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개인적인 페이스북 경험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을 메시징 이외에 거의 쓰지 않은지가 꽤 된듯 하다. 일단 모바일 앱을 지웠음. 모바일 앱을 깔아놓으니까 시간날때마다 페이스북만 하게 되는것 같아서 지웠더니, 페이스북을 쓰는 빈도수가 90% 가까이 줄었다. 이는 페이스북 모바일 앱이 얼마나 사용 중독성이 높은, 즉 재방문이나 engagement 지표의 측면에서 볼때 극강으로 잘만든 앱인지를 보여주는 반증^^. 그러나 메신저는 이메일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계속 사용한다. (메시징을 별도 앱으로 만들어준 페이스북에 감사!)

언젠가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들 중에서 별로 영양가가 없는, 삶에 도움이 크게 안되는 글들의 빈도가 (원래부터도 높았지만) 너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밑도끝도없는 자랑질, 자극적 제목의 기사 (그러나 들어가보면 별 내용도 없는데 PV를 높여주기 위해서 계속 페이지를 넘겨줘야 하는 listicle류의 기사들..), 비판적인 기사와 그 밑에 덧붙여진 냉소적 커멘트와 댓글들... 대부분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뉴스피드를 쭉 보고 나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 대강 얄팍하게 알게는 되지만, 나의 기분이나 정서적 상태가 좋아졌던것 같진 않다. 왜 내 시간 들여서 내 기분이나 정서적 상태에 반드시 보탬되지 않을수도 있는걸 해야 하나?

페이스북을 불특정 다수와의 열린 소셜 내지는 자기 브랜딩/PR의 공간으로 사용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에게 페이스북은 지인들, 친구들과의 공간이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오고 난 뒤에 페이스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지인들과의 관계맺음이라는 긍정적 가치보다, 위에서 말한 다른 부정적 가치들이 더 많아졌던것 같다.

그것이 온라인에서 가능할지는 결코 모르겠지만, 내가 원하는 건 "오랜만의 커피 모임"의 온라인 버전(?)이다. 우린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만나서 커피 한잔, 맥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하는것. 힘든일은 서로 격려도 하고, 재미있는 일도 나누고.. 뭔가 그제서야 사람 사는것 같고 정서적으로 채워지는 느낌을 받는 그런 모임들.

그렇다고 밴드처럼 사람들 일일이 넣었다 뺐다 하면서 그룹을 만드는건 귀찮고.. 컨텐츠 생산이 너무 쉬우면 쓰잘데기 없는 컨텐츠들이 늘어날테지만, 그렇다고 medium.com 수준의 컨텐츠 생산을 누구에게나 요구할 수는 없는거고.. 그렇다고 커피 한잔씩 들고 구글+ 행아웃을 하자고 하기도 그렇고..

"오랜만의 커피 모임"이라는게 온라인에서 과연 말이 되는 건지조차 모르겠지만, 그런게 있다면 엄청 열심히 쓸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페이스북이 소셜은 다 잡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의 니치가 아직도 남아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