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쳐블

올해 NBA에서 우승한 샌안토니오 스퍼스. 올해도 우승을 했고 작년에도 우승 문터까지 갔었고 매년 강세를 보이는 비결은 팀 던컨,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같은 백전노장 베테랑 선수들 외에도 콰위 레너드, 대니 그린, 패티 밀즈같은 젊은 인재들이 수혈되었기 때문. 여기에 대한 미국 스포츠 해설가들의 분석에서 눈에 띄었던 단어가 하나 있었다. "코쳐블".

파이널 MVP 레너드와, 대놓고 선수들에게 냅다 소리지르기로 유명한 "팝" (파포비치 감독)

"코쳐블" (coachable) 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코칭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암만 기량이 뛰어난 젊은 선수라도 생전 "말이 먹히지 않는", 즉 코칭이 불가능한 선수들의 경우 프로팀에서 적응을 잘 못하고, 타고난 엄청난 기량에 비해 선수생활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코쳐블이라는 말이 그렇다고 해서 자기 주관이 전혀 없이 무조건 코치의 말만 듣는다는 말은 아닐것이다. 자신감과 뛰어난 기량도 있지만 코치가 원하는 방향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추어 플레이를 할수 있어서 결국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을 준다는게 코쳐블이라는 말의 의미일 듯.

비단 스포츠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당연히 선배와 어른들과 상사와 부모님과 멘토들과 벤처캐피털과 이사회 멤버들의 말이 다 맞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코쳐블한 선수인지는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젊은 인재인 경우.. 당신은 코쳐블 한가? (기억할 공식: 검증된 백전노장 + 코쳐블한 젊은 선수들 = 리그 우승^^) 

샌프란 사무실로 이사 (사진들)

얼마전에 우리 회사가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옮겼다. 랜덤한 사진들이 있길래 두서없이 공유.

그동안 실리콘밸리 남쪽에 있다가 샌프란 시내로 옮긴 이유는..

  1. 요새 스타트업들 (특히 B2C쪽) 이 샌프란쪽으로 많이 옮기는 추세. 남들 간다고 무작정 따라가려는건 아니고, 나중에 hiring등에 유리하기 때문에 마침 기존 사무실 계약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미래를 보고 샌프란으로 이참에 옮기자는 목소리가 나왔음 
  2. 팀이 아무래도 젊다보니 도시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는듯.  
  3. 팀원중 절반정도가 이미 샌프란에서 출퇴근중

이하는 사진들.

샌프란 시내로 차타고 들어가면 차도 막히는데다 주차할 데가 없어서, 거의 Caltrain 또는 Bart를 타고 들어감. 서울의 지하철에 비교하면 열차도 많이 안다니고 여러가지로 열악..


거리에는 샌프란의 상징 무지개 깃발이 휘날리고.. 


요새는 샌프란 시내에서는 Uber로 거의 다니는 듯. 



새로 지어지는 건물들 중에 특색있는 건물들이 많은게 또다른 재미. 


걸어다니다보면 여기저기에 낯익은 회사이름들이 보임. 트위터, 우버등 큰 회사들 말고도 여기저기서 이름 들어본 스타트업 회사들이 정말 많음. (서비스 쓰다가 건의사항 있으면 곧바로 가면 만나주려나?) 



길 하나 건너서 이쪽과 저쪽의 날씨가 다른건 샌프란에선 흔한 일인듯.  


우리가 있는 건물은 꽤 고풍스러운 건물인데 예전에는 맥주공장이었다고 함. 지금은 스타트업들이 들어있는 사무실.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들은 뭔가 이런 창고 개조형 사무실 분위기를 좋아하는듯. 


골목은 다소 어두운 편이지만..  


안으로 들어오면 환하고 개방적인 스타트업 공간. 




우리가 주 세입자는 아니고 원래 다른 스타트업 건물인데 우리가 한쪽 공간을 임대해서 쓰고 있음. 그런데 그 회사에 전속 요리사가 있어서 건물에 들어있는 모든 사람들 위해서 점심 저녁에 맛난 요리를 해주고 가끔 간식도 만들어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사람들과 섞여서 이야기도 하고 시간도 절약하고.. 스타트업에 내부 요리사가 있는건 여러모로 좋은 점인듯.


가끔 주변에 맛있는 맛집 찾아다니면서 먹는것도 재미. 특이하게 푸드트럭들이 모여있는 푸드트럭 파크도 근처에 있음. 



일단은 여기까지.. 앞으로 사진이 더 생기면 포스팅~

실리콘밸리 서비스 소개: Zenefits

실리콘밸리에서 실제로 있으면서 접하게 되는 인기있는 서비스들을 종종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Zenefits (제네핏스) 이다. 얼마전에 700억원대 펀딩을 유치해서 뉴스에도 나왔지만 실은 그전에도 이동네에서 회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던 서비스.

미국에서 회사를 시작하거나 운영할때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가장 회사입장에서 비용도 많이 나가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 베네핏 부분이다. 한국으로 치자면 4대보험 제도같은 것.

우리나라는 국민연금관리공단에 가면 4대보험을 한자리에서 가입할 수 있어서 편하다. 마치 개인의 연말정산도 모든 전산망이 통합되어 있어서 편하듯이.. (물론 액티브X의 넘사벽은 여전히 존재하고, 신용카드부터 진료비 사용까지 개인의 모든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국가 통합 전산망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불편해 하는 분들도 있지만).

하지만 미국은 건강보험, 치과/안과보험, 401(K)라 불리는 연금 제도, 생명보험 등등 각종 베네핏을 각 회사들마다 알아서 다 찾아보고 가입을 해야 한다. 여기에 세금 관계도 고려해야 하고. 아무튼 간단히 제목만 열거해서 그렇지 아무리 창업이 쉬운 미국이라지만 기본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들어가는 어드민 코스트는 분명히 존재하고, 게다가 특히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는 정말 한심할 정도로 비효율적인게 널리 알려져 있다. 회사에서 직원들 보험 해주려고 한다, 까지는 말하기 쉽지만 그다음부터 날아오는 정보들을 보면 양도 무지하게 많고 이건 뭐 사람이 보라고 만든게 아닌듯한 자료들이 많음.

따라서 보통 브로커를 고용해서 처리를 하곤 하는데 그래도 의료보험, 무슨 보험 등등 각각의 브로커를 따로 고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 이러한 페인 포인트를 SaaS 방식으로 풀어낸 회사가 바로 제네핏이다. 분명한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를 풀어냈기에 클라이언트가 쭉쭉 늘고 있고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것처럼 적어도 이동네에서는 “우리 이제 창업했는데 이런거는 어떻게 해야 해” 라고 물어보면 보통 “Zenefits 쓰면 되지 뭐“ 이런 답이 돌아올 정도가 되었다. 그 결과, 서비스 오픈한지 이제 막 1년정도밖에 안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요새 가장 잘 나가는 VC라는 앤드리슨 호로위츠로부터 총 8400만불 (거의 1천억원대) 규모의 펀딩을 유치.

게다가 대부분 SaaS 솔루션이 월별로 사용료를 내는 모델이지만 제네핏은 고객이 돈을 한푼도 안내고 쓰는 서비스다. 제네핏은 보험회사들에게 클라이언트를 소개시켜 주고 보험회사들로부터 커미션을 받는 구조. 사실 기존 오프라인 브로커들도 고객한테는 돈을 안받는 구조였지만, 아무튼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에 따로따로 브로커나 서비스 사업자를 알아봐야 했던 고통을 해소하면서 돈도 안내도 되니 안쓸 이유가 별로 없는 서비스.

이탈리아에서 온 교수

이 글.  그야말로 신기한 (”fascinating”) 이야기중 하나. 이야기인즉슨 이렇다.

1997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렸던 한 인터넷 컨퍼런스에서, 이태리에서 온 한 교수가 강연을 했다. 그 교수는 “하이퍼 서치”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강연이 끝나고 나서, 한 젊은이가 교수에게 다가와서 좋은 강의였다고 말했고, 강연 이후에도 교수와 젊은이는 인터넷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헤어질때쯤 젊은이는 “(우리가 얘기 나눈) 아이디어에 대해서 좀더 개발해 보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교수는 다시 이태리로 돌아왔고, 새로운 검색엔진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학교측에 2만유로 펀딩을 신청했으나 해당 펀딩은 "구리에 대한 금속성 연구" 라는 프로젝트로 돌아가고 말았다. 반면 젊은이는 그가 말한대로 검색엔진 아이디어를 계속 추진했다. 그 젊은이의 이름은 래리 페이지였고, 나머지는 그야말로 역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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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 교수가 실리콘밸리에 있었고, 래리 페이지가 이탈리아에 있었다면? 흥미로운 상상. 그만큼 실리콘밸리가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들에 베팅하는 곳이기도 하고. 크게 성공한 사람들도 그들의 초기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아주 작은 브랜치에서 이쪽이 아닌 저쪽을 택했거나 이 상황이 아닌 저 상황에 있었던 사람들인 것이 신기할 따름. 

실리콘밸리가 큰 아이디어에 베팅한다는 것 관련, 이 글도 참고. Greylock Capital이 어떻게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VC중 하나가 되었는지에 대한 글. (참고: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6개의 VC

WWDC 퀵노트

작년 5S 론치와 이번 WWDC를 통해 엿볼수 있는 애플의 전략: 
  •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번갈아 가면서 1년에 두차례 "중대발표"하는 사이클 굳히기. 대략 봄 WWDC에서 소프트웨어적인 혁신을 발표하고, 가을 맥월드에서 해당 소프트웨어를 실제로 탑재하고 구현한 하드웨어를 발표. 이렇든 저렇든 소비자는 매년 최소 한번은 지갑을 열게 되고.. 
  • 터치아이디 지문인식을 통한 아이덴티티 확보 + 신용카드 정보 확보의 콤보는 애플이 지금까지 해왔던 어떤 일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전략이 될 가능성. 신용카드든 Paypal이든 bitcoin같은 cryptocurrency든, 결제수단의 아랫단은 conduit 형태로 끼워 넣으면 되는거고, 사용자 접점의 id verification을 장악하고 있으면 결제 수단에 상관없이 모든 커머스와 미디어에 대한 gatekeeper 역할을 할수 있음. 
  • 하드웨어에 새로운 피쳐가 하나 들어가는 것은 단순히 해당 기술이 쿨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포함하는 거대한 서비스 구상과 전략이 배경에 있기에 하는 것. 이를테면 5S에 지문인식 센서를 넣었던 것은 휴대폰이 가장 퍼스널한 디바이스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서 아이덴티티 레벨을 장악하겠다는, 수년전부터 계획해 왔던 "서비스 및 생태계 전략"이 있었기에 했던 일이지, 하드웨어 클라이언트단에만 그치는 "단말기 차별화" 계획이 아니었음. 바로 이점이 다른 제조사와의 차이점인듯. 
  • 아이폰 5S가 출시되었을때 "별다른 피쳐가 없다"고 말하고 실망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어떤 사람들은 (예를 들어 에버노트의 필 리빈 사장) 5S의 지문 아이덴티티 기능은 지금까지 나왔던 수많은 아이폰 모델중에 이번 모델 (5S)이 가장 파급력있는 모델이 되게 할것이라고 예언. 결국 어떤게 보이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는듯. 물론 그 예언이 맞아떨어질지는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 삼성과 LG등 단말기 업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말기 차별화도, 이통사 관계도 아닌 바로 개발자 생태계 구축. 개발자 행사 역시, 임원들이 주로 키노트하고 청중들은 관심도 없고 공짜물건 받는데만 관심있고, 개발자들이 아주 재미있어할 만한 세션도 별로 없고, 그런 "하기 위한 개발자 행사" 말고 WWDC나 IO처럼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행사였으면 좋겠음. 

구글+에서 배우는 프로덕트 교훈

.. 이라는 글을 내가 쓴건 아니고, 폴 아담스라고 "써클" 개념을 처음 디자인한 사람중 한명이었던 사람이 쓴 글. 원문은 여기

1. BUILD AROUND PEOPLE PROBLEMS, NOT COMPANY PROBLEMS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의 문제를 풀어야 함) 
  • 구글+는 급부상하는 경쟁자 페이스북을 어떻게 구글이 이길 것이냐 하는 질문에서 출발했지만 정작 중요했던건 구체적으로 유저들이 갖고있는 어떤 문제를 푸느냐는 것 

2. PERCEIVED BENEFITS NEED TO BE GREATER THAN PERCEIVED EFFORT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서 이익이 더 커야 함)  
  • 구글+ 써클은 좋은 컨셉이었지만 만들고 유지하는데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었고 UI를 아무리 재미있게 만들었다 한들 여전히 귀찮은 작업. 

3. RUTHLESSLY FOCUS AND DESCOPE, BE PATIENT, THE INTERNET IS YOUNG
(가혹하리만큼 포커스 하고 프로젝트 스코프를 줄일것) 
  • 한두가지만 집중적으로 잘했어야 하는데 구글+는 페이스북과 모든 면에서 경쟁하려고 이것저것을 한꺼번에 내놓았고 그러다보니 정신없고 복잡한 프로덕이 되었음 

4. EMBRACE THE IDEA THAT LIFE IS MESSY
(우리의 삶은 정돈되지 않았다는 것을 받아들일것) 
  •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세상이 정형화된 데이터로 표현되고 최대한 자동화 되는 것을 바라겠지만 인간은 그렇게  정형화된 존재가 아님. 이를테면 이메일을 보낼때마다 받는 사람들을 수동으로 입력하는 것도 소프트웨어적으로 볼땐 말도 안되는 걸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두뇌는 그렇게 돌아가는 법이고 따라서 이메일 보낼때마다 받는 사람을 수동으로 입력하는 방식이 실제로는 아직도 가장 좋은 방식.  

5. A FAST FOLLOW PRODUCT STRATEGY DOESN’T WORK WHEN YOU HAVE NETWORK EFFECTS
(네트워크 효과가 발휘되는 서비스의 경우 후발주자가 따라잡을수 없다) 
  • 수확 체증의 법칙, 네트워크 효과가 발휘되는 서비스의 경우 먼저 다수의 사용자를 잡아버리는 서비스가 그냥 판을 다 가져가는 셈. 

6. GOOGLE+ SUFFERED SHINY OBJECT SYNDROME
(구글+는 "새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증후군에 사로잡혔다) 
  • 전에 구글에 있었던 다수의 소셜 프로덕트를 하나로 묶어줬으면 좋은데 뉴스피드 등을 새로 만들었음. 

7. PEOPLE NEED CLEAR CONCEPTUAL MODELS THAT EXIST IN REAL LIFE
(사람들은 실제 세계와 연관지을 수 있는 모델을 필요)  
  • 뉴스피드는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던 것을 상징하고 모델링함. 지금까지 가장 성공했던 소셜 소프트웨어는 뭔가 비견될 수 있는 오프라인 행동양식이 있었던 것들. 

8. DISTRIBUTION OFTEN TRUMPS PRODUCT
(사용자 수가 제품 자체보다 중요) 
  • 구글+가 실패만은 아닌게, 수많은 구글 서비스에 아이덴티티 인프라를 부여했고, 따라서 안드로이드, 크롬, 검색등 수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서비스들이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접속되는 결과. 이렇게 수많은 사용자들을 갖고 있으면 향후에 뭘 해도 성공할 확률이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