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상장

어제 하루 타임라인이 애니팡 (선데이토즈) 상장 소식으로 도배. 정말 축하할 일이다. 생각 몇가지 공유.

우선, 이건 전적으로 팀이 한 것임. 성공은 아버지가 많다 (success has many fathers) 는 말이 있는데 혹시나 또 이런 성공의 곁다리에서 자기가 첨부터 도움을 주었었네 어쨌네 하고 나서는 인간들(?)이 계실까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내가 오히려 걱정.

어떤 비즈니스든간에 처음부터 빵 터지는거 거의 드물고,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그 과정에서 팀이 단단해지고, 누가 뭐래도 묵묵히 “신념의 구간”을 넘어서, 4년 이상 하다보면 기회가 올 가능성 존재. 자신들은 보는데 아직 세상이 보지 못한 기회를 말이 아니라 실행을 통해 실제로 보여주는게 스타트업의 길고 험난한 과정.

모바일이 가져다주는 수많은 기회들. 애니팡이 국민 게임이 된것은 작년 하반기에 일어난 일. 이 얘기는 2013년 남은 하반기에도 뭐가 어디서 날아와서 빵 터질지 모른다는 의미. 물론 이의 전제조건은 수많은 실행과 learning을 통해서 준비된 팀의 존재유무.

신념의 구간을 몇년간 넘으려면 돈을 벌든가 좋은 투자가를 만나야 함. 그런 면에서 Tumblr 이야기는 흥미로움. Karp는 창업이후 그 어떤 순간에도 돈 생각과 걱정은 거의 안했던것 같고 팀에게도 돈은 신경쓰지 말라고 대놓고 이야기 했던것 같음. 물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기에 가질수 있었던 여유였겠지만.. 아무튼 좋은 투자가를 만나서, 당장 오늘내일 돈 걱정 안하고 열심히 제품만 개발할 수 있다면 그게 얼마나 큰 복인지 모름. 

소개 에너지 단상

한성은님의 최근 페이스북 업데이트. 누가 사람 좀 찾아달라고 하면, “나는 A도 B도 알지만 A와 B는 서로를 모를 때, 그들이 만들 케미컬을 상상하며 신나고, 좋은 사람들이 만나 좋은 팀을 만들게 도울 수 있는 것도 기분 좋기에” 발벗고 나서서 사람 찾아주고 연결해 준다고 한다. 이러한 “소개를 해주는 기쁨 에너지”를 노린 서비스 중에는 프렌즈큐브가 있다.

링크드인 관련된 이야기중에 인상깊었던 것. 우리가 어떤 문제나 질문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그러한 문제나 질문의 거의 대부분은 나와 관계된 사람, 그리고 그와 관계된 사람, 즉 2촌 네트워크 이내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거의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어떤 이슈에 대해서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인지하기는 쉽지 않다. 즉 분명히 내 주변에 누군가는 이 문제를 아주 쉽게 해결해 줄 사람이 있는데도 그걸 놓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고, 인터넷과 모바일이 가져온 생산성 혁명이 아직 streamline 해주지 못한,  미개척으로 남아있는 비효율 영역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중 하나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이 내게 어떤 도움을 줄수 있는지 메타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그리고 정형적으로 색인/업데이트/검색되기 힘들어서일 것이다. 그래서 링크드인에서 늘 그러한 메타데이터의 확보를 위해 본인의 핵심 스킬을 프로필에 채워넣으라고 강요하는 듯하지만, 많은 경우 태그를 수동으로 넣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PHP 개발자", "Xbox 팔 사람" 이런 식으로 딱딱 떨어지는 경우만 있는게 아니니까. 아니 심지어 그런 딱딱 떨어지는 조건조차도 찾기가 쉽진 않다.

아무튼 비즈니스 하다보면 정말 많은 시간을 “소개”에 할애하고, 적합한 사람을 소개받는 일이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중 하나고, 또한 심지어 그렇게 적합한 사람들끼리 소개해주는 데서 오는 기쁨 에너지도 꽤 큰 편이다 (중매업이 돌아가는 동인중 하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비즈니스할때 이렇게 소개를 요청하고 소개를 받는 프로세스는 여전히 이메일 등에 의존한 상당히 1차원적이고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로 이루어져 있는것 같다. 아마 소개라는 과정은 자동으로 힘들고 뭔가 커스텀 메시지와 휴먼 터치가 많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개를 요청하는 사람에게도, 소개를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그 프로세스가 아주 효율적인것 같지 않다.

블로그 > 페이스북

이번에 한국에 아주 잠깐 갔더니 내 블로그를 언급해 주시는 분이 많았다. 내가 글을 잘 써서는 절대로 아닐 것이고, 아마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평소에 어떤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인지를 어렴풋이 아는 상태에서 나를 만나서 그런 것일테다. 반대로 나도 블로그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래서 누구랑 이야기할때 “그때 블로그에서 쓰셨다시피 이런이런거 있다고 하셨는데..” 이러면 곧바로 그와 나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처럼 블로그는 페이스북에 비해서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검색에 나오는, 어느정도 수명 있는 (”Shelf life”가 있는), 또 어느정도 특정 토픽과 테마의 일관성을 띈 컨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자신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수 있는 것이다.

근데 내가 주변 지인들에게 블로깅을 권장하는 데에는 다분히 이기적인 이유도 있는 듯하다. 2010년에 미국에 넘어오고 나서, 나는 지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고, 따라서 온라인 상에서 그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근데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너무 힘들었다.

우선 컨텐츠가 너무 많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은 아이들 사진도 올릴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친구 신청하시는 분들중에 잘 아는 분이 아니면 안 받고 있는데, 그래도 친구가 750명 가까이 되다 보니 매일 750명이 생산하는 컨텐츠가 내 피드에 쌓이게 된다. 미국시간으로 아침에 페이스북을 열면 시차 때문에 한국에 있는 피드 중에서 “잠못 이루는 밤”, “아직도 대박불금 노는중” 이런 소위 “심야 포스팅”이 눈에 많이 띄었다. 어차피 페이스북 들어가서는 잠깐 위에 있는것만 훑어보고 나가기 때문에, 어떤 날은 그런 심야 포스팅만 보다가 나가는 때도 많았다. 이게 굳이 정신적으로 좋은 건 아니었던것 같다 :) 이 외에는 페이스북이 트렌딩 알고리즘에 의해 위로 올려주는 컨텐츠가 상위에 많이 보이는데, 이런 컨텐츠 중에는 (상당수 내가 이미 봤던) 뉴스링크 공유나 웃긴사진 공유 등이 많았다.

물론 페이스북에도 좋은 글, 생각깊은 글 많다. 근데 그런 글 하나를 발견하려면 헤치고 나가야 하는 적들(?)이 너무 많다. 이미 본 기사/비디오 공유, 별 의미없는 인천공항 체크인 (큼지막한 지도와 함께), 중간중간 뜨는 브랜드 피드들, 큰 의미없는 상태 업데이트 (”나른한 오후 - 빨리 주말이 왔으면 - at OOO coffee” 류의..) 페이스북 피드는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소리들이 다 뒤섞여 나오는 장터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업데이트를 컨텐츠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가끔은 내 Friends 리스트에 들어가서 거기 나오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새 탭으로 열고 그들의 피드를 보고 나오는 나름 창의적인 페이스북 이용행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당연히 편리한 이용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진지하고 긴 글이 가끔 페이스북에 공유되어서 깨알같은 텍스트로 보이는게 똑같은 글이라도 감성을 자극하지 못한다. 멋진 잡지를 읽는 느낌과 메모장에 8포인트 폰트로 빼곡히 적은걸 읽는 느낌은 분명히 다르지 않나? 그리고 페이스북에 쓴 좋은 글은 어느정도 널리 퍼지긴 하겠지만, 다음날이면 잊혀질 가능성이 많다.

아무튼. 말로 설명하기는 꽤나 힘든데... 아직도 나는 주변 사람들의 진솔한 생각의 스트림을, 나머지 오만 잡다한 소리들과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읽고 싶다. 뭔가, 카페에 앉아서 한 10-20분 쓸데없는 chit chat 하고 나서 그제서야 나올수 있는 “요즘 뭔생각 하고 사는지", 그런 "사는 얘기들” 말이다.

그래서 Medium 같은 서비스도 나오나보다. 암튼 현재로써는 블로그가 가장 좋은 툴중의 하나인것 같다. 지인들이 가끔 그들의 진솔한 생각들과 좋은 정보들을 자기 블로그에 정제된 좋은 글로 올려줬으면 좋겠다. 그보다 더 나은 서비스가 나올때까지 말이다. :)

종말론

이 세상에 종말은 100%의 확률로 온다.

행성이 부딪히거나 3차 세계 핵전쟁이 일어나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다. 우리 모두는 죽는다는 얘기.

해 자체가 빛을 잃어 깜깜해 지는거나,
내 앞에 누군가가 나타나서 해를 가리우는 것이나,
어쨌든 “내 입장”에서 보면 해가 어두워지는 것은 마찬가지.

비슷하게, 지극히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이 끝나는 거나 내가 죽어서 세상을 떠나는 거나 “내 입장”에서 보면 세상의 종말이 오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구 종말은 우리 개개인에들에게 100%의 확정변수로 다가온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말은... 그냥 앞의 부분 과감히 생략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로 바꾸면 된다.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
그러면서도 정말 동시대인에게 가치있는 일.
(가치라는게 시대에 따라 상대적인 거라고는 하지만, 동시대인에게 가치있는 일은 그자체로써 우주적인 가치를 띈다고 친애하는 안모 의원께서 일찌기 얘기하셨음)

오늘도 그런일 하자고 다짐.

덧1. 단 이러려면 먹고 사는 문제가 우아하게 저절로 해결되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게 함정.

덧2. 근데 또 먹고 사는문제 해결 다 된 사람은 자기인생 자기 뜻대로 사는가 하면 대부분 그렇지도 않다는게 또다른 함정.

비타민 vs 페인킬러: 외부 메시지?


이 글 보고 퀵하게 공유.

서비스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비타민보다는 페인킬러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알고, 또 그렇게 서비스를 곧잘 구상하지만, 정작 서비스를 외부에 소개하는 데 있어서는 의외로 “페인”과 “킬링”을 확실하고 심플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서비스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서비스이고, 어떤 문제를 푸는 서비스인가? 이게 웹이나 앱의 첫 화면에서 서비스를 처음 보는 사용자에게 0.1초 안에 인지되는가? 중요하면서도 놓치기 쉬운 포인트인듯.

그래서 글에서 소개된 서비스가 택한 방법은? 그냥 과감히 밑에 너저분한 부분을 확 잘라낸 것. :) 그랬더니 오히려 사용자들이 더 잘 반응하더란다.


풀고자 하는 문제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또 반대로 “이런 기능은 왜 안되요?” 라는 무수한 질문에 꿋꿋이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응, 우린 그건 안돼. 그거 말고도 안되는거 많아. 근데 대신 이건 확실하게 돼. 이게 만일 너한테 큰 문제라면 우리꺼 쓰면 그거 해결할 수 있어.”

만일 당신이 정의하고 풀고자 하는 문제가 정말 확실한 문제라면 사람들은 안되는거 투성이라고 해도, 돈을 내고서라도 그걸 쓸 것이다. 물론 그러려면 그게 어떤 문제인지를 확실히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첫걸음일 것이다.

넓지만 좁은 실리콘밸리


버섯돌이님이 쓰신 “미디엄(Medium)..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시대 열까?“ 라는 글을 보고 머리속에 지나갔던 생각 하나. 미디엄을 창업한 사람은 잘 알려진대로 블로거를 만든 에반 윌리엄스다. 그런데 얼마전 블로거 팀에서 디자인을 리드하던, 디자인 실력 정말 좋은 스탠포드 출신 친구가 구글을 나와서 다른데로 옮겼다길래 어디로 갔는지 알아보니 다름아닌 미디엄으로 갔다고. 몇년전에 블로거팀에 있었던 실력좋은 테크 리드가 어느날 갑자기 트위터(역시 에반 윌리엄스가 만든 서비스)로 옮겼던 일도 생각났다.

실리콘밸리는 넓기도 하지만 좁기도 하다. “마피아”로 불리는 그룹이 존재하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맥스 레브친 같은 사람들은 대놓고 창업 코어팀은 여러가지 배경을 공유할 수 있는 그룹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구글에 있었을 때 세르게이와 잘 붙여 다녔었다. 둘다 구 소련 출신 유태인이라는 배경을 공유하고 있음) 실리콘밸리를 규정짓는 특성중 하나는 다양성이지만, 그 다양성을 잘 들여다보면 개인보다는 두세명의 개인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개별 노드를 형성하고, 그러한 노드들이 어떠한 공유 접점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성향을 볼수 있다. 물론 그런 접점을 통해서 같이 팀으로 일한 사람들끼리는 다음번에 1차 팀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어떤 핫한 회사가 나올지를 알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A급 인재들이 어디로 옮겨가는지를 잘 지켜보면 된다. 좋은 인재는 좋은 인재를 당기게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런 회사는 강력한 팀을 이루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속된말로 구글의 실력좋은 "백인 개발자들"이 어디로 옮겨가는지 보면 된다고 하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어느정도 맞기도 한 현실이다. 물론 Color의 예처럼 똑똑한 사람들만 죄다 모아놓고 만들고 싶은거 만들라고 한다고 해서 일이 되는건 아니겠지만.. (Color 역시 블로거팀 사람들이 초기 멤버로 많이 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들은 이야기가 많음)

기술 중심 스타트업


BeLaunch 2013에서, 류중희 박사와 김진형 교수께서 (서로 다른 세션에서 공교롭게도 공통적으로) 했던 이야기. 요새 너무 서비스/어플리케이션 레벨의 창업이 많고, 좀더 원천 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

기술 중심 스타트업은 여러가지 강점이 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다음에도 경쟁자가 곧바로 나타나기 힘들다. 심지어 일부 기술을 공개하고 나서도 남들이 쉽게 따라하기 힘들다.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이 일부 공개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내일 당장 구글을 능가하는 검색 서비스를 만들기는 쉽지 않듯.) 반면 서비스 기반 회사들은 브랜딩 효과, 초기 유저확보를 통한 수확체증 법칙 등 그나름대로의 진입장벽 구축 전략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누가 금방 똑같은거 따라하면 어떻게 할건가” 라는 외부의 질문과 싸워야 한다.

진입장벽 외에 기술 중심 스타트업이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기술 자체의 밸류와 그로 인한 회가 가치에 대한 인정이다. 데모 한번으로 VC나 바이어들을 금방 convince 시킬수 있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회사의 경우 종종 뛰어난 엔지니어링 팀을 가지고 있으니, 혹시 비즈니스가 잘 안되더라도 뛰어난 팀을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있으니 팀 단위로 acqu-hire 되기도 쉽다.

여기서 생각나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연구 결과, 가장 퍼포먼스가 뛰어난 조합은 인간 팀, 컴퓨터 팀도 아니고 인간과 컴퓨터가 같이 협력하는 팀이라는 실험 결과가 있다고 한다. 100%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도 있지만, 기술과 인력을 적절히 조합한 비즈니스도 있다. 우리같은 컨텐츠 플랫폼 비즈니스가 대표적인 예. 어차피 사람이 가장 잘 할수 있는 일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며, 이렇게 사람들이 하는 일을 클라우드와 모바일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으로 할수 있게 해주는 비즈니스에도 기회가 많을것 같다.

어떤 분에 대한 부고

문규학 대표님을 따르는 이들이 많은 것은 비단 그분이 우리나라 벤처투자계의 대부여서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분의 글을 읽고 있으면, 기본적으로 그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알수 있다. 우연히 타임라인을 보다가 본 글, 바쁜 하루중에 스쳐가듯 본 글이지만 먹먹하게 생각에 남았고, 그래서 감히 허락도 안 받고 여기에 무단 전재한다. 이 글 역시 누군가 바쁜 삶 속에 스쳐가듯 보더라도, 오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게 무언지 생각해 볼수도 있기에. 참고로 고인은 전혀 모르는 분이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주 먼 남의 일같지가 않다.


사실 어제 밤에는 잠을 잘 잘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의 부고를 접하고 나서.
조금 전에 조문을 하고 왔다.
영정 속의 그 친구는 너무나도 젊어 보였다.
참아보려 했지만 나도 몰래 눈물이 나왔다.
예전에 함께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동료의 영정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떠났다.
그의 아내를 잘 안다.
함께 같은 회사에 있었던 또 다른 동료였기에.
그의 아내가 울먹이며 말했다.
'규형씨 아직 할 일이 많은 친군데...'라고.
하던 사업이 있었지만 의욕이 넘쳤던 그는 일년 넘게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하였다.
그리고 그 사업을 시작하면 나를 찾아 오려고 했었단다.
나를 찾아 와야 할 사람이 본인의 부고를 전해 왔다.
참 무심한 친구다.
올초에 제법 오랜 만에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었을 때 그의 또릿한 눈빛과 음성을 기억한다.
정말로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주 단단하고 야무진 친구였다.
그를 지금 이렇게 보내는 건 정말로 너무 허무하다.
고인의 명목을 빈다.
부디 잘 가시게나.
[고] 조규형님을 추모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