메가짜리 "쌩 파일"을 그대로 보내는 것은 최대한 지양. 
  • 굉장히 긴 confidential 문구: 종종 이메일 signature로 굉장히 긴 confidential statement를 모든 메일마다 끝에 달아서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 규정에 모든 메일에 그 문구를 반드시 포함시키라고 나와있는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거 붙인다고 해서 받는 사람이 confidentiality에 대해서 갑자기 신경 쓸것도 아니고 (오히려 메일의 일부로 여겨서 더 둔감해질 가능성이 큼), 그걸 붙이고 안붙이고에 따라서 법적 효력이 달라지는지도 의문. 
  • 굉장히 긴 링크를 그대로 삽입: 무수히 긴 두세줄짜리 URL을 그대로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텍스트에 링크를 하거나 bit,ly, goo.gl 등 URL shortener 서비스를 쓰는게 훨씬 메일이 깔끔해 보인다. 
  • 갑자기 수십통의 이메일을 몰아닥쳐서 한꺼번에 보내기: 며칠동안 이메일을 못보고 있다가 갑자기 이메일을 몰아닥쳐서 하는 경우, 이메일 클라이언트에서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쭉 하나씩 메일을 보면서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이메일을 몰아닥치듯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받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 이메일은 "반사" 내지는 "튕겨내기" 게임이 아니고, 커뮤니케이션이다. 오랫동안 이메일을 못 보고 있다가 이메일을 하는 경우, 튕겨내듯이 이메일을 쓰지 말고, 먼저 모든 이메일을 읽고 나서 답장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약간의 참을성이 필요함^^), 반드시 지금 응답해야 하는 메일에만, 그것도 가급적 Reply all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들만 수신자로 넣어서 응답하는게 좋을것 같다. 
  • 영어 이메일에 대한 거부감: 이건 솔직히 나도 느낄 때도 있지만 (왜 같은 한국 사람끼리 영어로 이메일을?), 점점 더 모바일/휴대폰에서 이메일을 많이 쓰는것을 감안할 때 좀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내가 쓰는 아이폰의 경우 한글 auto correct가 너무 안좋아서 아이폰에서 한글로 이메일을 쓰는것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고, 게다가 운전중에 보이스로 이메일을 쓰는 일도 가끔 있다보니, 한국 분들께 이메일을 보낼때도 영어로"만" 보낼 때가 있다. 그러면서 가끔 "한글로 쓰지 못해서 죄송하다"라고 사족을 붙이게 되는데, 이것 또한 낭비가 아닌가 한다. 
  • 쓸데없이 화려하거나 긴 signature: 이메일 뒤에 붙이는 signature는 간략한 연락처 정도면 좋을것 같다. 심지어 Digg 창업자이자 현재 구글 벤처스에서 일하는 케빈 로즈의 경우 데스크탑 이메일에서도 "Sent from my iPad" 라는 시그너쳐를 일부러 쓴다고 한다. 이메일 자체를 짧게 쓰는 습관을 갖고 있다보니 상대방이 "왜이렇게 짧게 써?" 라고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만큼 긴 메일보다는 짧은 메일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 다른 사람에게 보낸 메일을 재사용하기: A 라는 사람에게 보낸 메일을 B 라는 사람에게 조금만 바꾸어서 보낼때, 결정적으로 A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 이런 메일은 답신조차 받기 힘들다고 본다. 
  • html 포매팅이 엉켜들어간 이메일: HTML 에디터에서 작성한 글을 다른 HTML 에디터에 copy/paste 하면 온갖 이상한 포매팅이 섞여버린다. (예: 구글 닥스에서 작성한 문서를 Gmail에 첨부하는 경우).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copy/paste를 할때 스타일을 없애는 것.  메모장에 파일을 텍스트로 불러와서 copy/paste 하든가, 아니면 크롬 브라우저의 경우 ctrl + shift + v를 통해서 서식 없이 붙이기를 할수 있다.  

처음처럼


우리 나이 또래는 초등학교때 컴퓨터 잡지에 나온 베이직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손으로 쳐가면서 밤을 새운 경험이 다들 있다. 몇번의 Syntax 에러 끝에 마지막으로 Run을 실행해서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의 그 기쁨이란!

나이가 들면서 가장 불행한 일 중 하나는, 열정 하나로 하얗게 밤을 지새울수 있는 짜릿한 경험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걸 해도 다 얼추 해본거라서 시큰둥해지는 것. 누군가 말하길, 나이들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 그거라고 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우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전략적으로 "인생 첫경험"들을 군데군데에 배치해 놔야 한다. 새 경험에 대한 동경과 영민함을 유지하는것, 생각보다 쉽지 않다.

스타트업 어드바이저들을 위한 어드바이스

스타트업들이 많아지다 보니 요새 어드바이저, 멘토 이렇게 불리는 분들도 많아지는 듯하다. 하다못해 나같은 사람도 몇군데 회사에 어드바이저로 이름이 들어가있는 것 같으니 말 다한 셈 (물론 요새 내코가 석자라 활동은 전혀 제로.) 그러한 분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몇가지 점들.

  • 어드바이저가 비즈니스에 대해서 창업자 만큼 알기는 절대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조언을 하려고 하지 말것. 스스로 창업팀에게 "이분도 우리보다 뛰어난 생각까지는 못하는구나" 라고 지적 약점을 보이는 지름길이다. 아예 대놓고 그 분야는 당신들에 비해서 한참 모른다고 아예 깔고 시작할것. 
  • 어드바이저, 멘토는 계몽과 훈계와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색다른 관점과 경험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창업팀은 문제를 가까이에서 매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색다른 앵글에서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다른 분야에서 얻은 경험이나 사례를 "이런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라고 소개하고 제안하는 것이 어드바이저의 주된 역할이다. (이런 면에서 어드바이저/멘토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시각 제공자" 정도가 맞는 표현일듯.) 만일 그렇게 공유할 만한 경험이나 사례, 통찰력이 없다면 애시당초 어드바이저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야 함. 
  • 어드바이저/멘토라는 용어 때문에 (다시 말하지만 이건 정말 적절치 못한 용어인듯) 자신이 마치 "위에 있다"는, 모종의 상하관계를 생각하고 있다면 잘못. 굳이 따지자면 오히려 창업팀이 상하관계의 위에 있음. 스타트업에서 창업팀 빼면 뭐가 남겠는가. 
  • 그래도 명색이 어드바이저 인데, 자기가 한 말은 무조건 맞다는 것을 애써 증명하려고 하지 말것. 똑똑한 사람일수록 이런 실수를 저지를 때가 많다. 똑똑한 사람은 논쟁에서 자기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 그만큼 자기는 논리적이고 영리하다는 것을 증명해 낸다. 하지만 그보다 더 똑똑한 사람은 논쟁과 대화의 목적은 결국 남의 힘까지도 내 힘으로 합쳐서 합의와 결론을 도출해 내고 일을 이루어 가는 것이라는 걸 안다.
  • 잘못된 점을 찾아내기 보다, 어떤 부분이 비는지를 알아보고 그 부분을 채워 주려고 자기도 팔 걷고 뛰어들려고 노력할 것. VC도 아니면서 VC 처럼 날카로운 질문과 지적질 하는것은 안그래도 창업팀은 바빠 죽겠는데 자신의 무지를 채우기 위해서 바쁜 창업팀의 시간을 뺏는 일밖에 안된다. 대부분의 창업팀은 회사에서 어떤 영역이 비어있는지를 정확히 알지만, 알면서도 리소스 부족으로 해결을 못하는 것. 따라서 "이부분 잘 해야 하는데"라는 뻔한 얘기는 도움이 안되고, "이부분은 내가 이렇게 도와줄 수 있다. 이건 내가 해보겠다" 고 나서주는 것만이 도움 되는일. "내가 이 회사 도와주고 있다"고 자신이 말하고 다닐게 아니라, 스타트업에서 "이부분은 절대 해결이 안되었는데 A 대표님이 나서서 해결해 주었다"고 자신을 홍보해줄 수 있도록 성과와 공헌을 만들것. 
  •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소개를 통해서 스타트업이 극적으로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게끔 도와줄 것. 원래 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밸류는 네트워크. 거꾸로 이야기해서 방대한 네트워크가 없는 사람은 어드바이저로써 가장 결정적인 자산이 없는 것이므로, 스타트업 어드바이저로써의 자질이 2% 부족한 셈. 

500 스타트업 어플리케이션

실리콘밸리의 유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중 하나인 500 스타트업에서 2013년 첫번째 배치(batch) 어플리케이션을 받기 시작했다. 원래는 멘토 네트워크의 추천을 통해서만 지원을 받았던 방식이었으나, 얼마전부터 angelist를 통한 오픈 어플리케이션 역시 받고 있다. 사이트는 이곳에 있음.

한국 업체들도 얼마든지 응모 가능하다. 선정될 경우 큰 돈을 곧바로 투자받는 것은 아니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전세계에서 온 다른 스타트업들과 함께 같은 공간을 쓰면서 3개월간 같이 일할 수 있고 (다만 공간에 대한 사용료는 업체측에서 내는 것으로 알고 있음), 500 스타트업의 브랜드를  소개자료에 쓸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데모 데이를 통해 시드 펀딩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참고로 500 스타트업에서 찾고 있는 회사의 조건은 이렇다고 한다. (귀찮아서 번역 생략).

Strong cross-functional team: A solid team is the foundation for all great companies. We usually look for a small cross-functional team with the combination of technical skills, design talent, marketing know-how (“Hacker, Hustler, Designer”). We look for smart, passionate people who work well together (and have known each other for a long time), and are driven to solve problems for a target customer group.

Investment themes: The following are our major investment themes. We’ve also included examples of 500 companies that fall under that theme. You’ll also find that many companies may fall under more than one theme:

Consumer & Commerce (ex. zozi, 9GAG, Ipsy)
SMB / SaaS (ex. LucidChart, Recurly, Crocodoc)
Family Tech (ex. ecomom, Kiwi Crate, Red Tricycle)
Education (ex. Udemy, MindSnacks, Chalkable)
Marketing / Distribution services (ex. Wildfire, FanBridge, Reachli)
Video Content & Infrastructure (ex. Zencoder, Virool, Vungle)
Language / International (ex. Gengo, Babelverse, Language Cloud)
Mobile / Tablet (ex. Elacarte, SearchMan, AppStack)
Financial Services / Payments (ex. Credit Karma, ReadyForZero, Simple)
Food Tech (ex. Kitchit, LoveWithFood)
Functional product that solves a problem for a specific target customer: We have a strong preference for companies whose products are launched and have demonstrated some usage validation (beyond just friends and family). The product should address a problem for a specific target customer and rely primarily on scalable methods of distribution, particularly using online platforms (search, social, mobile, local).

Real customers (and better yet, some revenue too): We don’t expect companies to have millions of customers or dollars in revenue, but showing promising traction that proves usage validation and that you’re approaching (or at) product market fit is key. At minimum, we want to see small but measurable usage - some customers, some revenue.

Simple revenue model: We prefer simple and straightforward revenue models. Examples include subscription, lead generation, transaction/SaaS, etc.

Capital-efficient businesses: We look for companies that can be operational with less than $1M in funding.
Rely primarily on internet-based, scalable distribution: We have a preference for companies that rely on scalable, online forms of distribution. So that might mean search via Google, social via Facebook and Twitter, mobile via Apple and Android, etc.

스바루 이야기

주말이니까 가벼운 포스트 하나.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자동차 브랜드 중에, 미국에서 비교적 수는 적지만 강력한 마니아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소위 "강소 브랜드" 스바루 (Subaru)가 있다. 얼마전에 Fortune에서 이 기사를 보고 나서 가볍게 블로그로 남기고 싶었다. 



스바루라는 브랜드는 후지 중공업 계열사인데, 도요타 자동차가 후지 중공업의 주요 주주중 하나라서, 스바루와 도요타는 먼 친척뻘쯤 되는 셈이다. (그래서 같은 모델을 공동 개발해서 다른 브랜드로 팔기도 한다.) 하지만 도요타가 한해 수백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대중 브랜드라면 스바루는 마치 애플처럼 몇가지 모델만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선택과 집중형" 브랜드다. 물론 그렇다고 애플처럼 디자인을 잘하는 건 아니고, 디자인에 있어서는 간혹 상당히 민망할 정도. 

기종만 선택과 집중을 하는게 아니라 기술적 차별성 역시 몇십년 전부터 주구장창 4륜구동과 박서 엔진 두가지로 줄기차게 밀어부치고 있다. 이 두가지를 무한 반복하다보니 이 브랜드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절로 암기하게될 정도. 근데 또 이런 비디오를 보면 이 두가지가 상당히 설득력 있는 기술적 차별성인것 같기도 하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 역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과 연관된 이미지를 일관되게 구축하고 있다. 그래서 스바루를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자동차를 산다기보다, 주말이면 Thule 캐리어에 캠핑용 물자를 싣고 애인과 애완견과 함께 캠핑을 떠나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구매하는 것에  더 가까운것 같다. 그리고 가끔 보다보면 그렇게 고가도 아니면서 이상하게 백인 중산층 여피들에게 아주 잘 먹히는 브랜드가 있는데 (이를테면 Wholefoods나 Lululemon Atheletics 같은), 스바루가 딱 그 케이스인것 같다. 그 디자인에, 그것도 그렇게 썩 좋게 들리지도 않는 브랜드 어감에도 불구하고 매니아층을 형성한걸 보면 대단한것 같다. 역시 "선택과 집중"의 위력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다. 

리더 8단, 리더 9단


리더 8단: 상대방이 꼼짝 못하게 설득당하도록 하는 사람
리더 9단: 자신이 원하는 의도대로 상대방을 이끌어 간다손 치더라도, 그가 스스로를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도록 하는 여지와 이유를 만들어 주는 사람.


사람이란 누구나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정당화 하고싶어하는 본능이 있고, 우리의 가까운 가족들에게 해야 할 말이 있기에. 그 말을 만들어 주는것.

요체는, 그가 본인의 의지와 신념체계 하에 모든 일을 결정했다고 믿게 해주는 것. 사람은 너나할것 없이 누구나 자기의 결정을 믿고 살아가는 존재고, 남의 결정에 의해서 움직이는걸 싫어하는 존재기 때문에.

그런 한 발짝의 여지를 안 남겨주면, 결국 내가 이기려는 것밖에 안됨.

코딩을 배워야 하는가?

... 에 대해서 명쾌한 답변은 이거다.

"Yes".

1. 코딩은 새로운 인문학.

2. 좋은 글 하나 소개. 만일 음악적 영감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작곡가와 반주자, 싱어를 구한다고 하면, 아마 그사람을 앉혀놓고 "그러지 말고 직접 악기를 다루는 법을 배워보라"고 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자기가 정말 만들고 싶은게 있는 사람이라면 코딩을 배워야 한다는 말. 단, 코딩의 신이 될필요는 없고 자기가 구상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정도면 됨. 

3. 영어와 마찬가지로, 너무 좋은 리소스들이 있어서, 이제 공부를 안하는 것은 본인의 게으름과 관심 부족으로밖에 설명이 안됨. 예: Open Tutorials.

+ + +

예전에는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가 있는데 만들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 코딩을 직접 배워야 하냐고 물으면 "세상에는 다 각자 잘 하는 분야가 따로 있는 거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팀을 만들어서 해야 한다, 그러므로 다른거 배울 시간에 본인이 더 잘하는거 집중하고 다른 역량있는 사람들을 찾아라" 라고 했었음.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한듯. 툴이 보다 쉬워지고 강력해져서, 혼자의 코딩으로도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시대. 따라서 코딩 공부의 ROI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할수 있음 (코딩 공부의 invest는 낮아지는 반면, 그것을 통해서 한사람이 창출할 수 있는 return은 커짐.) 

구글의 에너지 투자를 보며

관련 기사.

클린테크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공헌을 하고 있는 회사는 바로 구글이다. 인터넷 검색 회사.

물론 구글이 쓰는 가장 큰 고정비용 중의 하나가 에너지 비용이고 (전세계 전기 사용량의 2%를 구글이 쓴다는 말도 있음), 따라서 저렴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개발에 대한 니즈가 있다.

하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라.. 어떤 산업을 디스럽션 시키는 존재는 그 산업에서 오래 몸담고 있어서 그 산업의 안되는 이유들까지 속속들이 알고있는 존재가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에서 넘어온 생뚱맞은 녀석들이라는 것.

스퀘어가 결제 분야를 바닥부터 바꾸고 있고, airbnb가 호텔 업계를, Tesla가 자동차 업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공통점은? 모두 해당 분야의 경험이 전혀 없어서, 겁이 없이 대들수 있는 조직이라는 것. 아마 해당 분야를 너무나 잘 알면 해서 안되는 이유 100가지를 그자리에서 끄집어 낼수 있을 거고, 따라서 디스럽션을 과감히 시도해 보기 힘들지도 모름.

A라는 분야를 정말 바꾸고 싶다면 A분야에 처음부터 투신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자신이 확실한 독점적 우위를 점할수 있는 (바둑에서 말하는 공고한 "한 집"을 지을 수 있는) B 분야에서 확실한 독점적 우위를 점하고, 거기서 얻어진 역량이 "확장"의 형태로 A 분야에까지 넘쳐날 수 있도록 하는게 한 방법. 

[DT 광장] 웹툰, 제2 강남스타일 되려면

대충 쓴 글을 재은님이 잘 가다듬어 주심. :) 우린 글로벌 웹툰 플랫폼 구축이 주 사업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나라 우수 웹툰 컨텐츠의 해외 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

[DT 광장] 웹툰, 제2 강남스타일 되려면

한국은 내수 시장과 보유 자원의 한계로 수출 산업이 무척 중요한 국가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수출 효자 종목은 명실공히 반도체ㆍ자동차ㆍ휴대폰이었다. 그럼 다음 수출 효자 종목은 무엇이 될까? 바로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 콘텐츠이다. 지난해의 강남스타일 열풍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이제는 하나의 문화 장르로 자리 잡은 웹툰은 충분히 세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한류 콘텐츠이다.

웹툰은 한국의 문화 콘텐츠 중에서도 해외 진출 및 성공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한국 만화의 해외 진출을 위한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기존 세계 출판만화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의 벽을 뛰어넘기가 힘이 들었다. 그러나 웹툰은 기존의 출판만화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플랫폼이면서도 한국에서 최초로 태동, 가장 많은 노하우 및 성공사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 또한 실력의 상향 평준화로 상위 한국 작가들의 작화력이 세계 시장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는 것 또한 큰 강점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웹툰 중 어떤 작품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것일까. 우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일례로 세계인들이 열광했던 강남스타일은 한국적인 색깔을 전혀 감추지 않은 콘텐츠였다. 세계를 열광시켰던 일본의 만화들 또한 자국의 일상적 풍경이 그대로 묘사되는 등 일본색이 드러난 작품이 많았음에도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던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반면 많은 수의 한국 웹툰은 번역을 아무리 잘해도 의미 전달이 될 수 없거나, 번역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지나치게 한국적인 정서와 유행 코드에 맞춰져 있다. 한국 특유의 언어 유희나 시의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행어 드립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해당 콘텐츠가 한국 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시장 크기는 4800만으로 제한이 될 수밖에 없다. 즉 한국적일지는 몰라도 세계적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거꾸로, 일명 아메리칸 조크가 한국인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이치이다.

그렇다면 한국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를 치려면 한국적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아니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하는가? 결국 해답은, 독창적이면서도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하고 흡인력 있는 스토리 구성에 있다. 한국의 웹툰처럼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며, 드라마와 영화 등 수많은 OSMU(one source multi use)가 웹툰의 스토리성을 보증하고 있다. 한국 웹툰이 해외로 진출할 경우 더욱 활발한 OSMU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북미 시장의 경우에도 만화 원작이 영화와 게임으로 제작되는 등 콘텐츠 간 OSMU가 빈번하다. 전통의 슈퍼맨에서부터 최근 인기를 끈 어벤져스나 워킹데드 같은 작품들은 그 규모와 수익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재미있고 흥미로운 스토리라고 하더라도 한국인들 외에는 공감할 수 없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번역을 거친다 해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혹은 다른 어디에서 본 듯한 스토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콘텐츠는 독창성이 부족하고, 따라서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잘 해봐야 무언가의 2류가 될 뿐이다. 보편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 그러면서도 참신하고 매력적인 소재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데이브 맥클루어 발표자료: 실리콘밸리 2.0

자료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아서 공유. 초기 스타트업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떤 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고 있음.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는 굉장히 세분화 되어있고 각 단계마다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데, 500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인큐베이션 단계부터 시드 (seed) 단계까지 커버하고 있는 입장. 혹자는 "돈을 뿌리기만 하고 뭐가 되는지 살펴보자"는, "전략없는 투자"로 비판하기도 하지만, 반면 500스타트업 입장은 VC가 나서서 뭐가 되고 뭐가 안되고 하기에는 너무나 예측 불가능한 요소가 많고, 어차피 80%의 스타트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단 기본 요건 (이를테면 팀, 프로덕트 등)을 갖추고 있는 프로젝트에 1차로 투자를 해놓고 한 6개월 내에 어떤 팀이 성과를 내는지를 보고, 그 성과 내는 팀에 추가 투자를 하겠다는게 전략의 요지다. 반대로 창업팀 입장에서는 6개월에서 길게 보면 1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 한편, 그렇게까지 가서 투자자 돈을 다 까먹기 전에 이게 아니다 싶으면 빨리 실패해 버려라(?)는 충고(?)도 아래 자료에는 포함되어 있다. 아무튼 아래 slideshare 내용 참고.



킨들 노트 블로깅

e-book의 좋은점 중의 하나는 하이라이트 된 내용도 디지털 형태로 저장된다는 것. 따라서 나중에 검색하기도, 카피/페이스트를 통해 다른 채널에 공유하기도 쉽다. kindle.amazon.com 에 가서 로그인을 하면, 자신의 킨들 하이라이트 내용을 모두 볼수 있다. 물론  인터페이스는 너무 간단하고 (책별로 검색이 되지도 않고, 하이라이트가 된 최근 순서대로 그냥 보여줌) 개선의 여지가 많다.



이를테면 "킨들 블로깅" 이런것도 가능하다. 내친김에 오늘 눈에 띄는 글 하나를 공유한다. 최근 읽은 마크 큐반의 책에 나오는 내용.

"하루에 일을 몇시간 했는지를 가지고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를 판단하는 일처럼 쉬운게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건 의미가 없다. 결국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결과로 이루어 내는것만이 노력을 잴수 있는 방법이다."
("It would have been easy to judge effort by how many hours a day passed while I was at work. That’s the worst way to measure effort. Effort is measured by setting goals and getting results.")

사무실에 몇시간을 앉아있었는지, 이메일을 몇개 주고받았는지를 가지고 스스로에게 일 열심히 했다고 위안하는 것은 얼마나 쉬운 일인지 모른다. 때론 밤을 샐수도 있고, 반면 때론 1분만에 될수도 있고, 아니면 때론 다른 사람의 일이 먼저 되어야 하는 dependency가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본인의 투입시간/노력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 이렇게 써놓고 보면 당연한 얘기같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나 포함) 사무실에서 시간 많이 보내고 이메일 많이 주고받으면 "아 나 오늘 일 너무 열심히 했어"라고 말하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위안한다. 

킨들 블로깅도 할만 하겠다. 

Kstartup Winter 2013

구글 본사가 후원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Kstartup이 2013년 겨울 배치를 모집한다고 한다. 다음주 월요일인 1월 14일이 지원 마감이라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서둘러야 할듯. 자세한 것은 온오프믹스 페이지 참고.

또한, Kstartup 프로그램의 창시자나 다름없는 앱센터 변광준 교수님 인터뷰 (“국내서 성공한 뒤 세계 진출? 처음부터 가라”) 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뉴스 미디어의 미래 (Business Insider 자료)

미디어의 변혁과, 이에 따른 기존의 출판 미디어 회사들의 대처 전략은 지금 하고 있는 일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서 늘 관심 가지고 지켜보는 주제다. 관련해서 명쾌하게 데이터를 제시한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자료가 있어서 공유.

주요 시사점: 
  • 디지털 컨텐츠라는 단어에서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은 "디지털"이다. 디지털 컨텐츠의 성공 전략은 미디엄 자체가 갖는 특성에 대한 철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 소셜 피쳐가 중요한게 아니라 컨텐츠 자체가 중요하다. 컨텐츠 자체의 퀄리티가 좋으면 사람들은 어찌 해서든 공유한다. 
  • 모바일은 중요하지만, "모바일 온리" 또는 "모바일 퍼스트"보다 동일한 컨텐츠에 다양한 경로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모바일 투 (mobile too)" 전략이 중요하다. 요새 들어서 특히 컨텐츠쪽의 경우 distribution이 어려운 앱보다는 모바일 기기에서 링크를 타고 들어갔을 때의 경험, 즉 모바일 웹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자세한 자료는 원문을 참고. (기사 아래에 링크된 슬라이드쇼 참조)

실행과 살아남기

어찌어찌해서 한 3년쯤 전에 아담 디엔젤로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현재 쿼라 CEO) 를 소개받게 되었고, 그의 요청으로 네이버 지식인을 보여준 적이 있다. 여담이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만 해도) 외국인이 네이버 아이디를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실리콘밸리의 주요 인사중 한명에게 직접 시연을 통해서 보여준 바 있음. 작년에도 Quora 사무실에 한번 찾아간 적이 있는데 (물론 그렇다고 뭐 각별하거나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고), 그전에 봤을 때는 정말 머리도 안감고 바로 침대에서 나온듯한 완전한 긱의 모습이었으나 작년에는 그래도 머리는 감고 나왔고 온것으로 추정되었고 말하는 스킬도 조금은 부드러워진 듯했다. 역시 이동네에서 가장 먹어주는 창업자들은 완전히 뼛속까지 긱스러움을 감출 방법이 도무지 없는데 그걸 애써 어디서 배운 비즈니스 스킬로 감춰보려고 노력함으로써 오히려 VC같은 사람들에게 가상함을 유발하는, 그런 타입인듯.

재작년인가는 아담이 페이스북에 있었다가 창업한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 주었는데 (페이스북 여성 엔지니어 1호였다고 하는 인도계 여자분), 자기가 새로운 그룹스 프로덕트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다음 카페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다음 카페라는걸 도대체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게임이든 SNS든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먼저 시작하고 보편화한 서비스들이 있다는 것 자체는 이동네 사람들도 꽤 많이 알고 있는듯. 역시 한국은 대단한 나라. 삼성이 뉴스에서 잠잠하면 북한 뉴스가 CNN에 떡하니 떠서, 남과 북이 번갈아가면서 미국 뉴스를 장악할 때가 많은데.. 물론 그 결과인지 아직도 한국사람이라고 말하면 남한인지 북한인지 정말로 진지하게 물어보는 사람들 꼭 있음. 

아무튼 어제 기가옴과 아담의 인터뷰가 보이길래 몇가지 구절 인용. 

"인터넷 서비스에서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는 것은 몇개 안되고, 정말 실행에 달려 있다. 페이스북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었지만 아이디어의 실행을 잘한거고 서비스의 품질과 빠른 확장성으로 인해 성공한 것." ("There are not that many ideas for internet products that will be really good. It is really all about execution. Facebook too wasn’t a new idea but I think we took the idea and we focused on execution, focused on quality and getting to scale.")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항상 단기 목표가 아니라 회사의 성장을 위해 무엇이 옳은지에 근거해서 결정을 내릴것. 그리고 살아 남을것." ("Focus on the long term, and always do what’s right to grow the company and not make short-term decisions. And outlast everyone one.")

미국사람들 말하는거 들어보면 (심지어 방송같은 데서도) 가끔 너무 뻔하고 당연한 말을 해서 나같은 한국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들때가 있는데, 생각해보면 그 말이 맞는 이유는.. 그 말이 맞아서 그런거다. 이것도 마찬가지인 듯. 너무나 당연하지만, 실행해서, 살아 남아야 한다. 그래야 어떤 롱텀 플랜과 비전도, 구성원들의 개개인의 꿈들의 실현도 가능한 것이니까. 

새해 목표: 결과? 과정?


새해인지라, 새해 소망과 계획들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새해 소망과 계획은 종종 "결과"의 형태가 많다. 새해에는 꼭 이런걸 "가질 거"라는 소망. 멋지고 날씬한 몸, 더 나은 물건과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등등. 하지만 마크 큐반의 책에도 나오다시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우리의 노력이다.

그래서 새해에 간절히 바라는 소망과 목표의 대상은 어쩌면 결과가 아니라 노력 자체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결과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기 위해서 노력하고 힘쓰는, "더 나은 나"로써의 데일리 라이프의 모습 자체, 내 컨트롤 하에 있는 영역인 노력의 영역에서 내가 최대치를 발휘해서 후회없이 살아내는 것 자체가 우리가 꿈꾸는 데이드리밍의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굳이 "결과물"을 소망하고 싶다면, 그러한 모습으로 꾸준히 살았음을 체크했을 때 스스로에게 줄 선물을 정해놓는 거다. 그러면 그 대상이 "과정이 아닌 결과물"일지라도 어느 정도는 자신의 컨트롤 하에 있는 것이라고 할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