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핑의 컬쳐

재미, 과감함, 쉬핑. 이 세가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재미

가끔 타임라인을 보면 초등학생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 아이들의 공부 계획을 올린다.
거기에는 -- 초등학생에 불과한데 -- 아이들이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이 써있기도 하다.
"김철수 넌 할수있어 아자아자!"

이걸 보며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등학생일때부터 스스로를 다그치고 목표를 성취하려고 애쓴다. 아마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리라.

그런데 얼마전에 본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었다.
목표와 계획 지향적인 사람들이 생각만큼, 기대만큼 성취도가 높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
(짧은 비디오 토크였는데.. 링크를 못찾겠음)

분석인 즉슨, 목표와 계획이 우리들을 짓누르고 경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경험적으로 아는게...
목표에만 사로잡히면 부담감에만 시달리다가 밤새 머리만 아프고 공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반면 자기가 재미있는 일을 하면 밤새 시간 가는줄도 모른다. 어렸을 때, 베이직 프로그램 책 보면서, 프로그램 짜다가 밤 꼬박 샌 기억이 우리 모두에게 있지 않은가?

이러한 재미의 원칙은 커리어 선택에도 영향을 줄수 있다고 본다.
대학생 등 후배들이 이런 질문을 가끔 한다.
나는 인생의 목표가 ABC 이기 때문에, 그것을 이룰수 있는 DEF 를 지금 해야 할것 같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에는 뜬금없지만 무척 재미있을 수도 있는 XYZ가 놓여있다.
나는 XYZ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DEF를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조그만 스타트업 하는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쪽에 국한된 아주 좁은 시각과 지식밖에는 없다.
그래서 일반적인 케이스는 잘 모르겠고, 적어도 스타트업만 놓고 보자면...
전에는 두루뭉실하게 말했지만 이제는 확실히 말할수 있다. 당연히 XYZ를 해야 한다고.
당신의 앞에 재미있는 일이 놓여있고, 차이를 만들어 낼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스타트업에 있어서는, 당신의 인생 철학과 모토와 아주 큰 상관이 없더라도 그것이 지금 당장 할수 있는 일이고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라면, 당장 모든걸 집어치우고 올라타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재미있으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내가 아는 스타트업 팀 하나는 창업팀 둘다 HBS 출신이다. 그중 한명은 이제 20대 중후반에 불과한데, 벌써 자기들 친구들 중에는 매킨지 사상 최연소 파트너도 나오고 그러나보다.
반면 그들의 스타트업은 아직 안정기가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속된말로 개고생중.
그러나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스타트업 하는것을 인생의 하이라이트로 여긴다. 재미있어 한다. 물질적인 부와 명예가 성공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경주를 얼마나 멋지게 뛰느냐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세상, 생각보다 넓다. 옆의 사람과 경쟁하는거 아니고, 자기 인생 완주하는거다.
(물론... HBS 라는,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안전판이 있어서 초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덧. 위의 이야기는 뒤집어 생각해 보면, 누구나 창업을 해선 안된다는 뜻일수도 있겠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 자기를 괴롭힐 때"에만" 스타트업을 해야 한다는 것...?

2. 과감함

재밌는 걸 발견했으면 "지금" 해야하고 과감해야 한다.

"재밌고 내가 좋아하는 일... 언젠가 해야지. 10년쯤 뒤에 좀더 안정되면.."
다 좋은데, 딱 한가지 문제가 있다. 정말 당신 앞에 10년이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하는가? 진짜? 그럼 질병과 사고로 갑자기 운명을 달리하시는 분들은 우리와 다른 별에 사는 분들인가?

10년쯤 뒤에 안정되면... 그때부터는 자기 인생을 사는게 아니라 가족의 인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이 학군 따라서 이사가야 하고 아이들 방학때 맞춰서 휴가 갈 계획 짜야 한다.

Dropbox의 CEO가 공동 창업자를 두시간만에 찾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그 친구가 코파운더가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야기 하자마자 40분인가 만에 그 친구가 당장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다는 것. 결국 그는 MIT 졸업을 겨우 한학기 앞두고 학교를 그만두는 "미친짓"을 했지만, Dropbox의 CTO가 되었다.
성경에서도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를때, 제자들이 "하던 일을 즉시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랐다고 했다.

때로는 너무 많은 생각이 아무런 결정을 못 하게 한다.

3. 쉬핑 (shipping)

재미있는 일에, 과감히 뛰어들었으면, 빨리 무언가를 보여줄 것.

세상은 당신이 어떤 원대한 꿈을 가지고 얼마나 착실한 계획을 세우느냐에 따라서 당신을 평가하지 않는다. 아니, 아무도 그걸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당신이 아주 조그마한 거라도 "하면" 그걸 가지고 사람들이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이런걸 구글에서는 "shipping의 컬쳐" 라고 부르는 것 같다. 쉬핑이라는 건 대략 "출시" 정도 될텐데, 세상이 자신의 서비스나 제품을 알수 있도록 뭔가를 내놓는 것을 말한다.
아주 작은거라도, 세상이 알기 위해선 당신이 그걸 만들어서 보여 줘야 한다.
말로 써놓으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뼛속 깊이 교훈으로 새겨야 할 말, 그걸 가르쳐준 구글이라는 회사가, 다시금 고맙다.

우리도, 처음에는 미국 사람들에게 웹툰이 뭔지 온갖 좋은 이야기를 다 해도 못 알아듣더니, 프로덕을 만들고 컨텐츠를 넣으니까 그제서야 조금씩 알아 들었다. (물론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얼마전에 워크샵에서 팀원들에게 이부분 특히 강조를 했다.
아무리 좋은 생각, 좋은 말, 다 필요없고 소용없다는 것. 밖에 있는 사람중에 누가 그런걸 알겠는가? 실제로 론치 하기 전까지는.
계획 짜놓고 전략 짜놓으면 마치 일 다 된것같고 세계 정복한것 같이 느껴지는 우를 범하지 말자고 했다.
근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 나 포함 -- 자기 계획이 주는 매력에 스스로 사로잡히고 만다.

+ + +

재미있는 일을 발견해서, 과감히 뛰어들고, 쉬핑 하는것.
이게 세상이라는 거대한 파도에서 그나마 조그마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쉬핑의 컬쳐. 구글이 4년동안 나에게 가르쳐준 가장 큰 선물이다.

말로 써놓으면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쉬핑의 컬쳐대로 당신이 지금 현재 살고 있는지는 또다른 얘기다.  

여성 사회참여

쉐릴 샌드버그의 Lean In 팟캐스트를 듣다가 그냥 떠오른 생각.

예전에 노예를 사고 팔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그때도 깨어 있는 지식인들이 있었을 텐데, 그들은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상황에 대해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림: 1855년 당시 "노예 세일" 포스터)


하지만 지금도 생각해 보면, 깨어있는 지식인들이라고 할지라도 특별히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지 않는 이상 여성의 사회진출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앞장서서 노력을 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극렬하게 반대하지 않는 문제들도, 다들 자기 인생 챙기느라 너무 바빠서 관심 갖고 참여 안하는게 문제일 듯.

덧. 세상의 문제는 기업가들이 풀고, 기업가들은 문제를 푸는 사람들이다. 누군가 여성의 사회 참여 문제를 멋지게 풀어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실 의향은 없는지? 뭔가 능력있는 아줌마들을 위한 LinkedIn 같은것? 

미국 시장의 크기

업종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컨텐츠 쪽을 보면 미국시장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영어권 시장) 의 크기는 우리나라에 비해서 훨씬 크다. 혹자의 말에 따르면 컨텐츠 시장의 경우 미국시장은 한국시장의 10배, 일본은 한국의 5배라고 하던데, 사실인지는 모르겠고 또 아마 업종이나 분야에 따라서 매우 다를 것이다. 암튼 최근에 영어권 시장의 크기를 실감시켜 준 몇가지 일들.

  • 2007년에 세워진 코믹솔로지 (Comixology) 라는 회사는 사실 매우 간단한 모델이다. 우리는 웹툰을 하고 있지만, 여기는 기존의 책 형태의 만화를 e-Book 형태로 묶어서 파는 것. 즉 만화책 분야의 킨들같은 회사다. 근데 여기가 작년 한해만 3억건정도 다운로드, 600억 정도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어떤 한 분야의 버티컬만 확실히 잡아도 아주 큰 매출을 올릴수 있다는 이야기. 
  • P90X 라는 운동 DVD 세트가 있는데, 인포머셜의 대표 격이다. 만들어진지 10년도 넘은 비디오지만 지금도 잘 팔리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딱 세달만 훈련하면 이렇게 된다, 라는 메시지로 비포어와 애프터를 극명하게 갈라서 보여주면서 지갑을 열게 만드는데, 이 DVD 시리즈로 올린 누적 매출이 자그마치 작년 8월기준 5000억 정도 된다고 한다. 여담으로, 운동 DVD에 출연하는 트레이너인 토니 호튼 (Tony Horton) 은 58년생이니 우리나라 나이로 56세 정도. DVD를 찍을 당시에도 고기떡 같은 모습으로 출연했지만 이미 45-46세 정도였으니, "나이가 들어서 운동 못하겠다"는 건 핑계에 불과한 듯. 

컨텐츠 시장 크기 축소 그래프

시간이 있으면 이쪽 분야에 대해서 깊이있는 글을 하나 쓰고 싶은데 (요새 자주 생각하고 있는 주제라..), 그렇지 못한지라 오늘도 잠깐의 피상적인 관찰만 기록하고자 한다.

컨텐츠 산업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중 하나가 바로 다음 그래프 한 장에 요약되어 있다. (출처: Seeing both sides)


음악 시장이 디지털과 모바일로 급속히 바뀌면서, 시장 크기는 유지되면서 구성 비중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장 크기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이는 비단 음악 산업에 국한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출판 저널리즘 등 다른 분야에도 어느정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이 비트로 수렴하는 인터넷 시대에, 사람들은 컨텐츠에 돈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 네이버 뉴스를 누가 돈내고 보겠는가. 광고로 서포트 되는 모델 역시, 트래픽을 억수로 갖고있지 않는 이상 디스플레이 광고는 (낮은 CPM, AdBlock 등으로 인해) 돈 안된다는게 정설이 되어가고 있다. 소비자도 돈을 안내고, 광고도 돈이 안되면, 그럼 컨텐츠 가지고 돈벌수 있는 방법은? 

이처럼 컨텐츠 시장의 전체 크기 자체가 줄어듦에 따라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생산 코스트가 낮은 컨텐츠들만 판을 칠수 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과 정성과 비용을 들여야 하지만 수요층이 한정될 수 있는 고 퀄리티 컨텐츠는 수익모델의 부재로 인해 점점 생산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

일례로 인터넷 저널리즘의 미래라고 자신들을 칭송하기 바쁜 Buzzfeed 같은 경우 웃긴 이미지나 자극적인 헤드라인들을 슬라이드쇼 형태로 모아서 페이지뷰만 무작정 올리는, "찌라시 인터넷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Business Insider 같은곳도 비슷한 형태. 치즈버거 네트워크, 9개그, 레딧 등 사이트들이 큰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 결과로 인해 인터넷 어디를 가나 고양이 사진과 밈(meme) 만 판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듬.

결국 점점 가면 갈수록 돈이 안되는 디스플레이 광고 외에, 새로운 디지털/모바일 컨텐츠 수익모델이 나와서 점점 줄어드는 시장 크기의 부족분을 메꾸어 주고 컨텐츠 생산자들에게 분명한 수익 창출 방안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 몇가지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방법들은 (각각에 대해서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보다 자세히..)

1. 컨텐츠 자체에 대한 과금 (부분 유료화) - 미국 신문사의 1/3 이상이 구글에 무료로 인덱싱되는 것만 가지고는 돈이 안되니 일부 컨텐츠 유료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잘 될지는 의문. 누가 공유한 링크를 눌렀을 때, Paywall에 막혀 있는 경험을 하면 대다수의 독자들이 그 사이트에 더이상 방문을 안해버림. 하지만 컨텐츠 가지고 돈을 벌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쩌면 컨텐츠 자체를 파는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듯. (예를 들어 게임은 확실한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고, 애플의 경우 App 이라는 가상의 컨테이너를 발명해내서 큰 경제를 구축했음.) 우리처럼 시리얼하게 이어지는 컨텐츠의 경우 막 재미있어 지려고 할때 딱 끊는 "클리프행잉 효과"를 주고, 나머지 컨텐츠를 unlocking 시키는 마이크로 트랜잭션 모델 같은게 적합. 게임쪽을 잘 관찰하면 다른 컨텐츠 분야에서도 시도해봄직한 재미있는 수익모델을 발견할 수 있음.

2. 컨텐츠 자체가 곧 광고: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Techmeme도 이 방법을 쓰는데, 피드에 포함된 컨텐츠중 일부가 스폰서드 컨텐츠 형태가 되어서 기존 피드에 섞여서 존재하는 것. 컨텐츠와 광고가 구분되는게 아니라 컨텐츠 자체가 광고인 셈.

3. 광고 안 보려면 돈을 내기: 예를 들어 드라마피버의 경우 가장 밀고 있는 수익모델이 광고를 안 보려면 돈을 내게끔 하는 것. ("Watch Without Ads") 이러려면 광고 자체를 최대한 painful하게 만들어 주어야? :)

4. 컨텐츠 생산자들에게 과금하기: 아예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들이 돈을 내게끔. 컨텐츠를 무료로 호스팅 및 배포해 주는 대신, 생산자들에게 툴의 일부를 유료화해서 파는 모델. Wordpress, Tumblr 등이 이런 모델을 사용. 결국 대다수의 컨텐츠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은 돈을 전혀 내지 않지만, 몇몇 파워 퍼블리셔들이 프리미엄 피쳐를 사용해 줌으로써 매출을 올려줌.

좋은 TED 토크 소개

TED에는 워낙 좋은 컨텐츠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최근에 정말 인상깊게 본 비디오를 하나 공유하고자 한다. 보통 아이폰을 차에 연결해서 팟캐스트로 듣는데, 하도 내용이 재미있어서 비디오로 다시 봤다. 평생을 사막화 방지 연구에 몸바쳐 온 Allan Savory의 이야기.

와닿았던 부분들:
- 자신의 연구 결과 때문에 (돌이켜보면 잘못된 결론이었지만, 그때는 올바른 연구결과로 생각한 나머지) 아프리카에서 코끼리떼를 떼죽음시킨 일에 대해서, 담담하지만 강력하고 솔직하게 반성하는 부분. "학자의 후회"가 강력히 묻어나는 대목.
- 지구 온난화 하면 화석 연료만 생각하지만,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인 사막화에 대해서 알게 되었음. 마치 일본에는 동경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사카도 있음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 마찬가지로, 사막화 문제를 해결하면 지구 온난화를 산업혁명 이전의 수준으로 돌릴수도 있다는 매우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견. "지금부터 아무리 노력해도 마치 타이타닉이 빙산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지구 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다"는 비관론보다 훨씬 희망적인 이야기.
- "지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은 없다"는 확신어린 이야기에서 정말 찡하게 와닿음.
- 오랜 시간에 걸친 실제 실험과 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직접 제시함으로써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Wow, it worked!" 라고 외치게 만듬.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팩트로 듣는 사람들을 사로잡고 감동시키는 프리젠테이션.

요새 이동네 펀딩 분위기

그냥 내가 듣고 보는 요새 이동네 펀딩 분위기...

  • B2C 컨수머 플레이는 매도급으로 묻히는 분위기.주식 시장에서도 폭락장이면 우량주도 같이 묻어서 떨어지곤 하는데, 마찬가지로 B2C 플레이에 대한 "투자 피로감" 때문에 어느정도 트랙션을 갖추고 있고 꽤 괜찮은 B2C 회사들도 도매급으로 같이 엮여서 "another consumer play"로 엮이는 것을 몇번 봤음. 이를테면, 정말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진 공유 서비스 만들어서 VC에게 가져가서 "우리 photo sharing service 만든다" 라고 하면, 거짓말 안하고 개그 하는줄 알 것임. 물론 그 서비스가 실제로 시장의 뜨거운 반응과 트랙션을 얻는다면 다른 이야기 (최근의 Mailbox app이 그 예). 
  • 엔터프라이즈 플레이에 대한 각광: 정확히 말하면 단순히 B2B 라기보다는 실제 레버뉴를 창출하는 SaaS 모델이 주목받고 있음. 안드리센이 이야기한대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운다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는 전제하에 각 버티컬별로 웹/모바일 기술을 앞세워서 해당 인더스트리를 바꾸는 모델들이 각광을 받고 있음. (개인적으로 충분히 말 된다고 봄... 아직도 클라우드/모바일 기반으로 바뀌지 않은 인더스트리가 있다면 과감히 돛자리 펼만 하다고 봄.) 여기에 Dropbox나 Google Apps for Domain처럼 처음에 일부 맛보기로 개인 또는 소규모 팀 단위에서 무료로 쓰게끔 한 다음, 이후에 계정 단위 또는 피쳐 단위로 월 단위 과금을 하는 과금 방식을 통해 실제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음. 개인들이야 한달에 얼마씩 내는 것을 고민하지만 회사나 조직에서 생산성을 위해서 한달에 10-100불씩 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 
  • 다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B2B를 잘 모르는 VC나 투자가들마저 엔터프라이즈 이야기를 입에 달고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웃기는 일이라고 봄. 이동네 투자가들이 매우 유행에 민감해서, "이달의 맛 (flavor of the month)"을 골라서 투자하는 경향이 매우 강함.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것은 올해 말쯤 되면 B2B, 엔터프라이즈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라는걸 깨닫고 다시 B2C 쪽으로 돌아오는 투자가들이 있지 않을까 전망. 
  • 컨수머쪽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는 비율이 적지만 절대적인 숫자로는 적지 않다는 의견도 있음. 즉 문제는 너무 많은 스타트업들이 엔젤투자를 받은 것. 한 2년 전쯤 이동네에도 엔젤투자 피크가 형성되었고 일부에서는 거의 묻지마 엔젤투자 비슷한 분위기도 형성된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부터 예견되었던 문제가, 이렇게 많은 스타트업들이 다 어디로 갈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었고, 이제 그런 것들이 현실화되는 분위기. 엔젤투자 받았던 회사들 중에 상당 수는 나름 선전해서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늘어난 스타트업 수에 비해서 시장의 크기나 VC 펀드의 크기가 늘어난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엔젤투자 받았던 우량 기업의 수에 비해서 그 다음 라운드로 갈수 있는 회사의 비중이 줄어든 거고, 그러다 보니 "우리 회사는 트랙션이 꽤 괜찮은 데도 불구하고 다음 단계 투자를 못받고 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시리즈 A 크런치"의 요체임. 그러다 보니 아예 VC 에 기대지 않고 처음부터 매출을 올릴수 있는 모델이 선호되고, 이게 앞서 이야기한 월단위 과금 형식의 SaaS 모델의 인기로 다시 귀결되는 분위기. 
  • 회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펀딩 분위기에 연연하는게 아무런 의미가 없고, 힘든 시기일수록 오직 고개 파묻고 자신들의 서비스와 제품, 고객에만 집중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음. B2C쪽 투자 분위기가 안좋은 것은 맞으나, 그것은 아까 이야기한대로 1) 투자 금액의 감소보다는 늘어난 회사 수와 그에 따른 Series A 투자에 성공하는 비율이 감소한 것이 요체고, 2) 좋은 제품과 트랙션 갖추고 있는 회사들은 지금도 계속 투자 성공하고 있음. 
  • [업데이트] 한가지 이야기 안하고 넘어간게 acqu-hire 임. 엔젤투자 받았던 회사들 중에 많은 회사들이 보다 자리잡은 스타트업이나 대기업 쪽으로 acqu-hire 되고 있음. 이 숫자는 그냥 투자금 본전치기 수준으로 넘어가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정말 많음 (이런 딜의 경우 외부적으로 발표가 안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음).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의 경우 (이를테면 airbnb, dropbox등) VC가 거대한 돈을 주면서 요구하는 것이 빨리 성장하고 스케일 하는 것인데, 이러려면 팀을 무지 빠른 속도로 스케일 해야 함. 이쯤되면 한명한명 채용해서는 답이 안나오고 유일한 방법은 팀 단위로 acquire 하는 것인데,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곳이 3-10명 단위의 스타트업. 그래서 괜찮은 스타트업들, 특히 팀이 좋은 곳들은 재빨리 흡수되는데, 특히나 YC나 500등 액셀러레이터 출신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자주 관찰됨. 심지어 드랍박스 같은 곳에서는 YC 기업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초기부터 파티도 열어주고 그런다는 이야기도 들었음. 

리더십의 요건?

요새 리더십이 뭘까 많은 생각을 한다. 세상에는 리더십의 방법도 기교도 많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리더십의 근본적인 요인중 하나가 이게 아닌가 한다.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과 사랑.

고백컨대, 나는 그게 부족하다. (불확실한) 사람보다 (확실한) 사물이 좋고 편할때가 있다. 저 사람은 요새 무슨 생각 하고 살고, 그의 고민이 무엇이고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이런게 별로 궁금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냥 그는 "이런 일 하는 사람"으로 먼저 인지되는 것이다. 사람 중심이기 이전에 철저히 일 중심인 셈이다. 그 일 이전에, 그도 여러가지 인생사 살아내느라 힘든 사람이고 나름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일텐데. 때로는 그런것에 관심이 가기도 하지만, 한국 남자들의 특성때문인지 그걸 굳이 표현하지는 않게 된다.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과 사랑... 이건 누가 가르쳐 주는 것도, 애써 가지려고 한다고 해서 쉽게 가져지는 것도 아닌것 같다. 어쩌면 하늘이 낸 큰 정치인과, 애써 노력하지만 결국은 고만고만할수밖에 없는 정치인을 가르는 기준도 그것일지 모른다. 큰 바다일수록 요란한 소리를 내지 않고 오히려 대부분의 소리를 삼켜버리는 것처럼, 상대방을 포용하고 형식이나 위선이 아니라 정말 천성적으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참된 리더일텐데...

여전히 너무 부족하고 모자르다. 비단 바빠서가 아니라, 이런 이유때문에 말이 적어지고 글이 짧아지는 요즘이다. 

미국 대학 출신별 펀딩 통계

창업자의 출신 학교와 성공과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게 요사이 지배적인 분석이지만, 반대로 이런 자료도 있어서 공유. 미국 대학별로 어떤 학교 출신의 창업자가 2007년부터 2011년 사이에 벤처 펀딩을 받았는지를 분석한 자료다. 모든 학교를 통틀어서 조사한 것은 아니고 아래 6개 학교만 대상으로 했는데, 아마도 이 학교 출신들이 벤처 창업을 가장 많이 하는것도 사실일 듯. 참고로 통계에는 아예 대학을 다니지 않았거나 중퇴한 창업가들은 빠져있는 듯하다.

순위는 스탠포드, 하버드, 버클리, NYU, 유펜, MIT 순. 아마 유펜의 경우 와튼스쿨 출신들이 창업을 많이 하는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혹시 스타트업과 관련된 커리어를 꿈꾸고 있는데 MBA등 대학원 진학 등도 염두에 두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참고하시기 바란다. 역시 스타트업쪽에 있어서는 스탠포드가 "갑"이 아닌가 싶다.



열정

오랜만에 홍콩 출신으로 지금 런던에 사는 대학교때 친구를 만났다. 실리콘밸리 사는거 어떠냐길래, 다 좋은데 물가가 비싸다고 했더니 심하게 공감이 안된다는 표정. 하기사 홍콩 출신에 런던에 살고 있으니..  때마침 얼마전에 본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런던과 홍콩이 뉴욕보다도 훨씬 비싼 도시.


친구는 몇년동안 스타트업을 하다가 최근 접고 다시 새로운 스타트업을 한다고 했다. 런던의 스타트업 열기가 예전과 달리 상당히 뜨겁고, 유럽의 인재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서울의 스타트업 열기가 생각나는 대목. 헌데 우리는 아시아의 인재들이 모여들진 않지 않나? 역시 영어 하는 나라들은 언어 하나로 다 망해도 한 100년은 먹고 살듯.

모든 스타트업이 다 그렇지만 이친구도 투자도 받았지만 어려운 고비도 몇번 넘기는 등 업다운이 있었던 모양이다. 담담하게 이야기 하길, 뒤돌아 보면 그래도 자기가 열정있는 분야의 일이었다면 어떻게든 뚫고 나갔을 거라고 했다. 지금 하는 일은 자기가 돈 한푼 못벌어도 끝까지 재미있게 할수 있는 열정있는 분야란다.

그 말을 듣고 그런 생각이 스쳤다. 열정 없이도 사실 어느정도까지는 모든 일을 끌고 갈수 있다. 하지만 열정이 있고 없고가 딱 드러나는 순간이 어느 스타트업에나 찾아오는 "깔딱고개" 에서인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이 개인적으로 열정이 있는 일이라면 그 "깔딱고개"를 어떻게 해서든 넘어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구라는 다 치더라도, 실은 열정이 없는데 바깥에는 있는척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BS는 하면 안되는 것 같다.

높은 생산성 유지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야 할 100가지 일에 신경쓰는 경향이 있고 그러다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일들은 이루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꼭 해야 하는 3-5가지의 일들에 정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나머지 회사의 성공에 궁극적으로 기여하지 못하는 중요하지 않은 97가지 다른 일들 때문에 그러한 중요한 일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Most people tend to focus on the 100 things they should do, which can be overwhelming and result in the failure to actually accomplishing anything of importance. I try to focus on the three to five things I absolutely have to do. I don't get distracted by those ninety-seven other unimportant things that don't ultimately contribute to my success or the success of my company.”

예전에 마크 앤드리슨도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서 물어보자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가 그날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대여섯가지를 암기 카드에 써놓고 하루종일 그것만 집중해서 했다는 말을 했었는데,  결국 생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요한 일의 리스트에 집중하는 것. 결국 사람이 암만 바빠도 의미있게 하루에 해낼 수 있는 일의 가짓수는 많지 않은 법이니까.

패스트 컴퍼니 "CEO들이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

이메일 낭비 제거


가끔 이메일을 쓰다보면 아래와 같이 낭비요소가 보이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메일 효율성을 위해서 개선하면 어떨까 한다.

  • 수신/참조 리스트를 텍스트로 쓰기?: 가끔 어떤 메일을 보면 수신: 홍길동, 참조: 마케팅팀 이렇게 텍스트로 설명이 되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메일 자체에 나와있는 정보를 왜 굳이 또다시 쓰는지 잘 이해가 안감. 
  • 두줄 이상의 인사말: 특히 한글 메일의 경우 메일 시작에서 두줄 이상 인사말로 보내야 그래도 예의를 갖추는 거라고 생각될 때가 있는데, 이메일은 얼굴 보고 미팅하는 게 아니기에 간략하더라도 예의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이건 받는 사람부터 이해를 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 즉 인사말 없이 한줄짜리 내용만 딱 써있는 이메일만 받더라도 "예의 없다"라고 생각하지 말자는 것. 
  • 5메가 이상의 첨부 파일: 받는 사람(들)이 첨부 파일을 내려받아야 하는 것을 고려, 꼭 피할수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파일 사이즈를 낮추어서 보내야 한다. 회사 소개서같은, 기밀 문서가 아닌 퍼블릭한 문서를 보낼 경우에는 Slideshare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훨씬 받는 사람 입장에서 간편하다. "저희 회사 소개서를 첨부합니다" 라는 메일을 쓰면서 20메가짜리 "쌩 파일"을 그대로 보내는 것은 최대한 지양. 
  • 굉장히 긴 confidential 문구: 종종 이메일 signature로 굉장히 긴 confidential statement를 모든 메일마다 끝에 달아서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 규정에 모든 메일에 그 문구를 반드시 포함시키라고 나와있는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거 붙인다고 해서 받는 사람이 confidentiality에 대해서 갑자기 신경 쓸것도 아니고 (오히려 메일의 일부로 여겨서 더 둔감해질 가능성이 큼), 그걸 붙이고 안붙이고에 따라서 법적 효력이 달라지는지도 의문. 
  • 굉장히 긴 링크를 그대로 삽입: 무수히 긴 두세줄짜리 URL을 그대로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텍스트에 링크를 하거나 bit,ly, goo.gl 등 URL shortener 서비스를 쓰는게 훨씬 메일이 깔끔해 보인다. 
  • 갑자기 수십통의 이메일을 몰아닥쳐서 한꺼번에 보내기: 며칠동안 이메일을 못보고 있다가 갑자기 이메일을 몰아닥쳐서 하는 경우, 이메일 클라이언트에서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쭉 하나씩 메일을 보면서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이메일을 몰아닥치듯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받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 이메일은 "반사" 내지는 "튕겨내기" 게임이 아니고, 커뮤니케이션이다. 오랫동안 이메일을 못 보고 있다가 이메일을 하는 경우, 튕겨내듯이 이메일을 쓰지 말고, 먼저 모든 이메일을 읽고 나서 답장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약간의 참을성이 필요함^^), 반드시 지금 응답해야 하는 메일에만, 그것도 가급적 Reply all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들만 수신자로 넣어서 응답하는게 좋을것 같다. 
  • 영어 이메일에 대한 거부감: 이건 솔직히 나도 느낄 때도 있지만 (왜 같은 한국 사람끼리 영어로 이메일을?), 점점 더 모바일/휴대폰에서 이메일을 많이 쓰는것을 감안할 때 좀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내가 쓰는 아이폰의 경우 한글 auto correct가 너무 안좋아서 아이폰에서 한글로 이메일을 쓰는것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고, 게다가 운전중에 보이스로 이메일을 쓰는 일도 가끔 있다보니, 한국 분들께 이메일을 보낼때도 영어로"만" 보낼 때가 있다. 그러면서 가끔 "한글로 쓰지 못해서 죄송하다"라고 사족을 붙이게 되는데, 이것 또한 낭비가 아닌가 한다. 
  • 쓸데없이 화려하거나 긴 signature: 이메일 뒤에 붙이는 signature는 간략한 연락처 정도면 좋을것 같다. 심지어 Digg 창업자이자 현재 구글 벤처스에서 일하는 케빈 로즈의 경우 데스크탑 이메일에서도 "Sent from my iPad" 라는 시그너쳐를 일부러 쓴다고 한다. 이메일 자체를 짧게 쓰는 습관을 갖고 있다보니 상대방이 "왜이렇게 짧게 써?" 라고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만큼 긴 메일보다는 짧은 메일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 다른 사람에게 보낸 메일을 재사용하기: A 라는 사람에게 보낸 메일을 B 라는 사람에게 조금만 바꾸어서 보낼때, 결정적으로 A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 이런 메일은 답신조차 받기 힘들다고 본다. 
  • html 포매팅이 엉켜들어간 이메일: HTML 에디터에서 작성한 글을 다른 HTML 에디터에 copy/paste 하면 온갖 이상한 포매팅이 섞여버린다. (예: 구글 닥스에서 작성한 문서를 Gmail에 첨부하는 경우).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copy/paste를 할때 스타일을 없애는 것.  메모장에 파일을 텍스트로 불러와서 copy/paste 하든가, 아니면 크롬 브라우저의 경우 ctrl + shift + v를 통해서 서식 없이 붙이기를 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